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근황
처음 한국에서 했던 연구가 2005년에 Plant Cell에 게재되어 한빛사에 소개된 것이 좋은 계기가 되었는지 그 뒤로 4번 더 한빛사에 소개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Nature Cell Biology 2009, Annual Review of Plant Biology 2010, Molecular Cell 2011, Nature 2012). 저는 오랜 기간 포스닥으로 일했던 스탠포드 대학의 카네기 연구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1년 9월 1일자로 한양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에 조교수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현 소속과 연구실, 연구분야 소개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
http://lifescience.hanyang.ac.kr/)는 총 12분의 전임교수님들과 2분의 교육전담 교수님, 그리고 외국인 교육전담 및 겸임/연구교수님들로 구성되어있고 현재 두 개의 BK21 사업팀 (포유동물 발생분화, 생명과 기후 변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과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아 식물 신호전달연구실 (Lab. of Plant Signal Transduction,
https://sites.google.com/site/labofplantsignaltransduction/ )을 새로이 오픈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식물이 외부자극 (빛, 스트레스, 병해충 등등)과 내부 신호 (각종 식물 호르몬 등등)를 어떻게 조율하여 자신의 생장과 발달을 조절하는지를 분자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을 연구의 큰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신호전달경로 (Signal transduction pathway)를 규명하고 이들 상호간의 crosstalk을 이해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성 식물 호르몬인 브라시노스테로이드 (Brassinosteroid)의 신호전달경로를 중심으로 한 세포내 신호전달경로들간의 crosstalk을 다양한 생리학적 및 발생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며 (최근 한빛사에 소개된 논문이 하나의 좋은 예입니다. Kim et al., Nature, 2012, 482: p419-422) 상세한 연구분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Signal transduction pathways of plant hormones that regulate plant growth and development.
2. Cross-talks between receptor-like kinases-mediated signaling pathways.
3. MAP kinase signaling networks in plant development and disease responses.
4. Metabolic pathways of plant natural products.
5. Proteomic and genomic study to identify signaling molecules regulated by endogenous signals and environmental cues.
6. Metabolic and genetic engineering of plants for improvement of crop yield and biomass.
또한, 저희 연구실에서는 애기장대와 담배를 주된 대상식물로 하여 분자유전학, 대사체 분석, 생화학, 발생학, genomics, proteomics, 세포 이미징 등등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애로점이 있으시다면?
포스닥 과정 때는 연구만 열심히 하면 되었지만 학교에 부임하고 나니 연구 이외에 참 할 일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특히, 연구를 좋아하고 연구를 평생하고 싶어 지금의 이 길을 택했지만 교수의 본업은 연구이상으로 교육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연구에만 익숙해져 있었는데 학생들 교육에 대해 제 스스로 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많은 분들께서 한빛사를 통해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는데 결론적으로는 공통점이 많고 저 또한 크게 공감합니다. 확실한 자기 동기부여가 없으면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기간동안 경제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면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정진하기 힘든 길입니다. 한가지 첨언을 더하면 저는 외국에서 지내는 동안 같은 한국인 포닥들과의 연구교류뿐만 아니라 스포츠, 여행, 음주(?) 등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였던 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주변의 동료 연구자들과의 좋은 관계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에피소드로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직접적으로 한빛사 소개와 관련된 건 아니지만 제겐 기억나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Science에 논문을 투고한 적이 있었는데 투고 후 3주 정도 지났을 때 Science 측에서 reject 메일을 받았었습니다. 오랫동안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논문이라서 크게 낙담하고 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몇 시간 후 다시 메일이 오더군요. Science editor의 비서인데 자기가 실수로 reject 메일을 잘못 보냈다구요. 원래 reject되는 논문의 first author도 같은 Kim이라서 착각하고 제 논문에 reject 메일을 잘못 보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논문에서도 그런 실수를 하나 싶었고 누군지 모르지만 또 다른 어떤 한국 분께서는 낙담하셨겠지만 저는 다시 희망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열흘 뒤에 다시 진짜 reject 메일을 받아서 좌절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Science의 시스템을 알게 해준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때 그 논문이 Science에 게재되었더라면 한빛사 인터뷰 때 소개할만한 에피소드였을텐데 결국 희망고문으로만 끝난 경험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논문은 Nature Cell Biology에 게재 되었습니다.
그 외 소개하고 싶은 말씀?
저희 연구실은 현재 각종 시설공사 및 기본적인 실험실 세팅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안타깝게도 작년 하반기에 홍보도 부족했고 학생들의 식물학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대학원생의 지원이 없어서 아직 대학원생을 선발하지 못했습니다. 식물학의 경우에도 재료만 특이성을 지녔을 뿐 실제 수행하는 연구기법은 의생명 관련 연구와 많이 유사합니다. 특히, 유전학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훨씬 더 좋은 모델로써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stem cell, transposon, RNAi와 같은 분야의 기본 개념이 식물학 연구에서 나온 것처럼 식물학은 인류의 식량, 에너지, 환경문제 등등과 관련된 중요한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생명현상의 기초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연구분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희 랩은 식물의 신호전달경로를 주제로 단백질간의 interaction을 주로 연구하고 다양한 생화학적, 분자유전학적 실험기법 등을 사용합니다. 혹시 진학(석사, 박사, 석박사 통합)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나 석사급 연구원으로서 저희 랩에서 의욕적으로 일하고 싶으신 분들은 수시로 제게 연락 (
twgibio@hanyang.ac.kr)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