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퇴행성뇌질환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는 독성을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들 (Aβ, Tau, α-synuclein 등) 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점 (proteinopathy)입니다. 여기서 현재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이러한 독성단백질들이 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발현되는데 어떻게 뇌의 특정 영역 또는 특정 유형의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사멸되는가 (selective neuronal vulnerability) 하는 점입니다. 저는 퇴행성뇌질환 중 하나인 Spinocerebellar Ataxia Type 1 (SCA1) 을 연구하여 이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SCA1은 Ataxin-1(ATXN1) 이라는 유전자에서 polyglutamine (polyQ) 을 만들어 내는 CAG 서열의 확장에 의해 발병하는 autosomal dominant neurodegenerative disorder 입니다. 다른 퇴행성뇌질환처럼 SCA1 또한 단백질 병변 (proteinopathy)을 보이며, 축적된 mutant ATXN1이 소뇌와 뇌간의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켜 운동능력의 상실 (소뇌성 phenotype)과 호흡곤란으로 인한 사망 (뇌간성 phenotype)을 각각 유발합니다. 따라서 질병 치료를 위하여 mutant ATXN1의 양을 줄이기 위한 druggable target을 찾는 시도를 해왔으나, 현재까지 뇌간에서 ATXN1의 양을 줄일 수 있는 regulator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저희 랩에서는 유전적 스크린 기법을 이용하여 ATXN1의 양을 조절하는 새로운 전사인자인 ZBTB7B를 발견하였고, ZBTB7B가 RSK3의 발현을 촉진하여 ATXN1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밝혔습니다. RSK3는 ATXN1 단백질의 특정 Serine residue (S776)를 인산화시켜 단백질을 안정화시키는데, 이는 기존에 알려진 MSK1의 작용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MSK1과 RSK3의 작용은 소뇌와 뇌간에서 극명히 대비되는데, 이는 MSK1은 소뇌에서, RSK3는 뇌간에서 각각 발현되어 ATXN1의 양을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Rsk3의 작용을 억제할 경우 SCA1 mouse model 에서 뇌간의 병변이 줄어들고 호흡이 개선되며, Rsk3와 Msk1을 함께 억제할 경우 더 나아가 소뇌의 병변 회복 및 운동능력의 향상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 연구 결과는 퇴행성뇌질환을 야기하는 독성단백질의 축적과 작용에 뇌의 각 영역에 특이적인 regulator 들이 직접 관여함으로써 그 해당 영역에 선택적인 신경퇴행을 일으키는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Texas Medical Center에 위치한 Baylor College of Medicine과 Texas Children’s Hospital 에 공동으로 소속된 Jan and Dan Duncan Neurological Research Institute (NRI)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NRI는 neuroscience, genetics, pediatrics 등 다양한 분야에 소속된 350 여 명의 전문 연구인력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신경발달, 신경기능 및 신경퇴행에 관한 기초 및 응용연구를 수행하여 다양한 neurological disorder를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SCA1이라는 희귀한 유전적 퇴행성뇌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고자 이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이 연구가 모든 퇴행성뇌질환의 공통적 주제인 “선택적 신경세포 사멸”이라는 중요한 수수께끼 현상에 대한 하나의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제 연구가 전사인자로부터 시작하여 말단 ATXN1단백질의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에 이르기까지 한 질병의 molecular pathogenesis를 광범위하게 들여다 본 점과, 연구에 다양한 species 유래의 여러 cell line, tissue 및 model organism을 이용하여 공통적인 결과를 얻고 자체 검증을 하였다는 점에서 또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박사과정 동안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다방면에서 배우고 깨닫게 된 데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퇴행성뇌질환은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있는 의생명과학 초유의 관심분야이므로 이 분야의 연구는 학문적인 기여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영향력이 있습니다. 또한, 퇴행성뇌질환 분야로 오시면 academia와 industry의 두 가지 길로 가는데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받으실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진로를 유연하게 선택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얼마 전 박사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그동안 해왔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포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박사과정 동안 지도해주신 Huda Zoghbi 교수님과 함께 연구에 참여한 실험실 식구들 및 모든 collaborator 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지도해주신 은사님 최윤재교수님, 조종수교수님, 강상기교수님, 복진덕박사님, 이창환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미국 휴스턴에서 연구하는 동안 다방면으로 도와주신 김문종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순간 제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저를 응원해 준 사랑하는 저의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퇴행성뇌질환
#Selective vulnerability
#Spinocerebellar ataxia typ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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