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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효과 가지는 세큐리네가 천연물의 총괄적 합성 원천기술 개발
Bio통신원(KAIST)
KAIST는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항암효과를 가지는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총괄적인 합성 방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 알칼로이드란 질소를 함유하는 알칼리성의 유기물질을 말하는데 그 중 한국에서도 자생하는 식물인 광대싸리(학명: Securinega Suffruticosa)에서 주로 추출되고 이 식물 내에서 생합성적인 산화 대사가 일어난 알칼로이드를 통틀어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라고 칭한다.
한 교수 연구팀은 반응 조건의 세심한 설계를 통해 세큐리네가 골격의 특정 위치에 원하는 반응이 일어나도록 해 7종의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를 총괄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합성 천연물 중 세큐린진(securingine) D는 다양한 암세포에 대해 높은 항암 활성을 가지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에 기반한 항암제 개발연구도 기대된다.
KAIST 화학과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2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 Collective total synthesis of C4-oxygenated securinine-type alkaloids via stereocontrolled diversifications on the piperidine core)
천연물 전합성(total synthesis)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작 물질로부터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통해 자연에 존재하는 복잡한 천연물을 인위적으로 합성하는 학문 분야다. 목표 물질의 가능한 합성 경로를 찾으면서 각 단계의 화학반응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목표하는 천연물에 도달할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연구 분야다.
한 교수 연구팀은 자연에서 여러 효소의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세큐리네가 골격의 산화, 원자 재배열 등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천연물의 합성을 이뤄냈을 뿐만 아니라 기본 골격의 탄소 배열을 상호변환하는 기법을 최초로 개발해내 세큐리네가 화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합성에 성공한 천연물로 세큐리티닌(securitinine), 세큐아마민(secu'amamine) D, 세큐린진(securingine) A, C, D, 필란틴(phyllanthine), 4-에피-필란틴(4-epi-phyllanthine)이 있으며, 이 중 필란틴을 제외하고는 모두 세계 최초의 합성이다.
그 중 세큐린진 D는 높은 항암효과를 가져 의약적 연구가 수반돼야 하지만 자연계에서 극소량만 추출돼 추가적인 생리활성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 교수 연구팀에서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그러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천연물은 처음 추출된 뒤 분광학적 기법을 통해 그 구조를 밝히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천연물 전합성은 이러한 오류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최종 병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세큐린진 A, C, D의 경우, 계산 화학적 기법을 통해 기존과 다른 구조 후보가 제안된 바 있는데, 연구팀은 이번 합성 연구를 통해 새로 제안된 구조가 천연물의 실제 구조라는 것을 입증해냈다.
KAIST 화학과 한순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모든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합성 전략을 세우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ˮ며 "연구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연구 성과를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더욱 복잡한 이합체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합성 연구에도 활발히 응용할 계획이다ˮ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는 6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높은 구조 복잡성 및 다양성과 암, HIV 등에 대한 생리활성으로 합성 학계로부터 주목받아온 천연물군이다. 이 천연물은 생합성적인 산화 대사를 통해 다른 천연물로 변환 가능한데, 이 대사 반응이 피페리딘 고리에서 자주 일어난다. 최근 이러한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가 여럿 추출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수많은 합성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산화적 변환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피페리딘 고리의 화학적 변환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진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 교수 연구팀은 반응 조건과 반응물 구조의 세심한 설계를 바탕으로, 이 천연물군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네오)세큐리네인 구조에서 피페리딘 골격의 질소 및 2번, 3번, 4번 탄소 위치에 원하는 입체 선택적 산화, 자리 옮김, 에피머화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여 7종의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를 총괄적으로 합성하는 전략을 세웠다(그림 1).
2. 연구 내용
한 교수 연구팀은 목표하는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에 대응되는 피페리딘 고리를 각각 만들어 메니스다우릴라이드에 연결하는 발산적 전략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먼저, 메니스다우릴라이드는 그 배당체가 콩과 식물이 잎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여 주목받아온 물질이다. 합성 학계에서 주목을 받아 이미 여러 번 합성된 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메니스다우릴라이드의 원하는 거울상 이성질체를 선택적으로 대량 합성하는 실용적인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수십 그램 단위로 합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해 보고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합성하려는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에 따라 메톡시기 또는 에폭시기를 가지는 피페리딘 화합물의 특정 거울상 이성질체가 필요한데, 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다음 바이닐 유사 자리 만니히(Mannich) 반응을 통해 입체 선택적으로 메니스다우릴라이드 부분과 연결한 뒤,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 골격을 형성하여 세큐리티닌(securitinine)과 세큐린진(securingine) C를 합성하였다.
이어서 세큐리네가 골격에 포함된 3차 아민의 산화 반응을 진행하면서, 생성되는 질소 산화물 중간체의 형태와 안정성에 따라 라디칼 생성 여부가 달라지는 점에서 착안하여 세큐린진 A와 세큐아마민(secu’amamine) D를 합성하고, 나아가 반응 조건을 달리하여 폴로노브스키(Polonovski) 반응을 통해 위치 선택적으로 이미늄 이온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세큐린진 D를 합성해냈다 (그림 2).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 시스템에는 2번 탄소 자리가 (S)-배열인 알로세큐리닌 구조와 (R)-배열인 세큐리닌 구조에서 기인한 천연물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연구팀은 세큐리네가 골격을 형성할 때 선택적으로 2번 탄소의 입체구조를 결정하는 방법을 개발함과 더불어 골격 형성 이후에도 이리듐 광촉매를 사용한 수소 원자 이동 기반 에피머화 반응을 통해 두 구조를 상호변환하는 기법을 개발해냈다. 이를 이용해 필란틴(phyllanthine)과 4-에피-필란틴(4-epi-phyllanthine)의 합성에 성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구조 또한 변형이 가능하게 하였다.
3. 기대 효과
이번 연구로 세큐리닌 타입 알칼로이드에 포함된 피페리딘 고리의 다양한 위치에 입체 선택적 산화, 자리 옮김, 에피머화 반응을 통해 알려진 모든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합성 전략을 세우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연구 성과를 더욱 복잡한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합성 연구에도 활발히 응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세큐린진 D가 다양한 암 세포계에 대해 높은 항암 활성을 가지는 만큼, 이들 천연물 연구가 가져다줄 미래가 기대된다.
그림 1.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합성 전략
그림 2. 고산화준위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 합성에 사용한 대표적인 반응
그림 3. 본 연구 참여연구원 (왼쪽: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 학생(1저자), 오른쪽: 한순규 교수(교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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