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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국 포닥 도전기] 본격적으로 미국 갈 준비
Bio통신원(이윤경)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에서만 살았다 보니 나의 두 개의 수화물과 기내용 캐리어에 무엇을 담고 가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해외 경험이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이미 포닥으로 미국에 살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혼자 곰곰이 생각도 해보았다. 주로 옷들이 공간을 차지하리라 예상을 했고, 그 외엔 미국에도 있을 건 다 있겠지만 한국에서 챙겨가면 좋을 만한 것들을 챙겼다.
냄비 한 개, 플라스틱 반찬 통 세 개, 수저와 젓가락, 컵, 수세미, 수건, 각종 신발과 추울 때나 다른 도시를 갈 것을 대비해 코트 1개와 두꺼운 옷 등을 챙겼다. 또 화장품 같은 건 여기도 살 수 있긴 하지만 오자마자 갑자기 구하기 어렵기도 하고, 내 피부 타입에 맞춰서 써야 하기도 하므로 여유롭게 챙겨서 가져 나왔다. 또 있으면 좋을 만한 것은 마스크 팩이다! 2월에 San Francisco에 방문했을 때 생각보다 의외로 추워서 수면 잠옷과 수면 양말도 챙겼다. 그리고 격식을 갖출 만한 일이 있을 때 입을 옷과 구두와 가방도 챙겼다. 수화물로 부칠 29인치 캐리어도 두 개 구매했다. 캐리어가 도착해서 짐을 하나 둘 담다 보니 정말 떠나는구나 실감이 났다.
여기서 지내다 보니 수면 잠옷이나 두꺼운 옷 등은 잘 챙겨온 것 같다. 캘리포니아는 낮엔 뜨거운 햇살로 덥지만 저녁이 되어 해가 지면 꽤나 쌀쌀하기 때문이다. 또 겨울이 한국의 겨울만큼 춥지는 않아도 아침저녁으로는 꽤 추워서 두꺼운 옷 하나 정도는 필수이고, 미국으로 나와 아울렛 등을 방문해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반팔 티셔츠 등이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Stanford는 워낙 포닥 이벤트 등에서 티셔츠를 주기도 하고, 나도 Bookstore에서 학교 로고가 담긴 것을 종종 사서 그런 부분은 괜찮았다. 당장 필요하거나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 위주로 챙기는 것을 추천하고, 나머지는 미국에 와서 구해도 될 것 같다.
오자마자 이불로 쓸 담요와 베개는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에서 샀다.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는 건 그나마 쉬웠지만 가서 살 집을 찾는 건 어려웠다. 먼저 Stanford housing을 신청했지만 학생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안내받았다. 결과도 7월 말쯤 나와서 가기 직전이라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걸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산호세 지역에 한국인 룸메이트와 함께 살려고 알아봤지만 학교까지 출퇴근이 오래 걸려 포기했다. 몇 번 더 룸메이트를 구하는 글을 보고 집 내부 사진을 받아 보긴 했지만 직접 가보지 않고는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단기로 Sublet을 구하거나 Airbnb를 예약해서 한 달쯤 지내다가 가서 집을 직접 보고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나오기 직전에 Stanford housing에서 Sublease로 집을 구했고, 대략 한 달을 학교 안에서 지냈다가 나와서 학교 커뮤니티 게시판 같은 곳에서 살 집을 구하고 직접 본 후에 계약을 했다.
한국에서 학교 Housing을 신청했지만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미국에 나와 있을 때,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다. 들어가지 않으면 450불의 패널티가 있었고, 마침 살던 집도 month to month 계약이어서 옮겨서 들어갔다. 학부 때도 집과 학교가 가까워 기숙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던 터라 막연하게 기숙사 생활을 꿈꾸기도 했고, 월세도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외국인과 살면 더욱 재밌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미국에 온 지 몇 달 지난 지금 겨우 기숙사 계약을 해지하고 나왔지만 그간 미국 생활 중 가장 크나큰 고통이었다.
한편 미국에 나가서 포닥 생활을 하면 4-5년은 살게 될 것이고, 그 사이에 한국에 자주 오가진 못할 것으로 생각되어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바쁜 대학원 생활에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나가기 전엔 만나서 안부를 주고받으며, 또 내가 꿈꿔왔던 바를 이루었던 것에 대해 축하를 받고, 앞으로 펼쳐질 미국 생활에 대한 응원도 많이 들었다. 벌써 둘째까지 낳은 애기 엄마가 된 친구도 있고, 시험 준비 중인 친구들도 있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사회에 잘 자리 잡은 친구들도 있고, 이렇게 다들 사는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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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생명과학 학사와 박사를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Stanford University에서 꿈꾸던 포닥 생활을 시작하게 된 초짜 과학자의 고군분투 이야기! 미국 포닥에 관한 정보를 주변에서 얻기가 어려웠었기에 나와 같이 막막한 상황에 놓여있는 대학원생들에게 나의 인터뷰 전 과정과 미국 포닥 생활을 상세하게 이야기하여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재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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