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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후 연구원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법] 학회 200% 활용하는 방법
Bio통신원(소금빵)
이번 회차는 학회에서 연구자들과 인맥을 쌓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꿀팁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의지를 갖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인맥을 넓히기는 쉽지 않다. 시간도 체력도 여유도 없기 때문에 인맥도 내가 만들어 나가야 했다. 그러므로 학회에서 인맥 쌓는 일은 일석이조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전공을 심도 있게 배우고 대학원 학기가 지날수록 전공 세부 분야가 엄청 다양하고 전문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좁은 분야를 공부하는데 이때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학회는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대학생이던 대학원생이던 신분을 불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구글에 ‘20XX 년 생명과학 학회’라고 검색하면 한 해의 학회들을 누군가가 한눈에 정리해 놓은 자료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흥미로워 보이는 학회가 있다면 학회 일정과 프로그램을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학회의 프로그램과 세미나를 보면 연구 트렌드도 파악되고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현장 등록을 하면 포스터 발표를 등록한 학생들의 초록집도 볼 수 있는데 전반적인 연구 분야들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좋다. 간혹 어느 학회에는 영 사이언티스트들의 세션이 있는데 박사 이후 과정 중이거나 젊은 교수님들의 발표를 볼 수 있다. 시니어들의 열정이 담긴 발표를 보는 것만으로도 발표하는 자세, 피피티와 발표 구성 등을 배울 수 있으니 한 번쯤 보면 좋겠다.
그림 1. 학회 중 젊은 생태학자 세션
학회에는 기업들도 스폰서로 참가하는데 제품과 기업을 알릴 수 있으면서 학회 참가자들은 볼펜, 노트, 가그린, 핸드폰 거치대 등 이메일을 남기고 기념품(?)을 양손 가득 받아 올 수 있다. 나는 볼펜을 주는 것이 좋았는데 학회에 간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볼펜이 집에 무더기로 쌓여있다. 참고로 학회 앞에 ‘대한’이 붙은 건 임상 분야의 의사들이 가는 학회, ‘한국’이 붙은 건 학교 교수님들이 가는 학회일 경우가 많다. 또, 대학교를 졸업해도 학회에서 대학교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졸업해서도 교수님들과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고 학교 밖에서 아는 얼굴을 보면 반갑다. 실험실에서 교수님과 함께 학회를 갈 경우 온라인 사전 등록을 하면 현장 등록보다 조금 더 할인된 금액으로 갈 수 있다.
그림 2. 볼거리도 있는 학회의 모습 (박테리아 인형)
만약, 학회 참가 조건으로 교수님이 포스터 발표를 제안한다면 다소 귀찮을 수 있지만 한 번 만들어 둔 자신만의 양식을 변형하며 점점 발전하는 포스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제작한 포스터를 현수막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면 잘함의 유무를 떠나서 나름 뿌듯하다. 학회 당일 포스터를 걸고 포스터 발표 시간 대에 내가 만든 포스터 앞에 서서 질문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 수 있고 다른 시각으로 방향 제시의 코멘트를 들을 수도 있다. 나의 포스터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고 답변을 위한 긴장도 약간 했던 것 같다. 포스터 발표 시간 대에 내가 답변을 할 수도 있지만 나 또한 다른 발표자의 포스터를 보러 다닐 수도 있다.
이때 나의 연구와 비슷한 분야의 대학원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비슷하면서 다른 연구들을 흥미롭게 보며 발표자 몇 명에게 질문한 경험이 있다. 한 번은 야쿠르트 기업과 협업 연구를 한 대학원생이었는데 기업과 연구를 한 경험도 간단하게 들을 수 있었고 현재 다니는 연구실은 어떤지, 타 학교 대학원생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는지, 대학원 과정 몇 년 차인지 등 서로의 상황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다른 한 번은 나랑 비슷한 연구를 하는 학생을 만났는데 포스터 발표를 부탁하면서 설명을 듣고 실험 방법 부분에서 적용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 업체를 물어보는 등 실제 메일을 주고받은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주고받았던 메일을 다시 보니 나의 고민상담과 더불어 석사 1년 차 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대학원 생활 동안 논문이나 포스터 발표, 구두 발표 등은 얼마나 경험했는지, 대학병원과 연구소가 같이 있는 입장에서 일과 공부를 어떻게 병행했는지, 대학원 생활을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그림 3. 학회 강연 전경
내가 갔던 학회 중에 고등학생이 참여한 학회가 있었다. 그 당시 인원이 50명 정도 참석한 소규모 학회여서 고등학생이 더 눈에 띄었다. 관심 가득한 모습이 기특해 보였고 실제 박사님과 연락처를 교환하며 필드 워크도 데리고 가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어느 학회에서는 대학원생들끼리 뒤풀이가 있었는데 대학원생이더라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명함을 나눠주었고 개인 홈페이지 주소도 적혀있었다. 학회를 가면 이 분야에 관심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며 열정을 보고 자극도 받을 수 있다. 명함을 처음 받았을 때 신기했는데 나를 기억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했다. 학회에서 활발하게 교류하며 자신을 알리고 싶다면 명함을 건네며 소개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듯하다.
기억에 남는 일화 중 소개하고 싶은 일화가 있다. 대학원생 때 학회가 끝나고 동기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외국인 교수님과 한국인 교수님이 지나가시며 역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물어보셨다. 우리도 셔틀버스를 알아보았지만 운행이 끝난 상황이라 고민하던 중, 교수님께서 택시를 타고 역까지 함께 가는 것을 제안하셨다.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셨는데 한국인 교수님은 학회의 위원장으로 오신 분이고 외국인 교수님은 세미나에 초청받은 저명한 교수님이셨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이후 일정이 없으면 외국인 교수님께 서울 구경을 함께 해드리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셨고 일정이 둘 다 없었던 우리는 흔쾌히 승낙하였다. 계획에 없던 일이지만 재밌을 것 같았고 교수님들께 배울 게 많고 인맥도 넓힐 수 있으면서 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교수님들과 동행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먼저 한국인 교수님은 외국인 교수님을 배려하여 동행 내내 자유자재로 영어를 쓰셨고 편하게 영어를 쓰시는 모습은 영어 공부에 대한 많은 자극이 되었다. 또, 나는 교수님들께 진행 중인 연구와 일들을 소개하며 나를 알릴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교수님은 내가 학부 졸업한 교수님과 공동 과제를 진행 중이셔서 더 반가웠다. 학회를 계기로 한국인 교수님과 종종 안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이후 동기와 맛있는 밥도 사주셨다. 모든 대화 내용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교수님들과의 만남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학회에 대한 또 다른 일화로 상해 인턴 때 만난 중국인 학생들이 학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평상시에도 이메일로 종종 안부를 주고받았는데 한국에 온다니 너무 들뜨고 신났다. 중국인 친구들은 학회의 일정이 끝난 후 서울에서 2박 3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나는 상해 인턴을 같이 갔던 친구와 다음 기수에 중국 인턴을 간 후배를 모아 서울 투어 계획을 짰다. 우리가 상해에 머무르는 동안 중국인 친구들은 하루 일정이 끝나면 우리에게 저녁도 사주고 노래방도 가며 같이 재밌는 시간을 보내서 고마운 기억이 많았다. 우리가 처음 상해를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한국이 처음인 친구들에게 보답으로 맛있는 음식과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다행히 친구들은 우리의 계획을 좋아했고 홍대 쇼핑, 명동 고양이 카페, 사진 찍기, 삼겹살을 먹으며 즐거운 2박 3일을 보냈다. 중국인 친구는 외국의 유명한 제약회사에 취업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좋은 인연들을 만들어 간다면 다음번에는 한국이 아니더라도 또 어디선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인연들은 계속된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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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석사를 감염학으로 전공하면서 3차 대학병원 연구원, 비영리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후 현재 대기업에 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원의 직무와 업무에 대한 이야기, 감염병과 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연구원의 일상을 글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보통 연구직은 박사학위가 필요하다는 편견을 깨고 석사학위 생명공학도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법을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학부생 때 연구개발 직무는 박사를 꼭 해야 하는지, 연구개발 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석사 졸업 후 연구원은 어떻게 되는 건지 고민이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글을 통해 생명공학을 전공하시는 후배분들에게는 작은 도움이, 현업에 계시는 연구원 분들에게는 재미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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