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유방암은 임상 및 병리학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나타내는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유방암 치료에 효과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유방암도 점차 표적(receptor)의 발현 유무에 따라 아류형(subtype)을 분류하게 되었습니다. 결과, 유방암은 크게 루미날 A형(Luminal A) (PR+,ER+, HER2-), 루미날 B형(Luminal B) (PR+,ER+, HER2+), HER2 과발현형(HER2-enriched)(PR-.ER-, HER2+), 그리고 이 세가지 receptor 가 모두 음성인 삼중복음성(triple negative or basal-like)형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삼중 음성 유방암은 주로 호르몬 수용체가 없고 HER2 발현이 되지 않는 군으로, 나머지 군들에 비해 조기 재발이 많고, 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의 연구에서도 삼중복음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으나 암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특성으로 인해 거듭 실패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중복음성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한 진단 및 치료요법이 비약적으로 발전되고 있음에도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항암화학요법 (chemotherapy) 외에는 아직까지도 난제로 남아있어, 다각적인 종양생물학적 규명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한편, 이러한 아형 중 유방암 환자의 70% 이상이 루미날 A형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덜 공격적이며, 에스트로겐 수용체 알파(ERα) 발현으로 항-ERa 요법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삼중복음성 유방암을, 항암 요법에 반응하는 루미날 A형 유방암 아형으로 전환 분화 (transdifferentiation) 시킬 수 있다면, 효과적이고 새로운 약물 치료법이 될 수 있으며, 개인별 맞춤의학을 실현, 표적 치료를 통해 환자의 생존률 및 불필요한 항암제 치료로 인한 삶의 질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basal-to-luminal A transition(BLT) 라 했고, 이를 위해 여러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련 수학적 네트워크 모델을 만들고, 네트워크 컨트롤 방법론을 통하여 유전자 타겟을 찾았습니다. 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찾아진 유전자 타겟들이 어떻게 BLT를 유도하는지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세포주 실험을 통해 검증을 하였습니다.
연구 과정 중 에피소드를 하나 뽑자면 이 논문 draft를 쓰면서 셋째 아이 출산을 하게 되었고, 조리원에서도 논문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이 외에도 6년 동안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로서 힘든 순간이 정말 많았지만 끝까지 저를 믿고 자율적인 연구를 통해 한 명의 연구자로 성장 할 수 있게 지도와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신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속해있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의 시스템생물학 연구실에서는 세포내 많은 유전자와 분자들로 얽혀있는 복잡한 생명현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이를 원하는 상태로 컨트롤 하기 위해 수학적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하고 여러가지 데이터 분석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핵심 유전자를 발굴한 뒤 분자생물학 실험, 올가노이드, 동물 실험 등으로 검증하는 다수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 연구 외에도 대장암 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암 역분화 연구와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 연구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접근을 통해 활발한 연구를 펼칠 수 있는 곳 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14살의 나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대학에서 분자생물학 전공을 하며 세포 내에 생명현상과 signaling pathway 관계, 그리고 computational biology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석사과정을 통해 줄기세포와 암 생물학으로 연구 관심분야를 넓혔습니다. 그러다가 현재 카이스트 조광현 교수님 연구실을 알게 되었고 수학적 모델링과 생물학의 융합이라는 부분이 저에게 매력 있게 다가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오랜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 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 때 탄 비행기가 너무 고맙고 제 결정을 적극 지지해준 신랑과 토끼같은 아이들이 있었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 같던 박사과정이 저에게는 쉼이 있었고, 행복이었고, 감사였습니다. 또, 꼭 도전해보고 싶던 시스템 생물학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실험만 하던 제가 연구자로서 조금 더 성장 했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무래도 시스템 생물학이라는 분야가 비교적 새로운 분야이고 여러가지 다양한 학문의 융합으로 이뤄진 연구분야이기 때문에 처음 이 분야에 뛰어드는 저 같은 분들은 새롭게 배우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저 또한 이로 인해 지치고 주위에서 포기하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지만, 제가 배우고 싶어서 선택한 학문이었기에 즐기며 연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또, 연구하면서 어려운 일이나 문제에 부딪히게 될 때 마다 항상 제가 삶의 motto 이며, 고등학교 졸업식 때 강단에서 했던 말,“배움은 결승선이 없는 마라톤과 같다. 어차피 끝나지 않는데 즐기자”를 되새겼습니다. 어느 일이든 힘들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어디를 가나 시련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던 내가 어떤 마음 가짐과 자세로 임하는가 가 중요하고 결과를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혹, 시스템 생물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즐길 분이 계시다면 용기 있게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위 논문의 후속 연구로 유방암 연구를 계속 하고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데로 유방암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유형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표적치료나 호르몬 치료가 가능하여 예후가 좋다고 알려진 유형의 유방암에서도 선천적인 내성(intrinsic resistance)이나 후천적인 내성(acquired resistance)가 생길 수 있고, 이는 매우 안 좋은 예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에게 훌륭한 학자의 표본이 되어주시고, 아이 셋을 키우는 여성 과학자의 신분이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만들어주신 조광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른 사람이 시키는 실험에만 익숙한 저에게 실험을 생각하고 설계하여 오롯이 저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황채영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이렇게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연구로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며 박사과정을 한다는 것은 혼자서는 불가능 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끈기와 집념을 주시고 항상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제 삶 속에 스며들게 해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배우자를 통해 이어진 인연으로 저를 딸처럼 아껴주시고 제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랑하는 시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또, 아이들을 마음 편히 맡기고 늦은 시간 까지도 연구에 집중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김순현, 정명례 선생님과 카이스트 어린이집 모든 선생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사랑하는 아가들, 아무리 힘들어도 너희가 엄마의 행복이고, 무엇이든 참고 이겨내는 원동력이란다. 고맙고 사랑해!
Last but not least, I truly appreciate all the love and support you gave me, hub. You are such a loving husband and dedicated father for our kids. Thank you for coming into my life and making it into a fairytale.
#시스템 생물학
#cancer reversion
#유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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