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코로나 치료제 관련 연구였습니다. 2020년 2월에 의대를 졸업하고 3월에 공중보건의사로 군복무를 시작하였는데, 당시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질병 방역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의심자 검사일을 한달 하다가, 이어서 대구에 있는 확진자 전담 병원으로 파견되었습니다. 약 350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거쳐간 병원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코로나라는 감염병이 생소했고, 그러다 보니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만 분분할 뿐 누구 하나 명확히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이 지점에서 혼란스러워서 여러 논문을 찾아보았는데, 너무나 다양한 약제들이 repurpose되어 코로나 치료에 시도되고 있었고, 당시만 해도 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기반의 약물 치료 효과 연구가 거의 없어서 evidence level도 높지 않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의료진들이 매우 혼란을 겪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에 대해서 정리할 필요를 느꼈고, 40가지가 넘는 치료 약제들 중에 어떤 약제들이 정말 효과를 보이는지 보다 통섭적으로 분석하여 확인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효과가 있는 약제들을 스크리닝 해내면 추후 약물 연구 focus를 좁힐 수 있고, 가능성이 적은 약제들을 연구하느라 소비되는 재정, 인력, 연구 인프라들을 줄여서 보다 가능성 높은 약물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코로나 환자의 중중도(moderat-severe vs. critically ill)나 임상 환경 (intensive care unit (ICU) vs. non-ICU) 등에 따라서 사망률과 질병 경과가 상이했기 때문에 각 상황별로 더 적절한 치료 약제를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treatment strategy). 결과적으로, 110개의 약물 치료 논문을 분석하여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novelty는 크게 2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1) 47가지의 약물 및 약제용법을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 한꺼번에 분석하여 각각의 outcome에 대해서 랭킹을 확인하였습니다. 보통 가장 검정력이 높다고 하는 RCT로는 4군 이상을 동시 비교하지 못하는데,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47개 약제를 동시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RCT나 기타 다른 통상적인 임상연구 방법론으로는 대응할 수 없던 연구 주제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우후죽순 많은 코로나 관련 약물 연구가 발표되고 있지만 각 연구의 퀄리티나 evidence level이 모두 높지는 않았고, 같은 약제에 대해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논문들도 많았습니다. 결국, 쏟아져 나오는 약물 연구 논문을 보면서 어떤 걸 믿어야 하고 어떤 걸 조심스레 봐야 하는지 판단 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각 outcome별로 evidence level을 평가하여(통계적인 방법으로 bias들을 분석하여) 각 결과를 어느 정도의 신뢰도로 믿을 수 있는지를 함께 표현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공중보건의사 신분이었고, 당시 대구병원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어디에 소속되어서 한 연구는 아니었고, 독자적으로 진행했던 연구였습니다. 학부 때부터 쌓아온 연구 경험이 있어서 독립적인 연구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1저자 이면서 직접 교신으로도 참여하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의대 재학 시절부터 연구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 시간들이 쌓여 저도 모르는 사이에 독립적인 연구자로 설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의대 다닐 때 다양한 연구에 노출 시켜주시고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원없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박성수 교수님 (고대 의대), 이번 연구에 함께해주시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눠주셨던 황태호 교수님 (부산대 의대), 그리고 함께 고생한 친구 안민호 선생(공중보건의)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할 입장은 되지 못하기에 조심스럽지만, 많은 trial and error를 겪어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잦은 실패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연구 노하우와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것 같고, 훈련하는 그 열매없는 시간을 견디다 보면 모든 경험이 합쳐져서 좋은 연구로 소화되는 귀중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계속 실패하고 부딪히면서 배워가는 중이라 조언이라기 보다는 제 다짐(?)에 가까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ㅎㅎ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모든 과정을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연구를 좋아하게 하신 것,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신 것, 계속 적인 연구 기회를 주신 것, 어느 것 하나 제가 계획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힘들어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힘이 되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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