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신경세포는 axon(축삭)을 통해 신경정보를 타겟 조직에 전달하며 네트워크를 이룹니다. 이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려면 신경세포는 자신의 온전한 구조를 개체의 생명이 끝날 때까지 유지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다른 세포에서 관찰할 수 없는axon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기인한 axon regeneration & degeneration 현상이 특징적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즉, 세포체의 크기에 비하여 매우 긴 길이로 이루어진 취약한 구조의 axon은 다양한 종류의 stress에 노출되는 경우 자신의 구조를 온전하게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빠집니다. 이때, 물리적 또는 여러 원인으로 인해 신경세포의 구조가 손상되면 신경계의 질서가 무너지게 되고 본 기능을 잃어 심각한 기능적 결함이 나타나게 됩니다. 저희는 여러 신경병증(neuropathy) 및 퇴행성 신경질환(neurodegenerative disorders)의 근본 원인을 이러한 관점, 축삭손상병증(axonopathy) 에서 바라보면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axon의 손상이 신경세포에 유발하는 신호전달기작을 밝히고 이 기작이 조절되는 mechanism의 규명을 통해, 신경 재생 또는 퇴행 현상이 진행되는 원리를 연구를 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손상 후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지기 전에 성공적으로 신경세포의 원래 구조를 회복하도록 재생하는 방법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이해해야 하는 사실은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와 그 이외의 신경계인 말초신경계의 손상 후 서로 다른 반응과 결과를 이해하고 그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신경 재생원리를 찾기 위한 연구의 시작입니다. 방법론적으로 저희는 신경세포의 내재적 원리 이해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발적으로 재생이 가능한 일부 신경 조직을 이용하여, 인위적인 손상을 가한 뒤 신경세포에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즉, 신경세포의 손상 이후 어떠한 과정으로 신호 전달 과정이 일어나는지, 결국 이러한 신호가 어떠한 유전자 및 단백질의 양적/기능적 변화를 일으켜서 신경 재생, 퇴행을 제어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특정 유전자를 신경세포에 여러 방법으로 응용하여 실제로 재생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밝혀야 합니다. 실제로 신경퇴행성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병증의 진행에 따라 마비 또는 생명 유지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직 신경퇴행성 질환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저희는 신경이 재생에 실패하고 퇴행이 진행되는 원리를 이해하고 재생능력을 인위적으로 증폭시켜서 신경의 기능적 회복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 신경 재생 및 퇴행 연구실에서 조용철 지도교수님 지도 하에 연구하고 있습니다. (http://axon.korea.ac.kr)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희 실험실은 2015년 9월에 만들어진, 신생랩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실험이 set-up 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힘든 환경 속에서 시작하는 일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이러한 기회는 보통의 대학원생이 일반적으로 겪을 수 없는, 그러기에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실험실만의 수많은 실험 방법들을 익히는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는 곧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었고, 저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선배들의 노하우도 분명 중요하지만, 저한테는 실험실의 주인이 되는 게 큰 자부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또한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장비와 pc 등 옆에서 세심하게 챙겨주신 지도교수님이 저희 실험실의 자부심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연구의 길에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내디딘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현실적이고 확실한 조언을 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실험을 열심히 진행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몇 가지 팁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저한테 있어서 실험은 곧 ‘시간’과 ‘타이밍’ 입니다. 제가 찾아낸 결과물이 어느 시점에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은 논리의 핵심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빛을 발하지 못하는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분명 봐야 하는 실험을 해야 할 때, 시간을 길게 끌지 않고 기간 내 적절한 타이밍에 빨리 결과를 도출한다면 이 데이터는, 구성 중에 있는 논리의 허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또는 앞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논리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제 막 과학자의 세계에 입문한 새내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논문을 시작으로 하여 더 많은 과학적 업적을 이루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하여 배우고 또 때로는 욕심과 열정이 넘치는 연구자로서 제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여 시작한 과학자로서의 삶의 길을 걸어 나갈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성격이 조금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꼭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첫째로, 지금 이 논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곁에서 저를 지지해주고 저의 성공이 곧 본인의 성공인 것처럼 기뻐해 주시는 조용철 지도교수님께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두 번째로, 저에게는 최고의 여성 과학자이며 존경하는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신정은 교수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랑 같은 공간, 같은 위치에서 모든 어려운 순간들을 함께 해준 후배 김혜민 학생과 동기 이봄 학생과 그 외 실험실 가족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또한, 제 곁에서 늘 믿고 응원해준 사랑하는 가족들과 남자친구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영광스럽게도 저의 논문이 커버로 선정되어 표지로 나오게 됐습니다. 일생동안 갖지 못할 수도 있는 이런 기쁨의 순간을 저희 실험실 가족들과 교수님이 함께 겪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또한 이런 좋은 소식과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를 만들어주신 Bric의 한빛사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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