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생물들 중 어느 종이 우점하고 어떤 전략으로 우점하는 지를 깨닫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생물의 근원은 바다인데 누가 우점하고 있을까요? 해양생물 생체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식물성 플랑크톤입니다. 이들은 광합성을 하면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질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키는데, 공기 중에 들어있는 산소의 50%를 이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맑은 공기를 마셨다면 바다의 식물플랑크톤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이러한 해양 식물플랑크톤 중 탄소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그룹은 와편모류(dinoflagellate)라는 그룹입니다. 이들은 2개의 편모를 가지고 있어 수영을 할 때 소용돌이(와류)가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들은 내부공생에서 3차 내부공생에 의하여 생긴 것으로 엽록소를 가지고 있는 생물 중에는 가장 진화한 생물입니다. 이러한 와편모류에는 식물성도 있고 동물성도 있으며 이를 다 가지고 있는 혼합영양성(mixotrophic)도 있습니다. 또한 자유롭게 다니는 종들이 있지만 공생성이나 기생성 종들도 많습니다. 산호와 공생하는 주산텔라도 와편모류입니다.
와편모류에는 3,450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약 5% 정도가 적조를 일으킵니다. 무해한 종들은 어패류의 좋은 먹이가 되어 수산물 생산에 필수적이지만 유해한 종들은 양식업에 큰 피해를 끼칩니다. 그러므로 어떤 종이 우점 하는 지를 알아내는 일은 탄소 및 질소 순환, 해양생태계 내 먹이망 작동, 수산물 생산 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와편모류는 지구상 생물 중 가장 많은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최대 인간의 80배 가량됩니다. 프로로샌트륨 마이컨스(Prorocentrum micans)는 염색체를 320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중앙도서관 또는 항공모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많은 유전자와 물질을 가지고 있어,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양학뿐만 아니라 생태학, 진화학, 유전학, 환경과학, 공학, 수산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 논문은 어떤 와편모류들이 글로벌 하게 적조를 일으키고, 이들은 우점하기 위하여 어떤 생태진화학적 전략을 쓰는 지를 밝힌 논문입니다. 글로벌 하게 적조를 일으키는 와편모류는 15종인데, 그 중 13종이 광합성과 포식을 같이 할 수 있는 혼합영양성 종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글로벌 하게 적조를 일으키는 종은 성장률이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대신 그들은 많은 종류의 먹이를 먹을 수 있어서 전 세계 많은 해역에서 광합성 조건이 안 좋을 때 어떤 먹이든 한 종류의 먹이를 먹으며 견디다가 광합성 조건이 좋아지면 적조를 일으키는 전략을 쓴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한 두 가지 먹이만 먹을 수 있거나 아예 못 먹는 식물종들은 광합성 조건이 안 좋을 때 이미 없어져 이들과 경쟁을 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 와도 끝까지 살아남으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교훈을 와편모류가 보여준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를 진행한 생태바이오적조연구실은 생태학, 바이오, 적조를 융합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실입니다. 주로 해양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반응을 연구합니다. 이를 위하여 해양생물들의 분류, 생태생리, 유전학적 특성 등 기초 연구를 하고, 이러한 생물과 기초연구결과를 이용하여 증식기술개발, 적조제어기술개발, 기생충제어기술개발, 유용물질발굴 등 다양한 응용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평소에 생태계(ecosystem)란 집, 생물 그리고 생물을 살 수 있게 하는 내부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과 내부시스템이 바뀌면 들어와 사는 생물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 대상 생물을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로 확대한다면, 수 십 억년 동안 바다에서 존재했거나 지금 존재하는 생물들이 집이나 내부시스템에 어떻게 적응하였는지 앞으로 변한다면 어떻게 적응하였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저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나 인류의 안위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바다는 수십 억년 동안 존재해 왔는데 밀물과 썰물도 동시에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바닷속 생물들은 밀물 때나 썰물 때나 열심히 헤엄을 치면서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열심히 하면 자신의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해양과 육상을 포함하여 가장 많은 개체를 가지고 있는 식물은 남세균에 속하는 프로클로로코커스(Prochlorococcus)입니다. 이들은 수십 억년 동안 대양을 지배해 왔는데 전혀 진화하지 않아 프로클로로코커스 속(genus)안에 딱 한 종만 있습니다. 이들이 왜 진화가 필요 없는 완벽한 종인지를 밝히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적조에 대한 연구를 30여년 해왔습니다. 적조가 주는 교훈은 “완벽한 것들의 부조화보다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의 조화로움이 더 낫다”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