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icroRNA (miRNA) 는 작은 비번역 (noncoding) RNA로서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동물의 발달과 질병에 아주 깊이 관여합니다. miRNA의 형성과정과 기능은 지난 20여년동안 아주 자세히 연구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miRNA 전사체 자체의 조절, 특히 분해 기작은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세포가 miRNA를 분해하는 방법 중 하나는 miRNA의 표적 전사체 (target transcript) 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miRNA는 일반적으로 Argonaute 단백질에 장착되어 표적 mRNA의 번역 (translation) 을 막거나 mRNA의 분해를 유도하는 기능을 하지만 때로는 표적 전사체가 역으로 miRNA의 분해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 현상은 10여년 전 Joan Steitz와 Phillip Zamore 그룹에서 발견되었고 후에 target-directed miRNA degradation (TDMD) 라고 명명되었습니다. TDMD는 miRNA의 3’ 말단과 표적 전사체 사이에 추가적인 상보적 결합이 있을 때 일어나는데 이 과정 중에 miRNA 3’ 말단에 꼬리가 추가되거나 (tailing) 줄어드는 (trimming) 현상이 일어나는 것 이외에는 자세한 기작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TDMD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CRISPR 스크린을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ZSWIM8 Ubiquitin ligase가 TDMD에 필요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ZSWIM8 ligase가 Argonaute을 Ubiquitin화 하여 Proteasome에 의해 분해되도록 유도하고 이 과정 중에 방출된 miRNA가 세포질에서 분해되는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추가로 그동안 TDMD에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miRNA 3’ 말단의 꼬리가 추가되거나 줄어드는 기작은 ZSWIM8 ligase에 의해 일어나는 TDMD에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miRNA들이 TDMD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도 밝힐 수 있었습니다.
논문을 준비하던 중 학회를 통하여 David Bartel 그룹에서 제 논문과 비슷한 모델을 제시하는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결국에는 Bartel 그룹과 이야기하여 두 논문을 나란히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 Medical Center는 학부 과정이 없는 의과대학 연구소입니다. 6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3명의 National Academy of Science 회원, 17명의 National Academy of Medicine 회원, 그리고 15명의 Howard Huges Medical Institute 연구자들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으니 본인이 모르는 분야에 대한 조언을 얻기가 좋고 Next generation sequencing, proteomics, metabolomics, structural biology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공동 연구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차근차근 노력하여 쌓이는 지식과 기술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이 연구활동의 가장 보람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활동은 실패의 연속입니다. 벤치에서 실험을 한다면 실험에 실패하는 일이 반드시 생기며, 논문을 투고하는 과정에서도 대부분 게재승인보다 거절을 더 많이 당합니다. 누구에게나 항상 일어나는 일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고 연구에 임하시면 더 즐거운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이 피곤하면 실수도 많이 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무리하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유학생활의 질은 영어실력과 비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국 전에 잘 준비해 놓으면 더 즐거운 유학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논문을 통하여 ZSWIM8 ligase가 TDMD에 관여하는 것을 알게 되어 앞으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후속연구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TDMD 관련연구 이외에도 mRNA의 분해 기작과 질병을 일으키는 비번역 RNA에 대한 연구들도 진행 중입니다. 또한 그동안 배운 CRISPR screen을 이용하여 post-transcriptional regulation에 중요한 유전자들을 더 발굴할 계획입니다. 다만 위의 연구들을 전부 혼자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제 실험실을 꾸려나갈 수 있는 자리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일일이 나열할 순 없지만 재미있는 RNA의 세계로 저를 인도해 주신 저의 박사과정 멘토 Ambro van Hoof 교수님과 제가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신 현 포스닥 멘토 Joshua Mendell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너무 멀리 있지만 항상 응원해주시는 가족들과 곁에서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저의 아내 김민선 박사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