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재 능 -
( 김태원 님 사진 )
섬초롱꽃Campanula takesimana Nakai 울릉도의 산지에 나는 초롱꽃과 초롱꽃속의 여러해살이풀.6~9월 개화. 초롱꽃과 닮았으나 꽃이 크며, 잎은 광택이 나고, 꽃의 반점이 희미하다. 어린순을 식용한다. 한국 특산 식물. 사람들은 우리 풀꽃 이름이 마뜩치 않을 때, 막연하게 일제의 잔재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앞뒤 사정을 살펴보면 그럴 일만도 아니다. 우리 식물의 국명(國名)은 1937년에 ‘조선식물향명집’을 낼 때부터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이름 지었고, 고쳐가면서 써왔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학명(學名)에는 일본 학자들이 염치없는 짓을 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일제시대에 한반도 식물조사책임관이었던 나카이는 울릉도 특산종인 ‘섬초롱꽃’에 ‘타케시마나(takesimana)'라는 종소명(種小名)을 붙여서 일본 땅에 사는 식물이름처럼 꾸몄다. 섬초롱꽃 뿐만 아니라 섬제비꽃, 울릉장구채, 섬장대, 섬현삼 등 수십 종의 울릉도 특산종에 모두 ‘타케시마’를 붙여놓았다.
일본은 어떤 섬을 ‘타케시마’(竹島, たけしま)로 부르는가? 저들이 제멋대로 울릉도의 식물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종에다 ‘타케시멘시스’나 '타케시마나'라는 종소명을 붙인 것을 보면, 일제시대의 타케시마는 울릉도임에 틀림이 없고, 일본식 이름으로 불렀던 걸 보면 당연히 일본의 섬으로 여기고 있었던 듯하다.
그런데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잠잠하던 일본이 언제부터인가 말을 슬그머니 바꾸어 독도를 ‘타케시마’라고 하면서 독도 주변 바다의 무한한 잠재가치에 부쩍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울릉도 특산 식물에 그들이 붙여놓은 ‘타케시마’는 이제 와서 또 뭐라고 둘러댈 것인가?
입구가 아주 좁은 항아리 속에 먹이를 넣어두면, 원숭이는 먹이를 움켜쥔 손을 끝내 놓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요즘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토권 주장은 일본원숭이가 울릉도라는 항아리 속에서 독도를 움켜쥐고 있는 형국이다. 외교 일을 하는 분들은 섬초롱꽃 같은 야생화의 이름들에도 원숭이 미끼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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