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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마음의 마지막 들꽃 이야기]100. 복주머니란으로 복 듬뿍 받으소서
Bio통신원(푸른마음)
- 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노랑복주머니란
얼치기복주머니란(자주복주머니란)
얼치기복주머니란
복주머니란(흰색)
털복주머니란
위 식물들은 앞에 광릉요강꽃에 관한 글을 올리면서 한 번 언급한 식물들이다. 모두 복주머니란속(Cypripedium L. genius)에 속하는 식물들로서 털복주머니란, 광릉복주머니란, 산서복주머니란, 노랑복주머니란, 복주머니란, 얼치기복주머니란 등 6종으로 구분한다. 광릉복주머니란(광릉요강꽃)을 재외한 나머지 5종은 백두산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이 속에 속하는 식물들중에 털복주머니란과 광릉복주머니란은 멸종위기식물 1급이고, 복주머니란(개불알꽃)은 최근에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꽃이 너무 아름답다보니 꽃쟁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꽃들이다. "언젠가는 꼭 나도 저 꽃 보러 백두산에 가고야 말리라."라고 이 꽃들이 올라올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하곤 했었다. 본인도 간절히 보고 싶다. 그런데 저 꽃들을 볼려면 6월에 1주일 정도 시간을 내어야 한다. 애절한 마음을 담고 있는 나에게 꽃친구 하는 말 "퇴직하면 시간이 많으니 그 때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그 말은 나에게 너무 잔인한 말이다. 퇴직할려면 아직 10년이나 남았고, 그 전에 백두산이 화산 폭발로 통째로 날아갈지도 모른다. 이래 저래 나에겐 범접할 수 없는 그리움만 가득하다.
노랑복주머니란은 꽃이 1-2개 달리며 꽃받침과 곁꽃잎은 자주색이고 주머니 형상의 입술꽃잎은 노란색이다. 곁꽃잎은 꼬이며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으로 되어 있고, 잎은 3-5장이다. 얼치기복주머니란은 화색이 다양하다. 작고하신 모 박사님은 복주머니란속 식물을 화색에 따라 얼치기복주머니란, 자주복주머니란, 겨자복주머니란, 양머리복주머니란, 흰노랑복주머니란 등으로 다양하게 나누었는데 모 교수님은 위에 열거한 개체들은 노랑복주머니란과 복주머니란 사이의 교잡종으로, 모종과의 역교배로 형태적 변이가 심하여 다양한 화색이 나오는 것으로 해석하였으며 결국 다른 조건들은 같은데 화색만 다른 것은 얼치기복주머니란의 다양한 변이체로 해석된다고 하였다. 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사이의 교잡종이 큰새우난초(한라새우난초)로 다양한 화색이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얼치기'라는 말이 정겹다. 비록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치" 혹은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섞여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단어이지만 중용의 도를 터득한 얼치기복주머니란이다.
순백의 복주머니란도 너무 좋다. 언젠가는 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그리움만 가슴 깊이 새겨 보자구나. 털복주머니란(털개불알꽃)도 참으로 오묘한 모습이다. 줄기에는 털이 보송보송 많기도 하다. 잎도 2장으로 거의 마주나기하다시피 하며 줄기를 감싸며 잎이 마르면 검은 색으로 변한다. 꽃은 자주색, 분홍색, 흰색과 흰반점이 있고 등꽃받침은 뒷면이 흰색으로 좀 넓다. 개화기가 6~7월로 8월초에 백두산에서 털복주머니란의 마른 모습만 보았는데 그 때 본 잎의 모습이 검은 색이여서 이상하게 여긴 기억이 새롭다. 산서복주머니란도 있다. 복주머니란속 중에 꽃이 가장 작은 개체로 주머니 모양의 입술꽃잎의 크기가 1.8cm정도라고 하니 꽃의 크기가 짐작된다. 이 복주머니란속 식물들은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꽃이다.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는 그런 존재인지 이제 자신에게 물어 볼 차례이다.
◈ 이 복주머니란속 식물도 사랑하는 꽃친구 이주용(Bigtree)씨 사진이다. 그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 전한다.
◆ "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를 마치면서 ◆
우선 한 해를 마감하면서 이 글도 함께 마감할 수 있어 참으로 기쁩니다. 송구영신하시고 새해엔 복주머니란과 더불어 큰 복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를 시작한지 벌써 100회째로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글을 쓰는 동안에는 특정 식물에 대한 몰입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 식물에 대해 더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글을 쓰면서 얻은 하나의 수확이라면 수확이였습니다. 100편속에 들어간 식물종은 320여종 정도되고 올린 사진 컷 수는 860컷이 넘군요. 본인이 10년간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직접 본 식물 종이 1100종 정도 되는데 약 30%정도가 이 글을 쓰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스스로 정한 1차 목표가 100편이였으니 이것으로 "푸른마음의 들꽃이야기"는 일단 접으려 합니다. 뒤돌아 다시 읽어 보니 어설픈 글들이 하나 둘이 아니군요. 어설픈 것들은 겨울방학 동안 잘 정리하여 내년 5월쯤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볼까 합니다. 예쁜 한 권의 책으로 내년 5월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그 동안 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와 함께 해 준 독자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그리고 BRIC의 이강수 팀장님과 이미영씨 그리고 김성진, 김수정, 박지민, 신재영, 유숙희, 조점희, 최용주님 등 브릭의 팀원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더불어 전합니다. 한 번 뵌 남홍길 교수님은 잘 계시지요? 아직 뵙지 못한 소장 김상욱 교수님은 언제 한 번 뵐 수 있길 희망합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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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세명고등학교에 부임한지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003년도부터 산행을 하면서 산꽃 들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울릉도, 제주도, 백두산 등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야생화 촬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그 결과 BRIC에 '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2013년 5월엔 '꽃따라 벗따라 들꽃산책'이라는 자연과학 수필집을 출간할 수 있었다. cafe 주소 : http://cafe.daum.net/smhs-flower (김태원의 들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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