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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의 새 이야기]17. 실제 탐조 과정
종합 까치즐리 (2016-05-04)

- 김대환(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인하사대부고 생물교사)-

    내가 탐조를 가지 않을 때는 주로 사진 정리를 하거나 원고 정리, 강의 자료 정리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되도록 잊지 않고 하는 일은 우리나라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조류 관련 홈페이지나 블러그, 카페를 돌아다니며 무슨 새가 나왔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또한 지인들과 전화나 카톡을 통한 정보 교류도 잊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다. 또, 인근에서는 새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온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은 후 동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동정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부분은 아주 흔한 새들이 일반적이지만 종종 귀한 녀석들도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자기 지역에 대한 관리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새를 보기 좋은 곳을 찾아내고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다. 물론 초보 때는 지역이 좁아서 비교적 관리가 쉬웠지만 이제는 행동반경이 넓어져서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를 잘 해야 할 정도로 정보량이 많아진다. 아무튼 다양한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어야 새를 볼 수 있다.

    [자기 구역 관리] 보통 차량을 이용하여 돌아다닌다. 가슴에는 작지만 밝은 쌍안경을 메고 주변을 잘 살피면서 운전을 한다. 사실 새를 보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자동차 운전 능력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향상했는지 알 수 있다. 때로는 아무도 들어간 적이 없는 그런 길을 들어가야 할 경우도 많고 차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농로에 들어가거나 그렇게 들어간 길을 후진으로 나오는 등 탐조를 위한 운전은 보통을 넘어선다.

    차량을 이용해서 탐조 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방법으로 대부분의 탐조 활동에서 차량이 사용된다. 실제로 차량에서 내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차량 안에서 새를 찾고 차량으로 접근하고 차량 안에서 촬영까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차량과 관련한 다양한 탐조 기구가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탐조가들이 선호하는 차량은 4륜구동 SUV 차량이다. 워낙 험한 길을 다녀야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특히 차량에 장착된 다양한 장치는 신중히 선택을 해야 한다. SUV 차량 중에 상시 4륜구동인 차량이 있다.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매립지나 모래사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예전에 비가 온 후 시화호 매립지에 상시사륜구동 차량이 들어갔다가 빠져버리는 일이 있었다. 특히 매립지는 진흙길이 대부분이어서 빙판길 보다 더 위험하다. 결국 포클레인 같은 중장비가 들어가서 차량을 빼내오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좀 더 고가의 사륜 구동 차량이 탐조에 사용된다. 보통 4륜구동이라고 하면 평상시에는 후륜 구동이다가 4륜 하이와 4륜 로우로 사양을 변경해서 사용하는 경우를 말하며 여기에 요즘은 기본 사양인 ABS나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차체자세제어장치] 같은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험한 길에서 안전하게 운행된다고 한다.

    보통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은 처음 가보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동선이 분명하다. 그 동선 안에는 작은 하천이 있고, 산이 있으며 습지를 지나기도 한다. 현명한 탐조가라면 출발하는 시간에 따라 동선을 바꾼다. 그 이유는 햇빛 때문이다. 어떤 시간에 그곳에 가면 역광이고 순광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계절에 따라 동선이 달라지기도 한다. 보통 시작은 아침 일찍 움직이기 시작한다. 새들의 경우 해 뜨고 약 2시간 정도가 가장 관찰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최대 4시간 정도로 탐조를 끝내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 먹고 잠시 쉬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한 후 해 지기 3시간쯤부터 다시 새를 보기 시작한다. 이때도 역시 새들의 먹이 활동이 활발해 지는 시간이다. 해가 지고 빛이 약해지면 새도 잘 안보이고 사진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철수를 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구역은 이런 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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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2009년 10월 25일 영국 사우스 실즈에서 산솔새가 나타났을 때의 모습

     [귀한 새 발견]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귀한 새를 보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이런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이 생긴다. 사실 원칙도 없고 규칙도 없지만 오랫동안 새를 본 사람들에게 내려오는 일종의 약속 같은 것은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모든 권한은 발견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 새의 존재를 밝힐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권한(?) 같은 것이다. 잘 판단해야 한다. 먹이 활동을 하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거나 새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발견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물론 이런 상황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요즘은 새를 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일단 공개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공개를 한 후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새가 자기 새인 것처럼 텃새를 부리는 사람도 있다. 만약에 새가 위험해질 수 있다면 처음부터 공개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공개를 해 놓고 이 새는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심한 경우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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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2012년 1월 7일 철원에서 독수리를 찍기 위해 모여든 사진가들.

    어떤 경우에는 새 한 마리를 두고 수십, 수백 명이 모일 수도 있다. 이런 일은 전 세계 어느 곳이나 일어나는 일이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런 것을 가지고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다. 본인도 그곳에서 새를 찍었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드는 것을 가지고 욕을 한다. 무슨 욕을 할까? 보통은 새를 괴롭힌다고 욕을 한다. 내가 새를 찍을 때는 새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고, 남이 새를 찍을 때는 새를 괴롭힌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야생의 새가 누가 시킬 수도 없는데 사람이 수십 명이 모여 있어도 그곳에 찾아온다면 새는 괴로움을 무릅쓰고 찾아오는 것일까? 새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아는 그런 사람들이 새들에게 얼마나 괴롭냐고 꼭 물어봐야 할 듯하다. 물론 심해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 일산에 번식하는 수리부엉이를 구경하러 간적이 있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어느 방송국에서는 촬영을 위해 망루를 설치해 놓았고, 어떤 사람은 둥지가 보이는 곳에 텐트를 치고 밥까지 해 먹으면서 새를 보고 있었다. 그런 곳에 평상복을 입고 카메라를 들고 다가가자 위장복을 입지 않았다고 나무란다. 수리부엉이를 보는 것 보다 그 사람을 보는 것이 더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수리부엉이가 번식에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나중에 그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확인을 해보니 그런 상황에서도 번식에 성공하여 이소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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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2007년 3월 31일 파주에서 번식했던 수리부엉이.


    어느 정도가 정상 범위인지 모른다. 결국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염려와 걱정에 그 사람만의 경험이 더해져서 판단의 범위가 만들어진다. 어떤 경우에는 염려는 크고 경험은 적어서 지나치게 행동을 억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경험이 너무 많아서 너무 쉽게 행동을 한 나머지 새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정답일까? 그래도 염려에 좀 더 힘을 실어서 행동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새들이 피해를 보지 않으니까. 하지만 새들에 대한 배려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지나친 간섭이나 자만심은 종종 소소한 다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론]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조류 촬영은 새들에게 피해를 주니 찍지 말자라는 관점과 내 돈 주고 산 장비로 내가 사진을 찍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난 좋은 사진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겠다라는 관점이다. 이렇게 극단적인 논리를 절충할 방법이 있을까? 어떤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새 사진을 찍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그래서 못 찍게 한다. 그런데 자신의 활동을 위해 홍보자료를 만들면서 사진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사진을 기부해 달라고 연락을 한다. 사진이 필요 없다는 주장은 왜 한 것일까? 어쩌면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것 때문인데도 말이다. 또 어떤 생태사진가(?)들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새 사진을 찍는다. 그들에게 새는 보호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모델인 셈이다. 사람 모델은 돈을 주고 사야 하지만 새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리고 억울해도 말도 못한다. 그리고 자기 관점에서 생각하고 사진을 찍는다. 난 너무나 극단적인 양쪽에 있는 사람들이 싫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묘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은 둘 다 무지하고 신념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새 사진을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새 사진을 찍는 과정을 알지 못한다. 또한 그만큼 새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어떻게든 새를 찍겠다는 사람들 역시 새에 대해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새에게 행동을 하면 새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모른다. 단순히 자신이 경험한 몇 번의 경험을 가지고 모든 새들에게 적용한다. 그리고 이들은 그렇게 알고 있는 얇은 지식에 대해 엄청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무지를 감추기 위해 더 강하게 이야기 한다. 차이점은 상태의 변화에서 차이를 보인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끝까지 반대를 하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행동이 바뀐다. 그 이유는 경험의 누적 양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는 계속 말로만 떠들고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런 상태로 계속 경험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지금까지 자신의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진 활동일 수 있고 수많은 일화가 난무하지만 난 나름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새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꾸준히 찍은 사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한다. 그것이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피해본 새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본 글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무단 복제 및 유포를 금지해 주시고, 링크를 활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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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생물교사)

현재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생물교사,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전공은 해조류 생리학과 수질조사 경력이 있었지만 교사가 된 후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야생화, 곤충, 버섯 등을 촬영하다가 2002년부터 조류에 심취하여 조류 생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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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댓글작성: 회원 + SNS 연동  
카카오회원 작성글 김무*  (2022-08-1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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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저도 제대하면 저렴한 카메라 들고 탐조를 해보려 합니다. 항상 새와 주변 사람들에게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마음을 가지고 탐조활동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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