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인간의 세포 내 DNA는 자외선, 방사선, 흡연 및 화학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대사 활동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손상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DNA 손상이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않으면 노화나 암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다양한 DNA 복구 시스템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며, 2015년에는 DNA 복구에 관한 중요한 연구업적을 남긴 과학자 3명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 공로를 요약하면 ‘세포가 손상된 DNA를 어떻게 복구하는지 밝혀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돌파구를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팀은 다양한 DNA 복구 시스템 중에서도 자외선이나 각종 발암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큰 형태의 DNA 손상을 특이적으로 복구하는 Nucleotide Excision Repair (NER)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뿐만 아니라 NER 시스템의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번 논문은 NER에 의한 DNA 복구과정에서 발생하는 30-nt 크기의 DNA 손상조각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미세한 크기의 DNA 조각을 검출할 수 있는 유용한 분자생물학 기법을 개발한 바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최근에는 실험용 세포주가 아닌 사람의 피부조직에서도 NER 시스템에 의해 발생하는 DNA 손상조각을 증명한 바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DNA 손상조각이 세포 내에서 점차적으로 감소하는데 그 원인에 관한 연구는 적절한 분자생물학적 분석기법의 부재로 인해 진행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우리의 독자적인 분석기법을 보다 향상시킨 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20여종의 핵산분해효소들에 대한 유전자 스크리닝을 수행하였고, 이를 통해 TREX1 단백질이 DNA 손상조각의 분해에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검증하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현재 재직중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RISS) 바이오분석표준그룹은 핵산, 단백질, 대사물질 등 주요 생체물질의 정확한 측정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최근 암 세포의 세포질에서 게놈 DNA에서 유래한 다양한 형태의 핵산들이 발견되어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현재에도 이러한 세포질 내 핵산들에 의한 신호전달 경로 및 조절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이번 연구에서는 NER 시스템이 DNA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조각의 DNA가 어떻게 세포 내에서 조절되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를 추적하기 위해서 우리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repair assay를 통해 유전자 스크리닝에 성공하였고,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몇가지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어 좋은 연구 성과로 연결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난관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잘 극복하여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논문이 발표된 후 세계 곳곳의저명한 연구자들로부터 축하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큰 보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201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이자 저의 지도교수님이셨던 아지즈 산자르 교수님은 연구자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성실함이라고 항상 강조하셨습니다. 뜨거운 연구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나태해질 수 있는 환경에 처해있고, 목표한 바를 이루는데 집중하기 어려운 수많은 일들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 분야에서 뜻하는 바를 이룬 많은 선배님들도 비슷한 환경에 처했지만 목표를 향해 쉬지않고 나아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향해 항상 맹렬하게 달리지는 못하더라도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현재 가까이 있는 연구실 구성원들을 포함하여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과학자가 되는 길 또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되며 언제 어디서 그 관계가 다시 연결될지 모릅니다. 연구는 오롯이 혼자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훌륭한 연구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조언과 도움이 필요할 때가 반드시 있습니다. 어느 연구실을 가더라도 눈앞의 내 욕심을 채우기 보다는 항상 겸손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생활하다 보면 훗날 과학자가 되는 인생 행로에 어떤 식으로든 좋은 결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임상 시료를 대상으로 DNA 손상과 복구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나노물질 및 항암치료에 쓰이는 방사선에 의한 세포 독성과 DNA 손상을 측정하는 연구도 수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리 연구팀은 제가 지도하는 UST 대학원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UST-KRISS 캠퍼스에서 학업과 연구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설어 하다가 점차 성장하고 발전하는 학생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일일이 나열하지는 못하지만, 본 연구실을 거쳐간 모든 구성원들과 현재 재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자외선
#DNA 손상
#DNA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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