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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담수생물 이야기]42. 부성애의 상징 물자라
Bio통신원(녹원담)
하천의 직선화는 수서곤충들의 수 감소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이다. 본래 우리나라의 하천은 S자였다. 그래서 S자의 바깥쪽에는 물살이 빨라 빠른 물살을 좋아하는 생물들이 서식했고, S의 안쪽에는 물살이 거의 흐르지 않아 물살을 싫어하는 생물들이 주로 서식했다. 그런데 S형의 하천이 인간중심적인 공사로 인해 1자가 되면서 물살이 흐르지 않는 부분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수영실력이 서투른 수서곤충들은 하천에서 살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피해를 부성애의 상징 물자라도 고스란히 받았다. 결국 하천에서 쫒겨난 물자라들은 소(沼) 형태의 고인 물이나 농수로에 주로 서식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하천의 직선화가 더욱 활발하게 진화되어 수달(Eurasian otter)이 완전히 멸종하기도 한 일본의 경우, 물자라를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물자라가 이렇게 사람들에 욕심에 의해 많은 수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사람들 앞에서는 약한 존재일 뿐이지만, 담수생태계 내에서는 거의 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입이 침 모양이라 주로 올챙이나 송사리, 작은 물고기 같은 소형 수생생물들을 침 같은 입으로 찔러 소화효소를 주입해 잡아먹는다. 크기가 1.5~2cm정도이기에 육식 수서곤충 치고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작은 크기 덕분에 물속을 활발히 유영할 수 있다. 게다가 몸의 형태도 유선형이기 때문에 물의 저항도 덜 받는다. 물자라는 수조류의 주 먹이원이기도 한데, 수조류에게 공격을 받으면 재빨리 날개를 펼쳐서 하늘을 날기도 한다.
물자라 하면 부성애를 빼놓을 수 없다. 물자라의 부성애는 그 어떤 수서곤충들보다 감동적이다. 암컷은 수컷과의 짝짓기를 마치고 수컷의 등 위에 많은 알을 낳는다. 이렇게 등 위에 알을 품게 된 물자라 수컷은 물 위에 동동 떠다닌다. 물속에서는 호흡하지 못하는 알들을 위해서이다. 물자라는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주로 올챙이나 작은 물고기 같이 물속에서만 사는 생물들을 잡아먹는데, 알을 위해 수면 위에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알을 돌보는 기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 지치는 것도 모자라서 천적의 위협도 도사리고 있다. 물자라가 물에 떠다니면 기러기나 오리 같은 수조류들에게 더욱 쉽게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자라는 날카로운 다리로 수조류로부터 알들을 필사적으로 지켜낸다. 수조류로부터 강한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자기가 목숨을 잃기 전까지 필사적으로 알들을 보호한다고 한다.
이런 물자라 수컷의 보호를 받고 새끼들이 태어나면, 물풀이 우거지고 수심이 낮은 곳에서 물벼룩 등의 미생물을 잡아먹으며 성장한다. 물자라는 물방개 같은 다른 수서곤충과 마찬가지로 공기호흡을 하는데, 기댈 수 있는 물풀이 있고, 수심이 낮아야 호흡에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아재비, 장구애비, 물장군 등의 사나운 포식자들이 물자라 새끼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헤쳐 나가면 물자라 수컷은 곧 성체가 되어 아버지가 자신을 돌봤듯 암컷과의 짝짓기 후 지극정성으로 알을 돌보는 멋진 아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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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근원인 물의 근본을 상징하는 ‘물방울’ 이란 이름으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담수생태에 가장 관심이 많고, 일반 대중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멘토링 및 강연을 하거나 과학서적을 출판하면서 과학 및 생태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어린 대학생이기에, 다양한 과학 분야의 눈을 넓히는 공부를 하며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는 것이 그의 현재 목표입니다. facebook : https://www.facebook.com/waterdrop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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