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한빛사 그 이후
Boston에 소재한 Harvard Medical School/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의 박사 후 과정 중에 발표한 논문이 2011년 4월 한빛사에 소개된 이후, 저는 후속 연구로 plant stem cell...
덕성여자대학교 프리팜메드학과 조교수 이호림 교수
- 현재의 근황
- 현 소속기관과 연구실/부서 소개
- 진행중인 연구분야 혹은 맡고 있는 업무 내용
- 과학기술인으로서 느낀 보람
-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점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
현재의 근황
Boston에 소재한 Harvard Medical School/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의 박사 후 과정 중에 발표한 논문이 2011년 4월 한빛사에 소개된 이후, 저는 후속 연구로 plant stem cell development에 관여하는 MAPK signaling pathway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9월부터 덕성여자대학교 Pre-Pharm Med 학과에서 조교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오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지 두 달 정도 되었고, 아직은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 소속과 연구실, 연구분야 소개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올해 2학기부터 덕성여자대학교 Pre-Pharm Med 학과에서 조교수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임용이 되면서 처음 와 보게 된 덕성여대는 북한산 아래 위치해 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매우 아늑하고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science를 하는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조용하고 아름다운 주변 환경도 연구에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 여유를 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현재 연구실은 setting 중에 있습니다. 큰 학교가 아니라 대단히 훌륭한 연구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속해있는 자연과학대 건물들도 지난 여름 동안의 remodeling을 통해 여러 가지 제반 시설들이 좋아진 상태이고, 학교에서도 연구를 위해 최대한 지원을 해 주려는 노력들이 있어서, 연구실과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배양실을 큰 어려움 없이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현재는 여러 필요한 시설 공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직, 학생이나 연구원을 모집하지는 않았지만, 곧 open할 실험실의 이름은 'Plant Developmental Biology & Signal Transduction' 입니다. 이 연구실에서는 앞으로 식물의 생장과 발달과정 특히 shoot apical meristem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발생학적 현상들과 stem cell development에 관한 신호전달 기작에 대해 유전학적 그리고 생화학적 연구를 하려 합니다.
연구자로서 애로점이 있으시다면?
저야 이제 막 시작한 입장이라 아직 당면한 문제라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애로점이라 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환경에서 큰 걱정 없이 연구를 해 왔었는데, 이제 하나 하나 제 손으로 구축해 나가며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요새 연구비 관련하여 신진, 중진 교수님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어려움을 토로하고 계십니다. 게다가 임용된 시점이, 시기적으로 후반기 연구비 신청 시기와 맞지 않아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라,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보아도, 이는 저 혼자만 처한 어려움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쉽진 않겠지만, 하나씩 하나씩 진행되어나가는 과정을 즐기며 극복해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바램이 있다면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들 모두 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반대로 제가 이러한 조언을 구하며 그 때 들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주변의 많은 선생님들과 선배님들께서 열심히 연구해 왔으니 시기가 문제이지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돌이켜보면, 들을 때는 그냥 하시는 소리겠거니 했는데, 막상 제가 이런 조언 아닌 조언을 해야 한다면,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연구하고 있을 분들께 저도 이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과 같이 연구에도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시길 바라고, 자기 인생과 science에 있어서 미래에 대한 비전과 소망을 위해서 간결하고 순수한 목표를 갖고 즐겁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체 수준의 발생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발생 과정은 cell-to-cell communication 혹은 intracellular signal transduction을 통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MAPK) cascade는 대표적인 진핵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입니다. 식물은 운동성이 없기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환경과 자극에 대해서 모두 대처를 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 (Arabidopsis thaliana)의 genome에는 효모나 다른 동물 세포보다 더 많은 100개 이상의 MAPK cascade genes들이 있으며, 매우 복잡하게 다양한 외부 자극 (hormone, abiotic/biotic stress, pathogen 등등)에 대한 신호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MAPK cascade는 발생 과정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식물은 뿌리를 제외한 잎, 줄기, 꽃, 열매 등 우리가 토양 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조직과 기관 형성에 필요한 세포들을 shoot apical meristem (SAM)에 존재하는 stem cell로부터 공급하고 있습니다. 전 생애에 걸쳐 새로운 세포가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stem cell population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homeostasis 조절은 식물의 생장과 발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재미있게도, SAM의 발생 또한 stem-cell-secreted peptide에 의해 유도되는 receptor-mediated signaling pathways들에 의해서 조절되기 때문에, 발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체계를 구축해야만 전체 생장과 발생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이러한 stem cell homeostasis와 SAM development에 관여하는 MAPK cascade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빛 (light)에 의해 유도되는 MAPK를 발견하여, 식물의 빛 생장에 관여하는 새로운 신호전달 체계도 연구하려 합니다.
식물의 생장과 발달에 관한 연구는 기초적인 발생과정 상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에 요구되는 식량 및 바이오에너지의 원료인 바이오메스 증산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려 합니다.
그 외 하고 싶은 말씀…
처음 제 논문을 한빛사에 소개해주신다는 연락을 받고,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재미있자고 했던 일의 결과물에 대해 "한국을 빛낸…"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보다 관심을 갖고 한빛사에 소개된 여러 분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쩜 이렇게 연구들을 잘 하시나 하는 것 이였습니다. 물론, 연구 결과가 꼭 한빛사에 소개되어야만 좋은 논문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좋은 science를 할 수 있게 하는 바람직한 동기 부여가 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램이 있다면, 이제 좀 더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여러 일들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데 소홀함이 없고 학생들을 좋은 연구자로 성장시키는데도 소홀함 없이 좋은 연구를 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