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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화이자의 기념비적인 COVID 백신 중간발표, 그 의미는?
의학약학 양병찬 (2020-11-11)

과학자들은 '백신이 COVID-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최초의 납득할 만한 증거를 반기고 있다. 그러나 '효능의 정도', '투여 대상자', '효능의 지속 기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화이자의 기념비적인 COVID 백신 중간발표, 그 의미는?

ⓒ CBC

 

보도자료(참고 1)에 실린 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중간발표에 대해, 과학자들은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피력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마지막 라운드, 소위 임상 3상에 진입한 후보백신 중에서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대 제약사 화이자가 11월 9일 발표한 보고서는 '백신을 이용해 COVID-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했으며, 개발 중인 다른 백신들에게도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단계에서 제공된 정보가 "화이자를 비롯한 여러 제약사들의 백신이 가장 위중한 증례를 예방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진압할 수 있는가?"라는 핵심 의문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최종적인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나는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다. 이것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라고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의 플로리안 크라머(바이러스학)는 말했다. 그는 이번 임상시험에 참가한 4만 여 명의 사람들 중 하나다. "내가 대조군에 속해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독일 마인츠 소재 바이오엔텍(BioNtech)과 공동으로 개발된 이 백신은, 인간의 세포에게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코로나바이러스를 무찌르는 면역계의 핵심 표적)을 생산하라'는 명령이 담긴 분자지시서(molecular instruction)—전령 RNA(mRNA: messenger RNA)라는 형태로 작성되어 있다—로 구성되어 있다, 2회 용량의 백신은 동물실험과 초기 임상시험에서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백신의 효능을 밝혀내는 유일한 방법은, 대규모 집단에 투여한 후 수 주 ~ 수개월에 걸쳐 '감염되어 증상을 보이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결과는 대조군, 즉 위약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의 결과와 비교된다.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43,538명의 임상시험 참가자 중에서 94명이 COVID-19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지만, '94명 중 몇 명이 대조군과 시험군에 속해 있는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에 따르면, "3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을 받고 일주일 이상이 지났을 때,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은 90% 이상"이라고 한다. 이 임상시험은 총 164건의 발병사례가 확인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므로, 최초의 추정치는 나중에 달라질 수 있다.

"임상시험이 완료되어 모든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백신의 효능이 없는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지만, 유효성(예방률)의 범위는 50%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캘리포니아주 라호야 소재 스크립스 중개과학연구소(Scripps Research Translational Institute)의 소장인 심장학자 에릭 토폴은 말했다. "내 생각에, 세부사항이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임상시험의 성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왜냐하면, 임상시험의 결과지를 받아들기 전에는 백신의 효능을 장담할 수 없는 게 상례이기 때문이다."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

(1) 토폴과 다른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에는 '화이자 백신이 예방해 줄 수 있는 감염의 성격'에 대한 세부사항들—대체로 경증(mild) 사례만 예방해 줄 수 있는지, 아니면 중등도(moderate) 및 중증(severe) 사례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예방해 줄 수 있는지—이 누락되어 있다고 한다. "나는 그 백신이 방어할 수 있는 질병의 스펙트럼을 알고 싶다"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폴 오핏(백신학)은 말했다. 그는 다음달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개최하는 자문위원회에 참석하여 화이자 백신을 평가할 예정이다. "우리의 바람은, 대조군에 최소한 몇 건의 중증 사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 백신이 중증 사례를 예방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2) 또한 화이자의 백신이 '무증상자(또는 매우 경미한 증상자)의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는 백신은 팬데믹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화이자의 백신(또는 임상시험의 막바지에 있는 다른 백신들)이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내기는 어럽다"고 크라머는 말했다. 왜냐하면, 그러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일상적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45,00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그런 검사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3) 세 번째 의문은, 상이한 하위그룹(subgroup)별로 백신의 효능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백신이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집단'인 노인들에게 잘 듣는지는 알 수 없다"고 크라머는 말했다. "임상시험이 종료될 때까지 참가할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화이자의 백신이 특정 하위그릅(예: 65세 이상,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를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오핏은 말했다. 참고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의 보도자료에는 "이번 임상시험 참가자 중 42%는 인종별·민족별로 다양하다"고 쓰여 있다.

면역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까?

해결되지 않은 핵심적 의문 중 하나는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가'다. '임상시험이 시작된 시기'와 '초기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면역반응에 대한 선행논문'에 기반할 때, 많은 참가자들의 혈액 속에는 아직까지 높은 수준의 방어항체(protective antibody)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에모리 대학교(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의 라피 아흐메드(면역학)는 말했다. "내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6개월, 또는 심지어 3개월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이다.“

"만약 임상시험이 몇 개월 동안 더 계속된다면, 나의 의문을 해결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고 아흐메드는 말했다. 그의 의문에 대한 해답은 초기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면역반응을 분석함으로써 얻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중에는 6개월 전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신의 장기적 효과에 대한 정보가 빈약하다고 해서 백신 무용론을 펼치는 것은 논점이탈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나는 5년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백신만 맞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아흐메드는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다른 COVID-19 백신 개발자들에게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개발자들 중에는 모더나(Moderna;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 바이오텍 업체)와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US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소재)가 있다. 그들이 개발 중인 백신도 mRNA로 구성되어 있다"고 크라머는 말했다. "내 예상으로는 모더나의 주가(株價)가 오늘 급등할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소재 라호야 면역학연구소(La Jolla Institute for Immunology)의 셰인 크로티에 의하면, 화이자의 예비결과를 반길 곳은 모더나뿐만이 아니라고 한다. 초기 임상시험에서, 화이자 백신과 비슷한 면역반응을 촉발한 후보백신들은 수두룩했다. 따라서 그런 백신들도 나름 효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백신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규제당국들이 조만간 '출시 가능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화이자는 11월 세 번째 주쯤에 FDA에 긴급사용승인(EUA: emergency use authorization)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시점이 되면, 참가자들에 대한 사후추적 기간이 평균 2개월에 도달하게 되는데, '2개월'은 FDA가 COVID-19에 적용하는 안전성 요건(safety requirement)에 해당한다.

많은 연구자들은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고 싶어 안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수반되는 위험을 부담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의 효능이 입증된 백신’이다. 설사 효능이 몇 개월 동안만 지속되거나,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크라머는 말했다. “화이자 백신 정도의 백신이 있으면, 웬만큼 정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하다.”
 

※ 참고문헌
1. https://www.pfizer.com/news/press-release/press-release-detail/pfizer-and-biontech-announce-vaccine-candidate-against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3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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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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