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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癌)에게서 배우다] <99회> 그래도 걸어야 하는 이유
오피니언 바이오휴머니스트 (2020-11-06)

그래도 걸어야 하는 이유


많이 걸을수록 사망위험도는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국립암연구소 및 국립노화연구소 소속 연구자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일평균 걸음수가 사망률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이 연구결과를 지난 3월, 세계 3대 임상저널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했다.

육체적 활동(Physical activity)이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사망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하루에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혹은 강도를 높여 걸으면 효과가 더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예전에도 걸음수와 사망률에 대한 연구들은 있었지만,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40세 이상의 표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약 4,800명의 참가자들에게 2003년에서 2006년 사이 최장 7일 동안 속도계(Accelerometers)를 부착시켜 데이터를 측정하였고, 이후 2015년까지 사망통계를 추적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시작 시점의 건강상태, 체질량지수, 인구학적 위험요인 등에 대한 보정을 거쳐 사망률과 걸음수와 걷기 강도 사이의 상관관계(Associations)를 계산해냈다.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성인으로서는 낮은 활동량으로 여겨지는 하루 4천 걸음과 비교하여, 하루 8천 걸음을 걸으면 사망률(All-cause mortality)이 51% 낮아진다. 이보다 더 걷게 되면 즉, 하루 1만 2천 걸음을 걸으면 사망률이 무려 65%나 낮아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망률과 걷기 강도 사이에서는 아무런 상관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던 국립노화연구소 소속 한 과학자는, 그간 노인에게 운동이 중요하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인구표본 대상 연구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위해서는 움직여야 한다는 권고를 뒷받침하는 확고한 근거를 얻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참여자들의 세부 그룹 간 비교를 해보았지만, 남자와 여자, 젊은이와 노인, 인종 간의 차이 없이 동일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2차적인 분석 결과, 많이 걸으면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연구는 관찰연구로서 걷기와 사망률의 인과관계(Causality)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건강을 위해서는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보통 강도의 육체적인 활동을 추천하는 최근 권고안을 뒷받침하는 연구로서 의의가 있다.*

데이터(Data)를 축적하여 연결하면 지식(Knowledge)이 되고 지식이 있으면 유익한 일을 실행(Action) 할 수 있게 된다. 때론 어떤 일을 열심히 하다가 지식을 얻게 되고 그 지식이 과연 그러한가 검증하기 위해 실제 데이터를 쌓아 보기도 한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약 7개월 간 측정해봤더니, 나는 주당 약 5일 운동(걷기나 뛰기)을 했고, 운동한 날의 평균 걸음 수는 약 7천 걸음이었다. 처음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여 운동할 때만 실행시켜 재곤 했는데 핸드폰 자체에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며칠 전부터는 평상시에도 걸음 수를 카운트하고 있다. 이제는 걷기가 근거 있는 건강 유지 비결인 것을 알았으니, 하루 만보 정도는 걷기위해 더 분발해야겠다.

오늘은 아내와 결혼하여 함께 걸어온 지 만 21년이 되는 날이다. 처음엔 둘이서 손잡고 가뿐하게 웃으며 뛰어갔던 것 같다. 그러다 아이가 하나 둘 생기니 일과 육아에 힘겨워 걷기도 버거워졌다. 웃다 울다 싸우다 보니 함께 가는데 필요한 효과적인 전략을 찾게 되었다. 인생 선배들과 책을 통해 조언을 얻고 지식을 갖추어 다시 걸었다. 뭔가 들어맞을 때는 흐뭇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걸음을 멈추고 티격태격하며 다시 불안해했다. 이쯤 되니 끊임없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인간 시시포스,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 할아버지에게 자연스레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래도 나에게는 함께 걸을 아내가 있으니 고독하지 않아 다행이고, 암에 걸리지도 않아 이정도면 양호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아직은 앉아 쉴 때가 아니다. 해야 할 일을 빈틈없이 해내야 한다. 그래야 때가 이르렀을 때 승자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게 된다. 하루하루 새로운 날이다.

그래도 계속 걸어야 하는 이유다.

 

※ 참고
https://www.cancer.gov/news-events/press-releases/2020/daily-step-count-mort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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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휴머니스트(필명)

과학자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주어진 삶의 현장에서 어설픈 휴머니스트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바이오분야 전공 대학졸업후, 제약사를 거쳐, 현재는 십수년째 암연구소 행정직원으로 근무중. 평소 보고 들은 암연구나 암환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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