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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비로용담1
흰비로용담2
두메투구꽃3(현삼과 개불알풀속)
각시투구꽃4(미나리아재비과 투구꽃속)
가솔송5
가솔송6
가솔송 결실7
노랑만병초8
노랑만병초9
노랑만병초 열매10
만병초(기청산식물원)11
백두 식물을 탐사하는 동안 북파, 서파, 그리고 장백폭포가 있는 부분으로 천지를 3번 올랐다. 그 중 북파와 서파를 탐사하는 동안 비로용담은 질리도록 보았다. 백두산에 가서 보고 싶었던 목록 중에 상위에 랭크되었던 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비로용담이였다. 빛이 쨍하게 내리 쬐는 날이라야만 꽃잎을 연다. 빛내림으로 꽃잎을 연 비로용담이 천지를 덮고 있다. 하늘의 푸른 별이 백두에 내린 듯이 온 천지가 푸른 별 일색이다. 비로용담들이 하늘 공간에서 푸른 은하수를 만들어 놓았다. 그 푸른 은하수들 사이에 다소곳이 하얀색 은하수도 반짝 반짝 빛이 난다. 색 변이는 어느 식물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푸른색 일색인 꽃에서 흰색으로 도도하게 피어 있다면 눈길을 한번 더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으로 치면 백화현상은 기형에 해당되는 것으로 인간사에서는 신기함보다는 오히려 기피하는 현상일 수 있는데 유독 다른 생명체를 사람의 입장에서 조망하여 흰색으로 피어나는 꽃을 귀물로 여기고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물론 그 부류속에 본인도 포함되어 있긴 하다.
백두산에는 잎과 줄기에 보송 보송 털을 달고 있는 두메투구꽃이라는 북방계 식물도 있다. 보통 투구꽃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옛날 영국 병정들이 쓰던 투구를 형상화시킨 꽃인데 소속이 미나리아재비과 투구꽃속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 두메투구꽃은 투구꽃속 식물과는 전혀 관계없는 현삼과 개불알풀속 식물이다. 각시투구꽃이라는 식물도 있다. 이 식물은 투구꽃속 식물로 북부 고산지대 및 백두산에 자생하며 잎이 가늘게 갈라지고 각시처럼 아담하게 생긴 투구꽃속 식물로 꽃이 투구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시투구꽃은 너무 잘 지은 이름에 해당된다. 이 두메투구꽃도 이 식물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투구꽃속 식물로 여기지 않을까? 식물을 처음 접했을 때 "아! 이 식물은 이름을 참 잘 지었네. 식물의 특성이 이름하고 너무 잘 맞는다."라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식물도 있는 반면 이 두메투구꽃처럼 전혀 예측 불가능한 식물도 있다. 하여간 이 두메투구꽃은 현삼과 개불알풀속 식물이니 번지수를 잘못 집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가솔송이라는 식물도 있다. 상록성 활엽 소관목인 이 식물은 꽃이 가지끝에 1-6개 달리며 홍자색으로 호리병처럼 생겼다. 이 식물도 남쪽에서는 볼 수 없는 북방계 식물로 중국, 일본에도 이 식물이 자생한다. 언듯 보면 이 식물도 '솔 + 송' 이 들어갔으니 어느 한 부분이 소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 부분이 잎이다. '가'솔송인 것은 잎이 소나무하고 비슷하게 생겼지만 꽃은 소나무 계통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진달래과 소속이니 '가'솔송으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 가솔송도 백두산 특정 지역에 군락으로 자생한다. 가솔송을 비롯한 고산식물들은 "뭉치면 번성하고 흩어지면 멸종한다"는 원리를 아주 잘 터득하고 있는 것 같다. 호리병처럼 생긴 꽃! 특이한 아름다움이다.
만가지 병을 고친다는 노랑만병초도 있다. 백두산 지역과 북부 인제 양양쪽에도 자생하며 고산 지역에 적응하다 보니 키는 최대한 낮아져 땅바닥에 바짝 붙어있다. 남한의 강원도나 지리산 중북부 지역이나 울릉도에 자생하는 만병초와는 또 다른 식물로 초(草)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초본은 아니고 목본이다. 노랑만병초8 사진의 오른쪽 모퉁이 부분의 잔설은 만년설로 만년이 가도 저 눈(열음)은 녹지 않는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산 한쪽 사면을 다 덮고 있었다. 그런데 2005년 당시 이미 열음이 많이 녹아 1/3가까이 사라지고 없었다. 만년설이 녹고 있는 것은 결국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 때문이라는 사실에 도달하면 가슴이 아프다. 지구 온난화는 고산의 눈이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효과만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백두산의 식생도 약 10년 단위로 식생을 조사해 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던 주홍날개꽃매미가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찰되고 있고, 아열대 나방이 대관령에서 관찰되는 것이나, 제주에만 자생하던 감귤과 한라봉이 남해안까지 상륙한 것은 결국 한반도의 기후대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이행되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열(熱)받은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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