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연구동향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생명과학관련 정보제공자를 모집합니다.
Bio리포트 학회참관기
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2019 참석 후기
황재필(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병원 핵의학과)
목차
Ⅰ. 주요 발표 내용
1. Opening and Plenary Session
2. Main Session
Ⅱ. 총평
Ⅰ. 주요 발표 내용
1. Opening and Plenary Session
올해의 오프닝 세션은 미국임상종양학회장인 Monica Bertagnolli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으며 ‘Caring for Every Patient, Learning From Every Patient’의 주제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가운데 회원들의 임상 현장을 돌아보며 치료에 있어서의 장벽을 환자들과 환우회, 그리고 유관 단체들과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를 소개했으며 이에 더하여 암환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오픈소스 mCODE (Minimal Common Oncology Data Elements)를 공개하며 종양 치료에 있어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발표하였다.
이어진 오프닝 세션에서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으로 유명한 저자 아툴 가완디 박사가 치료나 진단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며 짧은 시간이라도 환자가 인생의 최고의 날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연구자들의 사명이라는 발표 내용은 연구 결과만을 보고 달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경고이자 조언이 되어 주었다.
올해의 기조 강연은 ASCO Award를 받은 기념으로 하버드 의대 브루게 박사가 tumor cell stress management during tumor progression and therapy 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는데, 종양생물학의 발전으로 종양 세포도 사람처럼 치료 중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항산화제가 반드시 종양에 해로운 존재만은 아니며, 이에 대한 반응으로 저항 기전을 만들게 되고 또 연구자는 이를 막기 위한 새로운 기전을 만들게 된다는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2. Main Session
아스트라제네카의 PARP 억제제 '린파자(올라파립)'의 3상 임상 POLO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으며, 생식세포 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린파자의 유지요법이 위약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두 배 가까이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나 췌장암 치료에 표적 항암치료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기존의 치료에 반응이 없는 전이성 췌장암의 생존기간이 1년도 되지 않음을 고려 시 해당 환자들과 의료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연구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폐경 전 젊은 유방암 환자가 CDK4/6 억제제 리보시클립(제품명 키스칼리)과 내분비치료 병용요법을 진행하면 사망률이 29% 감소한다는 MONALEESA-7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유방암 치료전략의 변화를 예고하였고, 특히 CDK4/6 억제제 중 처음으로 호르몬 양성(HR+)/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음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분비치료와 병용 시 전체 생존율을 유의하게 개선시킴을 입증하였다.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청(FDA) 으로부터 치료제로 승인받은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인 얀센의 비전이성 거세민감성 전립선암 치료제 아팔루타마이드(상품명: 얼리다)가 안드로겐 차단요법에 반응을 보이는 전이성 거세민감성 전립선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3상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으며,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의 5년 생존율 데이터도 공개되었는데, 이전 치료 경험, PD-L1 발현율, 면역항암제 투여 기간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 세 가지 요소가 생존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의 발표들 외에도 어린 나이(25세 정도)에 시작한 MRI 기반의 유방암 스크리닝이 향후 유방암에 의한 사망을 절반 가까이 예측할 수 있다는 발표와 진행된 육종 환자에서 종양 유전자 분석 기법이 생존을 증가시키는 치료의 선택 가이드가 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또한 신세포암에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및 active surveillance 옵션에 대한 발표도 있었으며, 엔트렉티닙(entrectinib, RXDX-101)과 같은 표적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소아암의 유전자 변이가 거의 24%까지 생각보다 많아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다발성 골수종 고위험 환자에서 레블리미드(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가 암의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내용도 있었으며, 인터루킨-6와 CRP의 증가가 여러 암종에서 면역관문 억제의 나쁜 예후를 반영하는 유용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국내 업체들도 여러 임상 연구 결과를 선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레이저티닙(YH25448)이 우수한 치료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에 기존 치료제 투여로 발생한 T790M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이며, 이번 포스터 발표에서 유한양행은 항종양 효과의 영상 판독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상의학 전문의가 독립적으로 평가한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영상을 전공하는 연구자로서 여러 치료 약제의 반응을 평가하는데 영상 검사가 독립적으로 사용되어 객관성을 입증받았다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고 이런 영상기반의 반응평가가 나아가 임상 시험에서도 바이오마커로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한미약품이 개발한 ‘벨바라페닙’도 현재 승인받은 표적항암제가 없는 BRAF, KRAS, NRAS 등의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 고형암에서 항암효과 및 허용 가능한 안전성을 나타낸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학회 기간 중에 국가임상시험사업본부(KoNECT)에서 주최한 ‘임상시험 네트워킹 밤’ 행사가 항암제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텍, CRO 등에서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아시아 미충족 의료수요를 포함한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에서 수행한 항암제 임상연구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개발을 촉구하는 토론과 임상표준지침 소개가 이어졌으며,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부분은 세계 10대 임상 강국에 국내 병원이 4개나 포함되어 있어 높은 입지를 실감케 하였으며 이런 연구 저력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국가적인 뒷받침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새로이 다지게 되었다.
연세대 암센터에서는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레포트렉티닙(개발명 TPX-0005)에 대한 1상 임상 TRIDENT-1 연구의 중간 결과를 발표해 지금까지의 ROS1 표적 약물 중 가장 뛰어난 반응률을 나타냈으며, 에이비엘바이오(ABL)도 신생혈관억제 이중항체인 ABL001 (VEGF x DLL4)의 임상 1상의 결과를 발표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인공지능 기반의 정밀의료 기업인 루닛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면역 염색 슬라이드 분석을 기반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발표하였다.
종양 치료 분야 외에도 가공된 T세포 치료와 새항원 백신 응용 등의 내용을 담은 면역관문억제제와 면역종양학, 임상 시험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 조직 생검을 대체할 액체 생검에 대한 최신 지견, 종양 케어 향상과 위험도 예측을 위한 빅데이터 적용, 환자를 위한 디지털 러닝 프로그램, proton or photon beam therapy, 정밀의학 및 cancerLinQ, 근육감소증과 종양 치료 및 예후와의 관계, 종양 치료와 관련된 정책과 시스템의 조정과 도일한 치료에 대한 격차 해소 등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발표들도 이어져 다각적인 종양 치료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Ⅱ. 총평
이제는 종양의 치료에 있어 항암 치료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면역관문억제제, 바이오마커, 면역치료, 표적치료, 정밀치료 등이 대세를 이루면서 치료 성적을 높이며 환자의 삶의 질 또한 향상시키려는 노력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에 더하여 해외의 거대 제약 업체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국내 업체들도 활발히 연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으며 다국적 기업 간 협력 및 상호 증진을 도모하며 세계 의약품 시장에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학회 차원에서 참석자를 배려한 구성 및 운영이 돋보이는 학회이기도 하였다. 어플로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초록과 planner를 통해 어디서나 편리하게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초록마다 URL이 달려 있어 사진을 촬영할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발표자의 슬라이드 볼 수 있어 아주 유익한 구성이었다. 또한 매일 아침마다 본격적인 세션 시작 전에 전날 진행된 임상발표 결과만 요약해주는 하이라이트 세션이 있어 학회의 흐름을 보고 동승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이외에 멤버쉽 컨시어지 및 안내데스크를 운영하여 각종 업무 처리에 편리를 도모하기도 하였다. 또한 전시관 내의 전문가집단과 직접 면담과 토론이 가능했던 '프로페서와의 만남의 홀', 공항으로의 이동의 편의성을 제공한 '고 에어포트' 등도 참석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였다.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연구하는 연구자와 의료진, 의료관계자들, 전 세계의 제약 업체들의 노력이 국가와 사회의 연구 인프라와 제대로 결합된다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이루며 향후 종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는 시간이었으며 이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연구, 열정이 필요함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본 게시물의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하며, 일부 내용 인용시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자료열람안내
본 내용은 BRIC에서 추가적인 검증과정을 거친 정보가 아님을 밝힙니다.
내용 중 잘못된 사실 전달 또는 오역 등이 있을 시 BRIC으로 연락(view@ibric.org)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