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미토콘드리아는 인간 세포를 포함한 모든 진핵 세포에 존재하는 소기관으로 화학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내 발전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핵에 존재하는 유전체 DNA와는 별도로 자체적인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의 다양한 돌연변이는 5000명 중 1명 비율로 일어나는 모계 유전성 유전 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암, 당뇨병 및 노화 관련 질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확인된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는 95 개가 있고 이 중에서 90 개(95%)는 점 돌연변이인데, 이는 DNA 한 개 염기의 돌연변이로 인해 병원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런 즉 점 돌연변이를 원래의 염기로 교정해줄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대부분의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핵 DNA가 아닌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고치는 것은 최근까지도 불가능했습니다. 지난 2020년 미토콘드리아에서 시토신(C)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이 Nature지에 발표가 되었지만, 이를 이용해서 고칠 수 있는 점 돌연변이는 임상적으로 확인된 95 개 변이 중 9 개로 10%에 불과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시토신을 티민(T)으로 치환하는 기존 기술뿐 아니라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교체하는 새로운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번 연구에서 해당 기술을 개발하여 Cell 학술지에 게재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90가지 점 돌연변이 중 43% 정도를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표적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성과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관련 다양한 종류의 동물 질환 모델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며,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원천 교정해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호기심을 가지고 했던 실험이 큰 프로젝트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하는 기술에 대해서 실험하고 있던 저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하려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크리스퍼 기술들은 세포소기관에서 사용할 수 가 없었는데, 이유는 염기 교정 기술(Base editor)의 구성요소는 염기교정 단백질과 sgRNA라는 RNA가 있는데, 이 RNA가 미토콘드리아에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gRNA는 DNA 표적 위치와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서열을 가지고 있어서 해당 위치에 붙어 DNA의 이중가닥에 끼어들어가 DNA 한쪽 부분을 단일가닥으로 노출 되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면 염기교정 단백질에 붙어 있는 DNA 단일가닥 특이적인 탈아민 효소에 의해 염기가 교정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gRNA는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갈 수 없다고 알려져 있기에, 기존의 염기 교정 기술을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을 하는데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탈아민 효소는 DNA 단일가닥에만 작동하기 때문에 gRNA가 한쪽 부분을 단일가닥으로 노출시켜주지 못하면 작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던 차에 2020년에 Nature지에 DddAtox라는 효소가 소개되었습니다. 이 효소는 처음으로 DNA 이중가닥에 작동하는 시토신 탈아민효소였습니다. 해당 그룹은 이 효소를 가지고 미토콘드리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토신 염기교정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DddAtox단백질이 참 신기했었습니다. 다른 탈아민효소와 다르게 DNA 이중나선에 작동한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이 단백질이 왜 이러한 특성을 가진 것일까 수없이 생각해봤었습니다. 이중나선에 작동하려면 DNA를 풀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자를 것 같기도 하고 등 여러가지 사고 끝에 내린 결론은 어떻게든 DNA를 어느정도 풀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단일 가닥에 작동하는 아데닌 탈아민효소를 단순히 융합하여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처음 결과를 보고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나는데, 사람 세포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실제로 아데닌 염기 교정이 일어났습니다. 단순 호기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큰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아데닌을 교정하는 것은 완전 새로운 기술이기에 7월에 실험을 시작하여 Cell 논문지에 12월에 논문 submission을 하였고, 3월에 accept이 될 정도로 여러 긍정적인 관심과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과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학위를 진행하고 있고, 소속된 기관으로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유전체 교정 연구단에 있습니다. 저희 연구단에서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식물과 동물에 적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들을 개발하거나 개선하는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나도 모르게 점진적으로 실력이 쌓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반에 실험이 너무 안되고, 맡은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연구의 길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럴 때마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스트레스만 쌓일 것 같아서,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여러 자식 같은 프로젝트들을 떠나 보내면서 이런 저런 실험 기술들을 습득하게 되었고, 마침 필요한 시점에 큰 도움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이 전반적으로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있고, 생물학에서 중요한 위치가 되었는데, 이런 분야에서 계속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제게 자부심이자 보람인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유전자 교정 분야에 입문한지 오랜 시간은 되지 않아서 조언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해 조언보다는 제가 이 분야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말씀드린다면, 유전자 교정 분야는 너무 각광받고 있어 레드오션이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느정도는 동감합니다만,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회도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경쟁이 치열해 아이디어가 겹치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하지만, 연구자 입장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만큼 많이 배우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가장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좀 더 개선하는 일을 할 것 같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가장 먼저 항상 연구를 지도해주시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신 스승이자 지도 교수이신 김진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에서 마음껏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큰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저를 믿어주시고 독려해주셔서 마무리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실험실 구성원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게 무한 신뢰를 주는 가족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옆에서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송지연양도 감사합니다.
#미토콘드리아
#CRISPR
#TA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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