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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세균은 못하는 게 없다: 휘발유 성분 만드는 세균 발견!
생명과학 양병찬 (2018-03-22)

1986년 과학자들은 스위스의 한 호수 바닥에서 연료를 만드는 세균을 발견했다. 이제 그들은 그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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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very of enzymes for toluene synthesis from anoxic microbial communities/ @ Nature Chemical Biology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스위스의 미생물학자들은 취리히호(湖)의 토양 깊은 곳에서 불가사의한 생물체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놀랍게도 휘발유의 성분 중 하나인 톨루엔(toluene)을 스스로 만드는 세균이었다. 이제 연구자들은 일부 세균들이 그 독성 탄화수소(hydrocarbon)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하지만 ‘그 미생물들이 왜 그런 물질을 만드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그것은 연구하기 어려운 미생물을 메타유전체학과 생화학을 이용하여 알아낸 좋은 사례로, 과학을 구성하는 멋진 퍼즐조각이다"라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알프레드 스포먼 박사(화학공학)는 말했다.

'취리히호의 발견'을 계기로 하여 톨루모나스 아우엔시스(Tolumonas auensis)라는 세균이 톨루엔 생산자(toluenemaker)로 부각되며, '그 세균을 배양하여 탄화수소를 연료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제시되었다. 탄화수소를 만드는 세균은 T. auensis 하나뿐이 아니지만, 그 부산물이 독특하다. 톨루엔에는 에너지가 가득 들어있는데, 이는 미생물이 그것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게 틀림없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톨루엔은 독성이 있다. 그러나 T. auensis는 배양접시에서 배양하기가 특히 어려워, 통상적인 분자생물학 도구를 이용하여 연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리하여 연구는 중단되었다.

그런데 몇 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에머리빌에 있는 바이오에너지 공동연구소(JBEI: Joint BioEnergy Institute)의 해리 벨러 박사(환경미생물학)가 연구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먼저 1986년의 실험을 재현하여 T. auensis으로 하여금 톨루엔을 만들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시도에서 실패를 거듭한 연구진은, 1986년 《Nature》에 발표된 논문의 선임저자 프리드리히 위트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위트너는 벨러에게 "T. auensis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인근의 아무 호수나 방문하면 침전물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유사한 미생물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벨러가 이끄는 연구진은 차를 몰고 13킬로미터를 달려, 인근의 버클리에 있는 틸덴 공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주얼호라는 작은 저수지 바닥에서 진흙을 채취했다. 연구실로 돌아온 연구진은 위트너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그 호수의 샘플에서 미량의 톨루엔이 검출된 것이다. 게다가 연구진은 인근의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도 유사한 흔적을 발견했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진흙과 하수(sewage)를 여러 개의 연속된 분획으로 나누고, 탄화수소의 징후를 보이지 않는 부분을 걸러냈다. 그리고는 그 '보유자들(keepers)'을 유전체 검사기에 통과시켜, 600개의 가능성 높은 유전자후보 목록을 작성했다. 선행 유전자분석 연구에서는 "톨루엔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은 글리실 라디칼 효소(GREs: glycyl radical enzymes)와 관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참고 1), GREs란 다른 복잡한 화학반응을 수행하는 작은 단백질군(群)을 말하며 활성화 효소(activating enzyme)와 짝을 이루는 게 상례였다. 그리하여 연구진은 하수 샘플에서 GRE의 일종인 페닐아세테이트 탈카르복실효소(Phd B: phenylacetate decarboxylase)와 그 활성화제인 Phd A를 세트로 발견했다. "우리는 호수의 배양물에서 찾던 것을 드디어 발견했다"라고 벨러 박사는 말했다.

Phd B와 Phd A가 톨루엔을 생성하는 단백질(효소)인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관련된 유전자들을 배양하기 쉬운 대장균(Escherichia coli)에게 이식하여 단백질을 발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 단백질들을 정제하여 페닐아세트산(phenylacetic acid)이 들어있는 바이알에 첨가했다. (Phd B의 통상적인 출발물질인데, 연구진은 그 운명을 추적하기 위해, 탄소(C) 대신 희귀한 동위원소(13C)를 사용했다.) 마침내, 바이알 속의 효소들은 13C가 표지된 톨루엔을 만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Phd B와 Phd A가 호수의 침전물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T. auensis도 그 효소들을 사용할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 과정을 정리하여 이번 주 《Nature Chemical Biology》에 기고했다(참고 2).

이번 연구의 특징은 전통적인 방법을 탈피하고 첨단 생명과학 기법들을 과감히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연구진은 '분리된 단일 미생물'이 아니라 '복잡한 미생물 군집(유전자 30만 개 이상)'에서 효소를 발견했으며, 그 과정에서 메타유전체학(metagenomics)과 메타단백질체학(metaproteomics)을 이용한 생화학 기법을 사용하고 재조합 효소를 이용한 in vitro  확인을 병행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GREs의 촉매범위(종전에는 겨우 7가지 반응형태가 기술되었다)와 방향족 탄화수소 생성효소의 종류를 확장함으로써, 재생 가능한 원천(석유가 아닌 목질섬유계 바이오매스)에서 방향족 탄화수소 연료가 생합성되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미생물들이 톨루엔을 생성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그들은 독성 화합물을 이용하여 경쟁관계에 있는 세균들을 물리치는 것 같다"라고 벨러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좀 더 그럴 듯한 설명은 '톨루엔이 생성됨으로써 단세포 미생물을 위한 에너지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세포대사의 화학적 화폐(chemical currency)라 할 수 있는 ATP(adenosine triphosphate)가 생성되려면, 수소가 세포 밖으로 방출되어 환경에 편입됨으로써 세포막 안팎에 pH 기울기(gradient)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톨루엔을 생성하면 탄소를 세포 안으로 효과적으로 불러들임으로써 에너지생성 시스템을 되돌릴 수 있다"라고 벨러 박사는 말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벨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다른 '배양하기 쉬운 미생물'의 유전자를 변형하여 톨루엔을 만들게 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 연구는 궁극적으로 휘발유의 핵심성분 중 하나를 합성하는 산업용 미생물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합성된 톨루엔보다는 원유에서 추출된 톨루엔의 가격이 저렴하므로, 설사 완벽한 기능을 발휘하는 미생물이 탄생할지라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당분간 미스터리를 해결했다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srep31362
2. http://nature.com/articles/doi:10.1038/s41589-018-0017-4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3/1986-scientists-found-fuel-producing-bacteria-bottom-swiss-lake-now-they-know-ho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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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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