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에 출판된 논문의 키워드 중 한 가지인 '가벼운 수준의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이란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혈액 중 염증 전구물질들이 증가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가벼운 염증은 신체 질환인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었으나, 뇌의 스트레스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된 바가 없었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가벼운 수준의 염증이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판단력, 기억력 등 인지기능 저하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포함한 스트레스성 질환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아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 결과는 뇌 네트워크와 가벼운 수준의 염증의 상관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명을 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이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 Nature Communications 그 달의 Editor's Highlights로도 선정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발견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상황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외상노출 특수직업군(소방관) 100명과 일반인 700명을 대상으로 뇌 기능 영상과 혈액 내 염증 지표(interleukin-6 (IL-6), interleukin-1β (IL-1β), tumor necrosis factor-α (TNF-α))를 측정하였고, 가벼운 수준의 염증이 있는 사람은 정상에 비하여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이 감소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뇌의 신경 네트워크 기능 저하는 판단력,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능력 등 고위 인지기능과 뇌의 기능적 연결성을 떨어뜨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발병에도 더욱 취약하게 합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 빈번한 스트레스(화재 현장, 구조, 구급 현장에서의 직간접적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집단으로 설정한 소방관 집단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확연히 나타났습니다. 가벼운 염증이 있는 소방관은 건강한 소방관에 비해 비슷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더라도 신경 네트워크 기능 저하가 더욱 심하였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발병 위험성이 현저히 증가하였습니다.
외상 사건 등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이후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는 삶의 질 저하, 직장 및 학업 등의 업무효율 저하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연구 결과는 직업상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되는 특수 직업군이나 그 외의 다양한 스트레스 노출 위험군에서 혈액 내 염증 측정을 통해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대한 조기 개입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로 염증 상태가 판단력,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능력 등 고위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확대된다면 염증 수준을 낮추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또한 시사하므로, 이를 첨단 뇌영상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뇌융합과학연구원은 2013년 설립된 이후 의학, 자연과학 및 공학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분야까지 아우르는 융합 뇌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능적, 구조적, 화학적 자기공명뇌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연구를 비롯하여 임상적, 행동적 평가와 유전 정보를 통합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뇌질환의 기전을 밝히고 뇌와 인간 행동 패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본 연구원은 인간대상 연구를 위한 신경심리검사, 뇌영상, 신경생리 데이터를 획득하며, 비침습적 뇌자극 기기(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등), bright light exposure, 고압산소챔버 (hyperbaric oxygen chamber) 등을 적용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여 뇌와 인간 행동 패턴의 연결고리를 찾고 특히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모토로 여러 정서장애, 인지장애 등과 관련된 뇌과학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재활의학 전문의를 취득한 후 2015년부터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현재는 임상진료 없이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활의학을 접목하여 뇌기능 회복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직접 진료하며 환자분 개개인의 회복을 돕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기전 연구 및 인체적용시험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외상사건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고위험 특수직업군(소방관, 경찰관 등) 분들은 특히 다양한 직간접적 외상 사건을 경험하며 많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나 이러한 문제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지원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들이 아직 적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비교적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혈액 내 염증 지표를 기능적 뇌영상 상의 신경 네트워크 변화와의 연관성을 밝히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와의 관련성까지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추후 여러 방면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뇌의 resilience 기전 연구를 통해 뇌의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기초 연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인터뷰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로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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