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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바이오 적용 및 동향
김주희, 유제민(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BioGraphene Inc.)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합성 및 분석
2.1.1. 탑다운 방식
2.1.2. 바텀업 방식
2.1.3. 분석 기법
2.1.4. 독성 분석
2.2.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바이오 적용 - 약물 전달 매개체 및 센서
2.2.1. 약물 전달 매개체
2.2.2. 바이오 센서
2.3.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바이오 적용 - 치료제
2.3.1 퇴행성 뇌 질환
2.3.2. 기타 질환
3. 결론
4. 참고문헌
5. 참고문헌
1. 서론
‘꿈의 신소재’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그래핀은 맨체스터 대학에서 고배향성의 무수 흑연(highly oriented pyrolytic graphite; HOPG)을 스카치테이프로 박리시키는 방법을 통해 2004년 세상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 원자 한층 두께의 탄소 기반 2차원 물질은 이후 다양한 분석을 통해 전례 없이 높은 전기 및 열전도도,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우수한 기계적 강도 등 여러 가지 뛰어난 물성들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며 물리, 화학, 기계 및 전기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주목을 받아왔다. 초기 그래핀을 활용한 대부분의 연구는 이러한 특성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명 유연 전극으로의 개발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는 화학 증기 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을 사용한 대면적 그래핀 필름 합성과 응용을 통해 더 넓은 분야로 확장되어 그 노력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후 수용액 상에 녹을 수 있는 형태의 그래핀 기반 물질들이 생물학 및 의학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특성들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보고되어 왔고,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소개되어 왔다.
바이오소재로 적용이 가능한 그래핀과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들은 화학 증기 증착법을 통해 합성한 2차원 필름 형태의 그래핀을 포함해 그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지만, 본 리포트에서는 체내 주입 후 생물학적 변화, 질병 진행 과정 등 실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추적 혹은 변화시킬 수 있는 수용액 상의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수용액 상에 녹을 수 있는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들은 입자 크기에 따라 크게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s; GOs)과 그래핀 양자점(graphene quantum dots; GQDs)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산화 그래핀은 수십 마이크로미터에서 작게는 수십 나노미터의 크기의 상대적으로 넓은 입자 크기 범위를 보이며, 논문에 따라 후자는 나노 산화 그래핀(nano-graphene oxides; nano-GOs)으로 칭하기도 한다. 그래핀 양자점은 상대적으로 좁은 크기 분포를 가지며 대부분 20 nm 이하이다.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들의 생체 독성은 처리 농도, 세포의 종류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나지만 대체로 입자의 크기와 작용기 유무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그래핀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말단의 작용기가 많을수록 적은 세포 독성을 보이는 경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그래핀 표면과 세포막 간의 소수성 결합에 의한 현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물질 중 본 리포트에서는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아 월등한 체내 적합성을 가지며 다양한 질병 상황들에서 더 흥미로운 현상들이 보고된 그래핀 양자점을 활용한 연구를 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2. 본론
2.1.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합성 및 분석
산화 그래핀의 합성 및 관련 연구들은 1958년, 수용액 상에 녹을 수 있는 산화 흑연을 얻기 위해 고안된 휴머스 방법(Hummer’s method)을 통해 시작되어 최근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수정 및 개선이 진행되어 왔다. 그래핀 양자점의 합성은 휴머스 방법을 통해 얻은 산화 그래핀을 전구체로 사용하는 사례들도 존재하나 대부분 산화 그래핀의 합성과 무관한 하향식(탑다운; top-down) 혹은 상향식(바텀업; bottom-up) 방식으로 얻어지며, 흑연, 탄소 섬유, 카본 블랙 등 여러 가지 전구물질들을 이용한 합성이 가능하다 (그림 1).
2.1.1. 탑다운 방식
탑다운 방식은 탄소 이중결합으로 이뤄진 흑연의 전구물질(graphitic material)을 작게 쪼개는 기법으로,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 합성에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흑연 가루를 이용해 산화 그래핀을 합성한 후 [1] 초음파 분해로 더 작은 입자들로 쪼개는 방식으로 그래핀 양자점을 합성하거나, 흑연 가루, 석탄, 혹은 탄소 섬유 등을 황산, 질산 등의 강산에 넣고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산화 및 박리하여 얻어낼 수 있다 [2]. 또한 본래 흑연의 구조를 가지지는 않지만, 탄소를 다량 포함하는 바이오매스 폐기물을 탄화시키거나 열분해를 통해 불순물 제거 및 흑연화 과정을 거친 전구물질을 대체 사용하여 그래핀 양자점을 합성한 연구 사례들도 발표되었다. 대표적으로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콩 잔여물 [3], 사용한 찻잎 [4], 또는 벼의 껍질을 [5] 이용한 그래핀 양자점 합성이 가능하다. 탑다운 방식은 대부분 황산, 질산 등의 강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합성 및 후처리 과정에 다소 위험과 다양한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비교적 수율이 높고 균일한 크기의 그래핀 양자점을 얻을 수 있다.
2.1.2. 바텀업 방식
바텀업 방식은 고분자, 탄수화물, 유기산 등의 작은 분자를 축합하여 그래핀 양자점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탑다운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안전한 합성법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크기와 구조를 조절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와 낮은 수율 등의 이유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더 적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6]. 대표적인 사례들로 고온 고압 조건에서 녹말의 축합 [7], 구연산의 탄화 [8],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아스파르트산의 열분해 [9] 등이 보고된 바 있다.
2.1.3. 분석 기법
그래핀 양자점의 크기 분석에는 투과 전자 현미경(TEM)을 주로 사용하며, 탄소 격자 분석 (lattice analysis)을 통해 그래핀 기반 물질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합성법에 따라 전구물질을 박리하는 과정에 차이가 생겨 그래핀 양자점의 탄소층 개수가 달라질 수 있으며, 두께는 원자력 현미경(AFM)을 이용한 측정이 주로 활용된다. 그래핀 양자점은 가운데 그래핀 도메인을 중심으로 말단에 하이드록실기, 카복실기와 같은 작용기를 가지며, 이는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FT-IR)와 X선 광전자 분광법(XPS)을 통해 정성 및 정량 분석할 수 있다. FT-IR 스펙트럼에서는 약 3400 cm-1, 1400 cm-1 파수에서 하이드록실기(O-H), 1730 cm-1, 1250 cm-1에서 카복실기(C=O, C-O), 1620 cm-1에서 그래핀의 대표적인 방향족 탄소 이중결합(C=C)이 나타난다. 이를 바탕으로 카복실기와 탄소 이중결합의 투과도 비율로 그래핀 양자점의 산화 정도를 분석할 수 있으며, 그래핀 양자점에 공유결합을 통한 다른 분자를 결합했을 때 생성되거나 사라지는 작용기의 파악도 가능하다 [10]. XPS 스펙트럼은 C1s 스캔을 통해 C-C (sp2, sp3), C-O, O-C=O 등의 픽으로 디콘볼루션이 가능하며, N-GQD와 같은 이원자 도핑된 그래핀 양자점의 경우, N1s 스캔을 통해 C-N 결합 분석 또한 가능하다 [11]. 라만 분광법을 통해서는 그래핀 도메인과 결함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래핀 고유의 픽에 해당하는 G band가 1580-1610 cm-1 범위에서 나타나며, 이는 산화로 인해 그래핀의 G band보다 청색 이동(blue shift) 되어 나타난다. 1370-80 cm-1 영역에서 sp3 타입의 결함에 의한 D band가 나타나며, D와 G band 세기의 비율로(ID/IG) 그래핀 양자점의 산화 및 결함 정도를 해석할 수 있다 [12]. 또한 원소 분석(elemental analysis)을 통해 탄소, 산소, 질소, 수소, 황 등의 비율을 알 수 있으며, 합성법에 따라 질산, 황산 등이 이용될 경우 소량의 질소와 황이 검출되기도 한다. 그래핀 양자점은 π-π* 전이에 해당하는 약 230 nm에서 높은 흡광도를 갖는다. 또한 양자점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발광하여 이미징, 센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타 전위 측정을 통해 그래핀 양자점의 표면 전하를 알 수 있으며, 대부분의 카복실기를 갖는 그래핀 양자점은 음전하를 띈다.
2.1.4. 독성 분석
서론에 언급한 바와 같이 그래핀 기반 물질들은 크기, 작용기의 유무(혹은 산화 정도) 등에 따라 독성에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세포 혹은 동물에 그래핀 양자점을 주입하는 실험의 경우 미리 세포 독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래핀 양자점의 경우 100 μg/ml의 농도로 세포에 처리했을 때, 주로 10 nm 이하의 크기를 갖는 그래핀 양자점들이 낮은 세포 독성을 보였으며 [13], 10 nm 이하의 그래핀 양자점 내에서는 산화된 정도가 높을수록, 혹은 작용기가 더 풍부할수록 더 낮은 세포 독성을 나타냈다. 이는 그래핀 양자점이 세포 독성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 중 크기가 작고 말단의 작용기가 많을수록 세포막과의 소수성 결합에 의한 손상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산화 그래핀을 비롯해 다른 그래핀 및 탄소 기반 나노물질과 비교하여 더 뛰어난 생체 적합성을 보이는 그래핀 양자점은 약물 전달 매개체, 바이오 이미징 및 센서 등에 적용되거나 물질 자체의 화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치료제로 사용하는 연구 등이 진행되어왔다 (그림 2).
2.2.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바이오소재 적용 - 약물 전달 매개체 및 센서
2.2.1. 약물 전달 매개체
그래핀 양자점은 아직 그 작용 기작이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작은 크기를 활용하여 세포막 및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 투과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화 그래핀 등에 비해 높은 표면적을 갖고 있어 뛰어난 용해도와 적은 세포 독성을 보인다. 또한 다른 그래핀 구조체들과 마찬가지로 그래핀 도메인에 소수성 약물을 올리거나 친수성인 작용기를 활용한 공유결합 형태로 약물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그래핀 양자점에 약물을 결합하는 방법은 약물의 종류에 따라 비공유결합 및 공유결합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약물의 구조적 특성에 따라 강한 소수성 구조를 갖는 다환식(polycyclic) 또는 방향족(aromatic) 구조의 약물들은 그래핀 양자점의 탄소 격자와의 소수성 결합으로 복합체 형성이 가능하다 [6]. 대표적인 예로 독소루비신 등의 소수성 항암제를 그래핀 도메인에 적재하고, 말단에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리간드를 결합하여 약물 전달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14, 15].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비교하여 낮은 pH를 갖기 때문에, pH 차이에 의한 방출조절(controlled release)이 가능하다 [16]. 공유결합의 경우, 그래핀 양자점의 카복실기를 EDC/NHS 결합을 통해 활성화한 후, 아민기를 갖는 항체, 펩타이드 등의 소분자와 결합하거나, 물질의 생체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기반 결합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17]. 나아가 그래핀 양자점의 카복실기를 아민기로 치환하거나, 양전하를 띄는 고분자를 결합해 표면 전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정전기적 인력으로 다양한 저분자 또는 펩타이드의 결합이 가능하다 [14, 18, 19].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그래핀 양자점의 광 루미네선스(photoluminescence; PL)를 이용하여 약물 전달과 추적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들도 보고된 바 있으며 [20], 말단에 다른 형광체를 결합해 관찰하고자 하는 파장대의 조절이 가능하다.
2.2.2. 바이오 센서
그래핀 양자점의 PL을 이용해 다양한 물질의 센서로서의 적용이 가능하다. 그래핀 양자점은 음전하를 띄기 때문에 금속 이온의 탐지가 가능한데, 특히 Fe3+ 이온에 대한 선택성이 높다. Fe3+는 체내 다양한 생리적 현상에 관여하는 주요 금속 이온으로, 그래핀 양자점과 이온 사이의 전하 전달로 인해 그래핀 양자점의 형광이 Fe3+ 농도에 따라 소광한다 [21]. 그래핀 양자점을 사이토크롬 C와 섞으면, 사이토크롬 C의 Fe3+와 그래핀 양자점 간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응집되고, 이에 따라 그래핀 양자점의 형광이 소광 되는 점을 이용하여 트립신 센서로 적용한 연구 사례가 있다 [22]. 구체적으로 사이토크롬 C에 의해 소광 된 그래핀 양자점의 형광이, 트립신이 사이토크롬 C를 분해하면서 세기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그래핀 양자점의 형광이 금 나노 입자에 의해 소광 되는 점을 이용하여, 아민기를 갖는 그래핀 양자점에 소세포 폐암 진단에 사용되는 뉴런 특이 에놀라아제(neuron-specific enolase; NSE) 항체를 부착하여 준비한 후, 항체에 NSE 항원이 결합함으로써 그래핀 양자점과 금 나노 입자 간의 거리가 멀어져 소광 됐던 형광이 회복되는 현상을 통해 암 진단 센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23]. 알츠하이머병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β(Amyloid-β; Aβ) 단량체의 감지에도 그래핀 양자점이 적용되었는데, Aβ 단량체와 섬유의 비율을 조절하면서 그래핀 양자점의 형광을 측정한 결과, 섬유의 비율에 따라 선형적으로 형광의 세기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24]. 해당 연구에서는 방향족 구조를 갖고 양전하를 띄는 Aβ 단량체가 그래핀 양자점에 흡착돼 형광을 소광시키다가 섬유화 과정에 따라 그래핀 양자점과의 상호작용이 약해지면서, 입자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며 형광이 회복되는 원리를 사용하였다. 또한 포도당 산화 효소(glucose oxidase)가 포도당을 산화시키면서 과산화수소를 생성하고, 겨자무과산화효소(horseradish peroxidase)의 존재 하에 페놀이 퀴논으로 산화되면서 그래핀 양자점의 형광이 소광 되는 현상을 통해 포도당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25]. 그래핀 양자점은 다양한 원자들로 치환 및 도핑이 가능한데, 셀레늄으로 도핑된 그래핀 양자점은 하이드록실 라디칼(•OH)의 센서로 작동 가능한데, C-Se 작용기 부분이 라디칼에 의해 산화되면 발광하지 않는 Se-Se 작용기로 바뀌며, 이는 글루타싸이온에 의해 다시 환원되어 형광의 복원이 가능하다 [26].
2.3.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바이오소재 적용 - 치료제
그래핀 양자점은 구조적,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그 자체로 치료제로써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양친매성(amphiphilic)을 띄는 특성으로 인해 π-π 상호작용으로 방향족 구조를 갖는 소수성 분자와 결합하는 동시에 양전하를 띄는 N-말단에 정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하여 단백질의 비정상적 섬유화 과정(protein fibrillation), 신장 등의 조직 섬유화(fibrosis), 콜레스테롤의 비정상적 수송과정 및 축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들에 대한 병리학적 특성들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다 [10, 27, 28]. 또한, 그래핀 양자점은 그래핀 도메인에 결합체를 만들거나 작용기로부터 수소 이온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유리기(free radical)를 제거할 수 있다 [29]. 구체적으로 그래핀 양자점은 하이드록실 라디칼과 같은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산화 스트레스를 방지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염증 질환에 치료제로써 적용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30, 31]. 본 리포트에서는 퇴행성 뇌 질환 및 기타 질환들을 표적으로 한 그래핀 양자점의 치료제(therapeutic agent) 적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2.3.1. 퇴행성 뇌 질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으로 대표되는 퇴행성 뇌 질환은 여러 가지 유전적 원인을 포함해 그 발병 작용 기작이 매우 다양하지만, 신경 단백질의 비정상적 섬유화 및 응집 과정이 주요 병리학적 특성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래핀 기반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연구로는 이러한 섬유화 응집 과정을 억제하거나 이미 형성된 응집체들을 분해하는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또한 신경 단백질은 아니지만 2형 당뇨와 연관성이 있는 섬 아밀로이드 폴리펩타이드(islet amyloid polypeptide) 등 유사한 형태의 섬유화 과정이 발병 작용 및 진행(pathoprogression)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도 존재한다.
①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2,400만 명이 고통받는 가장 흔한 형태의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 과정이 주요 병리학적 특성으로 나타난다.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표적으로 한 그래핀 관련 연구들은 산화 그래핀을 활용한 사례들이 주로 보고되었다. 이들은 단량체 형태의 아밀로이드 베타를 산화 그래핀 표면에 흡착시켜 섬유화 과정을 방해하거나 [32] 말단에 섬유화 된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표적 할 수 있는 형광을 결합한 후 근적외선(near infrared) 레이저를 조사하여 열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분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그래핀 양자점 등의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치료제로써의 적용 가능성을 확장했다 [33]. 이후 상대적으로 뛰어난 생체 적합성을 보이는 그래핀 양자점이 산화 그래핀과 유사한 방법으로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 과정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34] 가장 높은 독성을 보이는 저중합체(oligomer) 형태의 아밀로이드 베타가 세포막에 가하는 손상을 억제할 수 있음을 보였다 [35].
②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하게 발병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의 섬유화 및 응집과정에 의해 도파민 작동성 신경세포 사멸이 점진적으로 발생하며 진행된다. 그래핀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2018년 보고된 논문에서 그래핀 양자점이 알파시뉴클레인의 섬유화 과정 억제는 물론 시간에 따라 이미 섬유화 된 응집체를 단량체 수준으로 분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결과들은 유전(transgenic) 및 급성(sporadic) 모델에서 모두 비슷한 효과를 보여 향후 그래핀 양자점 기반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10]. 치료 기작에 대해서 해당 논문에서는 그래핀 양자점의 양친매성 특성을 활용해 우선 N-말단에 정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하고 이후 그래핀 도메인과 섬유 형태 알파시뉴클레인 간의 소수성 결합으로 분해 과정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③ 기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수많은 환자가 고통받는 퇴행성 뇌 질환들을 넘어 비교적 제약시장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콜레스테롤이 엔도솜 및 리소좀에 비정상적으로 축적하며 소뇌의 퍼킨지 세포(purkinje cell)의 점진적인 사멸이 발생하는 C형 니만피크병의 경우, 단백질의 비정상적 섬유화 과정은 주요 발병기작으로 사료되지 않는다. 하지만 파킨슨병 연구에서 그래핀 양자점과 알파시뉴클레인 간의 결합이 리소좀에서 발생한다는 결과를 근거로 C형 니만피크병 모델의 세포에서 리소좀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제거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결과가 작년 나노 레터에 보고되었다 [27]. 해당 논문에서는 그래핀 양자점이 콜레스테롤 축적을 포함해 C형 니만피크병에서 보이는 여러 병리학적 특성들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동물모델에서 퍼킨지 세포 사멸 또한 방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림 3).
2.3.2. 기타 질환
④ 항균 효과
그래핀 양자점보다 크기가 더 큰 산화 그래핀은 항균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표면 결합을 통해 박테리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하거나, 박테리아를 덮어서 외부로부터 영양소 공급을 차단하나, 산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균을 죽인다 [36]. 그래핀 양자점의 경우 박테리아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한 항균 효과는 미미하지만, 박테리아가 형성하는 바이오 필름의 세포 외 기질을 형성하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섬유와 상호작용하여 바이오 필름을 분해하거나 [37], 은 나노 입자와 결합한 후 빛을 조사하여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해 항균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38].
⑤ 염증성 질환
덱스트란 황산나트륨(dextran sulfate sodium; DSS)으로 유도한 염증성 장 질환 마우스 모델에 약 30 nm의 그래핀 양자점(혹은 나노 산화 그래핀)을 동맥 주사로 주입하여 관찰한 결과, 체중 감소와 장의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결장 내 섬유화를 억제하였다 [39]. 또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IFN-γ, TNF-α, IL-6, MCP-1의 분비를 감소시켰다. 더 작은 2-3 nm 크기의 그래핀 양자점을 같은 모델에 구강 투여했을 시, 장 상피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지 않았고, BL21 E. coli에 그래핀 양자점을 0.1 mg/ml 농도까지 처리했을 때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하여 집락(colony) 형성을 방해하지 않았다 [40]. 마지막으로, 40 nm 크기의 그래핀 양자점을 콘카나발린 A(concanavalin A)로 유도한 간염 모델에 정맥 주사하였을 때 간 지질 과산화가 억제되고 세포 사멸적 마커 및 면역세포의 간 침투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 등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41].
⑥ 광 에너지 요법
그래핀 양자점의 항산화 효과와 상반되게 암 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치료인 광 에너지 요법에 그래핀 양자점을 활용하는 연구 또한 진행되었다. 그래핀 양자점의 크기 및 구조에 따라 빛 조사에 의한 일중항산소(1O2) 생성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42], 광 에너지 요법에 의해 독성이 낮은 그래핀 양자점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되고 그로 인해 종양이 제거되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43, 44]. 또한, 광 에너지 요법에 사용되는 포르피린(porphyrin)의 낮은 용해도와 응집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그래핀 양자점을 결합하여 암세포 내 흡수율을 높였다 [45].
3. 결론
초기 그래핀을 이용한 대부분의 연구는 주로 2차원 필름 형태의 그래핀을 활용, 투명 유연 전극 등 IT 소재로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그래핀 양자점 등 수용액 상에 녹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들이 생물학 및 의학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특성들을 지니고 있음이 보고되고 관련 결과들이 여러 논문을 통해 소개되며 바이오 소재로의 적용 또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4. 맺는말
2차원 그래핀 필름이 2004년 처음 세상에 소개되고 전례 없이 뛰어난 특성들이 알려지며 즉각적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까지는 여러 기술적인 한계들을 보이며 초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찬가지로 그래핀 양자점 등 수용액 상의 그래핀 기반 나노물질의 바이오 소재 적용 또한 임상 약물로의 개발 등 우리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아직 더 알아내고 검증해야 할 관문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을 포함해 수십, 수백 년 동안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난치병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전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창조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그래핀이 어떤 형태로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로 개발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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