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 내 대표적인 분해 기작으로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 Ubiquitin-Proteasome System)이고, 다른 하나는 자가포식(Autophagy) 입니다. 자가포식은 ‘세포’라는 집의 유지보수, 청소 및 집 지킴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굉장히 다재다능한 기작입니다. 세포가 영양결핍 상태에 이를 때 세포 내 구성요소들을 분해하여 양분 공급에 일조를 하고, 기능을 상실한 세포 내 소기관을 분해하기도 합니다. 또한 병원균의 침입에 맞서서, 세포가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다양한 생화학적 분석 방법 및 고해상도 현미경의 발달로, 정확한 오토파지의 분자적 기작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생리학적 및 병리학적으로도(동물 및 식물의 발달, 암 및 각종 뇌질환) 깊게 관련되어 있음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자가포식은 오토파고솜(autophagosome)이라 불리는, 이중막으로 구성된 소낭을 통해 작용하는데, 오토파고솜은 주로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막 표면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만들어지는 동안, 오토파고솜 생성에 필요한 막성분들은 세포 내 다양한 소기관으로부터 제공을 받고, 최종적으로 막이 완전히 닫힌 후 라이소좀(lysosome) 혹은 액포(vacuole)로 운송되어 분해됩니다.
제가 가장 관심가지고 있는 부분은 식물 내에서 오토파고솜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무엇인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오토파고솜 생성은 ATG (AuTophagy related Gene) 단백질들이 중요하게 관여하고 있으며, ATG 유전자는 효모, 동물 및 식물에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또한 기능적으로도, 효모에서 처음 연구가 시작되어, 동물 및 최근에는 식물에서도 ATG 단백질들의 중요성이 검증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세포 소기관에 관여하고 있는 단백질들도 오토파고솜 형성에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으며, 저 또한 이 부분에 주목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소포체에서 골지체(Golgi apparatus)로의 물질 수송을 담당하는 ERES(Endoplasmic reticulum Exit Site)/COPII 소낭 구성요소들이, 식물 특이적 단백질 FYVE2(FYVE domain containing protein 2)와 결합하여 오토파고솜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습니다. ERES/COPII의 구성요소가 오토파고솜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 자체는 효모나 동물에서 이미 알려진 바가 있었으나, 식물에서는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기존에 알려진 기작을 식물에서 규명한 것도 있지만, 그 작동방식이 효모나 동물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에피소드
해당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알고 있는 경쟁랩만 2~3곳이 있었기에 제출하는 순간, 게재승인을 받는 순간까지 긴장을 풀 수가 없었네요. 역시 흥미로워 보이는 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개정기간(revision) 도중 병원에 2주 가량 입원을 하였기에..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던 논문이라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식물분자생리학 실험실 (PML; Plant Molecular Physiology Lab)은 정태준 교수님 지도하에 오토파고솜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동정과 그 기능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직 식물 오토파지는 발굴단계에 있어서, 여러가지 마커 개발 및 유전변형체 선별을 진행하고 있으며, 나날이 새로운 실험 셋팅 및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태준 교수님으로부터 석/박사 통합과정 지도를 받고 있으며, 본 연구는 저의 지도교수님 지도하에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연구를 위해 식물 오토파지 전문인 중국의 Faqiang Li’s Lab 및 식물 막생물학(endomembrane) 과 Cryo-EM 전문인 미국에 있는 Marisa Otegui’s Lab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대학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전공 도서나 뉴스 혹은 논문을 통해서 과학의 발전을 지켜봤었습니다. 그러나, 본 연구와 관련된 실험을 하면서, 저의 실험으로 나온 데이터 하나하나가 새로운 자연현상의 발견이라는 것과 최전선에서 과학을 체험하고 있음에 행복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이것 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체험하는 것을 좋아해서 인지, 긴 시간 동안 수 많은 셋팅을 하여 본 연구에 투자했지만, 여전히 연구의 진보에 도움이 될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는 것이 즐거운 것 같습니다. 비록 저의 연구는 기초과학이라, 바로 눈앞의 실생활로 적용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의 거름이 되고, 나아가서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 도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자연현상을 해석하는 것은 흥미롭고, 가슴뛰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속에 굉장히 많은 실패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며, 결국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다만, ‘실패’라는 단어를 나쁘게 생각하기 보다는, ‘하나의 변수를 검증했다’ 라고 생각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이 길을 준비하며 공부하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아직 제가 연구하고 있는 FYVE2 단백질의 기능을 다 규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따라서 남은 시간동안, 추가적인 심층 연구를 더 진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 저에게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남기고 싶습니다.
처음 실험실에 입학했을 때, 각종 실험을 가르쳐 주시고 종종 디스커션을 같이 해주신.. 그리고 새벽 퇴근할 때 저에게 택시비를 쥐어주신 이한님 선배,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입원했을 때 저의 식물들을 키워주고, 실험실 기기 및 각종 관리를 도맡아 해준 실험실 멤버 정혜라, 송경준, 최예은 박사과정생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끝으로, 저와 많은 디스커션을 해주시고, 제가 하는 실험과 셋팅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과 지원을 해주신 정태준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Arabidopsis
#autophagy
#cell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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