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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장비 이야기] 결정학적 전자현미경 개발과 핵산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 규명 (아론 클루그_Aaron Klug)
Bio통신원(분석장비 탐험가)
“1901~2017년 사이 노벨 과학상을 수상 한 348건 중 분석기술/장비 분야 수상 건수는 27건(8.2%)이다. 이 데이터에서 보듯 노벨 과학상에서 분석기술 연구장비 분야 수상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한 ‘연구장비가 노벨과학상 수상에 미친 영향’ 중에서......
아론 클루그 (자료출처: nobelprize.org)
아론 클루그는 핵산과 단백질이 결합된 입자와 바이러스의 3차원 구조에 관해 연구한 공로로 1982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러한 생물학적 발견을 위해 전자현미경의 일종인 결정학상 전자 현미경 기술을 사용하고 발전시켰으며, 그의 방법은 추후 단백질과 바이러스를 연구하는데 널리 사용되었다.
아론 클루그의 기념우표을 보면 그가 전자현미경을 살포시 앉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자현미경에 대한 애착이 느껴진다.
아론 클루그 기념우표
(자료출처: https://m.blog.daum.net/philook/15713527?np_nil_b=1&categoryId=751038)
그가 사랑했던 전자 현미경에 대해 살펴본다.
전자현미경은 빛 대신에 전자를 사용해 물체의 확대상을 만드는 장치로서 1931년 독일의 물리학자 에른스트 러스카와 막스 크놀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전자현미경은 기존의 광학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작은 물체까지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장점 때문에 광학현미경으로는 대체적으로 윤곽만 볼 수 있는 세포나 박테리아의 내부 구조도 볼 수가 있었다. 이처럼 전자현미경이 광학현미경보다 분해능이 높은 이유는 전자기파의 파장이 광파의 파장에 비해 휠씬 짧기 때문이다. 파장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 분해능은 얼마나 더 잘게 쪼개서 볼 수 있냐는 능력을 말하는데, CCD 카메라가 해상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진이 선명하듯이 현미경도 분해능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작은 것까지 세밀하게 볼 수 있어 좋다.
보통 전자현미경이 광학현미경보다 100만 배 이상 높은 배율로 원자의 배열까지 관찰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전자현미경은 크게 투과전자현미경(Transmitted Electron Microscope, TEM)과 주사전자현미경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으로 나뉜다.
투과전자현미경(TEM)과 주사전자현미경(SEM)의 구조 (자료출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총에서 발생한 전자들이 시료에 어떻게 취해지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투과전자현미경은 시료를 투과한 전자들을 분석하여 재료 내부 구조를 분석하고, 주사전자현미경은 시료로부터 발생된 이차전자의 크기로부터 재료 표면의 이미지를 분석한다.
아래 투과전자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측정된 사진을 보면 금세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자료출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는 마치 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과 비슷하다. 반면에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는 3D 스캐너로 표면의 형상을 스캔 한 것처럼 보인다.
이쯤에서 아론 클루그는 어떤 방식의 전자현미경을 사용했는지가 궁금해진다. 투과전자현미경(TEM)이었을까?, 아니면 주사전자현미경(SEM)이었을까?
그가 촬영한 전자현미경 사진 결과물을 보며 유추해본다.
아론클루그의 사용한 전자현미경 사진 (자료출처: https://www.nobelprize.org/)
사진을 보니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과 유사점이 많다.
아울러 1950년~1960년에 아론 클루그가 많은 실험을 했고, 주사전자현미경은 1965년쯤에 상용화된 점을 감안하면, 그는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얻은 2D 이미지에 X-ray 회절 결정학에서 얻은 지혜를 불어넣어 최종적으로 근사한 3D 입체 이미지로 재구성했으며, 이는 3D 현미경뿐만 아니라 3D로 인체를 스캔하는 의료장비인 CT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아론 클루그의 업적을 생각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었다.
첫째는 전자 현미경을 사용했다는 것.
둘째는 자기만의 관점(프레임)으로 촬영된 2D 이미지에서 3D 이미지를 창출했다는 것.
난 이 중에서 두 번째가 더 대단해 보였다.
왜냐하면 어떤 물체의 2D(평면 이미지)만 보고 물체의 구조까지 담아낸 3D (공간 이미지)를 추측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속의 구조까지 알아냈으니 말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그는 사물을 보는 관점이 남들과 좀 달랐을 것 같다.
똑같은 사진을 봐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생각은 다르다. 하지만 무리를 짓는 인간의 본성 때문인지 아니면 ‘동질화’에 대한 심리적 끌림 현상 때문인지 자기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과학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각자의 생각의 교집합이 아닌 주변부에서 만들어질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한 프레임이 ‘틀림’이 아니고 ‘다름’이라고 인식할 때 우리의 과학은 진보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자료 및 출처]
-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한 ‘연구장비가 노벨과학상 수상에 미친 영향’
- www.nobelprize.org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open_kbsi/221693814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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