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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실험을 해봅시다] (5) 세포 키우기-3: 포유류 세포를 키웁시다-1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지난 두 시간에 우리는 ‘세균을 키웁시다’라는 주제로, 세균을 키우는 원리와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앞서 예고한 바대로, 이번 시간에는 포유류 세포를 키우는 원리를 알아보고, 다음 시간에는 포유류 세포를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포유류 세포는 왜 키울까요? 인간이 포유류라는 사실에 기초합니다.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목적 중 하나는 인간의 건강을 비롯한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간 세포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세포를 체외에서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간 세포를 비롯한 포유류 세포를 체외에서 키우는 것을 바탕으로, 세포생물학 및 생화학 연구가 가능하며, 더 나아가 후보 약물의 특정 세포에 대한 효능 연구도 가능합니다. 한편 세균 세포와 달리 포유류 세포에서는 단백질의 번역 후 수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포유류 유래 물질, 예를 들어 항체 등을 생산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나 면역세포 등을 증식시켜 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데에도 포유류 세포 배양이 활용됩니다.
포유류 세포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포유류 세포 배양을 할 때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분류합니다(그림 1). 우선 세포의 부착성에 따른 분류인데, 부착형 세포(adherent cells)와 부유형 세포(suspension cells)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부착형 세포로는 외피세포(epithelial cells), 내피세포(endothelial cells), 섬유아세포(fibroblasts) 등이 있습니다. 부유형 세포로는 림프구(lymphocytes), 단핵구(monocytes) 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형질 전환(transformation) 여부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형질 전환되지 않은 세포들은 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되고, 형질 전환된 세포들은 세포 분열을 무한히 할 수 있습니다. 조직에 존재하는 세포를 분리하여 배양하면, 대부분의 경우 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주1). 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포유류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를 복제하는 것이 필요한데, 포유류 세포의 염색체는 선형이고, DNA 중합 효소(DNA polymerase)는 한 방향으로만 DNA를 합성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포유류 세포의 염색체 말단은 복제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복제된 염색체는 원본 염색체보다 짧아집니다. 만약 아무런 장치가 없으면 염색체가 점점 짧아져서 필요한 유전자가 소실될 것인데, 포유류 세포의 염색체 말단에는 텔로미어(telomere)가 있기 때문에 유전자가 소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반복되는 뉴클레오타이드 서열로서 세포 분열을 거듭하면서 점차 소실됩니다. 세포 분열이 거듭되면서 대부분의 텔로미어가 소실되면 세포 분열이 멈추게 됩니다. 텔로미어가 소실되는 이유 외에도 접촉으로 인한 저해(contact inhibition), 성장 인자(growth factor)의 결핍 등으로 인해 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포에 형질 전환이 일어나면 세포 분열을 무한히 할 수 있게 됩니다. 형질 전환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도 있고(spontaneous transformation), 화학적으로나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chemical or virus-induced transformation). 형질 전환된 세포들은 소실된 텔로미어를 복구시켜주는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를 발현하기 때문에 세포 분열을 무한히 할 수 있게 됩니다. 포유류 세포를 이용한 대부분의 실험에서는 형질 전환된 세포를 사용하는데, 무한히 분열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비교적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1. 포유류 세포를 분류하는 방법. 세포의 부착성에 따라서 부착형 세포와 부유형 세포로 분류할 수 있고, 형질 전환 여부에 따라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포유류 세포를 배양할 때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그림 2). 우선 배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포유류 세포를 배양할 때 사용하는 배지는 액체 배지로서, 해당 세포가 필요로 하는 영양 - 탄소/수소/산소/질소/인/황 공급원, 염 등- 을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포유류 세포를 배양할 때 많이 사용되는 배지로는 Dulbecco's Minimal Eagle Medium(DMEM), Roswell Park Memorial Institute 1640(RPMI1640), Minimal Eagle Medium(MEM) 등이 있으며, 이들은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탄수화물(주로 포도당),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염류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장 인자의 공급을 위해 동물 혈청도 사용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우태아혈청(fetal bovine serum(FBS))이고, 통상 56oC에서 30분 두어 혈청 내 존재하는 보체(complement)를 억제시켜 사용합니다1). 우태아혈청의 성분은 화학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태아혈청을 사용하는 배지는 화학 성분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배지(chemically undefined medium)이고, 배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학 성분이 명확히 규정된 배지(chemically defined medium)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우태아혈청 등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2). 또한 배지에는 pH 조절을 위해서 sodium bicarbonate(NaHCO3)나 4-(2-hydroxyethyl)-1-piperazineethanesulfonic acid(HEPES)가 들어가며, pH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지시약인 페놀 레드(phenol red)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주2).
한편 포유류 세포를 배양할 때 가장 주의할 점 중 하나가 오염 방지입니다. 오염 방지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세포 배양실(culture room)을 따로 두는 것입니다. 세포 배양실은 다른 실험 공간과 격리되어야 하며, 내부에 청정실험대(clean bench), 배양기(incubator), 배지 및 배지 구성 요소들을 보관할 냉장고/냉동고, 세포 상태를 확인할 때 필요한 현미경, 세포 배양에 사용할 물품을 보관할 서랍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세포 배양실에는 자외선 등(UV lamp)가 있어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세포 배양실을 멸균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세포 배양실 전용 실험복 및 신발을 두고, 주기적으로 청소하여 외부 오염을 방지해야 합니다. 배지를 만들 때는 배지를 구성하는 성분을 멸균해야 하는데, 대체로 멸균처리기(autoclave)를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이 많기 때문에 배지를 구성하는 성분을 혼합한 다음 청정실험대에서 필터하여 사용합니다(주로 0.22 μm pore-sized filter 사용). 다만 배지를 담을 유리병은 멸균처리기를 이용하여 121oC, 15 psi, 15분간 멸균하여 청정실험대에서 사용합니다. 또한 배지를 구성하는 성분이 가루로 되어서 3차 정제수에 녹여서 사용할 경우에는 비커에 3차 정제수, stirring bar를 넣어 멸균처리기에서 멸균하고, 멸균한 3차 정제수를 충분히 식힌 다음 가루로 된 성분을 녹인 다음 청정실험대에서 필터하여 사용합니다. 또한 배지를 만들 때는 주로 penicillin/streptomycin, amphotericin B 등의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이나 진균으로 인한 오염을 방지합니다.
한편 배양기도 중요합니다. 배양기는 온도 조절, 습도 조절, pH 조절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통상 포유류 세포는 실온보다 높은 37oC에서 잘 성장하기 때문에, 온도 유지를 위해 배양 용기를 배양기에 넣고, 배양기를 잘 닫아야 합니다. 또한 충분한 습도가 있어야(통상 95%) 배지가 지나치게 증발하여 세포가 마르지 않기 때문에, 포유류 세포 배양기에는 물을 공급하는 곳이 있고, 물이 부족한 경우 알람이 울립니다. 미리미리 멸균한 뒤 충분히 식힌 물을 준비하여 알람이 울릴 때 빠르게 보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pH는 주로 CO2를 이용하여 조절하는데, 통상 배양기에 CO2를 공급하여 5% CO2 조건을 유지하여 사용합니다. Sodium bicarbonate가 배지에 녹으면 Na+와 HCO3-가 되는데, HCO3-는 배지 내의 H+와 반응하여 H2CO3가 됩니다. H2CO3는 CO2와 H2O로 나뉘어 질 수 있습니다. 배지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반응(H+ + HCO3- ↔ H2CO3 ↔ CO2 + H2O)은 서로 평형(equilibrium)을 이루고, 배지에 녹아 있는 CO2는 다시 배지 위의 기체상(gas phase)에 존재하는 CO2와 평형을 이뤄 pH가 조절됩니다.
마지막으로 배양 용기도 중요합니다. 앞서 포유류 세포에는 부착형 세포와 부유형 세포가 있다고 했는데, 이들을 배양할 때 사용하는 용기는 다릅니다. 부착형 세포의 경우 통상 배양 접시(culture dish)에 배양하는데, 부착할 표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양 접시에는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이 코팅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배양 접시의 특성은 세포외 기질이 코팅되어 있지 않은 페트리 접시(petri dish)와는 구분됩니다. 부유형 세포는 통상 배양 플라스크(culture flask)에 배양하는데, 부착할 표면이 필요 없기 때문에 배양 플라스크에는 세포외 기질이 코팅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세포 밀도가 너무 높으면 세포가 배출하는 노폐물이 많이 쌓여서 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배양하고자 하는 세포의 수에 따라 배양 용기의 크기를 적절히 선택해야 합니다. 통상 부착형 세포를 배양할 때 많이 사용하는 100 mm 접시에는 (2.2-8.8)x106 개의 세포를, 150 mm 접시에는 (5.0-20.0)x106 개의 세포를 배양할 수 있으며, 부유형 세포를 배양할 때 많이 사용하는 T-75 플라스크에는 (2.1-8.4)x106 개의 세포를, T-175 플라스크에는 (4.9-23.3)x106 개의 세포를 배양합니다3).
그림 2. 포유류 세포를 배양할 때 고려할 요소들. 배양하고자 하는 포유류 세포의특성을 파악하여 배지, 오염 방지, 배양기, 배양 용기를 고려하여 배양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포유류 세포를 키우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포유류 세포를 배양하는 것은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고, 후보 약물의 효능 연구,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포유류 세포를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1) 대부분의 경우라고 한 것은, 줄기 세포는 조건이 맞으면 계속해서 분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2) 세포 배양에 적합한 pH(통상 pH 7.0-7.4)에서는 페놀 레드가 분홍색-붉은색을 띄며, pH가 6.8보다 낮아지면 노란색을 띕니다. 통상 세포가 배출하는 노폐물이 많이 쌓이면 배지의 pH가 낮아집니다.
참고 문헌
1) ThermoFisher Scientific, Heat-inactivated fetal bovine serum. https://www.thermofisher.com/kr/ko/home/life-science/cell-culture/mammalian-cell-culture/fbs/heat-inactivated-fetal-bovine-serum.html
2) Yao T and Asayama Y. Animal-cell culture media: history, characteristics, and current issues. Reprod Med Biol. 16(2):99-117, 2017
3) ThermoFisher Scientific, Useful information for various sizes of cell culture dishes and flasks. https://www.thermofisher.com/kr/ko/home/references/gibco-cell-culture-basics/cell-culture-protocols/cell-culture-useful-numb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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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리 | 2021.0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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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7_파이펫 사용법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이번 연재 내용은 면역학에 제한되는 내용들은 아니지만 연재 취지에 걸맞게 후배들에게 너무나도 전해주고 싶은 실험기법이기에 연재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실험에 있어서 필수적인 도구인 파이펫(Pipette)에 대한 사용법을 다루고자 합니다. 파이펫을 사용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큰 고민 없이 파이펫을 사용하는 연구자들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사실 실험실에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연재를 통해 파이펫을 사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들어가는 글
젓가락질을 잘해야 밥을 잘 먹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연구자들에게 젓가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파이펫은 어떨까요? 파이펫 사용이 조금 서툴러도 실험은 됩니다. 다만 한두 번 해도 될 실험을 세네 번 혹은 그 이상 해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96-well plate와 같이 Well의 부피가 작은 Culture plate에서 면역세포를 분화시킬 경우 전체 부피가 매우 작기 때문에 파이펫에 의해 발생하는 부피의 오차가 전체 부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이런 이유로 올바른 파이페팅을 통해 정확한 부피를 분주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실험결과를 얻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제가 처음 파이펫을 잡았을 때 파이펫의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파이펫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다 실험실에 계시던 박사님께서 제 파이페팅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보시고 파이펫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셨고, 이후로 파이펫 사용법에 대해 더 공부하면서 제대로 파이펫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는 제가 파이페팅을 잘못하고 있는줄도 몰랐던 것이죠. 파이페팅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와 해결방법들을 이 글을 통해 소개해 보고자합니다.
2. 파이펫의 종류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제가 이 글에서 다루고자하는 파이펫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자합니다. 왜냐하면 파이펫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파이펫이라고 하면 다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것’이 있을 것이고, 저 역시도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바로 공기 치환 방식의 파이펫입니다. 정확한 명칭을 통해 파이펫의 종류를 크게 세 가지만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1) 공기 치환 방식 파이펫 (Air displacement pipette): 파이펫이라고 하면 대부분 팁을 끝에 꽂아 사용하는 파이펫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사용 빈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겠죠? 바로 ‘그 파이펫’의 명칭은 Air displacement pipette (공기 치환 파이펫)입니다. 파이펫 안에 있는 피스톤에 의해 생기는 에어쿠션(Air cushion)이 만들어내는 부피의 차이를 이용해 시료를 빨아올리거나 분주하는 방식을 채택한 파이펫입니다. 파이펫 내부의 피스톤과 시료 사이에 항상 에어쿠션이 존재하며, 에어쿠션은 수축/팽창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량한 시료의 부피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주 세세한 부피를 설정할 수 있고 사용되는 팁이 다른 파이펫들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2) 직접 치환 방식 파이펫 (Positive displacement pipette): Dispenser (또는 Repeater) 끝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주사기 형태의 파이펫입니다. 피스톤과 시료 간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고 그 사이에 에어쿠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에어쿠션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일정한 부피의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할 수 있으며, 디스펜서의 설정값에 따라 여러 회에 걸쳐 동일한 양의 시료를 반복적으로 배출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공기 치환 방식 파이펫에서 사용하는 팁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공기 치환 방식 파이펫보다는 제한적으로 사용합니다.
3) Serological pipette: 앞서 소개한 파이펫들은 본체를 이용해 부피를 설정하고 팁이나 피스톤을 이용해 시료를 빨아들인 것과 다르게 Serological pipette은 파이펫 자체에 부피를 표시하는 눈금이 그려져 있는 원통형의 긴 플라스틱 관입니다. 별도의 파이펫에이드(Pipette-Aid)를 활용해 원하는 만큼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할 수 있고 그 속도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파이펫에 표시된 눈금에 의존해 부피를 가늠해야하기 때문에 시료의 부피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의 시료를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오차가 허용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공기 치환 방식의 파이펫(이하 파이펫)은 시료를 옮기는 데 사용되는 팁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시료의 부피를 아주 작은 단위까지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대로 시료를 옮기는데 필요한 매개체로 에어쿠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파이펫의 작동 원리와 에어쿠션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소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바른 파이펫 사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3. 시료의 점성(Viscosity)이 파이페팅에 미치는 영향: Forward pipetting vs Reverse pipetting
공기 치환 방식의 파이펫에 의해 발생하는 부피의 오차는 많은 경우 액체가 갖는 점성때문에 발생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파이페팅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Cell culture media의 경우 FBS를 넣기 때문에 점성이 생깁니다. 이 뿐 아니라 단백질이 들어간 시료들은 대게 점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글리세롤이나 Tween-20와 같이 액체 자체가 점성이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점성이 높은 시료들을 파이페팅하는 경우에는 시료의 일부가 파이펫 팁 안에 남게 되고, 이로 인해 부피의 오차가 발생합니다 (그림 2).
파이펫에서 설정하는 부피만큼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하는 과정에는 ‘처음 빨아들인 부피가 실험자가 설정한 부피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따라서 빨아들인 시료를 전부 배출했을 때 설정한 부피의 시료를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점성이 큰 시료들의 경우 아무리 열심히 파이펫의 푸쉬버튼을 눌러도 파이펫 팁 안에 남는 시료를 완벽하게 배출해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료의 일부가 팁 내벽을 타고 천천히 흐르고 팁 끝 내벽에 시료가 맺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처 배출되지 않고 팁 내벽에 남은 시료의 부피만큼 에어쿠션이 시료대신 배출되고, 이후에 재차 푸쉬버튼을 누르면 거품만 더 만들어질 뿐 팁 내부에 남은 시료를 완벽하게 다 배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내벽을 타고 천천히 흐르는 시료가 팁 말단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출하여도 일부는 여전히 팁 내부에 남게 됩니다. 결국 점성이 높은 시료를 파이페팅하게 될 경우 의도한 것보다 적은 부피의 시료와 함께 공기방울이 배출되게 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파이페팅 방법이 있는데 이를 Reverse pipetting이라고 합니다 (그림 4). 이와는 반대 개념인 Forward pipetting이라 하면 푸쉬버튼을 두 번째 정지지점까지 눌러서 처음 빨아들인 시료를 완벽하게 배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림 3). 반면 Reverse pipetting은 간단하게 말해서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의 시료를 빨아들인 후 원하는 만큼만 배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내가 설정한 시료의 부피는 처음 빨아들인 부피가 아니라 배출되는 부피와 같다’는 전제를 하는 것입니다. 처음 시료를 빨아들일 때는 푸쉬버튼을 두 번째 정지지점까지 누른 상태에서 빨아들이고, 이후에 배출할 때는 첫 번째 정지지점까지 누름으로써 시료의 점성과 상관없이 에어쿠션의 부피만큼에 해당하는 시료가 배출되게 됩니다 (그림 4). 팁 내부에 시료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시료를 배출하여도 여전히 팁 내부에 일정량의 시료가 남아있음으로 인해 에어쿠션이 새어나가지 않고 해당 부피만큼 시료가 배출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점성이 있는 시료는 Reverse pipetting 방법을 사용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Reverse pipetting의 경우 처음에 시료를 빨아들일 때 필요이상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준비된 시료의 양이 적을 때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빨아들여야 하는 부피가 큰 경우 자칫 파이펫 본체가 시료에 의해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저는 Reverse pipetting의 원리는 따르지만 이를 조금 다르게 변형해서 파이페팅합니다 (그림 5). 시료를 취하기 이전에 팁을 시료에 담근 상태에서 3~4회 파이페팅을 천천히 해주면서 (Pre-wetting) 공기방울이 배출되고 팁 내부에 일정한 양의 시료가 코팅되어 쌓이도록 해준 뒤 시료를 빨아들이는 것입니다. 결국 Reverse pipetting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팁 안에는 실험자가 설정한 부피보다 많은 양의 시료가 들어있는 상태가 되므로 이후 시료를 배출할 때 에어쿠션의 손실 없이 설정한 부피만큼 시료가 배출되게 됩니다. 다만 팁 안에 잔류하는 시료의 양에서 차이가 날 뿐입니다.
Cell culture plate의 각 Well에 동일한 시료를 분주하는 경우 Media의 점성 때문에 완벽한 Forward pipetting이 불가능하며, 이런 이유로 시료를 분주할 때마다 팁을 교체하는 연구원을 종종 봅니다. 하지만 Forward pipetting으로는 결코 정확한 부피의 Media를 분주하지 못합니다. 앞에 설명한대로 의도한 것보다 적은 양이 배출될 뿐 아니라 매번 생기는 부피의 손실이 다릅니다. 각 Well마다 결국 부피의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저의 경우 CD4 T cell을 주로 키우는데 거의 늘 96-well plate를 사용합니다. Well 하나에 들어가는 Media의 최종 부피는 200 μl이고 이를 4등분하여 첫 번째 50 μl에는 α-CD3 antibody와 α-CD28 antibody, 두 번째 50 μl에는 분화에 필요한 Cytokine, 세 번째 50 μl에 세포, 나머지 50 μl에는 가끔 추가되는 Compound, inhibitor 등등을 넣어 각각을 독립적으로 분주합니다.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한 Well에 네 번 50 μl의 Media를 넣는 것이 되는데, 파이페팅 간에 오차가 크다면 오차가 누적되어 결국 큰 오차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따라서 Reverse pipetting을 통해 정확한 부피를 분주해야 오차가 줄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qPCR과 같이 동일한 조성을 가진 Mixture를 만든 후 튜브에 동일한 양을 분주하는 경우에도 Reverse pipetting을 통해 분주해야 모든 튜브에 같은 양의 Mixture가 들어가게 됩니다. 세포를 키운 Culture supernatant를 이용한 ELISA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물이나 PBS 같이 점성이 없는 경우는 Forward pipetting, 그 외 대부분의 경우는 점성이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 Reverse pipetting 방법을 사용해야 동일한 부피를 일관되게 분주할 수 있습니다.
직접 치환 방식의 파이펫은 에어쿠션 없이 시료와 피스톤이 직접 접촉하므로 점성에 상관 없이 정확한 부피를 옮길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 직접 치환 방식 파이펫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4. 파이펫 팁이 닿는 위치와 파이페팅 속도가 미치는 영향
파이펫을 통해 시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팁이 어디에 닿느냐에 따라 부피의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6).
1) 시료를 빨아들이고 팁을 뗄 때
점성이 높은 시료를 빨아들인 후 팁을 시료에서 제거할 때 팁의 외벽에 시료가 묻어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묻어나오는 시료는 파이펫에 의해 설정된 부피에서 고려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팁을 시료에 아주 살짝만 담가 팁 외벽에 묻는 시료를 최소화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늘 일관성 있게 아주 살짝 팁을 담그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팁을 여러번 사용하면 팁 외벽에 묻는 시료가 누적되어 양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시료를 빨아들이고 팁을 시료에서 제거할 때는 시료가 담겨있던 튜브나 플레이트의 벽에 팁을 살짝 갖다 대어줌으로써 팁 외벽에 묻은 시료를 팁으로부터 제거해주는 것이 오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2) 시료를 배출 할 때
점성이 높은 시료는 앞에서 Reverse pipetting방식으로 시료를 배출해야 정확한 부피의 시료를 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료를 배출할 때 마지막에 나오는 시료가 팁 외벽을 타고 방울을 형성하면서 팁 끝에 맺히게 됩니다. Reverse pipetting에서는 배출되는 시료의 부피가 설정한 부피이므로 팁 끝에 맺힌 방울까지 옮겨져야합니다. 따라서 시료를 배출할 때는 튜브나 플레이의 벽에 팁을 접촉시킨 상태에서 배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줄 때 마지막에 나오는 시료가 팁 끝에 맺히지 않고 튜브나 플레이트의 벽을 타고서 흘러 내려가게 됩니다.
3) 파이페팅 속도
시료를 빨아올릴 때 푸쉬버튼을 너무 빠르게 놓아버리거나 팁을 시료에서 너무 빨리 떼는 것도 부피의 오차가 생기는 원인이 됩니다. 시료를 빨아올릴 때는 푸쉬버튼을 천천히 놓아주고 시료가 완벽히 흡입될 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푸쉬버튼을 너무 빨리 놓아버리면 시료가 팁 안에서 튀면서 팁 내벽이나 파이펫에 묻을 수도 있고, 시료가 팁 안으로 미처 다 빨리기 이전에 팁을 시료에서 떼어내면 시료대신 공기가 들어가면서 부피에 오차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특히 점성이 강할 수록 팁 안으로 시료가 유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시료를 배출하는 경우에도 점성이 강한 시료는 천천히 배출되기 때문에 팁 안에 있는 시료가 완전히 배출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너무 서둘러 시료를 배출하면 시료가 적게 배출되고 배출되지 않은 양이 팁 내부에 누적되게 됩니다.
5. 파이펫의 각도와 팁이 잠기는 깊이가 미치는 영향
시료를 빨아들일 때 파이펫의 각도를 가능하면 수직으로 유지하는 것이 오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파이펫의 각도가 기울어질 때의 문제점은 바로 팁 내부 시료에 의해 생기는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시료가 팁 안으로 유입되게 됩니다. 파이펫의 각도가 30도 이상 기울어질 경우 오차가 크게 증가합니다.
파이펫 팁이 시료에 잠기는 깊이도 중요합니다. 팁을 너무 깊게 담글 경우 팁 외벽에 시료가 묻게 되는 오차도 발생하지만, 팁이 깊게 담길 수록 더 강한 정수압의 영향을 받아 더 많은 양의 시료가 팁 내부로 들어가게 됩니다. 보통의 경우 2~4 mm 정도 깊이로 팁을 담그고 부피가 1 μl 미만이라면 1 mm 정도 깊이로 팁을 담그는 것이 이상적입다.
6. 액체의 휘발성이 파이페팅에 미치는 영향
파이펫으로 에탄올이나 클로로포름과 같이 휘발성이 큰 액체를 옮기는 경우 팁에서 시료가 나와서 떨어지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휘발성이 강한 액체들이 기화하면서 에어쿠션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부피가 증가된 에어쿠션이 시료를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림 7).
모든 액체는 각기 고유의 증기압을 갖습니다. 증기압이란 기화와 액화의 속도가 서로 평형상태에 도달해서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상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의 기압을 의미합니다. 에탄올이나 클로로포름과 같은 휘발성이 강한 액체의 증기압은 대기압보다 높기 때문에 이런 액체의 기화는 상대적으로 매우 빠르게 일어납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시료를 덜기 전에 팁을 시료에 담근 상태로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하는 것을 여러 회 반복하는 Pre-wetting 과정이 필요합니다. Pre-wetting과정을 통해 에어쿠션의 압력이 액체의 증기압에 도달하도록 해주면 액체의 기화에 따른 부피증가를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시료가 팁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Reverse pipetting을 통해 팁 내부에 액체가 일정량 잔존하도록 해야 에어쿠션의 압력이 해당 액체의 증기압으로 유지되어 반복적인 파이페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에어쿠션의 압력이 완벽하게 해당 액체의 증기압까지 도달하는 것은 액체 종류에 따라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휘발성이 강한 유기용매 등을 이용할 때는 부피의 오차가 조금 생겨도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만약 정확한 정량이 요구된다면 직접 치환 방식 파이펫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7. 온도가 미치는 영향
파이펫을 작동시키는 힘이 에어쿠션인 관계로 온도도 파이페팅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20℃에 보관된 Restriction enzyme을 파이펫으로 옮기는 경우 Enzyme으로부터 팁을 떼는 순간부터 팁 안에 있던 Enzyme이 팁 밖으로 천천히 흘러나옵니다. Restriction enzyme을 빨아올리는 동안 파이펫 내부의 에어쿠션이 낮은 온도로 인해 수축했다가 파이펫이 상온에 노출되면서 에어쿠션의 온도가 다시 올라가고 에어쿠션이 팽창하게 되어 Enzyme이 밀려나오는 것입니다. 같은 원리로 푸쉬버튼 조작 없이 팁만 Restriction enzyme에 갖다 대도 에어쿠션이 수축하면서 Restriction enzyme이 팁 내부로 빨려 올라갑니다. 물론 모세관현상도 영향이 있으나 온도 변화로 인한 에어쿠션의 수축이 큰 영향을 줍니다. 결국 예시의 상황처럼 매우 낮은 온도에 보관된 시약을 파이펫으로 빨아올릴 때는 의도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을 얻게 되는 결과가 야기됩니다. 다행히도 Restriction enzyme을 사용할 때 조금 더 쓴다고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다만 Enzyme을 파이펫으로 빨아올린 상태에서 자칫 잘못하면 Enzyme이 팁 밖으로 나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재빨리 옮겨야 Enzyme을 아껴 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Agarose gel을 만들 때도 볼 수 있습니다. Agarose를 플라스크에 녹인상태에서 EtBr(또는 기타 DNA 염색 시약)을 넣을 때 푸쉬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팁 안에서 EtBr이 자동적으로 나와 떨어집니다. 플라스크 내부 열기가 파이펫의 에어쿠션을 팽창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파이펫은 온도에도 민감합니다.
8. 팁 안으로 거품이 차오르는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결 방법
Media나 BSA가 들어간 PBS 등을 파이페팅하다보면 팁 안에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점점 위로 올라가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점성이 있는 시료를 파이페팅할 때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점성이 있는 시료는 팁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지 않고 팁 안에 남기 때문입니다. 팁 내부에 남은 시료는 팁 말단에 쌓여 얇은 막을 생성하게 되고 이후 공기가 팁 안으로 역행하면서 거품이 생기게 됩니다. 공기가 파이펫으로 역행하는 경우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파이펫의 푸쉬버튼을 두 번째 정지지점까지 밀어주었다가 첫 번째 정지지점으로 복원하는 과정과 푸쉬버튼을 완전히 놓게 되어 푸쉬버튼이 기본 위치로 복원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점성이 있는 시료를 파이페팅하는 경우에는 1) Reverse pipetting을 통해 푸쉬버튼을 첫 번째 정지지점까지만 밀고 2) 푸쉬버튼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재차 시료를 빨아올려야 거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즉 팁 내부로 공기가 역행하여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거품 생성을 막을 수 있습니다.
9. 감염성 시료를 취급할 때 유의사항: 에어로졸 형성
거의 모든 액체로부터 에어로졸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파이페팅을 하는 과정에서도 에어로졸의 형성은 가능합니다. 실험실의 생물안전등급(Biosafety level)에 따라 취급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종류가 다르지만 비교적 안전한 바이러스라고해서 다른 시료로 교차감염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취급할 때 파이펫 팁 내부에 에어로졸이 발생하면 파이펫의 에어쿠션으로 에어로졸이 번지고 다른 시료로 에어로졸이 유입되어 교차감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위험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라면 실험자에게 감염을 일으킬 위험도 발생합니다.
이와 같이 파이페팅 과정 중에 에어로졸 형성이 교차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감염성 시료를 취급할 때는 에어로졸을 차단할 수 있는 필터팁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또한 감염성은 아니지만 RNA와 같이 다른 오염물질이 유입되어서는 안 되는 시료를 다룰 때도 필터팁을 이용해서 파이펫 내부의 에어쿠션을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Serological pipette의 끝에도 필터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물론 Serological pipette 끝의 필터는 에어로졸 뿐 아니라 액체 상태의 시료가 파이펫에이드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중요한 기능도 합니다.
10. 아주 적은 양의 시료(예를 들어 Cytokine)를 파이페팅할 경우
항체나 Restriction enzyme과 같은 시약들을 사용하는 경우 필요한 양이 보통 매우 적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시약들의 경우 조금 더 들어가거나 덜 들어가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포 실험을 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Inhibitor라든지 면역세포에 처리하는 Cytokine 같은 경우 매우 적은 양을 필요로 할 때가 많고 그 양도 가능한 정확해야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점성이 있다면 원칙적으로는 Reverse pipetting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맞겠지만, 시료의 부피가 1 μl 또는 그 이하로 매우 작은 경우 Reverse pipetting 방법으로 시료가 잘 배출되지 않습니다. 에어쿠션의 부피 변화가 너무 작다보니 시료를 충분히 밀어내지 못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또한 적은 양의 시료를 배출할 때는 보통 이를 희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000X 고농도 Cytokine stock을 Cell culture media 1 ml에 넣어 희석하는 경우 팁을 Media에 담근상태로 1 μl의 Cytokine을 배출해야 하는데, 모세관현상 때문에 오히려 Media가 팁 내부로 유입되는 경우가 발생해서 Reverse pipetting으로는 적은양의 시료를 배출하는 데 문제가 생깁니다. 게다가 Reverse pipetting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시료를 소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적게 필요한 시약들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다보니 Reverse pipetting으로 시료를 낭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주 적은 부피의 시료를 파이페팅할 때는 예외적으로 Forward pipetting 방법을 권합니다.
11. 파이펫과 팁의 결속
Multichannel pipette은 한 번에 여러 팁을 꽂아 여러 Well에 같은 양의 시료를 분주할 수 있기 때문에 ELISA를 한다든지 96-well plate에 세포를 키운다든지 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Multichannel pipette을 이용할 때는 모든 팁이 파이펫에 제대로 결속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팁이 파이펫에 꽉 맞물리지 않고 틈이 발생하면 그 사이로 에어쿠션이 손실되어 정확한 부피의 시료를 옮길 수 없습니다.
파이펫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팁이 제대로 꽂히지 않는 경우는 보통 1) 팁이 꽂혀있는 랙이 평평하지 않거나 2) 파이펫 채널 중 일부가 랙과 닿아 팁과 파이펫의 결속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그림 8). 따라서 Multichannel pipette을 사용할 때는 모든 채널이 랙 내부에 위치하도록 사용하는 것이 좋고, 채널 개수보다 적은 팁이 필요하다면 랙 내부에서 팁을 재배열하면 됩니다.
12. 마치는 글
이번 글에서는 파이펫이 작동되는 원리 및 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과 해결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생각보다 파이펫의 원리에 대한 고민 없이 파이펫을 사용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었고요. 그래서 이번 글이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는 분들께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파이페팅을 잘못하고 계셨다면 이번 글을 통해 정확한 파이페팅을 익히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References
Suominen, Irmgard, and Sami Koivisto. "Increasing precision when pipetting protein samples: Assessing reliability of the reverse pipetting technique." American Laboratory 43.2 (2011): 50.
Ewald, Kornelia, and A. G. Eppendorf. "Impact of pipetting techniques on precision and accuracy." Eppendorf Userguide 20 (201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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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1.0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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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6_EAE 연구 활용법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이전 연재글을 통해 자가면역질활 중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의 마우스 질병 모델인 EAE(Experimental autoimmune encephalomyelitis)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모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 연구들이 가능한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EAE clinical scoring
EAE를 유도하면 중추신경계에서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의 Demyelination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염증 및 조직의 손상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한 데이터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보기에 앞서 밖으로 드러나는 병리학적 증상들을 우선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설명한대로 염증으로 인한 Demyelination이 원인이지만,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운동능력의 상실 및 마비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병리학적 증상들은 단계적으로 발생하며, 이러한 단계별 증상에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질병의 정도를 수치화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특정 유전자가 결손되었거나 특정 치료약물을 처리한 실험그룹과 대조그룹 간의 질병이 나타난 시기를 비교하거나 점수를 비교함으로써 해당 유전자 혹은 해당 약물이 EAE 발병 및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질병이 악화됨에 따라 몸무게의 감소도 동반되기 때문에 체중의 변화도 하나의 데이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보통 증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에 앞서 체중의 감소가 먼저 나타가기 때문에 체중 감소를 질병의 전조증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EAE를 유도한 후 10~14일정도 지나면 마우스의 꼬리부터 마비가 나타납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꼬리뿐만 아니라 뒷다리의 움직임도 둔해지고 결과적으로는 뒷다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앞다리 힘도 줄어드는 상태까지 증상이 심해지게됩니다. 증상에 따라 단계별로 부여하는 점수는 실험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제가 속한 실험실에서는 다음 기준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하고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점수에 따라 기재된 증상은 이전 증상에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지 이전 증상이 사라지고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0: 무증상
0.5: 꼬리 끝 부분이 마비된다.
1.0: 꼬리 전체가 마비된다.
1.5: 케이지(cage)를 덮는 스테인레스 탑 (stainless top)에 마우스를 놓고 걷게 했을 때 간헐적으로 한쪽 뒷다리가 아래로 떨어진다.
2.0: 꼬리를 잡고 마우스를 거꾸로 들었을 때 뒷다리가 바깥으로 쭉 펼쳐지지 않는다.
2.5: 스테인레스 탑을 걷게 했을 때 마우스의 뒷다리가 아래로 계속 떨어지지만 다리를 겨우 끌어올릴 수 있다.
3.0: 스테인레스 탑을 걷게 했을 때 떨어진 뒷다리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발이 떨리기만 한다.
3.5: 뒷다리가 완전히 마비되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4.0: 앞다리의 힘이 빠져서 스테인레스 탑을 붙잡지 못한다.
4.5: 죽거나 극심한 체중 감소(30% 감소)로 인한 안락사가 불가피하다.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보통 4일정도 지나면 3.5 ~ 4.0점 정도의 심한 증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며칠 더 지나면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Treg cell로 인해서 1.0 ~ 2.0점 정도로 증상이 일부 호전되기도 하지만, 완벽한 회복은 일어나지 않고 다시 증상이 나빠지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2. Passive EAE Scoring
앞서 설명한 EAE의 증상들은 MOG peptide를 이용한 Active EAE의 경우 나타나는 증상들입니다. 하지만 Rag KO mouse나 Tcra KO mouse 등 T cell이 없는 마우스를 Recipient mouse로 이용하여 in vitro 배양한 2D2 Th1 cell 혹은 2D2 pathogenic Th17 (pTh17) cell을 Adoptive transfer하여 유도한 Passive EAE의 경우 조금 다른 증상들을 보입니다.
1) 증상이 최고점에 다다른 후에 회복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Active EAE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일부 나아지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지만, T cell이 결필된 Recipient mouse를 이용한 Passive EAE의 경우 Treg cell이 없기 때문에 강한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이로인해서 증상이 호전되지 않습니다.
2) pTh17 cell로 유도된 Passive EAE의 경우 절반정도의 마우스에서 Active EAE에서 보이지 않는 증상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를 연구한 논문에서는 이를 Non-classical EAE 또는 Atypical EAE로 명명합니다 (Domingues et al., 2010). 보통 EAE에서 처음 발견되는 증상은 꼬리의 마비인 것과는 달리 Atypical EAE에서는 보행능력의 상실이 먼저 관찰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점수를 부여합니다.
0: 무증상
1: 머리가 살짝 돌아간다 (꼬리 마비 없음).
2: 머리가 확연하게 돌아간다.
3: 똑바로 직진하지 못한다.
4: 옆으로 눕는다.
4.5: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5: 죽거나 안락사 해야할 시점이다.
이를 근거로 하여 제가 속한 랩에서는 다음과 같이 조금 더 구체화하여 점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0: 무증상
1: 머리가 살짝 돌아간다 (꼬리 마비 없음). 또는 마우스를 꼬리를 잡고 거꾸로 들었을 때 한 쪽 다리를 바깥쪽으로 펴지 못한다.
2: 머리가 확연하게 돌아간다. 또는 케이지(cage)를 덮는 스테인레스 탑 (stainless top)에 마우스를 놓고 걷게 했을 때 간헐적으로 한쪽 뒷다리가 아래로 떨어진다.
2.5: 마우스를 꼬리를 잡고 거꾸로 들었을 때 양쪽 뒷다리를 바깥쪽으로 펴지 못한다.
3.0: 똑바로 직진하지 못한다. 또는 한 쪽 뒷다리가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한다.
3.5: 옆으로 눞는다. 또는 뒷다리가 모두 완전히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한다.
4.0: 옆으로 누워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4.5: 죽거나 안락사 해야할 시점이다.
3. 조직 및 면역세포 분석
앞서 본 Clinical scoring은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 병리학적 증상들을 데이터화한 것입니다. 두 그룹간 점수 혹은 발병시기에 차이가 있다면, 그 원인은 궁극적으로 마우스 내부에서 일어난 면역학적 현상 및 염증으로 인한 조직 손상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면역반응이 시작되는 곳은 Lymph node이며 염증이 발생하는 곳은 Spinal cord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 두 곳에서 얻는 면역세포들을 주로 분석합니다. 참고로 Injection site에 근접한 draining lymph node는 Inguinal lymph node입니다. 물론 원하는 목적에 따라 혈액, 장, 폐 등 다른 기관들에 있는 면역세포들을 분석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연구기법들을 통해 EAE의 발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는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Flow cytometry
면역학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Flow cytometry 분석을 이용하여 면역세포의 조성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AE의 원인이 되는 CD4 T cell의 분화정도 및 CD4 T cell이 만들어내는 Cytokine의 종류를 Flow cytometry를 통해 비교분석 할 수 있습니다. 또한 Flow cytometry를 이용하여 특정 면역세포의 비율을 구함으로써 Spinal cord에 존재하는 Neutrophil, Inflammatory monocytes, γδ T cells 등 다양한 면역세포의 수를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Spinal cord로 부터 면역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보통 Collagenase D를 사용하여 조직의 Extracelluar matrix를 분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Collagenase D는 세포막단백질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연구자 본인이 연구하는 세포막단백질이 혹시라도 Collagenase D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이 부분을 고려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Spinal cord는 상당히 많은 양의 지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Percoll gradient를 이용한 원심분리를 통해 지질층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2) Immunohistochemistry
Flow cytometry를 이용해 Lymph node에서 면역 세포의 분화 및 Spinal cord로의 면역세포의 이동을 비교분석하는 것 뿐만 아니라 Spinal cord의 조직 단면 자체를 관찰하는 것을 통해 Demyelination 정도나 특정 면역세포의 조직내로의 침윤 정도 및 위치 등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면역세포들이 Spinal cord로 이동할 때 Lumbar 5 쪽에서부터 침투가 시작되기 때문에(Arima et al., 2012) Lumbar 5 부분으로부터 얻은 Section을 주로 활용합니다.
3) Two-photon microscopy
Two-photon microscopy는 생체 내에서 면역세포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이기 때문에 면역세포의 이동을 연구하거나 다른 면역세포들과의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등의 목적에 따라 EAE 연구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Bartholomaus et al., 2009) (그림 3). 하지만 실험의 특성상 해당 기법을 셋업하고 익히기까지 드는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Two-photon microscopy를 이용해 살아있는 생체 내에서 뿐 아니라 분리해낸 Spinal cord 전체를 스캔하여 Spinal cord내 특정 면역세포의 분포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Othy et al., 2020) (그림 4).
4) Single-cell analysis: Immune cell heterogeneity 연구
면역세포는 사실 우리가 분류하는 기준 이상으로 다양성(Heterogeneity)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IL-17A를 발현하는 CD4 T cell을 통상적으로 Th17 cell이라고 부르지만, 그 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IFN-γ, GM-CSF, TNF-α 등등 다른 Cytokine을 동시에 발현하는 Th17 cell이 존재합니다. Th17 cell을 예로 들었지만, 면역세포의 Heterogeneity는 T cell 뿐만 아니라 Myeloid lineage cell에서도 상당히 많이 관찰되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Immune cell heterogeneity는 면역세포의 초기 발생과정에서도 결정되지만, 염증상황이 만들어내는 환경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서 유독 특정 면역세포가 많이 발견되기도 있습니다. 이러한 Immune cell heterogeneity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Single-cell RNAseq이 널리 이용됩니다. 이런 부분에 착안하여 EAE를 유도한 마우스에서 얻은 면역세포를 Single-cell RNAseq 기법으로 분석하여 EAE, 더 나아가 Multiple sclerosis 발병과정에서 면역세포가 어떻게 다양하게 구성되고 어떤 유전자가 특정 면역세포의 발달에 기여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Gaublomme et al., 2015; Wheeler et al., 2020)
4. EAE 연구 Tip
EAE를 이용한 연구를 함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소개합니다.
1) Gut microbiota에 대한 이해
다른 많은 In vivo 실험들이 그렇듯이, EAE 역시 실험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실험을 할 때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옵니다. 어떤 때는 발병이 빠르고, 또 어떤 때는 발병이 더디기도 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실험을 할 때마다 생기는 시약들(MOG peptide, CFA, Pertussis toxin)의 양 및 안정성(Stability)의 차이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존재하는 변수가 있는데 마우스의 장내 세균총(Gut microbiota)의 차이입니다.
장에 서식하는 다양한 세균들은 면역반응은 직간접적으로 상당부분 기여합니다. 예를 들어 Germ-free 마우스의 경우 EAE가 잘 유도되지 않고 유도되더라도 Clinical score가 낮습니다. SFB라는 박테리아는 마우스의 장에서 Th17 cell의 분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 박테리아는 EAE발병에 관여합니다(Lee et al., 2011). 또한 박테리아가 만드는 Short chain fatty acid는 Treg cell 분화에 관여합니다(Smith et al., 2013). 흥미롭게도 최근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Lactobacillus reuteri라는 세균은 MOG와 유사한 단백질을 만들고 이로인해 MOG-specific Th17 cell 분화에 기여하기도 합니다(Miyauchi et al., 2020). 이처럼 다양한 장내세균이 EAE 유도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비교할 그룹의 마우스들을 같은 케이지에서 키움으로써 장내세균총을 유사하게하는 것이 EAE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동물실에 따라 EAE의 발병정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만약 EAE가 유도되지 않는다면 동물실을 옮겨보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법이 됩니다. 제가 속한 연구실의 경우 마우스를 관리하는 동물실을 변경했더니 갑자기 EAE가 유도되지 않아 애를 먹었고, 다시 다른 동물실로 동물을 옮기니 EAE가 다시 유도되는 미스테리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2) Spinal cord harvest : meninge가 섞이는 것 주의
Spinal cord를 분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한 가지는 척추뼈의 양 말단을 자른 후 한 쪽에 PBS를 주사기로 강하게 밀어넣어 척수가 반대편에서 밀려 나오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은 척추뼈를 뜯어내고 그 안에 있는 척수를 집어내어 분리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의 차이가 분석될 샘플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주사기를 이용해 Spinal cord를 분리한 후 척추뼈를 뜯어보면, 뼈 내부에 Spinal cord meninge가 붙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주사기를 이용해서 Spinal cord를 분리할 때는 Spinal cord meninge를 제외한 Parenchyma 부분이 분리되는 것입니다. 물론 Meninge와 Parenchyma가 완벽히 분리된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고 Meninge의 일부도 딸려 나올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주사기로 밀어내 분리한 Spinal cord parenchyma와 뼈 내부에 붙어있는 Meninge를 비교분석해보면 안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조성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5). 그리고 그림. 5에 해당하는 CD4 T cell을 더 분석해보면 그 안에 존재하는 Subset의 비율도 다릅니다. 게다가 Meninge에 있는 면역세포의 숫자도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고, 이 정도는 EAE의 발병 단계에 따라서도 많이 차이가 납니다. 이런 이유로 Meninge가 섞이도록 Spinal cord를 분리할 경우 분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척추뼈를 뜯어서 Spinal cord를 분리하는 방법은 샘플에 Meninge라는 변수를 추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보통 주사기를 이용해 밀어내는 방법이 아직 익숙하지 않을 때 몇번 시도했으나 Spinal cord가 나오지 않아서 차선책으로 뼈를 뜯어내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러한 경우 Meninge가 샘플에 딸려오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실험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 척추 뼈 내에 어떤 부분이 Meninge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Scoring의 일관성 유지
EAE를 유도한 후 관찰되는 증상들에 대한 Scoring의 경우 비교적 직관전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만, 어찌되었든 사람에 따라 주관적으로 판단하게 될 소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따라서 Scoring의 경우 한 명의 연구자가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주말을 포함해 매일 동물실에 가서 Scoring을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좋은 데이터를 얻기위해서 필요한 하나의 과정입니다.
Scoring을 하는 시간대도 중요합니다. EAE로 인한 증상이 이제 막 시작되는 경우에는 짧은 시간 안에 증상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전에는 증상이 없었는데 오후가 되어서 증상이 보이거나 오전에는 Score가 낮았는데 오후가 되니 더 높은 Score에 해당하는 증상들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매일 같은 시간대에 마우스를 관찰하는 것이 변수를 줄이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4) Emulsification의 일관성 유지
EAE 유도는 MOG peptide와 CFA를 섞어주는 Emulsification에서 시작됩니다. 보통 MOG peptide가 섞인 PBS와 CFA를 1:1 비율로 섞어주는데, 문제는 CFA가 점성이 높아서 파이펫을 이용해 정량할 때 오차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또한 두 개의 Glass syringe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CFA를 흘리는 실수가 발생해서 CFA의 부피가 줄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량과정에서의 오차는 결국 EAE로 인한 면역반응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늘 일관성있게 부피를 정량하는 것이 실험간의 변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추가적으로 양 손에 Glass syringe를 쥐고 Emulsification을 하다보면 손바닥으로 Syringe를 움켜쥐기도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Syringe를 움켜잡을 경우 체온에 의해 Emulsion의 온도가 올라갑니다. 이렇게 상승된 온도는 MOG peptide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정도 온도상승과 짧은 노출 시간이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Emulsification 과정과 시간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도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마치는 글
이번 연재를 통해서는 EAE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와 EAE를 이용한 연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소개했습니다. EAE를 이용한 연구를 하지 않는 분들께는 다소 생소한 내용일 수 있으나, 실제적으로 EAE를 이용한 연구를 하고있는 연구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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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0.1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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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실험을 해봅시다] (4) 세포 키우기-2: 세균을 키웁시다-2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지난 시간에 우리는 세균을 키우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세균을 키우는원리를 알아봤으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균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균을 처음 배양할 때는 어떻게 할까요? 환경 시료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ATCC)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Korean Collection for Type Cultures, KCTC) 등에서 동결 건조된 세균을 분양받거나, 다른 실험실에서 고체 배지에 접종되어 단일 콜로니로 형성된 것을 분양받는 걸로 시작합니다. 우선 동결 건조된 세균을 받은 경우 다음과 같이 세균을 배양합니다1). 청정실험대에서 동결 건조된 세균이 들어있는 앰플 표면을 70% 에탄올로 소독한 다음, 앰플을 자릅니다. 그 다음 절단한 앰플 끝 부분을 알코올 램프로 멸균한 다음, 멸균 증류수를 추가하여 골고루 현탁합니다. 그 다음 현탁한 균주를 접종 고리(inoculation loop)주1)로 채취하여 고체 배지에 접종합니다. 남은 시료는 멸균한 원심분리 튜브(centrifuge tube)에 옮겨서 접종된 균주의 성장이 확인될 때까지 4oC에 보관합니다. 고체 배지에 균주를 접종한 다음에는 해당 균주가 선호하는 온도에서 배양하고, 균주의 생육 여부 및 다른 균주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순수 배양된 균주를 실험에 활용합니다. 현탁한 균주를 그대로 고체 배지에 접종할 경우 균주 농도가 높아 단일 콜로니로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고체 배지에 균주를 접종할 때는 선상 도말(streaking)을 수행하여 단일 콜로니를 형성하도록 합니다(그림 1)2). 선상 도말을 할 때는 다회용 접종 고리를 쓸 때는 알코올 램프로 접종 고리를 멸균한 다음, 고체 배지에 접종 고리를 살짝 찍어 접종 고리를 식힌 다음, 접종 고리에 균주 현탁액을 묻혀 고체 배지 한 켠에 지그재그로 그어줍니다. 그 다음 접종 고리를 멸균하고, 고체 배지 빈 곳에 접종 고리를 살짝 찍어 접종 고리를 식히고, 앞서 균주 현탁액을 묻혔던 부분과 걸치게 다른 한 켠에 지그재그로 그어주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 다음 고체 배지 뚜껑을 닫고 배양기에 넣고 배양합니다. 일회용 접종 고리를 사용할 경우 멸균 대신 여러 접종 고리를 사용하면 됩니다주2). 이 과정을 통해서 단일 콜로니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단일 콜로니를 만든 고체 배지는 콜로니의 추가 성장을 막기 위해 파라필름 등으로 봉하고 냉장 보관하도록 합니다.
그림 1. 고체 배지에 선상 도말(streaking)하는 방법. 멸균 앰플 속에 있는 균주를 멸균 증류수로 현탁한 다음(균주 농도가 높은 상태), 준비된 접종 고리를 넣어 접종 고리에 균주 현탁액을 묻힙니다. 그 다음 고체 배지 한 켠에 지그재그로 그어줍니다. 그 다음 접종 고리를 다시 준비하는데 이때는 앰플 속 균주에 담그지 않고 앞서 선상 도말한 것에 살짝 걸치게 지그재그로 긋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한 다음(균주 농도가 희석됨), 고체 배지 뚜껑을 닫고 배양기에 넣고 배양하면 단일 콜로니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일련의 모든 과정은 청정 실험대에서 수행합니다.
고체 배지에 단일 콜로니를 만든 다음에는 액체 배지에 배양할 차례입니다(그림 2). 고체 배지에 세균을 배양할 경우와 마찬가지로, 청정실험대에서 작업해야 합니다. 청정실험대에서 고체 배지에 생성한 단일 콜로니를 접종 고리로 채취하여 멸균한 액체 배지에 접종합니다. 그 다음 액체 배지를 담은 용기의 뚜껑을 알코올램프의 불꽃으로 멸균한 다음 닫습니다. 대장균 같은 조건부 혐기성 세균의 경우 공기가 통하지 않으면 너무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뚜껑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대신 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뚜껑이 완전히 열리는 것을 막습니다(플라스크의 경우, 멸균할 때 사용한 알루미늄 호일로 입구를 막습니다). 그리고 나서 진탕 배양기에 단일 콜로니를 접종한 액체 배지를 넣고 충분히 흔들면서 배양하도록 합니다. 대장균의 경우 통상 37oC, 150-200 rpm 조건으로 배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2. 액체 배지에 세균을 배양하는 방법. 준비된 접종 고리로 고체 배지 위의 단일 콜로니를 취해 액체 배지에 접종하고, 접종 후 액체 배지가 담긴 용기의 뚜껑을 닫습니다. 그 다음 진탕 배양기에 넣고 배양하면 됩니다. 일련의 모든 과정은 청정 실험대에서 수행합니다.
한편 단일 콜로니로 만든 고체 배지는 냉장 보관하여 몇 주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오랜 기간 안정되게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글리세롤 스톡(glycerol stock)을 만드는 것입니다(그림 3)3). 글리세롤 스톡은 세균 배양액에 멸균한 글리세롤을 추가하는 것인데, 글리세롤은 세균이 얼어도 안정화시켜서 세포막이 파괴되지 않게 하여 생존할 수 있게 합니다. 글리세롤 스톡을 만들 때는 우선 세균 배양액과 멸균한 50-60% 글리세롤, 멸균한 보관용 용기가 필요합니다. 청정 작업대에서 세균 배양액과 멸균한 글리세롤을 동일 부피로 혼합하고, 멸균한 보관용 용기에 나눠 담고 -80oC에서 얼리면 글리세롤 스톡이 완성됩니다. 완성된 글리세롤 스톡은 몇 년간 사용할 수 있는데, 얼리고 녹이는 과정(freeze-thaw cycles)이 반복될수록 수명이 줄어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리세롤 스톡을 처음 만들 때 여러 개를 만들어두고(마스터 스톡(master stocks; 1차 스톡(1st stocks)), 마스터 스톡 중 하나를 청정 작업대에서 최소한으로 녹여 준비된 접종 고리로 일부 취해 액체 배지에 접종하여 배양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여러 개의 글리세롤 스톡을 만들어 두는 게 좋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많은 수의 글리세롤 스톡을 확보할 수 있는데, 저는 마스터 스톡을 바탕으로 2차 스톡, 3차 스톡을 만들었고 실제 실험에는 3차 스톡을 활용하였습니다. 마스터 스톡은 청정 작업대에서 최소한으로 녹여 사용하지만, 2-3차 스톡은 쓰고 버리게 적은 양으로 분주하는 게 좋습니다.
그림 3. 글리세롤 스톡의 제조 및 활용. 세균 배양액과 멸균한 글리세롤(50-60%)을 동일 부피로 혼합하여 글리세롤 스톡을 만들고 분주하여 마스터 스톡(1차 스톡)을 만듭니다. 그 다음 마스터 스톡 일부를 녹여 배양하고 글리세롤과 혼합하여 2차 스톡을 만들고, 2차 스톡 하나를 녹여 배양하고 글리세롤과 혼합하여 3차 스톡을 만들어 실제 실험에 사용합니다. 일련의 모든 과정은 청정 실험대에서 수행합니다.
그러면 세균을 액체 배지에서 배양할 때 얼마나 자랐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세균 배양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600 nm에서의 광학 밀도(optical density, OD)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그림 4). 우선 600 nm에서 광학 밀도를 측정하는 것은 세균 배양액을 큐벳(cuvette)에 넣은 다음, 큐벳을 분광계(spectrometer)에 넣어 600 nm 파장에서 광학 밀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파장이 600 nm인 것은 해당 파장에서 세균의 성장에 영향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광원(light source)에서 빛의 세기(light intensity)가 Iin이라고 하면, 빛이 세균이 있는 큐벳을 통과하면서 산란(scattering)되어 검출기(detector)에 도달하는 빛의 세기는 Iout으로 줄어듭니다. Beer-Lambert law에 따라서 OD = -log10(Iout/Iin)의 관계를 가지고, 세균의 농도가 높을수록 빛의 산란이 증가하기 때문에 투과율(transmittance, Iout/Iin)이 감소하고, OD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OD는 세균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가 됩니다. 한편 투과율이 너무 낮아지면 OD 측정값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주3), OD는 0.1-0.5 범위에 들어오도록 희석하여 측정하는게 좋습니다.
그림 4. 광학 밀도(OD)를 이용하여 세균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원리. 세균의 농도가 높을수록 빛의 산란이 많아져서 투과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OD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OD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계점이 있습니다. 우선 세균이 살아 있건 죽어 있건 빛을 산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살아 있는 세균이 적더라도 많은 것처럼 왜곡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세균의 수를 직접 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균의 정확한 농도를 알 수 없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액체 배지에 희석한 다음 고체 배지에 도말하여 콜로니 수를 센 다음 세균 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입니다(그림 5). 우선 세균 배양액을 멸균한 액체 배지에 1/101, 1/102, 1/103, 1/104, 1/105, 1/106, 1/107, 1/108...으로 순차 희석(serial dilution)한 다음, 고체 배지에 도말합니다. 이때 희석액을 고체 배지 전체적으로 도말할 수도 있고, 희석액을 고체 배지에 한 줄씩 나란히 흘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체 배지가 마른 다음 배양기에 넣고 배양한 다음, 다음 날 콜로니 수를 세면 이를 토대로 세균 농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여러 희석 농도가 있겠지만, 콜로니가 10개 이상 100개 이하, 그 중에서도 콜로니 수가 많은 희석 농도를 토대로 계산하는 것이 신뢰도가 높습니다. 예를 들어 1/106 희석액 0.1 mL을 도말해서 80개, 1/107 희석액 0.1 mL을 도말해서 12개의 콜로니가 생긴 경우, 1/106 희석액을 도말한 것을 토대로 아래와 같이 계산합니다:
(세균 농도) = 80 CFU x 106 (희석도 고려) / 0.1 mL = 8 x 108 CFU/mL
그림 5. 세균 배양액을 액체 배지에 희석하고 고체 배지에 도말하여 세균 농도를 계산하는 방법. 희석액을 고체 배지에 도말하거나 한 줄로 나란히 놓고 흘린 다음 배양하여 생긴 콜로니 수를 셉니다. 센 콜로니 수를 바탕으로 세균 농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균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세균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을 숙지하는 것은 세균을 이용한 실험을 할 때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포유류 세포를 키우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1) 접종 고리는 원래 백금으로 만들어서 통상 ‘백금이’로 불리고, 백금이 비싸기 때문에 니크롬선 등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백금이나 니크롬선으로 만든 금속 접종 고리는 청정실험대 안에서 알코올에 담아 멸균하여 여러 번 사용하기 때문에 다회용입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접종 고리가 멸균되어 시판되기 합니다.
주2) 일회용 접종 고리를 알코올 램프로 멸균하려고 하면 녹아버립니다.
주3) 투과율이 10%면 OD = 1, 1%면 OD = 2, 0.1%면 OD = 3으로, 투과율이 낮아질수록 투과율의 작은 차이가 OD에서의 큰 차이로 왜곡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생물자원센터(Korean Collection for Type Cultures), 동결건조 앰플재생법.
2) Addgene, Streaking and isolating bacteria on an LB agar plate.
3) Addgene, Creating bacterial glycerol stocks for long-term storage of plasm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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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리 | 2020.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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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실험을 해봅시다] (3) 세포 키우기-1: 세균을 키웁시다-1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지난 시간에 우리는 ‘용액 만들기’라는 주제로, 생명과학 실험에서 꼭 필요한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생명과학 실험에서는 다양한 세포를 활용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세포를 잘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에는 ‘세포 키우기’라는 주제로 다양한 세포를 키우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번 시간에는 세균을 키우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고, 다음 시간에는 세균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균을 키우는 원리와 방법을 알아본 다음에는 포유류 세포를 키우는 원리와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균은 왜 키울까요? 세균은 포유류 세포 등 다른 세포를 키울 때에 비해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세균은 빠르게 분열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배양하기 용이합니다. 또한 세균은 반수체(haploid)이고, 플라스미드(plasmid) 등을 이용하여 형질전환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세균을 키울 때 사용하는 배지는 통상적으로 포유류 세포 등 다른 세포를 키울 때 사용하는 배지보다 저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균은 유전공학적으로 형질전환하고, 대량의 단백질을 생산할 때 매우 유용하게 이용됩니다. 물론 항생제 내성 연구, 세균 및 그 부산물로 인한 염증 반응 연구 등 세균 자체를 연구에 이용할 때도 당연히 세균을 키우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세균을 분류할 때 많이 사용되는 기준으로 우선 그람 염색법(Gram staining)이 있습니다(그림 1). 그람 염색법은 덴마크의 세균학자 한스 그람(Hans Christian Gram, 1853-1938)이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서, 세균에 따라 세포벽/세포막의 구조가 다른 것을 이용합니다1). 그람 음성 세균(Gram-negative bacteria)의 경우 세포벽이 얇고, 세포벽 안팎으로 내막(inner membrane)과 외막(outer membrane)이 존재하며, 그람 양성 세균(Gram-positive bacteria)의 경우 세포벽이 두껍고, 세포벽 안쪽에 세포막(cytoplasmic membrane)이 존재하고 외막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람 염색법은 세균을 슬라이드 글라스에 도말한 뒤 가열하여 고정시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다음 크리스탈 바이올렛(crystal violet)을 이용하여 1차 염색을 하고, 아이오딘(iodine)을 추가하여 크리스탈 바이올렛을 세포벽에 남아 있게 하고, 에탄올이나 아세톤을 이용하여 탈색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프라닌(safranin)을 이용하여 2차 염색을 합니다. 그람 염색법으로 염색을 하면 그람 음성 세균은 세포벽이 얇아 크리스탈 바이올렛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분홍색(사프라닌의 색깔)을 띄게 되고, 그람 양성 세균은 세포벽이 두꺼워 크리스탈 바이올렛이 침착되어 보라색(크리스탈 바이올렛의 색깔)을 띄게 됩니다. 그람 염색법은 세균의 구조 차이를 기반으로 세균을 분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세균을 동정하는데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그림 1. 그람 염색법. 그람 염색법은 세균에 따라 세포벽/세포막의 구조가 다른 것을 이용한 염색법으로, 세포벽이 얇은 그람 음성 박테리아의 경우 분홍색(사프라닌의 색깔), 세포벽이 두꺼운 그람 양성 박테리아의 경우 보라색(크리스탈 바이올렛의 색깔)을 띄게 됩니다.
세균을 분류할 때 산소에 대한 선호도도 활용됩니다. 세포 호흡에 산소가 이용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반면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세균들을 산소에 대한 선호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완전 호기성 세균(Obligate aerobes): 산소 호흡(aerobic respiration)만 가능하고, 발효 등의 무산소 호흡(anaerobic respiration)이 불가능함; 2) 완전 혐기성 세균(Obligate anaerobes): 산소가 있으면 죽고, 발효 등의 무산소 호흡만 가능함; 3) 조건부 혐기성 세균(Facultative anaerobes): 산소 호흡도 가능하고 무산소 호흡도 가능함. 산소 호흡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산소 호흡을 선호함; 4) 미세 호기성 세균(Microaerophiles): 산소를 필요로 하지만, 저농도의 산소를 필요로 하고, 고농도의 산소가 있으면 죽음; 5) 산소 내성 세균(Aerotolerant organisms): 산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산소가 있어도 죽지 않음. 이들을 배지가 든 시험관에 넣고 배양할 경우 산소 선호도에 따라 서로 다른 위치에 분포하게 됩니다(그림 2).
그림 2. 산소 선호도에 따른 세균 분류. 시험관에 배지를 넣고 산소 선호도가 다른 세균들을 배양해보면 산소 선호도에 따라 시험관의 다른 위치에 분포합니다: 1) 완전 호기성 세균: 시험관 가장 윗부분에 집중(산소 농도 높음); 2) 완전 혐기성 세균: 시험관 가장 아랫부분에 집중(산소 농도 낮음); 3) 조건부 혐기성 세균: 시험관 전체적으로 분포하나 시험관 가장 윗부분에 좀 더 많음; 4) 미세 호기성 세균: 시험관 윗부분에 모이지만 가장 윗부분에는 적음; 5) 산소 내성 세균: 시험관 전체적으로 분포함.
그리고 세균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체 위험군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표 1). 생물체 위험군이란 생물체를 생물 안전 등급(Biosafety level, BSL or BL)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크게 제1위험군, 제2위험군, 제3위험군, 제4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2). 우선 제1위험군은 건강한 성인에게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생물체입니다. 다음으로 제2위험군은 사람에게 발병한 경우, 증세가 경미하고 예방 및 치료가 용이한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체입니다. 또한 제3위험군은 사람에게 발병한 경우, 증세가 심각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으나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체입니다. 마지막으로 제4위험군은 사람에게 발병한 경우, 증세가 매우 심각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고 예방 및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체입니다. 각 위험군을 취급할 때는 생물 안전 등급 1등급~4등급의 설치/운영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세균은 제1위험군, 제2위험군, 제3위험군까지 속하며 제4위험군에 해당하는 세균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 없습니다주1).
표 1. 생물체 위험군. 생물체 위험군은 생물 안전 등급에 따라 생물체를 분류한 것으로 위험도에 따라 제1위험군~제4위험군으로 나뉘며, 각 위험군을 취급할 때는 생물 안전 등급 1등급~4등급의 설치/운영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생명과학 실험에 많이 사용하는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그람 음성 세균이고, 조건부 혐기성 세균입니다. 대장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장(large intestine)에서 유래한 세균이고, 병원성 대장균 계통은 장염, 요로감염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지만3), 생명과학 실험에 사용되는 대장균은 비병원성으로 제1위험군에 속합니다주2). 생명과학 실험에 많이 사용되는 대장균의 계통으로는 K-12가 있고, 세부 계통으로는 MG1655, W3110, DH5α, JM109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델 생물로서 빠르게 분열하며, 유전자 조작이 간편하고, 배양이 용이하여 생명과학 실험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균을 배양할 때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그림 3). 우선 배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세균을 배양할 때 사용하는 배지는 액체 배지와 고체 배지가 있으며, 대량으로 배양할 때는 주로 액체 배지를 사용하고, 개별 콜로니를 확인하거나 숫자를 셀 필요가 있을 때는 한천(agar)를 넣어 만든 고체 배지를 사용합니다. 또한 세균을 배양할 때는 해당 세균이 필요로 하는 영양 – 탄소/수소/산소/질소/인/황 공급원, 염 등- 을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대장균을 배양할 때 많이 사용되는 배지가 lysogeny broth(LB)입니다주3). LB는 트립톤(tryptone, 카제인(casein) 단백질을 트립신(trypsin)으로 분해하여 만든 펩타이드 혼합물), 염화나트륨(sodium chloride), 효모 추출물(yeast extracts)로 구성되어 있어 대장균을 배양할 때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LB 외에도 super optimal broth(SOB), SOB with catabolite repression(SOC), trypticase soy broth(TSB), brain heart infusion(BHI) 등의 다양한 배지가 사용됩니다. 앞서 언급한 배지들은 모두 화학 성분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배지(chemically undefined medium)이며, 이와 달리 화학 성분이 명확히 규정된 배지(chemically defined medium; M9 minimal medium 등)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염 방지를 위해 배지를 만들 때는 3차 정제수를 포함하여 배지를 구성하는 성분을 멸균해야 하는데, 대체로 멸균처리기(autoclave)를 이용하여 121oC, 15 psi, 15분간 멸균합니다. 멸균처리기를 사용할 수 없는 성분(주로 sugar 종류, 항생제 등)을 멸균할 때는 청정실험대(clean bench)에서 해당 성분을 녹인 용액을 필터(주로 0.22 μm pore-sized filter)한 다음 멸균처리기로 멸균하고 충분히 식힌 다른 구성 성분과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액체 배지의 경우 배양에 사용할 플라스크이나 시험관 등에 넣어서 멸균하여 사용하고, 고체 배지의 경우 플라스크에 넣어서 멸균한 다음, 굳기 전에 청정실험대에서 페트리 접시(petri dish) 등에 적당량을 부은 뒤 굳혀서 사용합니다. 또한 공기 중에 존재하는 다른 세균, 곰팡이 등과 혼합되지 않도록 배지에 세균을 접종할 때는 청정실험대에서 작업해야 합니다.
한편 세균들은 선호하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최적화된 온도에서 배양해야 빠르게 배양할 수 있는데, 대장균의 경우 37oC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합니다. 그리고 산소 선호도도 세균을 배양할 때 고려해야 할 대상입니다. 한편 세균마다 산소 선호도도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산소 공급 여부를 결정하여 배양해야 합니다. 대장균의 경우, 조건부 혐기성 세균이므로 산소의 공급 여부와 관계없이 배양은 할 수 있지만,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면 더 빨리 배양할 수 있게 됩니다.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방법으로, 플라스크나 시험관에 배지를 넣을 때는 플라스크나 시험관 전체 용량보다 훨씬 적은 양의 배지를 넣고(통상 용량의 1/5 이하), 진탕 배양기(shaking incubator)를 이용하여 충분히 흔들어 주도록 합니다. 그리고 대량으로 배양할 경우 발효기(fermenter)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발효기에 장착된 프로펠러를 돌리면서 산소를 충분하게 공급합니다.
그림 3. 세균을 배양할 때 고려할 요소들. 배양하고자 하는 세균의 특성을 파악하여 배지, 오염 방지, 온도, 산소를 고려하여 배양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균을 키우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세균은 유전공학적으로 형질전환하여 유전자에 대해 연구하고, 대량의 단백질을 생산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에 세균을 키우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세균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1) 제4위험군에 속하는 생물체로는 에볼라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주2) 병원성 대장균은 제2위험군에 속합니다.
주3) 흔히 LB는 Luria broth, Luria-Bertani medium, Lennox broth 등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LB를 처음 만든 Giuseppe Bertani에 따르면 lysogeny broth의 약자입니다4).
*참고 문헌
1) Smith AC and Hussey MA. Gram stain protocols. American Society of Microbiology Education (2005)
2)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병원체 생물안전정보집(제2∙3∙4위험군). (2019.08.)
3) Croxen MA and Finlay BB. Molecular mechanisms of Escherichia coli pathogenicity. Nat Rev Microbiol. 8:26-38, 2010
4) Bertani G. Lysogeny at mid-twentieth century: P1, P2, and other experimental systems. J Bacteriol. 186:595-60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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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리(필명) | 2020.0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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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5_EAE 모델 이해하기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마우스를 이용한 면역학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우스로부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의 면역 시스템을 이해하고 면역 관련 질병들을 치료하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면역 관련 질병들과 유사한 질병을 마우스 내에서 재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우스를 이용한 다양한 면역 관련 질병 모델들이 존재하는데, 이번 글에서는 자가면역질활 중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의 마우스 질병 모델인 EAE(Experimental autoimmune encephalomyelitis)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1. 들어가는 글: 자가면역질환은 무엇인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존재하는 일차적인 목적은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침투하는 적들(균, 세균, 바이러스 등등)을 인식하고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외부 병원균이 아닌 몸에 있는 조직을 적으로 잘못 인식하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들이 생깁니다. 물론 이런 면역세포들을 억제하는 방법들이 있지만 (Immune tolerance), 다양한 이유로 억제가 풀리고 자신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들이 활동하게 되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면역시스템이 자신을 공격함으로 인해 조직 및 기관의 가역적 또는 비가역적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러한 면역 관련 질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합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 전신성 홍반 루프스,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중증근무력증 등등 염증이 발생하여 손상될 수 있는 조직의 종류만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들이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의 종류에 따라 그 원인이 되는 면역세포의 종류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고 기여도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 연구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질병모델들이 존재하며, 그중 하나인 EAE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2. Multiple sclerosis VS EAE
신경세포의 Axon은 Myelin이라고 불리는 여러 단백질과 지질로 구성된 층이 감싸고 있으며, Myelin은 신경 신호의 전달 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신경 신호 전달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몸 안의 면역세포들이 신경세포의 Myelin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타겟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경우 Myelin이 파괴되어 (Demyelination)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중추신경계에서 Demyelination이 일어남으로써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입니다. 그리고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Multiple sclerosis(MS)를 마우스에서 재현한 질병 모델이 바로 EAE입니다. 비록 MS의 기전의 이해 및 치료방법 개발을 위해 EAE를 이용하지만, EAE가 MS를 완벽하게 재현해내지는 않습니다. 질병 모델로서 EAE가 갖는 대표적인 한계점들을 먼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EAE는 인위적인 Immunization에 의한 질병이다.
자가면역질환인 MS는 체내에서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Immune tolerance가 깨지고 이로 인해 Myelin을 인식하는 Autoreactive T cell이 활성화되어 발생합니다. 하지만 EAE는 Myelin을 구성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MOG(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단백질을 (심지어 전체가 아닌 일부 Peptide) CFA라고하는 강한 Adjuvant와 섞어 Immunization함으로써 인위적으로 MOG를 인식하는 T cell을 활성화시키는 모델입니다. 물론 MS의 경우에도 MOG 단백질이 주요 자가항원으로 작용한다는 부분에서 유사성을 갖지만(Kerlero de Rosbo et al., 1993), EAE에서 사용되는 MOG peptide는 MOG 단백질의 일부일 뿐 아니라 MS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MOG 단백질의 Post translational modification도 갖지 않기 때문에 실제 MS의 발병기전에서 MOG 단백질의 역할과 EAE에서 MOG peptide의 역할이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EAE 모델은 어떻게 Immune tolerance가 깨지는가 보다는 이미 무너진 Immune tolerance 상황에서 어떤 면역세포들이 어떤 방식으로 질병을 유도하는가에 더 초점을 맞춘 연구방법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 모델들이 갖는 한계점이긴 하지만, 이런 이유로 실제 MS의 발병 초기에 어떻게 Immune tolerance가 깨지는지에 대한 연구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EAE는 실제 MS와는 조금 다른 병리학적 특징들을 나타내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EAE의 경우 MS와는 달리 뇌에 비해 척수(Spinal cord)에 좀더 편향된 염증이 유발됩니다(Lassmann and Bradl, 2017).
2) EAE는 CD4 T cell에 의해 유도되는 질병 모델이다.
EAE가 유도되어 Spinal cord로 면역세포들이 유입되어 신경세포의 Demyelination을 유도하는 과정에는 Dendritic cell, neutrophil, monocyte, CD8 T cell, CD4 T cell, γδ T cell 등등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관여합니다.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적절하게 영향을 주고받을 때 EAE가 유도되지만, 일반적으로 CD4 T cell의 비중이 매우 크다고 얘기합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EAE를 유도하는 과정자체가 CFA라는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Adjuvant를 사용하는데, 이런 과정은 MOG peptide를 인식하는 CD4 T cell의 활성을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CD8 T cell의 활성은 크게 유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MOG를 인식하는 CD4 T cell의 Adoptive transfer만으로도 EAE가 유도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CD4 T cell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으면 EAE 유도자체가 되지 않습니다(Carr et al., 2017).
한 가지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MOG35-55 peptide를 이용한 일반적인 EAE의 경우 B cell이 존재하지 않아도 문제없이 EAE가 유도됩니다(Molnarfi et al., 2013). 하지만 실제로는 B cell과 B cell에 의해 만들어지는 항체가 MS의 발병과정에 연관이 있습니다(von Budingen et al., 2011). 따라서 이 부분만 보더라도 EAE가 완벽하게 MS의 병리학적 특성 및 기전을 재현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자 mouse MOG peptide 35-55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EAE와 달리 recombinant human MOG를 이용하거나(Molnarfi et al., 2013) Myelin을 구성하는 또다른 단백질인 PLP를 이용해서(Boyden et al., 2020) B cell-dependent EAE 모델을 개발해 MS에서 B cell의 기능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한계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EAE는 자가면역질환에 기여하는 면역세포들의 성질 및 MS의 기전 이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델이 갖는 한계와 실제 질병과의 유사성을 먼저 이해하고 아는 것이 궁극적으로 질병의 이해 및 치료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EAE가 갖는 특징 및 한계점을 먼저 설명했습니다.
3. Active EAE
EAE 모델은 크게 Active EAE와 Passive EAE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EAE라고 하면 Active EAE를 의미하는데, 뒤에서 설명할 Passive EAE와 구분짓기 위해 Active EAE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Active EAE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항원으로 사용될 MOG peptide와 CFA가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항원으로 사용되는 MOG는 전체 단백질이 아닌 MOG peptide 35-55를 주로 사용합니다. CFA는 Complete Freund’s Adjuvant의 약자로 비활성화 또는 건조된 Mycobacteria (M. Tuberculosis)를 포함하는 기름성분이며,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Adjuvant로 사용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T cell들은 Negative selection에 의해 발생 단계에서 제거가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결코 완벽하지는 않고, 자가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T cell들이 실제로는 만들어져서 체내에 일부 존재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Autoreactive T cell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활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조절 매커니즘은 꽤나 효율적이어서 마우스에 MOG peptide만 주사한다고 해서 MOG peptide를 인식하는 Autoreactive T cell들이 활성화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강한 염증반응이 유도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매우 강한 염증반응은 앞서 설명한 조절 메커니즘을 깨고 MOG 단백질을 인식하는 Autoreactive T cell들의 활성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Adjuvant가 필요한데, 위에서 언급한 CFA가 해당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킴과 동시에 MOG peptide를 항원으로 제시하여 MOG를 인식하는 T cell의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중추신경계의 Myelin이 파괴되는 과정(Demyelination)을 유도하는 것이 EAE 모델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림 1). 하지만 이 과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PBS에 MOG peptide를 넣어주고 CFA와 열심히 섞어줌으로써 물과 기름이 섞인 Emulsion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두 개의 주사기 사이에 압력을 걸어 40분 정도 반복적으로 섞어줘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과 손바닥이 꽤 아픈 고된 과정입니다.
추가적으로 Bordetella pertussis라는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Pertussis toxin(PTX)을 주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PTX의 정확한 기능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Blood brain barrier(BBB)를 약화시키거나(Lu et al., 2008), T cell anergy 유도를 억제하거나(Kamradt et al., 1991) Treg cell의 기능을 약화시킴으로써(Chen et al., 2006) Immune tolerance를 무너뜨리는데 기여하거나, IL-1β생성을 증가시키는 기전(Dumas et al., 2014) 등을 통해 EAE 유도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PTX는 보통 두 번 (EAE를 유도한 당일과 1~3일 뒤 한 번 더) 주사합니다.
4. Passive EAE
앞서 소개한 Active EAE는 MOG peptide를 항원으로 직접 주사함으로써 마우스 안에 존재하는 MOG-specific T cell들의 활성을 유도하는 방법이지만, Passive EAE는 MOG를 인식하는 T cell만을 다른 마우스로 Adoptive transfer함으로써 이식된 T cell에 의해 EAE가 유도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유도된 EAE는 앞서 소개한 Active EAE와 구분하기 위해 Passive EAE 또는 Adoptive transfer EAE로 불립니다.
Passive EAE는 Th1 cell 또는 pathogenic Th17 (pTh17) cell에 의해 두 가지 방법으로 유도될 수 있습니다. 또한 Th1 cell과 pTh17 cell의 출처에 따라 또다시 크게 두 가지의 방법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각 세포의 출처가 어떻게 다르며, 그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2).
1) In vitro polarized-MOG-specific T cells
앞서 연재했던 TCR transgenic mouse를 소개하는 글에서 2D2 mouse를 소개했었습니다(Bettelli et al., 2003). 해당 마우스에서 얻는 CD4 T cell은 모두 MOG peptide 35-55를 인식하는 동일한 TCR을 발현합니다. 따라서 2D2 mouse에서 얻은 Naïve CD4 T cell을 Th1 cell 또는 pTh17 cell로 In vitro 분화시킨 후, 해당 세포를 다른 Recipient mouse로 Adoptive transfer해줌으로써 Passive EAE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2D2 naive CD4 T cell을 Th1 cell 또는 pTh17 cell 분화 조건에서 5일동안 배양하고, 2 X 106 개정도의 세포를 IV 주사로 Adoptive transfer해주면 성공적으로 EAE가 유도됩니다. Th1 cell을 분화시키기 위해서는 IL-2, IFN-γ, α-IL-4 neutralizing antibody가 사용되며, pTh17 cell을 분화시키기 위해서는 IL-6, IL-1β, IL-23, α-IL-4 neutralizing antibody, α-IFN-γ neutralizing antibody가 사용됩니다.
흥미롭게도 pTh17 cell에 의해 유도된 passive EAE의 경우 일반적인 EAE에서 발견되는 증상과는 조금 다른 증상들이 나오는 Atypical EAE가 유도됩니다(Rangachari and Kuchroo, 2013).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글에서 조금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In vitro 분화된 세포들은 실제로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Th1 cell 또는 pTh17 cell과 차이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에서 세포들을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Ex vivo expanded-MOG-specific T cells
In vitro culture의 경우 2D2 naïve CD4 T cell을 얻어서 처음부터 pTh17 cell 또는 Th1 cell로 Cell culture dish에서 분화시킨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이미 Active EAE가 유도된 마우스에 존재하는 MOG-specific pTh17 cell 또는 Th1 cell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이미 체내에서 만들어진 Helper T cell subset의 양을 증식시키는 경우라서 (물론 Polarizing cytokine을 추가하지만) In vitro가 아닌 Ex vivo에 해당합니다.
이 방법으로 MOG-specific T cell을 얻는 과정은 조금 복잡합니다. 먼저 Donor 마우스에 Active EAE를 유도해야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MOG를 인식하는 T cell들이 체내에서 분화 및 증식하게 됩니다. EAE를 유도하고서 7일 뒤에는 Spleen과 Lymph node에서 면역세포 전체를 얻어내고, MOG35-55 peptide와 Polarizing cytokine을 추가하여 3일정도를 추가적으로 배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Antigen presenting cell에 의해 MOG peptide가 CD4 T cell에게 제시되고, MOG를 인식하는 CD4 T cell들이 선택적으로 증식하게 됩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넣어준 Polarizing cytokine에 의해 Th1 cell 또는 pTh17 cell의 분화가 유도됩니다. 이렇게 MOG를 인식하는 T cell의 숫자를 늘려준 후, CD4 T cell만을 재차 분리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분리해서 얻은 CD4 T cell을 마찬가지로 Recipient mouse에 Adoptive transfer함으로써 Passive EAE가 유도됩니다. 이 방법의 경우 EAE가 유도된 마우스에서 얻은 CD4 T cell을 Ex vivo 배양을 통해 양을 늘린 경우라서 앞의 In vitro 배양보다는 실제 EAE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Helper T cell subset과 더 유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세포를 얻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EAE 유도 및 Ex vivo 세포 배양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In vitro culture의 경우 비교적 순수한 Th1 cell 또는 pTh17 cell subset을 얻을 수 있으나, Ex vivo culture의 경우 다른 T helper cell subset과 분화되지 않은 CD4 T cell이 일부 섞이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온전히 Th1 cell 또는 pTh17 cell에 의한 Passive EAE라고 말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WT과 특정 유전자가 KO된 세포를 이용해서 비교할 경우 두 그룹간 차이가 Donor 마우스에 존재하는 Th1 cell 또는 pTh17 cell의 비율 자체의 차이와 MOG에 반응하는 T cell의 Clone 차이에 기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분석에 유의해야합니다.
5. EAE 연구를 통해 개발된 치료법: Natalizumab
비록 EAE가 MS를 완벽히 재현할 수는 없지만, EAE를 통해 발견된 면역학적 기전들은 새로운 MS 치료방법들을 제시하는 성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EAE를 통한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된 MS 치료법들 중 대표적인 한 가지 경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Natalizumab은 세포의 이동에 필요한 Integrin의 기능을 억제하는 항체입니다. 구체적으로 Integrin α4β1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이며, CD4 T cell이 혈관에서 염증조직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저해합니다. 면역세포가 염증이 일어나는 조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합니다. 면역세포는 기본적으로 혈액 내에서 순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위치로 가기위해서는 순환을 멈추고 혈관을 구성하는 Endothelial cell에 부착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면역세포가 발현하는 Integrin α4β1이 Endothelial cell일 발현하는 VCAM-1과 결합하게 됩니다(Carman and Springer, 2004). Natalizumab은 이 과정에 필요한 Integrin α4β1이 다른 Ligands와 결합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CD4 T cell이 BBB를 통과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EAE가 유도된 Rat의 Brain tissue section에 Lymphocyte를 반응시켜 Lymphocyte가 Brain tissue section에 부착되는 In vitro adhesion assay를 이용해 발견되었습니다(Yednock et al., 1992). 여러가지 Anti-integrin antibody중에서 Integrin α4에 결합하는 Antibody를 처리하였을 때 Lymphocyte가 Brain tissue section에 붙는 정도가 감소하는 것을 통해 해당 기전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기초로 개발된 단클론항체인 Natalizumab은 2004년 미국 FDA의 승인을 얻어 MS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Steinman, 2012) (그림 3).
하지만 Natalizumab의 사용이 오히려 면역학적 방어에 필요한 Th1 cell을 감소시킴으로 인해 뇌에서의 JC virus의 기회감염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Natalizumab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라는 질병에 취약해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Bloomgren et al., 2012). 또한 MS 발병 및 악화에 기여하는 Th17 cell의 경우 Integrin α4의 발현이 낮고, Natalizumab으로는 Th17 cell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막기에는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습니다(Glatigny et al., 2011; Rothhammer et al., 2011; Schneider-Hohendorf et al., 2014).
6. 마치는 글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면역 관련 질병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치료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실험 동물에서 유사한 질병을 재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MS 연구에 사용되고 있는 EAE라는 질병 모델에 대해 이론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EAE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와 EAE를 이용한 연구를 함에 있어서 필요한 실제적인 팁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을 연구하고있는 대학원생들이 이번 연재를 통해 EAE라는 질병 모델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었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References
Bettelli, E., Pagany, M., Weiner, H.L., Linington, C., Sobel, R.A., and Kuchroo, V.K. (2003).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specific T cell receptor transgenic mice develop spontaneous autoimmune optic neuritis. J Exp Med 197, 1073-1081.
Bloomgren, G., Richman, S., Hotermans, C., Subramanyam, M., Goelz, S., Natarajan, A., Lee, S., Plavina, T., Scanlon, J.V., Sandrock, A., et al. (2012). Risk of natalizumab-associated 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 N Engl J Med 366, 1870-1880.
Boyden, A.W., Brate, A.A., and Karandikar, N.J. (2020). Novel B cell-dependent multiple sclerosis model using extracellular domains of myelin proteolipid protein. Sci Rep 10,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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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tigny, S., Duhen, R., Oukka, M., and Bettelli, E. (2011). Cutting edge: loss of alpha4 integrin expression differentially affects the homing of Th1 and Th17 cells. J Immunol 187, 6176-6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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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0.0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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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실험을 해봅시다] (2) 용액 만들기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지난 시간에 우리는 ‘연구실 안전’이라는 주제로,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수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안전 수칙을 잘 지킨다는 전제 하에, 생명과학 실험에서 꼭 필요한 것이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것입니다(그림 1). 이번 시간에는 ‘용액 만들기’라는 주제로, 생명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여러가지 용액을 알아보고, 각각을 만들고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생명과학 실험에 꼭 필요한 것이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것입니다(이미지 출처: Pixabay1)).
생명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용액을 얘기하기 앞서, 용액을 만들 때 중요한 물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거의 모든 생명현상은 수용액 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용액을 만들기 앞서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연구실에서 접할 수 있는 물의 종류는 크게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그림 2): 수돗물, 1차 정제수, 2차 정제수, 3차 정제수주1). 수돗물은 다들 아실 것이며, 유기물과 무기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험에 바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생명과학 실험에는 정제수를 사용하는데, 우선 1차 정제수(distilled water, DW)는 물을 가열시켜 나온 수증기를 다시 냉각시켜(증류) 정제한 물로서, 보통은 세척에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간단한 실험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2차 정제수(double-distilled water, DDW)는 1차 정제수를 한번 더 증류한 물입니다. 마지막으로 3차 정제수(deionized distilled water, DIW; 또는 demineralized distilled water, DMW)는 증류뿐만 아니라 이온 교환 수지 등을 이용하여 물에 존재하는 이온을 대부분 제거한 물이며, 대부분의 생명과학 실험에 사용하는 용액은 3차 정제수를 이용하여 만듭니다. 통상 3차 정제수를 만드는 기기는 공동 기기로 있으며, 여기에서 3차 정제수를 전용 용기에 받아서 연구실에 두고 실험에 활용하게 됩니다.
그림 2. 생명과학 실험에 사용하는 정제수의 종류
생명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용액으로는 완충 용액(buffers, 버퍼), 산/염기(acids/bases), 염(salts), 계면활성제(detergents), 배지(culture media) 등이 있습니다. 우선 완충 용액은 약산과 짝염기, 또는 약염기와 짝산으로 이루어진 수용액으로서,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산/염기를 추가하더라도 pH 변화가 미미한 용액을 의미합니다. 생명 현상은 좁은 범위의 pH에서만 잘 일어나기 때문에, 생명과학 실험에는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완충 용액이 활용됩니다. 생명과학 실험에 많이 활용되는 완충 용액을 만들 때 사용되는 약산/짝염기 또는 약염기/짝산의 경우 물에 매우 잘 녹아야 하고, 많은 종류의 물질이나 효소와 상호 작용하지 않고, 염, 온도, 빛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완충 용액의 대표적인 예시로 phosphate-buffered saline(PBS), Tris-buffered saline(TBS), HEPES-buffered saline(HBS) 등이 있습니다. PBS의 경우 monobasic dihydrogen phosphate와 dibasic monohydrogen phosphate의 혼합으로 완충 효과를 보이게 되며, TBS와 HBS의 경우 각각 Tris(Tris(hydroxymethyl)aminomethane), HEPES(4-(2-hydroxyethyl)-1-piperazineethanesulfonic acid)가 양쪽성 물질(zwitterionic compounds)이기 때문에 완충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완충 용액을 만들 때는 약산/짝염기 또는 약염기/짝산을 완전히 녹인 다음, 산/염기(산은 주로 HCl, 염기는 주로 NaOH를 활용합니다.)를 추가하여 원하는 pH를 맞춥니다. 통상 완충 용액을 만들 때는 약산/짝염기 또는 약염기/짝산뿐만 아니라 NaCl 등의 염도 추가하는데, 염이 어느 정도 존재해야 생명 현상이 원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며, 실제로 체액 내에는 염이 일정 농도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실험에 따라 완충 용액에 SDS(sodium dodecyl sulfate), Tween 20 등의 계면활성제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세포를 배양할 때 사용되는 배지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연재인 ‘(3) 세포 키우기-1’ 및 ‘(4) 세포 키우기-2’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제 용액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용질을 용매에 녹이기 앞서 우선 용질의 몰 질량(molar mass)와 만들고자 하는 몰 농도(molarity)를 고려해야 합니다. 몰 질량은 물질 1몰의 질량을 나타내며, 분자의 경우 분자량(molecular weight)과, 이온 결합 화합물의 경우 화학식량(formula weight)과 값이 같으며, 몰 질량의 단위는 통상 g/mol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몰 농도는 용액의 단위 부피에 포함된 용질의 물질량(몰 수)를 의미하며, 단위는 mol/L(= M)를 사용합니다. 몰 질량과 몰 농도를 알면 필요한 용질의 양을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용액 A(조성: 20 mM HEPES, 150 mM NaCl (pH 7.2)) 1 L를 만든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HEPES와 NaCl의 몰 질량과, 목표로 하는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알기 때문에 필요한 용질 질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용질 질량 (g)) = (몰 질량 (g/mol)) x (목표 몰 농도 (mol/L)) x (최종 용액 부피 (L))입니다. 필요한 용질의 질량을 측정하여 비커에 넣고, stirring bar를 넣어준 다음,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어줍니다. 그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측정하면서 pH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비커 안의 용액을 매스실린더로 옮겨서 3차 정제수로 최종 용액 부피 1 L를 맞추면 됩니다(그림 3).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종 용액 부피가 1 L라고 해서 3차 정제수를 처음부터 1 L 채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최종 용액 부피는 용매 부피와 더불어 용매에 녹아 드는 용질 부피도 고려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커에 눈금이 있긴 하지만 부정확하기 때문에 반드시 매스실린더를 이용하여 정확한 부피를 맞추도록 합니다.
그림 3. 용액을 만드는 방법-1. 용질의 몰 질량, 목표로 하는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토대로 용질의 질량을 계산하여 비커에 넣습니다. 용매(통상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은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맞춥니다. 마지막으로 매스실린더에 용액을 넣고 용매로 최종 용액 부피를 맞추면 됩니다.
용액을 만드는 다른 방법도 존재합니다. 바로 stock solution을 사용하는 방법인데, 적은 용량의 용액을 만들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목표로 하는 몰 농도보다 5배 이상의 몰 농도를 갖는 stock solution을 미리 만들어 두면, 원하는 용액을 만들 시점에는 용질의 질량을 재지 않아도 원하는 용액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용액 A를 stock solution을 이용해 만들어 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HEPES, NaCl 각각에 대해 1 M 농도의 stock solution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Stock 몰 농도와 목표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알고 있으므로 필요한 stock 부피를 알 수 있습니다. (필요한 stock 부피 (L)) = (목표 몰 농도 (mol/L))/(stock 몰 농도 (mol/L)) x (최종 용액 부피 (L))입니다. 필요한 stock 부피만큼 stock solution을 비커에 넣고, stirring bar를 넣어준 다음,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어줍니다. 그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측정하면서 pH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비커 안의 용액을 매스실린더로 옮겨서 3차 정제수로 최종 용액 부피 1 L를 맞추면 됩니다(그림 4). 용질을 직접 이용하여 만드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용매를 1 L 넣지 않고, 매스실린더로 정확한 부피를 맞춰야 합니다.
그림 4. 용액을 만드는 방법-2. Stock 몰 농도, 목표로 하는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토대로 필요한 stock 부피를 계산하여 비커에 넣습니다. 용매(통상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은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맞춥니다. 마지막으로 매스실린더에 용액을 넣고 용매로 최종 용액 부피를 맞추면 됩니다.
용액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다른 사항으로는 ‘용액’에는 ‘용질’이 완전히 녹아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질이 여전히 남아서 침전될 경우 실험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 고려해야 할 개념이 용해도(solubility)인데, 용해도란 일정 온도에서 일정량의 용매에 최대로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양입니다. 용해도는 온도에 따라 바뀌며, pH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용액을 만들 때는 용해도를 미리 조사하여 용질을 충분히 녹일 만한 조건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더해 용액을 만들 때는 앞서 언급한 stirring bar를 쓰거나, vortexing을 하는 방법 등을 이용해 용질이 균질하게 용액에 녹아 들게 해야 합니다.
오늘은 ‘용액 만들기’라는 주제로 생명과학 실험에서 꼭 필요한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용액을 만드는 것은 실험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다음 시간과 그 다음 시간에는 ‘세포 키우기’라는 주제로 찾아 뵙겠습니다.
주1) 통상 ‘증류수’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만, 증류는 ‘액체를 가열하여 생긴 기체를 냉각하여 다시 액체로 만드는 일’을 의미하므로, 엄밀히 말하면 증류 외의 과정을 추가로 거치는 정제수를 ‘증류수’로 지칭하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참고 문헌
1) Pixabay.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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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리(필명) | 2020.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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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실험을 해봅시다](1) 연구실 안전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나 그 일의 시작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연구자가 연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과학 연구를 하다 보면 대부분의 경우주1) 많은 실험들을 하게 됩니다. 수많은 실험들이 있지만, 그 기반에는 기초적인 실험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초적인 실험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하면 다른 실험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게 되며, 결과적으로 연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그림 1). 따라서 연구하면서 기초적인 실험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연구를 시작하는 연구자들에게는 기초적인 실험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실에 처음 들어오면 실험을 배우기는 배우는데, 방법은 프로토콜을 보고 하나하나 따라가되, 정작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또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는 모를 수 있습니다. 또한 직접 실험을 설계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언제까지나 교수님이나 박사님들에게 물어보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오늘부터 연재하는 ‘실험을 해봅시다’는 연구를 시작했던 시절, 생초보의 마음으로 기초적인 실험을 하는 방법과 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 연재는 지난번에 연재되었던 ‘논문을 써봅시다’의 후속 연재로, 동일 필자가 생초보 시절 논문을 쓰는 만큼이나 실험을 하는 것으로 고생을 많이 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 연재를 읽으신 분들이 기초적인 실험에 대해서 만큼은 확실하게 이해하실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림 1.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기초적인 실험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다른 실험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고, 연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이미지 출처: Pixabay1)).
실험을 하기에 앞서,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 결과를 잘 내는 것이 아니라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아무리 실험 결과를 잘 낸다고 하더라도 몸과 마음이 성치 않게 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매년 연구실에서 15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대학 연구실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80% 정도 됩니다(표 1)2). 최근에도 모 대학 연구실에서 화학물질을 폐기하던 중 누출 사고가 발생하여 연구실에 있던 10명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3).
표 1. 연도별 연구실 총 사고 건수 현황(2014년-2018년(2018년은 8월까지))2).
연구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제정된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및 시행령에서는 연구활동종사자들 중 연구실안전관리담당자를 지정하고, 연구활동종사자 전원에 대해 매년 안전 교육을 받도록 하고(표 2), 안전 점검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표 3)4)-5). 신규 채용 연구활동종사자(근로자)의 경우 채용 후 6개월 이내에 4시간 이상, 대학생, 대학원생 등 연구개발활동에 참여하는 연구활동종사자는 참여 후 3개월 이내에 2시간 이상, 그리고 정기적으로 반기별 3시간 이상 안전 교육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안전 교육의 내용은 연구실 안전법, 연구실 유해 인자, 보호장비 및 안전장치 취급과 사용, 연구실 사고 사례 및 사고예방 대책, 물질안전보건자료, 사전 유해 인자 위험 분석 등이 있습니다. 또한 연구개발활동에 사용되는 기계, 기구, 전기, 약품, 병원체 등의 보관상태 및 보호 장비의 관리 실태 등을 매일 1회 육안으로 일상 점검, 매년 1회 이상 안전 점검 기기로 정기 점검하도록 되어 있고, 필요 시 특별안전점검도 수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는 연구개발활동종사자에 대한 건강검진, 보험가입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표 2. 연구활동종사자 교육 훈련4)
표 3. 연구실 안전 점검5)
다만 이러한 안전을 위한 제도들이 있더라도 정작 연구활동종사자들이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특히나 교육 내용은 매우 많기 때문에 연구활동종사자들이 충분히 숙지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유형별로 생각하여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안전 수칙은 제가 언급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있지만, 아래 언급하는 내용들은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연구실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유형은 일반, 기계, 전기, 화공, 소방, 가스, 생물 분야로 나눌 수 있고(그림 2),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도 상기 분야별로 나눌 수 있습니다(그림 3).
우선 일반 사고로는 충돌, 낙하, 전도 사고가 있으며, 실험 기구가 깨지거나, 유해물질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계 사고로는 협착 사고와, 신체 일부가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도 있으며, 전기 사고로는 전격 재해(감전), 전기 화재, 전기 폭발이 있습니다. 한편 화공 사고로는 유해물질에 노출되거나, 유해물질이 환경으로 누출되거나, 높은 반응성으로 인한 폭발 사고가 있으며, 소방 사고로는 화상 및 질식, 물품이 불에 타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스 사고로는 가스 폭발 사고(폭발성 가스(수소 가스 등)가 누출 후 발화하여 발생), 가스 중독(독성 가스(염소 가스 등)가 누출되어 발생) 및 질식 사고(질식성 가스(이산화탄소 등)의 다량 누출로 산소 부족으로 발생), 저온 화상(저온 액화 가스(액체 질소 등)의 누출 및 신체 접촉으로 발생)이 있고, 생물 사고로는 병원체 감염 및 병원체 환경 누출 등이 있습니다.
그림 2. 연구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이러한 사고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는 연구실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가져야 합니다. 연구실 사고의 유형은 다양하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으며, 피해 정도는 작게는 경미한 상처부터 크게는 사망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두어야 합니다. 또한 실험복 및 보호구를 착용하고, 긴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해야 합니다. 여름에 덥다고 연구실에서 실험복 및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반바지와 슬리퍼를 착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으로, 시약이 튀거나 실험 기구가 깨졌을 때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게 됩니다. 그리고 구급 약품함을 비치하고 관리하여 연구개발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찰과상 등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연구실을 점검하고 정리 정돈을 잘하면 시약과 기구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쉬워서 실험할 때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충돌, 낙하, 전도 등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해물질 섭취를 막기 위해 연구실 내 취식, 취사를 하면 안되며, 혹시 있을 수 있는 연구실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취침을 해서도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실 내에는 위험한 시약과 기구가 많기 때문에 뛰거나 장난치는 것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각 분야별 사고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계의 경우 기계 작동 전 이상 유무와 매뉴얼을 확인하고, 기계를 작동시킨 채 자리를 비우지 않으며, 기계 작동 후 정리 정돈해야 합니다. 전기의 경우, 문어발식 배선을 피하고, 젖은 손으로 전기 기기를 만지지 않고, 플러그를 완전히 꽂아서 사용해야 합니다. 화공의 경우, 화학물질의 화학물질 분류 및 표시에 관한 세계 조화 시스템(GHS, Globally Harmonized System of classification and labeling of chemicals)과 물질 안전 보건 자료(MSDS, Material Safety Data Sheet)를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호구와 안전설비를 사용해야 하는데, 보호구로는 호흡 보호구인 마스크, 피부 보호구인 장갑, 실험복, 신발, 안면 보호구인 보안경 및 보안면이 있고, 안전설비로는 흄후드, 시약장, 비상 샤워기, 안구 세정기가 있습니다. 또한 서로 반응성 있는 물질들은 분리하여 보관하고, 모든 시약은 뚜껑을 밀봉하여 누출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소방의 경우, 소화기, 개인 보호구, 대피로의 위치와 사용법을 숙지해야 하며, 알코올 램프 등 불을 켜둔 채 자리를 비우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겨울철에 춥다고 개인 전열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화재를 유발하기 쉬워 위험하니 지양해야 합니다. 가스의 경우, 용기를 고정 장치로 벽이나 기둥에 단단히 고정해 두어야 하며, 보관 시에는 별도의 캡을 반드시 씌워 두어야 용기가 넘어졌을 때 누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하지 않은 용기, 사용 중인 용기, 빈 용기는 구별하여 보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생물의 경우, 감염성 물질/병원체는 생물안전작업대 안에서 조작해야 감염 사고를 막을 수 있고, 폐기물/폐수를 멸균하여 생물학적 활성을 제거해야 병원체 환경 누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조작생물체(LMO, living modified organisms) 보관 관리 대장과 보관물을 대조하여 꼼꼼히 검사해야 합니다.
그림 3. 연구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방 조치
오늘은 ‘연구실 안전’이라는 주제로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수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실험 결과를 내기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용액 만들기’라는 주제로 찾아 뵙겠습니다.
주1) ‘대부분의 경우’라고 한 이유는, 생물정보학 연구를 하는 경우 직접 피펫을 잡고 실험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문헌
1) Pixabay. https://pixabay.com
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근 5년간 연구실 사고 현황’ (2018.08.)
3) KBS, 충남대 연구실서 ‘유해화학물질’ 누출...10명 다쳐(2020.07.24.)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01610&ref=A
4) 과학기술정보통신부령 제36호,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20.07.01. 시행)
5) 대통령령 제30256호,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0.01.16.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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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리(필명) | 2020.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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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4_TCR transgenic mouse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면역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마우스를 소개하는 글로 첫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네 번째 글을 적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면역한 연구에서 사용되는 마우스에 관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1. 들어가는 글: 몸 안의 면역세포가 한 가지의 항원만을 인식할 수 있을까?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그 종류와 기능이 매우 다양합니다. 선천성면역(Innate immunity)을 담당하는 세포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병원체가 갖는 특정한 패턴(PAMP: pathogen associated molecular pattern)을 인식하는 수용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LPS에 반응하는 TLR4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반면 후천성면역(Adoptive immunity)을 구성하는 B cell과 T cell의 경우 특정한 단백질 또는 펩타이드만을 선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교한 수용체들을 가집니다. 이중에서 B cell이 발현하는 BCR(B cell receptor)이 세포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다양한 실험에 사용되는 항체(Antibody)입니다. T cell은 이와 비슷하게 TCR(T cell receptor)을 발현하는데 BCR과는 여러가지 차이점들이 있습니다 (그 차이들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중에서 TCR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합니다. T cell은 TCR을 통해 특정 Peptide를 인식함으로써 세포 활성화가 일어나며, 이를통해 세포분열 및 세포분화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T cell을 연구하려면 결국 내가 원하는 T cell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1015 ~ 1020가지의 서로다른 종류의 TCR을 갖는 T cell들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실제 사람의 몸에는 1013가지의 서로다른 TCR을 갖는 T cell clone이 존재합니다(Bianconi et al., 2013). 따라서 내가 관심을 갖는 물질(항원)을 인식하고 활성화될 수 있는 T cell은 체내에 매우 적은 양이 존재하고, 이러한 사실은 결국 In vivo T cell 연구에 한계를 가져오게 됩니다.
하지만 체내의 모든 T cell들이 똑같은 TCR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원하는 항원에만 반응하는 T cell만을 만드는 쥐가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이런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면, 모든 T cell 반응을 한 가지 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동기화 시킴으로써 항원 특이적 TCR 활성에 따른 T cell의 반응을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개발된 마우스들을 TCR transgenic mouse라고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면역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TCR transgenic mouse들을 몇가지 소개하고 그 안에 적용된 면역학적 이론들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2. OT-II mouse
OT-II mouse는 면역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TCR transgenic mice 중에서 매우 널리 사용되는 마우스입니다. 이 마우스는 Chicken ovalbumin(OVA) 323-339 peptide를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CD4 T cell을 만들어냅니다(Barnden et al., 1998). 일반적인 마우스에서는 CD4 T cell과 CD8 T cell이 비슷한 양으로 만들어지지만 (CD4 T cell이 조금 더 많기는 합니다만), OT-II mouse의 경우 대부분의 T cell이 CD4 T cell로 구성되고, CD8 T cell은 매우 적습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OT-II mouse에서 발견되는 CD4 T cell은 OVA323-339 peptide에 특이적으로 반응하지만, 적게나마 만들어지는 CD8 T cell은 OVA peptide에 특이적인 TCR을 갖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이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OT-II mouse의 CD4 T cell은 모두 (엄격하게 말하자면 100%는 아니지만) OVA323-339 peptide를 인식하기 때문에 OVA를 이용한 CD4 T cell의 in vivo연구에 이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OT-II mouse로부터 분리해낸 OT-II CD4 T cell을 다른 수여자 마우스에 Adoptive transfer하고 수여자 마우스에 OVA peptide를 주사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OT-II CD4 T cell이 체내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림 1의 경우처럼 Bcl6 유전자가 Follicular helper T cell의 분화에 어떤 역할을 갖는지를 알기 위해 OT-II mouse로 부터 얻은 CD4 T cell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2. OT-I mouse
OT-I mouse가 OT-II mouse와 이름이 비슷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OT-II mouse와 비슷하게 Chicken OVA에 특이적인 T cell을 갖는 마우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OT-II mouse와는 다르게 다르게 OVA 257-264 peptide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CD8 T cell을 갖습니다(Hogquist et al., 1994). OT-II mouse와는 반대로 CD4 T cell은 거의 없고 CD8 T cell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아주 조금 존재하는 CD4 T cell은 OVA를 인식하지 않습니다.
마우스가 만들어진 순서로 보면 OT-II mouse보다 OT-I mouse가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진 순서 때문에 이름에 숫자 1과 2에 해당하는 로마 숫자가 붙은 것은 아닙니다. 먼저 만들어진 OT-I mouse의 경우 Ova-tcr-I mouse를 줄여서 표기한 것입니다(Hogquist et al., 1994; Kelly et al., 1993). 뒤에 붙은 로마 숫자 I은 MHC class I에 의해 제시되는 OVA peptide를 CD8 T cell이 인식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OT-II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름이 붙은 것이며, OT-I과는 반대로 T cell이 MHC class II에 의해 제시되는 OVA peptide를 인식하기 때문에 뒤에 로마 숫자 II가 붙은 것입니다.
OT-I mouse는 OVA 특이적인 CD8 T cell을 갖기 때문에 Memory CD8 T cell을 연구하거나 CD8 T cell에 의한 종양 제거를 연구하는 등 다양한 연구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3. HY-TCR transgenic mouse
세 번째로 소개할 TCR transgenic mouse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이 마우스가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마우스는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진 TCR transgenic mouse이며, T cell의 발생과정중에 체내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자가항원)을 인식하는 T cell은 Negative selection을 통해 제거됨을 밝히는데 사용된 마우스입니다 (Kisielow et al., 1988).
남성은 여성과 다르게 Y 염색체를 가지며, 이로 인해 여성에게는 없는 단백질을 만들게 됩니다. Y 염색체로부터 만들어지는 수많은 단백질 중에 여성에게서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을 HY antigen이라고 명명합니다. HY antigen을 인식하는 TCR을 갖는 CD8 T cell을 만들어내는 마우스가 바로 HY-TCR transgenic mouse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논문(Kisielow et al., 1988)에서는 HY-TCR transgenic mouse의 성별이 수컷일 경우 Thymus에서 Double positive (CD4+ CD8+) thymocytes의 숫자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스스로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Autoreactive T cell은 Double positive stage에서 제거되는 Negative selection이 존재함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림 2). 이처럼 TCR transgenic mouse의 개발은 면역체계가 어떻게 Immune tolerance를 구축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하였습니다.
4.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specific (2D2) TCR transgenic mouse
마지막으로 소개할 TCR transgenic mouse는 2D2 TCR transgenic mouse로 불리는 마우스로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마우스입니다. 2D2라는 이름은 마우스를 만드는데 사용된 T cell clone 이름입니다(Bettelli et al., 2003). 다발성 경화증의 동물모델인 EAE는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MOG)라는 Myelin sheath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인식하는 CD4 T cell에 의해 발병하는 자가면역질환 모델입니다. 따라서 EAE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마우스에 MOG 35-55 peptide 와 함께 CFA를 피하주사함으로써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이를통해 MOG peptide를 인식하는 T cell이 Immune tolerance를 깨고 Th17 cell과 Th1 cell로 분화되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면 2D2 mouse는 이미 MOG35-55 peptide에 특이적인 TCR을 갖는 CD4 T cell을 처음부터 갖도록 만들어진 마우스입니다 (Bettelli et al., 2003). 2D2 mouse는 MOG35-55 peptide 특이적인 CD4 T cell만을 만들며, CD8 T cell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일부 존재하는 CD8 T cell은 MOG 특이적인 TCR을 갖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EAE와는 다르게, 2D2 mouse 에서 분리한 naive CD4 T cell을 분화시켜 만든 Th1 cell이나 pathogenic Th17 cell을 다른 수여자 마우스에 IV 주사함으로써 EAE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Passive EAE 또는 Induced EAE라고 부르며, 이에 대한 내용은 이후 연재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D2 mouse는 이미 MOG-specific CD4 T cell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록 낮은 비율이지만, EAE나 Opticneuritis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2D2 mouse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Bettelli et al., 2003). 저도 동물실에서 2D2 mouse를 관리하고 있는데, 아주 낮은 비율로 2D2 mouse에서 가끔 EAE가 발병하는 경우를 보곤합니다.
5. TCR transgenic mouse가 갖는 특징에 대한 이해
앞서 설명한 TCR transgenic mouse들의 경우 특이한 특징을 갖습니다. CD4 T cell 또는 CD8 T cell 중에서 한가지 종류의 T cell이 다른 T cell보다 많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OT-II mouse나 2D2 mouse의 경우 CD4 T cell이 압도적으로 많고, OT-I mouse나 HY-TCR transgenic mouse의 경우 CD8 T cell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T cell의 발달과정과 TCR transgenic mouse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선 T cell의 발달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T cell은 크게 αβ T cell과 γδ T cell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글에서 얘기하고 있는 CD4 T cell과 CD8 T cell은 TCR이 α chain과 β chain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αβT cell에 속합니다. αβ T cell이 Thymus에서 만들어질 때 VDJ recombination이라는 과정을 통해 무작위적인 서열의 β chain과 α chain의 TCR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작위적인 서열을 갖는 TCR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능상에 문제가 있는 TCR이 매우 많이 만들어지고, 이런 TCR을 갖는 T cell들은 Positive selection과 Negative selection 과정을 통해 제거됩니다. 이런 이유로 Thymus에서 만들어지는 T cell의 대부분은 죽고, 오직 일부의 정상적인 TCR을 갖는 T cell만 살아남게 됩니다. 하지만 TCR transgenic mouse가 갖는 T cell에는 이미 제대로된 기능을 하는 TCR을 만들 수 있는 DNA가 삽입되어있기 때문에 해당 TCR을 발현하는 T cell은 Positive selection과 Negative selection 모두를 쉽게 통과하게 되고 죽지 않게 됩니다. 결국 TCR transgenic mouse에서 만들어지는 αβT cell은 대부분이 (이론적으로는 100%) Transgenic TCR을 갖는 한 종류의 T cell로 발달되게 됩니다.
그런데 OT-II mouse에서 일부 발생하는 CD8 T cell은 왜 OVA에 반응하지 않으며 반대로 OT-I mouse에서 일부 발생하는 CD4 T cell은 왜 OVA에 반응하지 않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부분을 이해하려면 T cell 발달과정중에 일어나는 Positive selection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림 3). T cell에서 만들어진 TCR은 MHC class I 또는 MHC class II중 하나에 어느정도 결합할 수 있어야만 TCR로서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Positive selection입니다. 어떤 TCR이 MHC class I에 더 강하게 결합하면 이 TCR을 발현하는 T cell은 CD8 T cell로 발달되고, 어떤 TCR이 반대로 MHC class II에 더 강하게 결합한다면 이 TCR을 발현하는 T cell은 CD4 T cell로 발달되게 됩니다(Wang and Bosselut, 2009).
TCR transgenic mouse를 만들 때 이용하는 TCR의 DNA sequence는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마우스에서 얻은 CD4 T cell 또는 CD8 T cell 중에서 골라내는 것입니다 (그림 4). 따라서 OT-II mouse의 경우 OVA에 반응하는 CD4 T cell에서 TCR의 DNA sequence를 얻어낸 것입니다. 해당 TCR이 CD4 T cell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해당 TCR이 Positive selection 과정에서 MHC class II에 반응했다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TCR transgenic mouse의 CD4 T cell이 해당 TCR을 발현하면 자연스럽게 Positive selection 과정중에 CD4 T cell로 발달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OT-II mouse에서 OVA에 반응하는 TCR을 발현하는 T cell이라면 해당 T cell은 CD4 T cell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일부 발견되는 CD8 T cell은 Transgenic TCR이 아닌 다른 TCR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이는 OT-I mouse나 2D2 mouse 등 다른 TCR transgenic mouse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T cell이 Transgenic TCR을 발현해야하고 한 종류의 (CD4 또는 CD8) T cell만이 만들어져야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Transgenic TCR이 아닌 다른 Endogenous TCR을 발현하는 T cell들이 발견됩니다. 이런 현상은 Allelic exclusion이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해보자면 이미 TCR을 만든 T cell에서는 또다른 TCR이 만들어지지 않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Allelic exclusion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늘 이론처럼 완벽하지는 않아서 Transgenic TCR이 아닌 다른 TCR을 만드는 결과를 낳습니다(Bluthmann et al., 1988). 그렇기 때문에 OT-II mouse나 2D2 mouse에서는 CD8 T cell이 적게나마 발견되는 것이며, OT-I mouse나 HY-TCR transgenic mouse에서는 적게나마 CD4 T cell이 발견됩니다. 앞서 설명한 원리에 의해 이렇게 적게 존재하는 CD8 T cell 또는 CD4 T cell은 Transgenic TCR을 발현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얘기하자면 Transgenic TCR을 발현하지 않기 때문에 CD8 T cell 또는 CD4 T cell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Allelic exclusion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동일한 CD4 T cell 또는 CD8 T cell에서도 Transgenic TCR이 아닌 Endogenous TCR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이론과는 다르게 OT-II mouse에서 만들어지는 CD4 T cell 중에서 아주 일부는 OVA에 반응하지 않으며, OT-I mouse에서 만들어지는 CD8 T cell 중에서도 아주 일부는 OVA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TCR recombination 기능이 상실된 Rag1 KO mouse나 Rag2 KO mouse를 Backoground로 TCR transgenic mouse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T cell은 Endogenous TCR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Transgenic TCR밖에 발현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Rag1 또는 Rag2 둘 중 하나만 가지고도) 아주 일부의 T cell이 Transgenic TCR대신 Endogenous TCR을 발현합니다(Montaudouin et al., 2010). 하지만 이정도는 대부분의 경우 무시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6. 마치는 글
연구에 사용되는 마우스들의 종류는 참 다양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마우스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 과정에 어떤 이론적인 내용들이 있는지를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저도 처음 OT-II mouse를 접하게 되었을 때 왜 CD4 T cell만 OVA에 반응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굳이 OT-I mouse와 OT-II mouse가 따로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던 때가 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있는 새내기 연구자들에게는 이번 글이 해답을 주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이번에 소개한 네 종류의 TCR Transgenic mouse말고도 더 다양한 종류의 TCR transgenic mouse가 있습니다. 또한 TCR 뿐만 아니라 BCR(B cell receptor) transgenic mouse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마우스의 개발이 면역학 연구에 매우 큰 업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종류의 TCR transgenic mouse들이 개발이 될지, 그리고 TCR transgenic mouse를 통해 어떤 새로운 연구들이 가능하게 될지가 매우 기대가 됩니다. 마우스를 이용해서 연구를 하고있는 대학원생들이 저의 글을 통해 마우스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이라도 확장되었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References
Barnden, M.J., Allison, J., Heath, W.R., and Carbone, F.R. (1998). Defective TCR expression in transgenic mice constructed using cDNA-based alpha- and beta-chain genes under the control of heterologous regulatory elements. Immunol Cell Biol 76, 34-40.
Bettelli, E., Pagany, M., Weiner, H.L., Linington, C., Sobel, R.A., and Kuchroo, V.K. (2003).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specific T cell receptor transgenic mice develop spontaneous autoimmune optic neuritis. J Exp Med 197, 1073-1081.
Bianconi, E., Piovesan, A., Facchin, F., Beraudi, A., Casadei, R., Frabetti, F., Vitale, L., Pelleri, M.C., Tassani, S., Piva, F., et al. (2013). An estimation of the number of cells in the human body. Ann Hum Biol 40, 463-471.
Bluthmann, H., Kisielow, P., Uematsu, Y., Malissen, M., Krimpenfort, P., Berns, A., von Boehmer, H., and Steinmetz, M. (1988). T-cell-specific deletion of T-cell receptor transgenes allows functional rearrangement of endogenous alpha- and beta-genes. Nature 334, 156-159.
Hogquist, K.A., Jameson, S.C., Heath, W.R., Howard, J.L., Bevan, M.J., and Carbone, F.R. (1994). T cell receptor antagonist peptides induce positive selection. Cell 76, 17-27.
Kelly, J.M., Sterry, S.J., Cose, S., Turner, S.J., Fecondo, J., Rodda, S., Fink, P.J., and
Carbone, F.R. (1993). Identification of conserved T cell receptor CDR3 residues contacting known exposed peptide side chains from a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class I-bound determinant. Eur J Immunol 23, 3318-3326.
Kisielow, P., Bluthmann, H., Staerz, U.D., Steinmetz, M., and von Boehmer, H. (1988). Tolerance in T-cell-receptor transgenic mice involves deletion of nonmature CD4+8+ thymocytes. Nature 333, 742-746.
Montaudouin, C., Boucontet, L., Mailhe-Lembezat, M.P., Mariotti-Ferrandiz, M.E., Louise, A., Six, A., Freitas, A.A., and Garcia, S. (2010). Endogenous TCR recombination in TCR Tg single RAG-deficient mice uncovered by robust in vivo T cell activation and selection. PLoS One 5, e10238.
Wang, L., and Bosselut, R. (2009). CD4-CD8 lineage differentiation: Thpok-ing into the nucleus. J Immunol 183, 2903-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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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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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3_Flow Cytometry_실무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지난 연재에서는 Flow cytometry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들을 주로 다뤘다면, 이번 연재에서는 Flow cytometry를 이용한 실험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다루고자 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Cell culture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Media 색 변화
Flow cytometry를 이용하는 가장 일반적이고 주된 목적은 형광항체를 활용해 단백질 발현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결국 단백질이 제대로 발현되어야 제대로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새내기 대학원생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결론부터 얘기를 하자면 세포를 키운 Media의 색이 노랗게 되면 십중팔구는 제대로 된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왜 Media 색이 노랗게 되면 안 되는지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세포를 배양하는 Media에는 pH Indicator로 Phenol red라는 지시약이 첨가되어있습니다. 해당 지시약 때문에 Media의 pH에 따라 Media 색이 변하게됩니다 (그림 1). Media를 갈아주지 않고 세포를 계속 키우다보면 어느 순간 Media 색이 노랗게 변하는데, 이는 Glycolysis로 인해 생기는 부산물 중 하나인 Lactic acid로 인해 Media pH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2). 그러면 Media 색이 노랗게 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Media 색을 변화시킬 만큼 세포로부터 산성의 부산물이 나왔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많은 양의 세포호흡이 일어났는 말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영양소가 고갈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노랗게 색이 변한 Media에는 세포가 필요로하는 영양소 거의 고갈되었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러면 영양소가 고갈되면 세포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다양한 반응들이 있겠지만, 영양분이 부족하면 단백질 합성이 중단됩니다. 세포는 다양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단백질을 합성하는데 있어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아미노산이 결핍되면 결과적으로 아미노산 센서인 Gcn2가 활성화되고, 활성화된 Gcn2는 Translation initiation factor인 eIF2α를 비활성화(인산화)시킴으로써 단백질합성 자체가 중단되도록 합니다 (Donnelly et al., 2013). 이러한 세포 내 신호전달을 알지 못하더라도 아미노산이 결핍되면 당연히 단백질을 만들기 어렵게 됩니다. 또한 Glucose가 결핍되어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단백질 합성이 중단되게 됩니다(Zhang et al., 2020). Flow cytometry를 이용해서 단백질을 측정하려고 하는데 단백질 합성이 중단된 상태의 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한다면 제대로 된 실험 결과를 얻는 것이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면역학 연구에서는 면역세포를 특정 Subset으로 분화시키고자 며칠동안 in vitro culture 하기도 하고, 조직에서 얻어낸 면역세포의 Cytokine 발현 양상을 보고자 PMA/Ionomycin (P/I) 처리하에 4-5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ex vivo culture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Media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양의 세포를 키우게 되면 결국 Media 색이 노랗게 변합니다. 또한 이런 한계는 Cell type/subset에 특이적입니다. 따라서 연구자 본인이 연구하는 세포 타입에 맞게 적절한 세포 수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EAE라는 자가면역질환 모델을 연구하는데, 질병이 유도된 마우스의 Spinal cord에서 얻은 세포에는 Th17 cell이라는 세포가 많이 들어있고, 이 세포들은 다른 세포들과 비교할 때 Glucose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다른 세포들의 경우 96-well plate에 1 X 106 cells를 넣어도 괜찮지만, 해당 세포는 1 X 106 cells를 넣고 4 시간동안만 P/I 처리해도 그 사이에 Media가 노랗게 변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해당 세포를 Flow cytometry로 분석해보면 Cytokine 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만약 실험을 했는데 Media 색이 노랗게 된다면 세포 수를 줄여서 해당 실험은 다시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런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단백질 합성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영양분의 결핍으로 인한 세포 호흡의 변화는 면역세포 분화에도 영향을 줍니다.), 결국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Media 색이 노랗게 되었다면 가능하면 재실험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궁금해서 분석을 해보고싶다면 반드시 연구노트에 Media 색이 노랗게 되었다는 걸 기록해두시고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교수님과 Discussion 할 때 도움이 됩니다.) 앞서 설명한 원리에 근거하여 해당 데이터는 이후에 통계처리에서 제외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FSC와 SSC의 중요성
Flow cytometry로 분석을 할 때는 가장 먼저 FSC와 SSC를 이용하여 세포들을 Gating을 하게 됩니다. FSC(Forward scatter)는 세포의 크기를 알려주는 지표이며, SSC(Side scatter)는 세포의 Granularity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물론 이 정보를 가지고 어느정도 Lymphocyte, Monocyte, Granulocyte 등등을 크게 구분지을 수 있지만, 단순히 이렇게만 말해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 FSC와 SSC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1) 죽은 세포 및 불순물(Debris)을 걸러내는 것과 2) 단세포(Singlet)만을 Gating하는 것입니다.
1) 죽은세포 및 불순물 거르기
죽은 세포를 제대로 골라내기 위해서는 뒤에서 설명할 Viability dye를 이용해야하지만, FSC/SSC plot에서 일차적으로 골라내주는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FSC값이 지나치게 작은 세포들은 죽은 세포들이거나 불순물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림 4). 따라서 이런 세포들은 분석에서 제거해야합니다.
2) 뭉쳐있는 세포 거르기 (Doublet discrimination)
Flow cytometry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세포를 한 번에 하나씩 흘려보내서 하나씩 분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에도 한계는 존재합니다. 어쩌다보면 세포들이 서로 엉겨붙는 등의 이유로 두 개 이상의 세포가 마치 하나의 세포인 것처럼 분석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본래 발현해야하는 단백질이 아닌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처럼 분석될 수도 있고, 단백질이 실제보다 더 많이 발현되는 것처럼 분석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오류를 제거하기 위해서 단세포(Single cell, 기계가 읽는 신호 관점에서는 Singlet)만을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Singlet을 Gating하는데는 FSC-H와 FSC-A를 이용합니다. 물론 다른 Parameter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FSC-H vs FSC-A 전략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FSC가 만드는 전기적 신호는 구체적으로 FSC-H(Height), FSC-W(Width), FSC-A(Area)로 구분됩니다. 쉽게 말해서 각각은 세포에 의해 발생하는 신호(Pulse)의 높이, 너비, 면적을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론적으로 세포는 구형이기 때문에 하나의 세포가 지나갈 때 갖는 FSC-H와 FSC-A의 값은 비례해서 증가합니다. 하지만 세포가 두 개 이상 붙어서 분석될 경우에는 FSC-H 값에 비해 FSC-A의 값이 더 큰 비율로 증가하게 됩니다 (그림 5). 따라서 이렇게 FSC-A의 값이 FSC-H값에 비해 지나치게 큰 세포들은 제거하고 Singlet만을 분석해야 올바른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3. Viability dye의 필요성
앞서 FSC/SSC를 이용해 죽은 세포들을 구분해낸다고 했지만, 이 방법으로 죽은 세포들을 다 골라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Apoptosis가 일어나는 세포를 골라낸다고 생각하면 Annexin V를 떠올립니다. Annexin V는 세포막의 인지질(Phospholipid)중에서 Phosphatidylserine (PS)과 결합하는 물질로서, 세포에서 Apoptosis가 일어날 때 세포막 바깥쪽으로 PS가 재배치되는 원리를 이용해서 Apoptosis가 진행중인 세포를 골라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광 표지된 Annexin V는 PS에 결합되어 Apoptosis 초기의 세포부터 이미 세포막이 망가진 세포까지 모두를 골라낼 수 있지만, 칼슘이 있는 별도의 Buffer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한다는 부분에서 매번 Annexin V를 이용해 Flow cytometry sample을 준비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Annexin V와는 조금 다른 원리로 작용하는 Viability dye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사마다 제품명은 다르지만, 지금 설명하고자하는 Viability dye는 단백질에 비특이적으로 결합하는 Fluorescent dye입니다. 그런데 이 Dye는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의 경우 세포막 바깥 부분만 염색이 됩니다. 반면 이미 세포막의 내구성이 망가진 세포들의 경우, Dye가 세포 내부로 침투하여 세포 내부의 단백질을 염색시키므로 훨씬 더 높은 형광신호를 만들어냅니다 (그림 6). 그림 6에서 보듯이 (물론 일부러 죽은 세포들이 많은 극단적인 예를 가져오긴 했지만) FSC와 SSC로 구분되지 않는 죽은 세포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Viability dye를 이용하지 않고 분석을 하면 이미 죽은 세포들을 포함한 분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저가의 Flow cytometer의 경우 다양한 형광을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Viability dye를 추가하기에는 Panel이 모자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형광을 측정할 수 있는 기계라면 반드시 별도의 형광 Viability dye를 이용해서 죽은 세포들을 제외시키고 분석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주로 사용하는 형광항체들과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빈도가 낮은 형광 Panel을 Viability dye로 이용하면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있는 실험실에서는 405 nm/506 nm의 Excitation/Emission spectrum을 갖는 Dye(Viability dye eFluor 506)를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4. Spillover와 compensation에 대한 바른 이해
이전에 올렸던 Flow cytometry를 소개하는 글에서 형광의 원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형광 Dye가 단파장의 빛에 의해 활성화되고, 그 결과로 단파장의 빛을 내보낸다면 매우 이상적일테지만, 실제로는 꽤 넓은 스펙트럼의 빛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스펙트럼을 갖는 빛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이유로 Spillover라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림 7). 간단하게 말하자면 FITC라는 형광물질과 PE라는 형광물질로 동시에 세포를 염색하면 두 형광물질에서 발생한 신호가 서로를 침범하여 분석에 오류를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계가 인식한 빛이 FITC로 부터 온 것인지 PE로부터 온 것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보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을 Compens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해당 내용들을 전부 다룰 수는 없지만, Compensation은 올바른 Flow cytometry 분석을 위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부분을 잘 모르시면 반드시 개별적으로 찾아보셔서 Compensation을 제대로익히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에서는 조금 극단적인 예시를 통해 Compensation이 잘못될 경우 분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고자합니다.
그림 8은 동일한 샘플이 Compensation이 잘못됨으로 인해 다르게 분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단백질A가 높게 발현될 수록 단백질B의 발현도 높게 발현된다는 내용이지만, Compensation이 안 되어 단백질A의 형광이 단백질B의 형광으로 Spillover가 일어날 경우 그 내용이 과장될 수 있고, 반대로 Compensation이 너무 되어서 단백질A의 형광신호가 감소하면 단백질A와 단백질B의 상관관계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림 8). 많은 경우에 조심해야하는 부분은 Compensation이 덜 되어서 본래는 없는 상관관계가 마치 양적 상관관계 (Positive correlation)에 있는 것처럼 잘못 분석되는 경우입니다. 분석하고자하는 마커(예시에서는 단백질B)가 예시의 경우처럼 Negative population과 Positive population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바른 Compensation을 위해서 지켜야하는 규칙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세 가지만을 소개하겠습니다.
1) Compensation control로 사용하는 형광은 실제 샘플이 내는 형광보다 밝아야 합니다.
2) 가능하다면 실제로 사용한 형광을 Compensation control로 사용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FITC와 Alexa Fluor 488은 매우 유사한 Excitation/Emission spectrum을 갖지만 결코 같은 형광물질이 아닙니다. 따라서 실제 샘플에 사용된 형광물질이 FITC라면 FITC를 이용해 Compensation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비슷한 예로 APC와 eFluor660, Alexa Fluor 647 들은 비슷하지만 분명히 서로 다른 형광물질들입니다. GFP같은 형광단백질이 사용되었다면 해당 형광단백질을 많이 발현하는 세포를 Compensation control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Tandem Dye (PE-Cy7, PE-eFluor 610, PerCP-Cy5.5, APC-Cy7 등과 같이 두 개의 형광물질이 붙어서 Donor에서 나오는 Emission이 Receptor의 Excitation으로 작용, FRET 원리를 응용한 Dye)를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샘플을 염색할 때 사용한 형광항체와 동일한 Batch를 사용해야합니다. 항체 Batch마다 Tandem Dye의 결합비율 및 정도등이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같은 형광 적힌 다른 항체 사용하지 말고 사용한 항체 바로 그 Vial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5. Fixation/Permeabilization 방법 변화
저는 Flow cytometry를 이용해서 샘플을 분석할 때 대부분의 경우에 Intracellular cytokine을 분석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거의 늘 Fixation/Permeabilization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어떤 Cytokine의 경우 Fixation/Permeabilization 방법을 달리 했을 때 분석이 더 잘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eBioscience에서 만드는 Fix/Perm Kit를 사용하는데,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이 Kit를 사용해서 in vitro에서 키운 CD4 T cell의 GM-CSF발현을 체크하면 GM-CSF발현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회사제품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직접 제조한 2% PFA와 Saponin solution (0.05%)을 이용하면 GM-CSF 발현이 잘 측정됩니다 (그림 9). 그 명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처럼 Fixation/Permeabilization 방법에 따라 측정되는 정도가 변하는 단백질들이 있습니다. IL-4의 경우도 PFA/Sapoin을 이용하면 조금 더 잘 측정이 됩니다. 연구자들마다 연구하는 단백질들이 다를텐데 혹시 본인이 연구하는 단백질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Flow cytometry로 측정이 잘 안 될 경우 Fixation/Permeabilization 시약이나 반응 조건(예를 들어 온도)을 바꿔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항상 이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6. 형광 Dye의 명칭 이해
형광항체에 붙은 형광물질들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제조사마다 이름을 붙이는 방식도 달라서 Flow cytometry를 처음 접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어떤 형광은 같이 써도 되고 어떤 형광은 같이 써서는 안 되는지 무척이나 헷갈립니다. 따라서 간단하게 몇가지 형광 Dye들을 소개하고자합니다.
기본적으로 4-color flow cytometer에서 지원하는 Panel의 대표격인 FITC(Fluorescein isothiocyanate), PE(Phycoerythrin), APC(Allophycocyanin)정도는 알 것입니다. 이중에서 PE와 APC는 자연에서 유래한 단백질들이며, 다른 형광물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도 큽니다.
1) Alexa Fluor 시리즈
Alexa Fluor(AF)로 시작하는 형광물질들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FITC와 비슷한 스펙트럼을 갖는 AF 488이 있습니다. AF 뒤에 나오는 숫자는 해당 형광 Dye의 최적 Excitation 파장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Alexa Fluor dye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형광물질들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이러 이유로 샘플을 슬라이드에 오래 보관하면서 여러 번 현미경으로 찍어야하는 Immunohistochemistry에 Alexa Fluor dye를 많이 사용됩니다. Flow cytometry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은 AF 488 (FITC 대체), AF 647(APC 대체), AF 700 정도가 있습니다.
2) eFluor 시리즈
eFluor는 eBioscience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형광 Dye에 붙는 이름입니다. Alexa Flour와는 반대로 해당 Dye가 내는 최적의 Emission 파장에 해당하는 숫자가 eFluor 뒤에 붙습니다. eBioscience에서는 Flow cytometry를 위한 다양한 형광항체들을 개발하기 때문에 Flow cytometry에 사용될 수 있는 eFluor 시리즈도 많이 있습니다. 주로 eFluor 450 (Pacific Blue 대체), eFluor 506 (AmCyan 대체), PE-eFluor 610 (PE-Texas Red 대체), PerCP-eFluor 710 (PerCP-Cy5.5), eFluor 660 (APC 대체), APC-eFluor 780 (APC-Cy7 대체) 등이 사용됩니다.
BD사에서 만든 Fluorochrome chart를 첨부파일로 올려두었습니다. BD에서 만든 내용이다보니 경쟁사 eBioscience에서 만드는 eFluor 시리즈는 나오지 않지만, 어떤 형광을 같이 사용하면 안 되는지, 어떤 형광이 상대적으로 밝은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셔서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7. Staining protocol-96-well plate
이 부분은 넣을지 말지 고민을 했었으나, 혹시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넣습니다.
똑같은 실험이라고해도 실험실마다 조금씩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 Flow cytometry를 위해 세포들을 염색할 때 1.5 ml EP tube를 이용해 하나씩 샘플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있는 듀크대학교에서는 96-well plate를 이용하더군요. 샘플의 양이 많은 경우 훨씬 더 빠르게 샘플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프로토콜을 소개합니다. 단 Round-bottom (또는 V-bottom) 96-well plate를 사용하셔야합니다.
1. 96-well plate를 준비하고 샘플 순서를 Plate lid에 표기합니다. 또한 샘플이 들어갈 Well 테두리를 마커를 이용해 표시해줍니다.
2. 준비된 세포를 각 Well에 넣어줍니다. 세포의 숫자는 1 X 106개를 넘지 않도록 해주며, Volume은 200 ul정도를 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96-well plate의 경우 Well 한 개에 최대 300 ul까지도 들어가지만 거품이 생기거나 조금만 잘못 다룰경우 샘플간의 교차오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최대 Volume은 200-250 ul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3. 1400 rpm 조건에서 4분간 원심분리합니다.
4. Plate를 개수대로 가져간 뒤 (Plate lid를 열고) Plate를 뒤집으면서 한 번 털어줍니다. 주의 할 것은 재빠르게 ‘한 번’만 털어주는 것입니다. Plate가 뒤집어진채로 Paper towel에 ‘한 번’ 살짝 닦아줍니다 (닦는다기보다는 갖다 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털어준 즉시 닦아야하며, 뒤집은 Plate를 Paper towel에 두드리면 안 됩니다. 다시 Plate를 똑바로 뒤집어줍니다. 세포가 마치 없어진 것 같지만 그대로 있으니 믿음을 갖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5. PBS 또는 FACS buffer로 Wash과정이 필요한 경우 200 ul의 Buffer를 넣어주고 Multi-channel pipette으로 세포를 풀어준 뒤, 3-4과정을 반복합니다.
6. 각 Well에 형광항체가 섞인 Buffer를 100 ul씩 넣어줍니다. 샘플이 많은 경우 Buffer reservoir(ELISA 할 때 사용하는 reservoir)와 Multi-channel pipette을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Reservoir를 사용할 경우 최소 400 ul를 추가로 준비해야합니다.
7. Staining이 끝난 뒤 FACS buffer를 100 ul 넣어준 뒤 3-5과정으로 Wash 해줍니다.
8. 이후 Fixation/Permeabilization과정이 필요한 경우도 같은 원리로 진행합니다.
엄청난 비결이 숨겨진 프로토콜은 아니지만 96-well을 이용해서 빠르고 간편하게 Wash 및 Staining 할 수 있는 프로토콜입니다. 이미 이렇게 하고 계신 연구자분들이 있겠지만, 한국에서 석사할 때 저의 경험으로 볼 때는 그렇지 않은 연구실들도 있기 때문에 해당 프로토콜을 공유하였습니다. 개수대에서 털어낸 이후에 세포가 사라진 것 같지만, 이렇게 해서 세포가 사라진적은 한 번도 없으니 믿음을 가지고 하시면 됩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8. Flow cytometry 관련 유용한 소스들
Flow cytometry 관련해서 유용한 소스들의 링크를 첨부하고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Bio-Rad Flow Cytometry Basics Guide
https://www.bio-rad-antibodies.com/introduction-to-flow-cytometry.html
Flow cytometry와 관련된 많은 기초 지식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2) Spectrum Viewer_BD Bioscience
https://www.bdbiosciences.com/en-us/applications/research-applications/multicolor-flow-cytometry/product-selection-tools/spectrum-viewer
다양한 형광물질들의 Excitation/Emission spectrum을 보여줄 뿐 아니라 여러 형광물질들의 스펙트럼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Spillover가 심한지 양호한지를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직관적인 구성덕분에 사용하기가 편리합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경쟁사인 eBioscience에서 만드는 eFluor 시리즈는 정보가 없습니다.
3) Flourescence SpectraViewer_ThermoFisher
https://www.thermofisher.com/us/en/home/life-science/cell-analysis/labeling-chemistry/fluorescence-spectraviewer.html#!/
eBioscience사를 인수한 ThermoFisher Sicentific사에서 제공하는 스펙트럼뷰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에 소개한 BD사에서 제공하는 뷰어를 조금 더 선호하지만 eFluor 시리즈의 정보를 확인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Bio-Rad Spectraviewer
https://www.bio-rad-antibodies.com/spectraviewer.html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스펙트럼뷰어와 유사하지만, 두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형광들에 대한 정보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중립적인 스펙트럼뷰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9. 마치는 글
Flow cytometry를 주로 이용해서 실험을 하다보니 그만큼 Flow cytometry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한 번에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가독성을 해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도 있지만, 전해주고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글을 준비하다보니 내용이 참 길어졌습니다. 나름 줄이고 줄였는데도 내용이 많은 것을 보면서 투머치토커라는 제 별명이 어느정도 맞다는 생각이 들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늘 그렇듯이 이 내용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References
Donnelly, N., Gorman, A.M., Gupta, S., and Samali, A. (2013). The eIF2alpha kinases: their structures and functions. Cell Mol Life Sci 70, 3493-3511.
Zhang, C.S., Hardie, D.G., and Lin, S.C. (2020). Glucose Starvation Blocks Translation at Multiple Levels. Cell Metab 31, 217-218.
https://www.thermofisher.com/us/en/home/brands/molecular-probes/key-molecular-probes-products/alexa-fluor/alexa-fluor-dyes-across-the-spectrum.html
https://www.thermofisher.com/us/en/home/life-science/cell-analysis/flow-cytometry/efluor-organic-dyes.html
https://www.bdbiosciences.com/documents/Multicolor_Fluorochrome_Guid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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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0.08.06 | 댓글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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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2_Flow Cytometry_입문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에서 두 번째로 소개할 내용은 면역학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기법인 Flow cytometry에 대한 내용입니다. Flow cytometry는 면역학에서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면역학 연구에 필수적인, 어쩌면 기본적인, 실험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면역세포를 구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법이 Flow cytometry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Flow cytometry의 원리와 실제 연구에서 사용되는 예시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내용들이 면역학 연구를 하고 있는 석박사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들어가는 글: 세포를 눈으로 보고 싶은 욕망
오래전 과학자들은 눈으로 직접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서 현미경을 만들었고, 세포들의 모양을 보고 세포들을 구분 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염색기법들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보는 방법으로 면역세포를 구분 짓는데는 너무나도 큰 한계가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면역세포들이라고 해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세포막단백질, 싸이토카인(Cytokine), 세포 내부의 전사조절인자(Transcription factor) 등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면역세포로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들을 눈으로 볼 수 있고 그 발현정도도 수치화할 수 있다면, 각 단백질의 발현 정도에 따라 세포를 2차원 그래프에 그림. 1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1). 그러나 실제로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광항체(Fluorochrome-conjugated antibody)를 개발했고, 세포수준에서 각 형광의 세기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했습니다.
2. Flow cytometry의 기본 원리 1 – 세포 한 개에서의 단백질 발현 정도 측정
Flow cytometry는 한국말로 유세포분석(기법) 또는 유세포분석기(기계)라고 부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는 두 가지의 핵심 기술이 합쳐진 실험기법입니다. “Flow”라는 부분에서 말하는 기술은 세포를 기계 속으로 한 번에 한 개씩 흘려보내는 기술입니다. “Cytometry”라는 부분은 세포를 분석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결국 한 번에 한 개의 세포를 흘려보내서 세포 하나씩 분석하는 기술이 Flow cytometry입니다. 이 두가지 기술 중에서 세포를 어떻게 분석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Flow cytometry에서 세포를 분석하는 기술의 핵심은 형광(Fluorescence)입니다. 형광의 개념은 조금 뒤에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형광은 색이라고 단순하게 가정해보겠습니다. 따라서 형광항체라고 하면, 이는 색으로 구분될 수 있는 항체를 의미하며, 이 항체는 물론 특이적인 항원에 결합하게 됩니다.
연구하고자 하는 면역세포가 CD4와 CD25라는 두 가지 세포막단백질에 의해 구분이 되고, 내가 관심있는 세포는 CD4+ CD25- 세포 (CD4를 발현하고 CD25를 발현하지 않는 세포) 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특정 샘플 안에 내가 원하는 CD4+ CD25- 세포가 얼마나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샘플을 구성하는 전체 세포의 CD4와 CD25 단백질 발현양상을 우선적으로 측정하고, 그중에서 내가 원하는 세포가 몇 개인지 개수를 세면 됩니다. 따라서 그림. 2와 같이 CD4와 CD25에 각각 결합하는 형광항체로 염색된 세포를 준비하면, 기계는 각 세포에 CD4와 CD25가 얼마나 발현되어 있는지를 각각의 항체 색깔을 읽어냄으로써 분석하게 됩니다 (그림. 2).
그림. 2에서의 경우를 본다면 전체 세포 7개 중에서 CD4+ CD25- 세포는 2개이므로, 내가 연구하는 세포는 해당 샘플에서 28.6% 만큼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분석하는 세포 개수를 증가시킬 수록 분석의 정확도는 올라갑니다. 이처럼 세포 하나 하나에 특정 단백질(세포막단백질, 싸이토카인, 전자조절인자 등등)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Flow cytometry 기법입니다. Western Blot이 샘플 전체에서 특정 단백질의 양을 비교하는 것이라면, Flow cytometry는 세포 한 개 수준에서의 단백질 양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Flow cytometry의 기본 원리 2 – 형광(Fluorescence)에 대한 이해
학부생 때 수업을 통해 형광의 개념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이론으로만 배우니 감이 잘 오지 않았고, 이후에 직접 형광항체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면서 형광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찌 보면 단순히 이론으로만 설명하기엔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이 형광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다양한 형광항체를 사용해보면서 어떤 형광물질들이 존재하고, 각 형광물질들은 어떤 특징을 갖는지 익히는 것이 형광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보겠습니다.
Flow cytometry의 핵심은 결국 항체에 연결된 형광이라고 하는 색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마치 눈으로 다양한 색을 구분해 낼 수 있듯이, Flow cytometry도 다양한 형광이라는 색을 구분해냅니다. 우리가 눈으로 사물의 색을 인식할 때는 광원이라고 하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빛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태양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이 사물에 닿고, 사물이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는 특정 파장의 빛을 눈에서 색으로 인식하는 것이죠.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눈으로 인식하는 색은 사물이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빛의 파장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암실에서 붉은 불이 켜졌을 때는 사물에서 반사되는 빛의 종류가 붉은색뿐이므로 모든 사물들이 붉게 보이는 것이죠.
하지만 형광은 조금 다릅니다. 형광물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 특정 물질에 “특정 파장”의 빛(에너지)이 주어지면, 형광물질은 자신에게 해당하는 “고유한 파장”의 빛(에너지)을 내보내게 됩니다. 앞서 예를 든 눈으로 사물의 색을 인식하는 경우에서는 사물에 반사되는 빛을 인식하는 것이라서 광원 종류에 따라 사물의 색이 다른 색으로 인식이 되기도 하지만, 형광은 특정 에너지(특정 파장)가 주어졌을 때 형광물질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고유의 색(에너지)”이기 때문에 하나의 형광물질은 늘 “같은 파장”의 빛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말한 빛들은 사실 단파장의 빛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스펙트럼을 가지기 때문에 엄격하게 말하자면 제 설명이 틀린 것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이와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요약하자면 형광물질은 1) 빛을 내기 위해 제공 되어야 하는 에너지(특정 파장의 빛, Excitation spectrum)를 필요로 하며, 2) 그 결과 특정 파장의 빛(Emission spectrum)을 내보냅니다. 이러한 형광의 특징을 활용해 특정 파장의 빛(Laser)을 조사했을 때 해당 형광물질이 발색을 하는지를 (자신만의 고유 파장의 빛을 내보내는지를) 기계가 측정하고, 그 세기를 측정함으로써 특정 형광항체의 존재 및 양 (=항원의 존재 및 양)을 측정하는 것이 Flow cytometry입니다.
4. Flow cytometry의 기본 원리 3 – 형광(Fluorescence)의 필수요소 두 가지: Excitation vs Emission spectrum
앞서 살펴본 대로 형광이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Input이 필요하고, 적절한 Input이 들어오는 경우에 늘 정해진 Output을 냅니다. 그런데 Input과 Output에 해당하는 빛들은 사실 단파장의 빛이 아니고 아니고 특정 스펙트럼의 빛입니다.
FITC라고 불리는 형광물질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FITC가 활성화돼서 내는 빛은 스펙트럼을 갖지만, 그중에서 약 520 nm 근처 파장의 빛이 가장 세게 측정된다는 것을 그림. 3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파장의 빛도 검출이 되지만, 520 nm 근처 파장의 빛의 세기가 가장 강하기 때문에, Flow cytometry는 515 nm – 545 nm 파장의 빛을 인식할 때 이를 FITC로 인식합니다. 이처럼 FITC가 방출해내는 빛의 세기를 파장에 따라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 FITC의 Emission spectrum 입니다.
그런데 FITC가 가장 효율적으로 강한 형광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인 Input이 필요합니다. FITC에 가해지는 빛의 파장에 따라 FITC가 만들어내는 빛의 세기는 달라지며, 주어진 빛의 파장에 따라 FITC가 만드는 형광의 세기를 표현한 것이 Excitation spectrum 입니다. 그림. 3의 Excitation spectrum에 다르면 FITC는 495 nm 근처 파장의 빛을 받을 때 가장 밝은 빛을 내지만, 다른 파장의 빛을 받을 때는 만들어내는 형광의 세기가 감소합니다. 예를 들어 430 nm 근처 파장의 빛을 받을 경우 FITC가 만들어내는 형광의 세기가 90% 이상 감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형광의 특징 때문에 Flow cytometry는 488 nm 파장의 빛을 조사하여 이에 대한 Output으로 515 nm – 545 nm 파장의 빛을 인식할 경우 이를 FITC로 해석하게 됩니다.
각기 다른 여러 파장의 빛을 조사한 뒤 수집되는 빛의 파장을 분석하여 검출된 파장의 빛을 분석하는 것이 Flow cytometry가 색을 인식하는 방법이며, 이러한 원리로 매우 다양한 종류의 형광항체를 구분해낼 수 있습니다 (표. 1).
5. Flow cytometry를 이용한 실험의 예
Flow cytometry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실험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 몇 가지 대표적인 활용 예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형광항체를 활용한 실험
Flow cytometry를 소개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 다룬 내용이지만, Flow cytometry의 가장 주된 목적은 세포가 발현하는 여러 가지 단백질들을 분석함으로써 해당 세포가 어떤 세포인지를 알아내고 분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단백질(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형광항체들이 이미 많이 개발되어 있고, 이러한 형광항체들을 활용해 세포들이 어떤 단백질들을 발현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단백질 발현 프로필은 면역세포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림 4).
비록 앞에서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막단백질만을 예로 들었으나,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전사조절인자 (그림. 4B) 및 싸이토카인 (그림. 4C) 도 형광항체로 염색하여 측정할 수 있습니다. 싸이토카인 같은 경우 세포가 분비해내는 단백질이지만, 단백질 수송 억제제 (Protein transport inhibitor)를 이용해 세포 내부에(Golgi 및 ER) 싸이토카인이 축적되도록 하여 측정할 수 있습니다.
형광항체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단백질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에 제한되지 않습니다. 흥미롭게도 인산기가 붙은 단백질(Phosphorylated protein)의 양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CD4+ T cell이 활성화되면 MAPK signal이 활성화되면서 ERK 단백질이 인산화됩니다. Fluorochrome-conjugated anti-phospho-ERK antibody를 활용하면 CD4+ T cell의 세포 수준에서 인산화된 ERK의 양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 5). 물론 Flow cytometry를 목적으로 개발된 형광항체의 종류가 Western blot을 목적으로 개발된 항체의 종류보다는 적기 때문에 인산화 정도를 Flow cytometry로 분석하는 데는 여전히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세포 수준에서 분석한다는 부분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Flow cytometry를 위한 형광항체는 eBioscience, BD Bioscience, Biolegend 등등의 회사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원리는 비슷하지만 모든 형광항체가 Flow cytometry와 Confocal microscopy 간에 호환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형광항체는 Flow cytometry에서는 사용 가능하지만, 신호가 약하거나 불안정해서 형광현미경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형광 단백질 분석
GFP(Green fluorescence protein)와 같은 형광 단백질은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세포 내에 이와 같은 형광 단백질이 발현되도록 한 마우스들이 많이 있는데, 세포 내에 발현되는 형광 단백질도 Flow cytometry를 통해 측정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형광 단백질과 Flow cytometry를 활용하면 특정 면역세포가 이전에 어떤 세포였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세포의 가소성(Plasticity)를 연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Il17aCre Rosa26YFP 마우스의 경우 IL-17A라는 싸이토카인을 발현했던 경험이 있는 세포에서 지속적으로 YFP가 발현됩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일단 IL-17A가 한 번이라도 발현되면 지속적으로 YFP가 발현되기 때문에 현재 IL-17A 발현여부와 상관없이 IL-17A 발현 경험이 있는 세포는 YFP로 표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우스의 개발 및 Flow cytometry의 활용은 강직성척추염(Multiple sclerosis)의 동물모델인 EAE에서 IFN-γ를 발현하는 CD4+ T cell의 대부분이 IL-17A를 발현하는(혹은 했던) Th17 cell로부터 유래하였음으로 증명함으로써 Th17 cell plasticity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했습니다(Hirota et al., 2011) (그림. 6).
3) 형광 Dye를 활용한 실험: Cell proliferation
Flow cytometry의 기본이 형광을 측정하는 것이지만, 형광물질이 반드시 항체에만 붙어서 사용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항체는 아니지만 널리 사용되는 것 중 하나가 CFSE입니다. CFSE는 세포막을 투과하여 세포 내부에 있는 단백질들에 비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꽤나 안정적인 형광물질입니다(Parish, 1999). 따라서 세포를 CFSE로 염색하면 염색된 모든 세포는 골고루 CSFE로 염색되고, CFSE는 계속해서 세포 내부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세포질이 둘로 나뉘면서 각 세포가 보유하는 CFSE의 양도 절반으로 줄게 되고, 이는 결국 한 개의 세포가 낼 수 있는 형광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렇게 세포가 n 번 분열함에 따라 이론적으로 CFSE의 형광도 1/2n로 감소하게 됩니다 (그림. 7). 이렇게 CFSE로 염색된 세포가 분열하고, 이를 Flow cytometry로 분석하면 CFSE 형광 수준에 따라 세포들이 구분되고, 각 그룹별 세포들을 비교함으로써 세포분열이 어느정도 일어났는지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CFSE와 같은 원리이지만 다른 형광을 띠는 형광 Dye들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4) RNA 측정: FISH의 응용
앞서 살펴본 내용들은 단백질을 특이적 또는 비특이적으로 형광염색하여 Flow cytometry로 분석하는 기법들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Flow cytometry를 활용해 RNA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FISH(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를 응용한 기법이며, 저도 아직 실제로는 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Invitrogen에서 개발한 Primeflow RNA Assay 제품을 참고해 설명드립니다.
해당 기술의 핵심은 측정하고자 하는 RNA를 인식할 수 있는 Probe를 제작하여 RNA와 결합시키고, 해당 Probe가 만들어낼 수 있는 형광 신호를 증폭하는 데 있습니다. RNA를 인식하는 Probe를 형광으로 표지할 경우 하나의 Probe가 만들어낼 수 있는 형광의 세기가 너무나도 약하기 때문에 이 신호를 증폭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Probe를 인식하는 DNA 서열들(Amplifier)을 추가적으로 덧붙여주고, 형광을 띠는 Labeling probe를 나중에 붙여줌으로써 형광 신호를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그림. 8). 마치 1차 항체에 2차 항체를 붙여서 신호를 증폭시키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이러한 간단한 원리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기술이지만, 세포 수준에서 단백질과 RNA 발현 정도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실험기법입니다.
5) 세포 내 칼슘 농도 변화 측정
앞서 Flow cytometry를 이용해서 단백질과 RNA를 측정하는 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Flow cytometry의 활용 범위는 단백질과 RNA 측정을 뛰어넘어 세포 내 금속이온의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것까지도 확장됩니다. 많은 예들이 있지만, 세포 내 칼슘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면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세포 내 칼슘이온의 증가입니다. 이렇게 증가한 칼슘이온에 결합하여 형광특성이 변하는 Fluo-4, Fluo-5, Indo-1 등등의 Calcium indicator들이 있고, 이러한 Calcium indicator들은 쉽게 세포 내부로 침투되는 성질들을 갖습니다. 따라서 Calcium indicator를 세포 내부로 투과시킨 후 세포에 적절한 반응을 주어 칼슘농도 변화를 유도하면, 칼슘과 결합한 Calcium indicator에 의한 형광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 9).
이뿐만이 아닙니다. 칼슘이 결합하는 단백질인 Calmodulin과 M13 domain을 형광단백질에 융합하여 별도의 염색과정 없이 세포 내 칼슘 변화를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GECI: Genetically encoded calcium indicators). 칼슘이 Calmodulin과 M13 domain에 결합함으로 인해 생기는 단백질 구조 변화가 형광단백질의 형광특성을 바꾸는 것이 그 원리입니다(Zhong and Schleifenbaum, 2019). 해당 단백질이 체내에서 발현되도록 만든 마우스에서를 이용하면 in vivo에서 일어나는 면역세포들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칼슘을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이 외에도 나트륨, 아연 등의 금속이온 농도 변화, 세포 내 pH 변화, ROS 농도 변화 등을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형광 Probe가 존재하며, Flow cytometry를 활용해 이러한 세포내 변화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6) FACS (Fluorescence-activated cell sorting)
마지막으로 소개할 FACS라는 기법은 Flow cytometry를 활용한 기술의 최정점이라고 부르고 싶은 기술로서 Flow cytometry로 분석된 세포들 중에서 특정 세포만을 분류해내는 Sorting 기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Flow cytometry와 FACS를 같은 의미로 말하곤 하는데, 사실 둘은 서로 다릅니다. Flow cytometry를 활용해 세포를 분류하는 기술이 FACS입니다. 일반적인 Flow cytometry 기계에 추가적으로 설치된 장치가 원하는 세포가 포함된 물방울에 양성 또는 음성 전하(Electronic charge)를 부여하고, 전하를 띠는 해당 물방울을 끌어당겨 해당 세포를 분류해내는 기술이 FACS입니다.
이렇게 분류해 낸 세포는 살아있는 세포들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Culture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렇게 얻은 세포들만을 가지고 Bulk RNA-seq 또는 Single cell RNA-seq 분석을 하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장비가 매우 고가라서 보통은 Sorting을 전담으로 하는 Technician들이 있고, 연구자들은 Technician에게 부탁하여 원하는 세포만을 분류합니다.
6. 마치는 글
Flow cytometry는 매우 활용도가 높은 기법일 뿐 아니라 면역학 연구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제가 현재 연구하고 있는 건물에만 해도 연구자들이 예약해서 쓰는 Flow cytometry 기계가 세 대가 있는데, 늘 예약이 꽉 차서 미리 예약해두지 않으면 쓰기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면역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실험이 Flow cytometry입니다. 사실 Flow cytometry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Flow cytometry를 이용한 실험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 다루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 다 다루자니 내용이 너무 많아 글을 둘로 나눠야하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본래 기획 의도에 맞게 해당 글이 면역학 연구를 시작한 석박사생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 본 글에 사용된 데이터 이미지들은 별도의 표기가 없는한 연재자 본인이 얻은 연구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References
Hirota, K., Duarte, J.H., Veldhoen, M., Hornsby, E., Li, Y., Cua, D.J., Ahlfors, H., Wilhelm, C., Tolaini, M., Menzel, U., et al. (2011). Fate mapping of IL-17-producing T cells in inflammatory responses. Nat Immunol 12, 255-263.
Parish, C.R. (1999). Fluorescent dyes for lymphocyte migration and proliferation studies. Immunol Cell Biol 77, 499-508.
Zhong, C., and Schleifenbaum, J. (2019). Genetically Encoded Calcium Indicators: A New Tool in Renal Hypertension Research. Front Med (Lausanne) 6,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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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0.07.29 | 댓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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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1_Congenic Mouse |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에서 첫 번째로 다룰 내용은 실험동물로 널리 사용되는 마우스(Mouse)에 대한 내용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마우스를 이용해 실험을 하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마우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실험을 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Congenic mouse’에 대한 내용입니다. 해당 개념과 이 마우스가 면역학 실험에서 어떤 방법으로 사용되는지를 소개하는 것이 이 글의 핵심이며, 이 내용들이 면역학 연구를 하고있는 석박사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들어가는 글: 일란성 쌍둥이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유전자가 100%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들은 각자의 고유한 습성이나 여러가지 미묘한 차이들이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들을 서로 구분해내는 것이 여간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한 명이 머리에 염색을 하고 있다면, 서로를 구분해내기는 무척 쉬워질 것입니다. 하지만 염색으로 인한 머리색의 변화는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염색된 머리가 사라진다면 둘을 구분하기는 다시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색에 관여하는 유전자만을 조절해서 한 명의 머리색을 영구적으로 다르게 만든다면 어떨까요? 물론 이런 생각 자체가 어찌보면 현실에서는 우스운 일일 뿐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우리가 사용하는 실험쥐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 Congenic 개념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마우스들은 같은 혈통(Strain)끼리 수 많은 세대간의 근친교배(Inbreeding)를 통해 서로간의 유전자가 동일하도록 만든 일종의 Clone들입니다. (비록 깊이 들어가보면 실제로는 100% 일치하지 않지만(Watkins-Chow and Pavan, 2008), 이 글에서 해당 내용은 불필요하다고 여겨져서 다루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사람에게서는 일어날 수 없는 않지만, 이들은 부모 자식 형제 할 것 없이 모두가 같은 유전자를 갖습니다. 즉, 태어난 시기만 다를 뿐 이들은 다른 의미에서 모두가 일란성 쌍둥입니다. (쥐의 입장에서 모두가 똑같이 생겼다는 상상을 해보니 무척이나 당혹스럽긴 합니다.) 이처럼 개체간의 유전체가 일치하는 경우를 동계(Syngeneic) 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널리 사용되는 C57BL/6 마우스와 BALB/c 마우스는 같은 종이지만, 이들의 경우 유전체가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서 동종이형(Allogeneic)이라고 합니다. 동종이형간에는 장기이식을 할 경우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서로의 면역체계가 상대를 적으로 인식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설명할 내용인 Congenic이란 무엇일까요? Syngeneic의 경우에서 하나의 유전자만이 (정확히는 유전 인근의 유전체 덩어리: linked segment) 차이 나는 경우를 congenic이라고 부릅니다. 앞서 들어가는 글에서 예시를 든 머리색을 결정짓는 유전자만이 다른 쌍둥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그림 1).
3. Congenic mouse 만드는 방법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유전자에서만 차이를 갖는 Congenic 마우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 실제적인 과정은 매우 길고 어렵지만, 답은 간단합니다. 우선 내가 원하는 유전자를 갖고있는 마우스와 (공여자: Donor) 내가 필요로 하는 유전적 배경을 갖는 Strain의 마우스 (수여자: Recipient) 를 교배하여 원하는 유전자와 그에 따른 형질이 유입된 마우스를 선별적으로 얻어냅니다. 그 다음에 해당 마우스와 수여자 마우스간의 여러 세대를 거친 Backcrossing을 통해 원하는 유전자만이 선택되어 남고 원하지 않는 공여자의 유전자는 희석되어 사라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림 2). 이론적으로는 10회에 걸친 교배를 통해 본래 필요로 하는 수여자의 유전적 배경을 99.9% 회수할 수 있습니다 (1-1/210 = 0.999). 하지만 동물실에서 원하는 마우스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본 대학원생이라면 이 과정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본래 Congenic 마우스를 만드는 목적은 원하는 유전자만을 바꿔치기 하는 (전문적인 용어로는 변이)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의도된 유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유전자는 모두 수여자의 유전자일까요? 어디까지나 그렇다고 가정을 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일부 유전자는 공여자로부터 오게 됩니다(Schalkwyk et al., 2007). 그렇기 때문에 Congenic 마우스를 통해 실험을 할 때는 내가 얻은 결과가 혹시 다른 의도되지 않은 유전자의 변이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Congenic 마우스의 사용례: CD45 congenic mouse (B6.SJL-PtprcaPepcb/BoyJ)
이러한 Congenic 마우스는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Congenic 마우스는 변이시킨 유전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는 없기에 면역학 실험에서 많이 사용하는 Congenic 마우스를 한가지 소개하려 합니다.
CD45라는 단백질은 모든 면역세포가 공통적으로 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입니다. 흥미롭게도 마우스에서 CD45를 발현하는 유전자는 Ptprca와 Ptprcb라는 두 가지 대립유전자(Allele)가 존재하며, 이 두 대립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CD45 단백질은 각각 CD45.1과 CD45.2로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C57BL/6 마우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마우스에서는 CD45.2가 발현되지만, SJL 마우스에서는 CD45.1이 발현됩니다. 이 두 단백질은 기능상의 차이는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세포 표면에 노출되는 부분에서 다섯 개의 아미노산 서열 차이를 보일 뿐입니다(Zebedee et al., 1991). 흥미롭게도 이 다섯 개의 아미노산 서열 차이에 의한 구조적 변화는 서로 다른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에 의해 구별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CD45 단백질이 갖는 이러한 성질을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 앞서 설명했던 교배전략을 이용해 CD45.2대신 CD45.1을 발현하는 C57BL/6 배경의 Congenic 마우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CD45 Congenic 마우스는 면역학 연구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Adoptive transfer를 통한 in vivo tracking입니다 (그림 3).
면역세포들은 다른 일반적인 세포들과 구별되는 여러가지 특징들이 있습니다. 먼저 한 자리에 머무르기보다는 계속해서 이동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면역세포의 시기적절한 이동은 외부 병원균에 의한 감염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반대로 지나친 면역세포의 조직내 침윤(infiltration)은 오히려 과도한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도 합니다. A라는 유전자를 연구하고 있고, 이 유전자는 염증이 일어나고있는 조직으로의 면역세포이동에 관여한다고 가정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확실하게 A라는 유전자가 면역세포의 이동에 관여함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A 유전자가 제거된 면역세포와 Wild type (WT) 면역세포를 “동일한 환경의 하나의 체내에서 (in vivo)” 경쟁시켜보는 것일겁니다. 이러한 경쟁을 위해서는 A 유전자가 제거된 Knock out (KO) 마우스와 WT 마우스에서 각각 연구하는 세포를 얻어낸 뒤 제 3의 수여자(recipient) 마우스에 넣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Adoptive transfer). 하지만 이미 몸속으로 들어간 세포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기 위해서는 각각의 세포를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CD45.1과 CD45.2를 발현하는 면역세포를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WT 면역세포를 CD45.2를 발현하는 C57BL/6 마우스에서 얻어내고, 추가적인 교배를 통해 A 유전자 KO 면역세포는 CD45.2와 CD45.1을 공동 발현하는 마우스(Heterozygous)에서 얻어냅니다. 그 이후에 같은 숫자의 세포를 CD45.1을 발현하는 마우스(Recipient)에 넣어주고(Adoptive transfer) 염증반응을 유도하면 면역세포들이 조직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후에 CD45 발현을 통해 어떤 세포가 조직으로 더 많이 이동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D45는 세포표면에 발현되는 분자이기 때문에 Flow cytometry라는 기법을 활용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갖는 많은 특징들 중에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특정 신호에 반응해서 최종적인 기능을 갖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CD4 T cell을 연구하고 있는데, CD4 T cell은 Th1, Th2, Th17, Treg 등등 다양한 Helper T cell subset으로 분화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Cell intrinsic factor와 Cell extrinsic factor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하고 있는 B라는 유전자가 없는 마우스에서 CD4 T cell의 분화 차이가 발견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B 유전자의 손실이 다른 세포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생기는 외부적요인의 변화가 (Cell extrinsic factor) CD4 T cell 분화에 영향을 준 것일 수 있습니다. 혹은 CD4 T cell 자체 내부에서 (Cell intrinsic factor) B 유전자의 기능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법에도 Congenic 마우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CD45 congenic marker를 발현하는 마우스에서 얻은 WT과 KO 면역세포를 공동 수여자에게 넣어준 뒤 분화정도를 비교하는 것이 그 활용방안입니다. 만약 이러한 경우에 WT과 KO CD4 T cell간의 분화차이가 사라진다면, B 유전자 KO 마우스가 보였던 형질은 Cell extrinsic factor에 의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두 세포가 같은 환경에 있음에도 분화의 차이가 발견된다면, B 유전자가 CD4 T cell 분화에서 Cell intrinsic factor로 작용함을 추가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외에도 방사선처리를 한 수여자에게 서로 다른 Congenic marker를 갖는 마우스에게서 얻은 골수를 이식하면, 한 몸에서 WT과 KO세포 모두를 갖는 Chimera mouse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5. Congenic 마우스를 활용한 연구에서 유의할 부분
이론적으로 Congenic 마우스는 최초에 의도한 유전자에서만 차이를 가져야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CD45 congenic 마우스와 C57BL/6를 비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최소 45개의 유전자에서 124개의 SNP가 발견되었습니다(Waterstrat et al., 2010). 또한 Congenic 마우스로 예상치 못하게 유입된 유전자의 변이가 Cytomegalovirus 감영에 대한 저항성 차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Jang et al., 2018).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Congenic 마우스를 사용한 연구에서 발견된 형질의 차이가 내가 연구하는 유전자가 아닌 제 3의 유전자에 의해 생긴 것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란 어렵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의 방향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Congenic 마우스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적용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C57BL/6 마우스와 CD45 congenic 마우스간에 의도치 못하게 생긴 변이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배제하고자, 저는 한 그룹은 CD45.2를 발현하고 (C57BL/6) 다른 한 그룹은 CD45.2와 CD45.1을 모두 발현하도록 (C57BL/6와 CD45 congenic mouse의 교배를 통해 얻은 그룹) 실험을 설계합니다.
6. 마치는 글
Congenic 마우스라는 개념은 이미 오래전에 확립된 개념이지만, 면역학 연구에서 세포의 이동, 분화 등등을 연구하기 위해 아직도 사용되는 고전적인 연구방법 중 하나입니다. 처음 대학원에 들어와서 저널 발표를 준비하던 때 골랐던 논문에 나온 이 개념이 제겐 너무나 생소해서 이것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던 기억이 납니다.
실험용 마우스는 매력적인 실험동물입니다. 다양한 마우스 Strain에 대한 이해는 MHC 분자가 면역거부반응을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했습니다(McDevitt and Chinitz, 1969; Zinkernagel and Doherty, 1974). 또한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Conditional Knock-out 마우스는 이제 더이상 놀라운 기술이라 느껴지지 않을만큼 보편화 되어서 유전자의 기능연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우스를 활용한 연구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마우스를 이용해서 연구를 하고있는 대학원생들이 저의 글을 통해 마우스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이라도 확장되었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참고문헌
- Jang, Y., Gerbec, Z.J., Won, T., Choi, B., Podsiad, A., B, B.M., Malarkannan, S., and Laouar, Y. (2018). Cutting Edge: Check Your Mice-A Point Mutation in the Ncr1 Locus Identified in CD45.1 Congenic Mice with Consequences in Mouse Susceptibility to Infection. J Immunol 200, 1982-1987.
- McDevitt, H.O., and Chinitz, A. (1969). Genetic control of the antibody response: relationship between immune response and histocompatibility (H-2) type. Science 163, 1207-1208.
- Schalkwyk, L.C., Fernandes, C., Nash, M.W., Kurrikoff, K., Vasar, E., and Koks, S. (2007). Interpretation of knockout experiments: the congenic footprint. Genes Brain Behav 6, 299-303.
- Waterstrat, A., Liang, Y., Swiderski, C.F., Shelton, B.J., and Van Zant, G. (2010). Congenic interval of CD45/Ly-5 congenic mice contains multiple genes that may influence hematopoietic stem cell engraftment. Blood 115, 408-417.
- Watkins-Chow, D.E., and Pavan, W.J. (2008). Genomic copy number and expression variation within the C57BL/6J inbred mouse strain. Genome Res 18, 60-66.
- Zebedee, S.L., Barritt, D.S., and Raschke, W.C. (1991). Comparison of mouse Ly5a and Ly5b leucocyte common antigen alleles. Dev Immunol 1, 243-254.
- Zinkernagel, R.M., and Doherty, P.C. (1974). Immunological surveillance against altered self components by sensitised T lymphocytes in lymphocytic choriomeningitis. Nature 251, 547-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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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 2020.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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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IP 프로토콜 및 설명입니다.  |
저도 IP를 시작할 때 개념이 잘 안들어와 이해하는게 어려웠고 주변에 IP를 시작하는 분들도 많이 어려워하시는걸 봤습니다.
그림으로 정리해서 보면 그나마 이해가 잘 되기에 프로토콜과 함께 그림과 같이 설명해놨습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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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티 | 2019.10.17 |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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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랄농도, %농도 계산기입니다.  |
안녕하세요?
바이오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마시군입니다.
실험을 하다보면 약물을 녹여야 하는데,
저는 가끔 이게 헷갈리더라구요.
게다가 단위가 변환되면 0의 갯수가 헷갈리기까지..
그래서 딱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계산만 모아서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ga.haro.molality
아직은 안드로이드만 서비스되고 있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빠른 몰농도 계산기'라고 검색하면 됩니다.
몰농도 계산시 가지고 있는 세 개의 정보를 넣고
원하는 칸 옆의 계산을 누르시면 원하는 정보 (mg, M, ml 등)이 뜹니다.
숫자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단위를 바꾸신 후 다시한 번 계산을 눌러주면 됩니다.
원래는 혼자 사용하려고 만든 어플인데 공유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글 올립니다.
필요하신분은 다운받아서 사용해보시고,
이런 부분이 더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하시는 부분들 피드백 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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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군 | 2019.08.09 |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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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biomics(미생물 군집 분석)시 DNA Extraction의 중요성_(Microbiomics series 3) |
이전 글을 통하여 샘플 채집 단계와 Standard의 필요성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Microbiomics series 1 : Microbiomics분석(미생물군집분석)용 샘플채집(DNA/RNA
shield)(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exp_qna&id=624526)
Microbiomics series 2 : Microbiomics분석(미생물군집분석)용 Standard의
필요성(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exp_qna&id=634028)
이번 글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DNA extraction이다. 먼저 Microbiomics실험은
Sample collection/Preservation, DNA/RNA extraction, Library preparation,
Sequencing, Bioinformatics 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단계는 모두 Bias한 결과를 낳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 분석 전에 정확한 실험이 먼저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Bias란 “bias occurs when systematic error
[is] introduced into sampling or testing by selecting or encouraging one
outcome or answer over others”라고 말 할 수 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917255)
<그림1.
Microbiomics실험 순서와 단계별 불안 요소>
이
중 이번 글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DNA/RNA extraction이다. Microbiomics실험을 위하여 실험을 준비할 때 핵산 추출과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갈 소지가 많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Microbiomics를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예를 들어 어떤 샘플에 A, B, C, D, E 미생물이 각각 20개씩 샘플에 들어있다고 치자. 그럼 총 100%중 각 미생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20%인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의 생물학적 강도(Hardness)는 각각 다르기 때문에 저 5가지
미생물 핵산을 ‘균일하게’ 추출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이상적으로 샘플의 모든 핵산을 모두 추출할 수 는 없다 하더라도 균일하게
DNA를 추출하는 것부터 가 올바른 분석을 위한 기초 중에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B,C는 연약한 미생물이라 낮은 강도에서도 쉽게 Lysis되어 DNA가 추출되는 한편 D,E미생물은 쉽게 Lysis되지 않는 미생물이라면 어떨까? 핵산을 추출했는데 A,B,C는 10개어치의 핵산이,
D,E는 5개 만큼의 핵산이 추출된다면 최종 결과 분석에서 ABC미생물이 각 25% DE미생물이 각 7.5%비율로 분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알고 있다. 잘못된 결과라는 것을.
그렇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확인하고 바로잡을 수 있을까? 먼저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Standard가 필요하다. 비교대상이
있어야 제대로 뽑혔는지 뽑히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또한 비교대상이 있다면 샘플 핵산을
‘균일하게’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단일 미생물 분석의 경우 샘플에서 핵산이 추출되기만 했으면 되었지만,
Microbiomics실험은 그렇지 않다. 기존 미생물 추출 제품을 획일적으로 실험에 적용하면서
‘뭐 그냥 미생물 추출 키트 아무거나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2. Standard와 DNA추출 방법 별 결과 비교>
위 그림은 기존에
사용하던 HMP(human microbiomics protocol)로
Standard의 DNA를 추출하여 분석한 결과이다.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연약한 그람 음성 균이 많은 것처럼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론 값과
비교하면 잘못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Beadbeater등을 이용해 강하게 파쇄하면 되는 것 아닐 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도한 Lysis는 핵산손상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실험자는 적당한 강도의 파쇄력으로 샘플 속 박테리아 군집을 균일하게 추출하는 한편, 그 양을 최대한 많이 추출하는 방법이나 제품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Microbiomics 관련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있는 미국 Zymo Research사와 샘플파쇄기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Bertin사는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하여 스페셜 프로젝트를 통해 적절한 파쇄방법에 대한 고찰을 실시한 바도 있다.
<그림3. DNA 추출 방법 별
DNA Yeild>
마지막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PCR Inhibitor제거이다. 일반적으로
미생물 군집분석은 대부분 환경샘플로 실시한다. 대장 미생물 군 분석을 위해 변 샘플을 분석하거나, 흙, 물 등에서 분석을 하게 되는데 이런 환경샘플에는 PCR시 Enzyme활성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PCR inhibitor성분은 일반적인 핵산추출과정에서 남아있을
소지가 많기 때문에 분명 DNA추출은 잘 되었는데 이후 실험이 제대로 안될 수 있다.
<그림4. DNA추출 방법 별 Inhibitor
removal>
공든 탑을 쌓듯
다른 단계 뿐만 아니라 DNA 추출 단계 또한 항상 확인하면서 실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ZymoBIOMCIS DNA Miniprep kit (https://www.zymoresearch.com/collections/zymobiomics-dna-kits)
미생물군집분석용
샘플의 적절한 파쇄 방법에 관한 Zymo Research사와
Bertin사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https://www.zymoresearch.com/blogs/press-releases/zymo-research-and-bertin-announce-new-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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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NE | 2019.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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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밴드가 약하게 나타나는 경우 |
몇가지 팁이 있습니다.1. 프라이머 농도를 2배 정도 올리기2. Cycle 수를 5-10 사이클 증가3. Template 농도를 2배 정도 올리기4. Extension time 30-60초 증가5. Annealing temperature 3-5도 감소위에서 언급한 방법을 한번에 다 사용해도 잘 안나오면....프라이머의 특이성 및 Dna 추출시 농도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저는 보통 1-3번 방법을 동시에 적용 시킨후 결과를 보고 최적 조건을 찾아갑니다.힘내세요~ |
쿠도신 | 2018.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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