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서론
2. 본론
2.1.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이 발견한 AD 관련 세포: 질병 관련 미세아교세포(disease-associated microglia, DAM)
2.2. AD에서의 멀티오믹스(multi-omics) 분석
2.3. AD에서의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분석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보건복지부 치매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897만 명 중 7.9%가 AD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 우리 주변에서 AD 환자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치매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AD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AD 환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치료법, 조기 진단에 대한 수요도 커졌지만, 아직 AD의 원인에 대한 많은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으며,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들은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이지만 회복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행히도 ‘우리가 아직 찾지 못한 AD의 원인이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NGS 기술은 하나씩 답을 제공해 주고 있다. RNA-seq, whole genome sequencing을 통해 AD 환자에게서만 관찰되는 전사체(transcriptome)의 변화, 유전체(genome) 상에서의 변이(예: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copy number variation)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환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런 관찰들이 질병 발생과 진행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2009년 최초의 단일 세포 RNA 시퀀싱(single-cell RNA sequencing, scRNA-seq) 연구가 발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일 세포 수준에서 다양한 오믹스를 관찰할 수 있는 시퀀싱 기술이 개발되었으며, 지금은 한 세포에서 두 개의 오믹스가 통합된 분석 결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뇌의 경우, 단일 세포 시퀀싱 샘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세포 분리 과정, 동결로 인한 로스, 배치 별 차이)이 있었으나 단일 핵 RNA 시퀀싱(single-nucleus RNA sequencing, snRNA-seq) 기술과 여러 분석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 주고 있다.
뇌에서 단일 세포 시퀀싱이 가능하게 되면서 벌크(bulk) 세포로 분석했을 때 볼 수 없었던 뇌세포 유형에 따른 오믹스 변화를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는 AD에서의 풀리지 않던 질병 메커니즘을 연구하는데 많은 통찰력을 제공해 주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최근에 발표된 논문들을 기반으로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이 AD의 어떤 부분들을 밝혀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본론
2.1.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이 발견한 AD 관련 세포: 질병 관련 미세아교세포(disease-associated microglia, DAM)
미세아교세포는 뇌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면서 신경세포(neuron)의 기능을 도와주는 신경아교세포(glia)의 일종이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의 대표적인 면역세포로 면역 작용, 시냅스 가지치기, 신경세포 보호, 염증 조절 역할을 한다 [2, 3].
AD 연구분야에서의 단일 세포 시퀀싱은 2017년 국제 학술지 ‘셀’에 게재된 하다스 케렌-숄(Hadas Keren-Shaul)의 논문에서 처음 적용되었다 [4]. 해당 연구에서는 Aβ의 병리를 나타내는 AD 형질전환 마우스 모델인 5xFAD (AD 관련 유전자 APP, PSEN1에 돌연변이가 도입되어 있으며, 생후 2개월부터 세포 외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가 발생하고 6개월 경부터 시냅스 및 신경 퇴행이 발생)를 이용하여 MARS-seq (massively parallel single-cell RNA-seq)을 진행했다. 연령과 성별이 일치하는 6개월령의 야생형(wild-type, WT) 대조군과 5xFAD의 뇌에서 모든 면역세포(CD45+)를 분류했고, 총 8,016개의 단일 세포에 대해 RNA-seq을 진행 후 각각의 데이터를 세포 표면 마커와 전사체 변화를 기준으로 분석하여 총 10개의 그룹으로 클러스터링 했다. 10개의 그룹 중 미세아교세포는 3개 그룹이 존재했는데, 대부분은 항상성 미세아교세포(homeostatic microglia, 그룹 1)이었고 나머지 두 그룹은 AD에서만 나타나는 새로운 미세아교세포 그룹이었으며(그룹 2, 그룹 3) 저자들은 이 두 그룹을 ‘질병 관련 신경아교세포(disease-associated microglia, DAM)’라고 명명했다. 5xFAD 마우스의 면역세포를 1, 3, 6, 8개월 시점에서 분리해 AD의 병증의 진행에 따른 변화를 확인했더니, 항상성 미세아교세포가 1단계 DAM(그룹 2)을 거쳐 2단계 DAM(그룹 3) 상태로 순차적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DAM은 루게릭병 마우스 모델(mSOD1-G93A)과 나이가 많은 WT 마우스(AD 마우스 모델보다는 적은 양)에서도 관찰되었다. 면역형광법 이미징 실험 결과에서는 Aβ가 쌓이지 않는 소뇌 부분에서는 DAM이 관찰되지 않지만 피질 부분에서는 DAM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DAM이 AD의 병리적 부위와 공간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항상성 미세아교세포가 DAM으로 전환하면서 일어나는 전사체 프로파일의 변화를 보면 DAM에서는 지질 대사 경로와 식세포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데 이는 AD에서 플라크 제거를 하기 위한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4, 5].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DAM이 단계별 변화를 통해 미세아교세포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둘러싸고 식세포작용을 할 수 있게 하는 유전자로 TREM2 (Triggering Receptor Expressed On Myeloid Cells 2)를 지목했다는 것이다. TREM2는 2013년 초에 AD의 위험 인자로 밝혀진 유전자로 뇌에서는 주로 미세아교세포에서 발현이 된다 [6]. 미세아교세포의 표면 수용체인 TREM2는 미세아교세포의 생존, 증식 및 식균 작용, 이동 및 대사에 관여하며 [7], TREM2 유전자 상에 존재하는 변이인 R47H, R62H가 AD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6, 8]. 케렌-숄의 연구에서는 TREM2가 결여된 5xFAD 마우스에서는 2단계 DAM이 없었고 오히려 많은 수의 미세아교세포가 1단계 DAM에서 멈춰 있는 것처럼 관찰되는 것을 통해서 지질 대사 및 식세포 경로가 강하게 활성화되는 DAM의 두 번째 단계로의 전환에는 TREM2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미세아교세포가 플라크를 둘러싸고 먹기 위해서는 TREM2가 필요하며 AD 말기에 미세아교세포에 TREM2가 없으면 질병 증상이 악화된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9, 10].
이후에는 AD 환자의 샘플에서도 DAM의 시그니처(DAM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전사체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연구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사후 알츠하이머 뇌 조직의 미세아교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보면 DAM의 프로파일과 유사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11-13]. 그렇기 때문에 DAM과 닮지 않은 인간 알츠하이머 미세아교세포를 HAM (human Alzheimer’s microglia)으로 명명하고 있다 [14]. 인간과 마우스 모두에서 유일하게 발현이 증가하는 유전자는 APOE였으며, DAM에서는 항상성 유지와 관련된 유전자(homeostatic genes)가 감소하는 반면 HAM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15].
두 종에서 나타나는 AD 관련 미세아교세포 시그니처의 차이점은 몇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마우스 샘플의 연구는 주로 scRNA-seq으로 확인된 반면, 인간 AD 샘플의 경우 snRNA-seq으로 확인되었다. scRNA-seq과 snRNA-seq의 전사체 프로파일이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지만, 인간의 미세아교세포에서 나타나는 몇몇 유전자는 snRNA-seq으로는 감지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6]. 또한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이 AD 환자 코호트의 유전적 배경, 인종 차이, 후성유전학적 조절, 질병 진행 정도 등의 다양한 생물학적 배경을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하는 점도 있을 것이며, 두 종에서 얻을 수 있는 AD 관련 미세아교세포 수의 차이나 샘플 수집 시기(환자 사후부터 샘플 수집까지의 시간 간격)에 따른 RNA의 보존 정도도 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7]. 아직은 HAM에서의 TREM2, 항상성 유지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 패턴이 연구 그룹별로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12], AD 환자 샘플로 진행한 단일 세포 시퀀싱 결과가 누적되면 HAM의 시그니처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DAM과 HAM의 비교
이미지 = J Exp Med 218 (9):e20202717 (2021) [12], Front Synaptic Neurosci 13:773590 (2021) [17], Neuron 110(21):3458-3483 (2022) [18] 참고 및 재구성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의 발전은 더 높은 해상도를 가진 현미경으로 미세아교세포의 이질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양한 뇌 병리 상태에서의 신경아교세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세포 유형들이 새롭게 밝혀졌고, 미세아교세포를 단순히 M1/M2 또는 휴지기(resting)/활성화(activation) 같은 이분법적인 방법으로 나누기보다는 오믹스 수준에서의 프로파일 분석을 통해서 세포 유형들을 나눠야 한다는 학계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18]. 이처럼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은 그동안 AD를 연구하는 데 있어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던 부분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여기에 AD 환자의 샘플이 좀 더 세분화된 질병 진행 단계 별로 확보가 되고 단일 세포 수준에서 분석을 진행하게 된다면 복잡한 세포들의 네트워크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2. AD에서의 멀티오믹스(multi-omics) 분석
인간 세포는 세포 유형에 따라 크기가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현미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이 작은 세포 한 개에서 RNA를 추출하여 NGS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놀라운 일이지만, 현재의 과학 기술은 단일 세포 수준에서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proteome), 후성유전체(epigenome)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AD 환자 샘플로 단일 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체와 전사체의 변화를 확인한 연구들이 누적되어온데 이어 올해 2월 국제 학술지 ‘셀 지노믹스’에는 한 세포에서 snRNA-seq과 snATAC-seq (single-nucleus assays for transposase accessible chromatin with high-throughput sequencing)을 동시에 본 연구가 발표되었다 [19]. 이전까지의 연구에서는 조직 샘플에서 분리한 단일 핵을 합쳐서 만든 풀(pool)을 두개로 나누어 snRNA-seq, snATAC-seq을 개별적으로 진행한 후 분석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두 가지 시퀀싱 결과를 통합했었다. 이 방법은 한 세포 유형에서 나타난 유전자 발현 변화가 특정 전사 발현 조절 요소에 의한 것임을 연결시키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공동 제1저자인 애슐린 앤더슨(Ashlyn G. Anderson)과 브리앤 로저스(Brianne B. Rogers)는 이 상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10x Genomics에서 판매하는 단일 세포 멀티오믹스 분석법을 사용하여 한 개의 핵에서 전사체와 염색질의 열린 부분을 측정하였다. 7명의 AD 환자와 성별이 일치하는 8명의 대조군으로부터 얻은 사후 대뇌 피질 조직에서 105,332개의 핵을 분리하여 단일 핵 멀티오믹스(snRNA-seq + snATAC-seq)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한 개의 단일 세포에서 얻은 두 가지 시퀀싱 결과를 통합하여 어떤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TF)가 어떤 시스 조절 요소(cis-regulatory elements, CRE)에서 어떤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하는지 확인하고자 트리오 분석(trio, ATAC-seq peak/gene/TF의 상관관계가 보이면 한 개의 트리오를 구성한다고 정의)을 진행했고, AD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두 전사인자를 발견했다. 그중 하나인 MAFB (MAF BZIP Transcription Factor B)는 미세아교세포에서 AD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트리오로 건강한 미세아교세포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20]. 해당 논문에서는 MAFB가 미세아교세포에서 발현되는 케모카인 수용체 CX3CR1 (C-X3-C Motif Chemokine Receptor 1)와 면역 시스템 관련 유전자인 TLR3 (Toll Like Re-ceptor 3), CD84 (CD84 Molecule)를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하나인 ZEB1 (Zinc Finger E-Box Binding Homeobox 1)은 신경세포에서 AD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트리오이며, 신경세포에서 칼슘 센서의 역할을 하는 VSNL1 (Visinin Like 1)를 포함하여 여러 이온 채널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AD에서의 칼슘 채널 조절 손상으로 인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신경섬유 다발(neurofibrillary tangle) 형성을 밝힌 이전 연구들 [21, 22]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진은 이 외에도 APP (amyloid beta precursor protein), SNCA (synuclein alpha)를 포함한 신경퇴행 관련 유전자들과 연결된 CRE에 대해 루시퍼레이즈 리포터 분석법(luciferase reporter assay)을 이용하여 평가하였고 인핸서(enhancer) 유사 활성을 입증했다. 다만 AD 관련 세포주가 아닌 HEK293과 293FT 세포주로 실험했다는 점, 실험 방법이 리프레서(repressor) 활성은 확인할 수 없는 점이 한계일 수는 있으나 이 연구 결과는 향후 연구에서는 AD 관련 유전자들 발현 변화를 AD 특이적인 CRE, TF의 활성과 연결시켜 기능을 밝히는데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멀티오믹스와 단일 세포 시퀀싱에서의 적용
단일 세포 시퀀싱에서 오믹스 분석 방법과 바코딩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AD에서 세포 유형에 따른 유전자 발현에 관한 데이터도 증가하고 있다. 개별적인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개의 단일 세포에서 두 가지 오믹스 데이터를 얻어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멀티오믹스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데 있어 충분한 커버리지 깊이(depth of coverage), 더 많은 세포 수를 이용한 분석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발전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민감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의 다중 오믹스 분석이 더욱 활발해지고 전장 유전체 연관성 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에서 발견된 AD 관련 SNP이 AD 특이적인 전사체, 후성유전체 등의 오믹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오믹스 분석은 이질성이 높은 뇌에서 세포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AD 특이적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성별, 인종, 유전적 변이에 따른 요인들이 질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메커니즘을 이해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2.3 AD에서의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분석
scRNA-seq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구자들은 세포들의 이질성을 유지하면서 각 세포의 전사체의 변화를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AD 연구에서도 질병의 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세포 유형을 파악하고 질병의 분자적, 세포적 기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었다. 그러나 단일 세포 시퀀싱이 일반화되어가고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연구자들은 단일 세포로 분리하면서 손실되는 공간 정보와 뇌조직에서 단일 세포로 해리할 때의 어려움으로 인해 데이터 해석에 있어 제한적인 부분이 발생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뇌조직의 손상 없이 온전한 전사체의 변화를 보고자 하는 수요는 최근에 scRNA-seq과 공간전사체학을 통합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합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
올해 2월에는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채워줄 새로운 기술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소개되었다 [24].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의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소속인 모건 셩(Morgan Sheng)과 샤오 왕(Xiao Wang)이 이끄는 연구진은 동일한 조직 세션에서 공간 전사체 분석과 단백질 검출을 할 수 있는 ‘STARmap PLUS’를 개발했으며, 해당 논문에서는 AD 마우스 모델 TauPS2APP (APP, PSEN2, MAPT 유전자에 돌연변이 도입된 모델로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신경섬유 다발을 모두 관찰할 수 있음)의 8개월령, 13개월령을 사용하여 고해상도의 시공간 지도를 구축하고자 했다. ‘STARmap PLUS’의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1) 준비된 뇌조직 섹션 내의 mRNA를 유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바코드가 포함된 프로브를 이용해 cDNA 앰플리콘 생성 (2) 과인산화 타우를 표지할 1차 항체 처리 (3) 바이오 분자들(biomolecules)의 위치를 고정하기 위한 하이드로젤 처리(hydrogel-tissue hydrid) (4) 각각의 cDNA 앰플리콘을 시퀀싱(형광 염료를 이용한 in situ sequencing) (5) 과인산화 타우에 처리된 1차 항체에 결합할 형광 2차 항체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검출할 형광 염료를 처리하여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기술을 통해 시퀀싱 되는 유전자는 연구진이 이전의 AD 관련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선정한 2,766개의 유전자이며, AD의 대표적인 병리학적 특징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신경섬유 다발 주변에 존재하는 단일 세포에서 AD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들은 해당 연구에서 얻은 여러 뇌세포 유형의 결과를 통합하여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둘러싼 신경아교세포의 코어-쉘 구조(core-shell structure) 모델을 제안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8개월 또는 그 이전에 발생)에 반응한 미세아교세포는 플라크 주위(<10 μm)로 응집하며 항상성 미세아교세포의 상태에서 DAM 전사체 프로파일 [4]을 보이는 상태로 전환되었고, DAM-유사 미세아교세포는 AD 마우스 모델에서만 발견되며 8개월에서 13개월 사이에 그 수가 증가했다. 항상성 미세아교세포의 경우 대조군과 AD 마우스 모델에서 모두 발견되었다. 이후 단계(13개월)에서 항상성 성상교세포(astrocyte)가 플라크로부터 10~30 μm 범위에서 질병 관련 성상교세포(disease-associated astrocytes, DAA) 전사체 프로파일 [25]을 보이는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관찰했고, DAA-유사 성상교세포는 8개월에서 13개월 사이에 수가 증가했지만 미세아교세포와 달리 대조군에서도 검출되었다. DAM-유사 미세아교세포는 플라크를 밀접하게(<10 μm) 둘러싸고 있는 반면, DAA-유사 성상교세포는 그 주변(10~40 μm 내)으로 존재했다. 이를 통해 DAM에 의한 DAA 유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다른 신경아교세포인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는 후기 단계(13개월)에 플라크 근처(10~40 μm)로 축척 되었으며 8개월과 13개월의 대조군, AD 마우스 모델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전구세포(oligodendrocyte precursor cell, OPC)의 경우 대부분 플라크와 가깝게 모이는 반면(10~20 μm), 성숙한 희소돌기아교세포는 그 주변(20~40 μm)으로 존재했다. 이러한 관찰은 플라크에서 중간 거리에 있는 OPC가 희소돌기아교세포로 증식 및 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냈다. 신경교세포가 플라크 주변으로 축적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경세포의 밀도는 8개월에서 13개월 사이에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8개월에 비해 13개월에서 더 많은 과인산화 타우 신호가 포함된 신경세포가 존재했으며, 플라크 근처 10 μm 거리 내에서 과인산화된 타우가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연구진들은 신경세포의 감소를 과인산화 타우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유무와 상관없이 과인산화된 타우 주변으로 희소돌기아교세포가 밀접해 있는 것을 확인했고, 희소돌기아교세포가 타우 병증으로 손상된 축삭 돌기를 지지하고 손상된 수초를 복구하는 메커니즘인지 아니면 오히려 타우 병증을 악화시키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시사하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을 인간 AD 환자의 샘플에 적용할 계획이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기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데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다.
그림 3. 코어-쉘 구조 모델
이미지 = Nat Neurosci 26(3):430-446 (2023) [24] 참고 및 재구성. 미세아교세포 클러스터 1,2는 항상성 미세아교세포로 통합하여 표시하였고, 성상교세포와 희소돌기아교세포 클러스터의 경우 숫자로 표시함 (클러스터 1의 경우 표시하지 않음)
2020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에 공간 분해 전사체학(spatially resolved transcriptomics)을 올해의 방법으로 선정된 이후로 [26] 공간 분석이 단일 세포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질병의 병리와 관련된 특정 공간에서 어떤 유형의 세포가 어떤 전사체 변화를 보이는지를 밝히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우리가 질병 메커니즘을 해부하고 포괄적인 통찰력을 얻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3. 결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AD 연구에 있어 몇 가지 뜨거운 이슈들이 있었다. 바이오젠(Biogen), 에자이(Eisai)의 AD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 aducanumab)’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에도 계속적으로 임상시험 결과와 유효성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고 내부 구조조정, 아두헬름 가격 인하, 미국 메디케어(Medicare)의 보험 제한으로 인해 상업화를 위한 추진력을 점점 잃고 있는 분위기다 [27, 28]. 이에 더해 AD 연구의 중심이자 발병 원인을 설명하는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cascade hypothesis)을 뒷받침하던 논문이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인 매튜 슈래그(Matthew Schrag)는 실뱅 레스네(Sylvain Lesne), 카렌 애쉬(Karen H. Ashe)의 2006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 대해 웨스턴 블랏(Western blot) 실험 결과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가 자체적으로 전문가를 구성해 검토한 결과에서도 동일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29, 30].
이로 인해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한 의구심이 떠오르는 듯했으나 이 가설은 더 많은 연구진들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서포트 되어온 점, 논란이 된 2006년 논문에서는 Aβ*56을 다루지만 치매와 관련된 핵심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β, Aβ)이자 AD 치료제의 주요 타깃은 Aβ40 또는 Aβ42라는 점이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해 주었다. 다행히 2023년은 AD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임상 3상 성공을 발표한 바이오젠, 에자이의 ‘레켐비(LEQEMBI™, lecanemab)’가 Aβ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약물 기전을 바탕으로 올해 FDA 정식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AD 연구를 진행해 온 시간 대비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AD 치료제 개발은 이질성(heterogeneity)이 높고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는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병리학적 특성들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아두헬름 역시 여러 논란이 있지만 AD 치료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다. 아두헬름의 임상 과정과 FDA 승인 경험은 AD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여러 제약 회사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새로운 AD 치료법 연구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 4.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 현황
이미지 = Nature 603(7900):216-219 (2022) [34] 참고 및 재구성
AD를 연구하는 데 있어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은 과학자들이 밝힐 수 없었던 뇌의 다양한 세포 유형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유전체 분석 기술이 향상되고 시퀀싱 비용이 감소하면서 단일 세포 시퀀싱을 이용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었고, 단일 세포 오믹스 플랫폼과 공간 전사체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공간적 맥락에서 AD 병리에 대한 세포 반응을 상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17].
그렇지만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한계점들이 있다. AD 환자 샘플은 사후 샘플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밝혀낸 유전자의 발현 변화가 질병을 일으킨 것인지, 질병으로 인해 유전자 발현이 변화한 것인지, 임종으로 인해 변화한 것인지 결론 내리기 어렵다. 또한 사후 조직 샘플의 상태도 데이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명체가 가진 전사체 프로파일을 정확하게 보려면 RNA 농도, 순도(예: RNA integrity number, RIN)와 같은 RNA의 질을 평가하는 값들이 기준에 부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연구진 별로 데이터 결과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31].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이 다른 질병에 비해 뇌질환에 늦게 적용된 것은 뇌 조직으로부터 세포 유형별로 해리하기가 어렵고 뇌세포를 동결했다가 해동할 때의 세포 생존율이 낮은 점 때문이었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단일 세포의 핵을 시퀀싱 하는 방법이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세포를 해리하는 과정이나 세포질을 제외한 시퀀싱 방법으로 인해 데이터 노이즈나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가 밝혀내야 하는 것들도 많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 AD 연구는 많이 발표되었지만, 아직까지 AD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염증을 유발하고 질병 진행을 촉진하는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32, 33].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는 AD를 일으키는 핵심 단백질이지만, 이 단백질이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AD를 촉진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더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인지 능력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찾지 못했고 뇌에서 발생하는 체세포 돌연변이(somatic mutation)가 AD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 연구자들이 밝혀내야 할 것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의 NGS 기술 개발 속도로 보아 해답을 얻기까지 얼마 안 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AD를 정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일 세포 시퀀싱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대규모로 AD 샘플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컨소시엄들도 결성되었다. 연구자들의 이러한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AD의 인과 관계가 밝혀지고 더 좋은 약효를 가진 AD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4. 참고문헌
==>첨부파일(PDF)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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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하나
약력
주식회사 바이오오케스트라 바이오인포매틱스팀 책임연구원 (2021-)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사후연수자 (2019-2021)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박사과정 (2014-2019)
주 연구 분야
(1) Neurodegeneration disease
(2) RNA therapeutics
(3) RNA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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