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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담수생물 이야기]49. 해충 사냥꾼 잠자리
Bio통신원(녹원담)
박종현(수생생물 커뮤니티 녹원담 운영자, BRIC 준동정위원)
밀잠자리
깃동잠자리
고추잠자리 수채
된장잠자리 수채
잠자리는 유충 때 도심 외곽 물웅덩이에서도 서식하고 성충이 되면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이는 친숙한 곤충이다. 한국에서는 110종 정도 되며, 유충 때 3개의 꼬리아가미가 겉으로 드러나고 성충 때 날개를 접어 앉는 실잠자리나 물잠자리와는 다른 과이다. 110종의 잠자리마다 각각 고산지대, 평야지대, 습지대 등 서식하는 서식지와 생태가 조금씩 다르다. 주로 모기나 파리 같은 해충들을 잡아먹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매우 이로운 익충으로 손꼽히며, 일생 동안 약 800마리의 해충을, 어떤 종은 하루에 300마리나 되는 해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익충인 잠자리가, 정작 사람들의 좋은 시선을 받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거대한 눈에 날카로운 입, 즉 무시무시하게 생긴 외모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잠자리 성충을 대량으로 잡아들이고 한꺼번에 대량으로 방류해서 적의 기세를 죽이기 위해 전쟁에도 사용했다고 전해지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도 잠자리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필자 주변에도 잠자리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잠자리가 주위를 맴돌면 기겁하며 막대기를 휘두르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한다. 서양에서도 잠자리 영명을 용(dragon)의 이름을 따서 ‘dragonfly(드래곤 플라이)’ 라고 부르는데, 어지간히 무섭기는 했던 모양이다. 동양에서는 용이 신성한 존재이지만, 서양에서는 용이 사람을 괴롭히는 무서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해충을 잡아먹는 잠자리의 활약상은 유충 때부터 시작된다. 2령 애벌레가 되면 본격적으로 소형 갑각류나 물벼룩 같은 미생물을 잡아먹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어느 정도 크기가 커지면 자기보다 크기가 큰 민물고기나 수서곤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주로 물속의 진흙바닥이나 돌구석에 숨어 있다가 먹잇감이 지나가면 엄청난 속도로 아랫입술을 벌려서 먹잇감을 낚아챈다. 수영솜씨가 그리 훌륭하지는 않기 때문에 잠복하지 않고선 도망치는 속도가 빠른 먹잇감들을 쉽게 잡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짧으면 1년, 길면 3년 정도의 유충 생활을 끝마치고 나면 물 밖으로 나와 불완전변태를 거쳐 성충이 된다. 이때부터 잠자리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된다. 최대 60km/h의 빠른 속도로, 소리도 거의 내지 않고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유충 때랑 달리 잠복사냥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눈은 머리의 대부분을 차지해 시력도 매우 좋고 시야가 넓기 때문에 먹잇감을 발견하면 그 즉시 날아가 먹잇감을 낚아챌 수 있다. 잠자리의 6개 다리는 뾰족한 가시털이 송송 박혀 있기 때문에 한번 잡혀버린 먹잇감은 절대로 도망치지 못한다. 이처럼 잠자리 성충의 사냥 실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몇 십 년 전 미국에서는 ‘A-37 dragonfly' 라는 공격기를 실제로 개발하여 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잠자리라는 이름처럼, 그때 당시에는 속도도 매우 빠르고 실제 전쟁에서도 여러 실적을 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미항국우주국(NASA)에서는 잠자리의 비행 및 사냥기술을 연구하여 우주선 개발 및 항공기술에 적용하는 바이오미메틱스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잠자리의 사냥 및 비행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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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근원인 물의 근본을 상징하는 ‘물방울’ 이란 이름으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담수생태에 가장 관심이 많고, 일반 대중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멘토링 및 강연을 하거나 과학서적을 출판하면서 과학 및 생태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어린 대학생이기에, 다양한 과학 분야의 눈을 넓히는 공부를 하며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는 것이 그의 현재 목표입니다. facebook : https://www.facebook.com/waterdrop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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