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종양은 인간 유전체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NGS 기술의 발달로 인간 유전체에서 수백만 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있지만 이 중 종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드라이버 돌연변이 (Driver mutation)를 판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통계적으로 종양에서 많이 관찰되는 변이를 찾거나, 단백질 구조분석 등을 토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의 변이를 찾는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이미 많은 변이가 관찰되는 종양을 조사하는 후향적 (retrospective) 방법으로는 돌연변이와 종양 발생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특정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발견 빈도가 높지 않은 돌연변이나,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새로운 변이의 경우 종양변이의 기능을 판별하기가 어렵다는 한계점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중요한 유전자들을 대상으로 돌연변이를 유전체에 직접적으로 도입하여 기능을 탐색하는 전향적 (prospective) 스크리닝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체 전체에서 수 만개 이상의 돌연변이를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아 특정 유전자에 국한된 형태의 돌연변이를 가진 염기서열 라이브러리를 도입하여 과발현시키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이러한 평가 방식은 유전체 내에서 원래 위치에서 발생한 돌연변이와는 표현형이 다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염기변환 유전자가위 (Base editor)는 CRISPR 유전자가위와 염기변환효소가 결합된 형태의 차세대 유전자가위로서, 2016년 처음 보고된 이후 특정 위치의 DNA 염기서열을 단일 염기 수준에서 높은 정확도와 효율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는 종양 돌연변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일염기변이를 도입하기 위해 염기변환 유전자가위와 그에 상응하는 가이드 RNA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수만 개 이상의 단일 염기 변이를 하나씩 가진 세포 라이브러리를 제작하였고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들의 수 변화를 시간에 따라 추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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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항암제에 내성을 부여하는 종양 돌연변이를 한 번의 실험으로 스크리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표적 염기서열을 모방한 합성 염기서열을 가이드 RNA와 짝지어 합성하여, 이를 한꺼번에 NGS로 측정하여 표적염기서열의 변화를 단일염기 수준으로 관찰한 뒤 염기변환의 결과가 정확히 원하는 돌연변이와 같은지 확인하여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대량의 돌연변이의 기능을 한 번의 실험을 통해서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한꺼번에 평가할 수 있어, 종양의 발생 및 증식에 중요한 변이나 약제 내성과 관련된 변이를 발굴하고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대량으로 돌연변이의 기능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환자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치료에 활용하는 맞춤의료 (Precision medicine)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의 김형범 교수님께서 운영하는 연구실입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site/hyongbumkimlab/ ) 저희 연구실에서는 CRISPR 유전자가위와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한 기능적 스크리닝 및 약물 후보군 스크리닝과 함께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한 난치성 유전병 치료 방법 개발, 동물 모델 제작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각광을 받는 차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염기변환 유전자가위 혹은 프라임에디터 유전자가위의 효율 개선 및 이를 이용한 기능적 스크리닝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저희 연구실에서도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기능적 스크리닝을 처음으로 시도한 연구였습니다. 그만큼 실험을 진행하거나 사후 분석을 진행할 때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지도 교수님과 여러 동료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서 single nucleotide 수준의 유전자변이를 고효율 및 대량으로 유도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서 실제 암 환자들에서 발견되는 변이들이 어떤 임상적 의미를 가지는지 스크리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아직까지 유전자가위 분야가 극단적인 형태의 동물 질병 모델 수준의 질병 치료에 국한되어 있던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기능적 스크리닝을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발견되는 돌연변이의 기능을 대량으로 규명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암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는데 보람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유전자편집 기술은 유전체 내에서 정확한 위치에 단일염기 수준으로 교정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유전자 발현을 외부 자극에 따라 세세하게 조절하는 수준에 이르러 있어 앞으로도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서 면역학이나 종양생물학 등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관련 분야를 전공하지 않더라도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여러 형태의 변이를 쉽게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활용법을 알아두면 연구를 진행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유전자가위를 이용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질병을 극복하는 표현형을 보이는 유전자변이를 대량으로 스크리닝하는 perturbation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환자 치료에 유용한 약물을 개발하거나, 유전자가위 자체를 이용하여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도 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지도 교수님 아래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독립된 연구자로서 기반을 쌓아 좋은 논문을 쓰는 연구자가 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변함없는 조언과 격려로 도움을 주신 김형범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교수님께서 4년이란 긴 시간동안 이끌어 주셔서 이 연구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밤늦게까지 함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했던 이승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양의 실험을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준 연구실의 조수혁 선생님과 그 외 연구실 동료 선생님들의 조력에도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제가 지금의 자리에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지를 아끼지 않고 도와주시는 세브란스 신경과 교수님들, 특히 가까이에서 격려해주시는 이필휴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구자의 길을 걷는 저를 사랑으로 지켜봐주시는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 형, 동생과 처형들과 형님들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스러운 아들 민재와 언제나 응원해 주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CRISPR/Cas9
#Base editor
#Driver mu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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