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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담수생물 이야기]47. 땅 속에서 지내는 양서류 맹꽁이
Bio통신원(녹원담)
박종현(수생생물 커뮤니티 운영자, BRIC 준동정위원)
한국 맹꽁이
동남아의 애완용 맹꽁이 '츄비 프로그'
두 사진 모두 미국 양서류학자 Pierre Fidenci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맹꽁이 역시 금개구리와 함께 2012년에 멸종위기 2급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양서류종이다. 우리나라에서 대대적으로 맹꽁이 서식지를 개발하면서 대체 서식지로 맹꽁이들을 이주시키며 최대한 종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대체 서식지에서 적응을 못하고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예로, 동남아 지역에 서식하는 맹꽁이종 ‘츄비 프로그’ 도 과거에는 수가 잘 보존되어 애완동물로도 수출되었지만 지금은 과도한 남획과 개발로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비록 맹꽁이는 개구리목에 속하는 개구리의 한 종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생활사는 다른 개구리들과 다른 점이 많다. 맹꽁이는 5~7월이 되면 산란을 하며,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는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만에 변태를 완전히 끝마친다. 다른 개구리 종보다 변태 속도가 굉장히 빠른 셈이다. 맹꽁이의 산란기는 장마철인데, 변태 속도가 느리면 장마철 비로 고여 생긴 올챙이 서식지가 금방 말라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변태를 하고 성체가 된 맹꽁이는 뒷다리를 이용해서 모래나 흙지대를 파고, 그 안에 숨어 서식한다. 맹꽁이는 겨울이 지나고 다음 해 3월까지 땅 밖으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이렇게 숨어 지내며 지렁이 같은 땅속생물을 잡아먹는다. 우리가 맹꽁이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유이다. 3~4월경이 되면 땅 밖으로 나와서 본격적으로 수서곤충이나 소형 갑각류 등을 사냥하기 시작하지만, 뒷다리가 매우 짧아 점프력도 약하고 몸놀림도 민첩하지 못해 눈앞에 있는 먹이도 쉽게 놓치기 일쑤이다. 왜가리과에 속하는 조류들이나 독사에게 잡혀 먹히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맹꽁이에게 생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천적의 위협이 다가올 때, 맹꽁이는 재빨리 자신의 몸을 부풀려서 최대한 커 보이게 하고, 끈적끈적한 흰색 점액을 분비한다. 이 점액 때문에 맹꽁이에게 독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사람이나 천적에게 유해한 독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독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지만, 아주 많은 양을 먹지 않는 이상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어차피 많은 양을 먹게 될 일도, 먹을 이유도 없겠지만 말이다.
맹꽁이는 3~4월경의 짧은 먹이활동을 마치면, 다시 5~7월까지 땅속 생활을 시작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밤이 되었을 때 땅 밖으로 나와 먹이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5~7월이 되면 맹꽁이의 산란기로, 맹꽁이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간이 된다. ‘맹 꽁 맹 꽁’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하고, 수컷은 자신의 몸을 최대한 부풀려 암컷을 유혹한다. 여자가 키가 큰 남자에게 더욱 끌리는 것과 같은 예인 모양이다. 결국 암컷을 유혹하는 데 성공한 수컷은 물속에서 짝짓기를 시작하고, 짝짓기를 통해 태어난 알은 하루 정도가 지나면 부화한다. 하지만 장마철 고인 물에 서식하는 맹꽁이 올챙이 서식지의 특성상, 알이 부화되기도 전에 대부분 소형 물방개나 소금쟁이에게 잡아먹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역경을 모두 극복한 맹꽁이만이 성체가 되어 겨울을 나고 햇빛이 뜨는 세상 밖으로 잠시나마 나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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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근원인 물의 근본을 상징하는 ‘물방울’ 이란 이름으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담수생태에 가장 관심이 많고, 일반 대중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멘토링 및 강연을 하거나 과학서적을 출판하면서 과학 및 생태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어린 대학생이기에, 다양한 과학 분야의 눈을 넓히는 공부를 하며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는 것이 그의 현재 목표입니다. facebook : https://www.facebook.com/waterdrop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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