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논문은 표적 물질과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형광 신호가 켜지는 저분자 바이오 프로브 개발에 관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 주제는 MGH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Ralph weissleder 교수님의 연구팀에서 2010년 처음으로 보고하였고, 이 후 세계 여러 그룹에서 새로운 바이오 프로브의 개발과 이를 활용한 이미징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테트라진 (tetrazine) 이라 불리는 분자는 두 가지 중요한 화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하나는 TCO (trans-cycloocetene) 와 같은 알켄 분자들과 빠른 생물직교반응 (bioorthogonal reaction)을 일으킬 수 있는 반응성을 지닌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형광 분자에 연결하였을 때 형광 신호를 감소시키는 형광 소광제 (fluorescence quencher)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 특징을 활용하여 테트라진과 형광 분자를 연결시킨 합성 프로브를 제작하게 되면, 1) TCO (trans-cyclooctene)가 표지된 표적에서만 프로브가 선택적으로 공유결합을 형성하면서, 2) 테트라진 변형에 의한 소광제 기능 상실로 형광이 다시 켜지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약물이나 생체 내 단백질, 세포 소기관 등 관찰하고자 하는 표적에 간단한 전처리 작업으로 작은 TCO 분자를 결합시키게 되면, 위의 프로브를 활용하여 세척 (washing)과정이 없이도 표적만을 선택적으로 형광 표지 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관련 주제들을 활발하게 탐구중인 세계 연구팀들이 있기 때문에, 원래 진행하고자 했던 논문의 방향과 비슷한 콘셉트의 논문들이 본 프로젝트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보고되었고, 그 때마다 위기감과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기존의 연구들에서 해결하지 못한 점 (장파장 쪽 프로브의 형광 효율 감소) 에 대해 보다 집중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 점이 결국 위기를 기회로 바꾼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승범 교수님의 지도하에 박사 과정을 수행하였습니다. 저희 화학생물학 연구실은 유기화학과 생물학의 접점에 있는 연구실로써 난치성 질병과 연관된 생명 현상의 탐구 및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합성 분자의 발굴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1) pDOS 전략을 활용한 저분자 유기 물질 합성; 2) 바이오 프로브의 제작 및 활용; 3) 스크리닝 시스템 개발과 이를 통한 생리활성 물질의 발굴; 4) 발굴한 생리활성 물질의 표적단백질 규명; 5) 생리활성 물질의 효능 최적화 등의 연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진행되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과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저분자 물질의 디자인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자들마다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이 모두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구 과정에서 몰입하고 있던 숙제들이 어느 순간 탁 하고 해결되면서 느껴지는 희열이 연구활동의 보람과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흔히 ‘Aha moment’ 라고도 불리는, 몰입 후 찾아오는 즐거움이 성과물에 대한 기대감보다 훨씬 강한 연구 원동력이 된 것 같고, 그 덕분에 때로 지치고 힘들었던 프로젝트들도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화학생물학 분야도 분야 고유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생물학적 연구를 위한 도구들을 화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직접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물질들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분자들을 스스로 창조하여 실제적인 생물학적 활용까지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다채롭고 통합적인 연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정리까지 평균적으로 연 단위 이상의 오랜 연구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강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화학과로 대학원을 진학하기 전부터 뇌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박사 과정 동안 훈련했던 유기 분자들의 디자인과 합성 능력을 활용하여, 신경계 작용을 조절할 수 있는 연구들에 접목시켜보고 싶습니다. 그 접점에 어떤 연구들이 있을지 관심을 갖고 알아보는 중입니다. 익숙한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이 두렵고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오랫동안 흥미 있었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라 그 쪽으로의 포닥 생활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지도 교수님이신 박승범 교수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학문에 대한 유연성은 평생 교수님으로부터 배워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하는 연구실 선배님들과 같이 동고동락한 동료 후배들이 있어서 힘든 과정들 즐겁게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실 식구들께 항상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