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대장암은 세계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입니다. 대장암의 발병인자로서 동물성 지방의 위험성이 알려져 있습니다. 담즙산은 간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생성되어 1차 담즙산 (Primary bile acids)의 형태로 소화기계로 분비 되며, 음식물로 섭취한 지방질의 흡수에 관여합니다. 대부분의 담즙산은 소장에서 대부분 재흡수되지만, 고 지방식을 하는 경우 대장에서 담즙산의 축적이 발생하게 되고 장관 내 혐기성 세균에 의해서 1차 담즙산에서 2차 담즙산 (Secondary bile acids)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디옥시콜릭산 (DCA: deoxycholic acid) 과 리토콜릭산 (LCA: lithocholic acid) 과 같은 2차 담즙산은 세포에 대한 독성을 유발하여 장간 순환 과정에서 장내 상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손상된 세포의 자멸사를 억제하여 대장암의 발병 기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간은 콜레스테롤로부터 주로 sterol 고리가 “Kinked: 꼬인“ 형태의 담즙산을 생성하지만, sterol 고리가 “Flat: 평평한” 형태의 담즙산도 소량으로 생성합니다. 복잡한 다단계 담즙산 7α-탈수소화 경로를 통해 콜릭산 (Cholic acid, CA) 과 키노디옥시콜릭산 (Chenodeoxycholic acid, CDCA)과 같은 “Kinked” 1차 담즙산의 디옥시콜릭산 (Deoxycholic acid, DCA) 및 리토콜릭산 (Lithocholic acid, LCA)과 같은 “Kinked” 2차 담즙산으로의 효소 전환은 비교적 잘 연구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군 피르미큐테스 (Firmicutes)에 의한 “Kinked” 1차 담즙산으로 부터 알로디옥시콜릭산 (allo-deoxycholic acid, allo-DCA) 및 알로리토콜릭산 (allo-lithocholic acid, allo-LCA)과 같은 “Flat” 2차 담즙산으로의 효소 전환은 약 30여년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피르미큐테스에서 BaiP 와 BaiJ 단백질이 “Flat” 2차 담즙산 allo-DCA 및 allo-LCA 생성에 관여하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2차 담즙산의 미세한 화학적 구조의 차이 (Kinked, Flat) 에 따라 세포 독성 및 생물학적 영향들이 상이한 것으로 현재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최근 일본에서 장내 담즙산의 특이적인 프로파일이 일본의 100세인들이 건강하게 늙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2차 담즙산들은 장내 염증 조절에 관여하고 후천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T 세포의 분화 및 활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이한 화학구조를 가진 2차 담즙산들의 생산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의 유전자 및 생성 메커니즘, 2차 담즙산의 종류에 따른 상이한 후천 면역 반응과 대장암 발병과의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Flat” 2차 담즙산이 “Kinked” 2차 담즙산과 비교하여 어떻게 상이한 후천 면역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한 in vitro 및 in vivo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IUC)의 동물과학과 (Department of Animal Sciences) 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UIUC의 진용수 교수님 (Department of Food Science and Human Nutrition) 지도하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동대학교 Jason M. Ridlon 교수님 (Department of Animal Sciences)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본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UIUC의 동물과학과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동물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그룹 (i. Genetics, Genomics, and Bioinformatics, ii. Immunology, iii. Microbiology, iv. Nutrition, v. Reproductive Biology) 들이 함께 모여서 협업과정을 통해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학과 입니다. 구체적으로, Ridlon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미국 국립 보건원), NCI (National Cancer Institute, 미국 국립 암연구소), NIGMS (National Institute of General Medical Sciences) 과제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과제들에 참여하고 연구들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분들과 화상 미팅을 통해 자주 만나 뵐 수 있었고 그분들을 통해서 학문적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박사 과정 중에는 주로 합성생물학 및 대사공학을 이용하여 재조합 미생물 발효를 통해 유용한 산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하였습니다. 박사 후 연구원이 되면서 인체 내 장내 세균의 담즙산 및 스테로이드 호르몬에 대한 생체변환에 초점을 맞추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오랜 시간 계속 해오고 있지만, 처음 박사 후 연구원이 되어서 수행해야 할 새로운 주제를 마주했을 때 답답함과 불안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연구 배경도 접근 방법도 박사 때 해오던 연구들과 상이했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분야의 논문도 많이 읽어보고 지도 교수님과 자주 토의하였습니다. 그런 인고의 시간들이 지나 이제는 큰 방향성을 가지고 저의 연구를 설계하고 차근차근 진행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저 자신과 마주하면서 연구의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미생물 연구를 해오면서 세웠던 가설대로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기도 하고 때로는 연구 하는 일이 제가 잘 하는 일이 아닌가 고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에 계시는 도준상 교수님께서 쓰신 “연구란 잘 될때도 있고 안 될때도 있으니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히 하여야 하며, 잘 될때는 기세를 몰아서 좋은 결과를 뽑아야 하고, 안 될때는 한걸음 물러서서 공부하고 고민하면서 배워야 한다” 글귀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저에게 큰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미지의 우리가 모르는 영역을 항상 탐구하고 공부하는 연구자로서 연구 하시는 과정이 마라톤과 같은 긴 여정이라 생각하시고 차근차근 배운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재 박사 후 연구원 과정 때 배운 무균 동물 실험 (gnotobiotic piglet/mouse)을 통해 스테로이드 호르몬 (steroid hormone)과 담즙산 (bile acid)의 장내 생체변환 (biotransformation)이 호스트 (host)의 생리활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동물 실험을 통해 얻은 시료들을 다양한 분석법들 (16s rDNA, Bulk RNA-seq, Proteomics, Histochemistry)을 이용하여 분석 중에 있으며, 멀지 않은 시간에 관련 연구 결과를 다시 한번 한빛사 인터뷰를 통해서 소개드릴 수 기회가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박사 후 연구원 과정 동안 새로운 연구 분야에 적응하고 독립적으로 연구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Jason M. Ridlon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Ridlon 교수님께서 나눠주셨던 통찰력과 격려 덕분에 새로운 연구분야와 연구 환경 속에서 적응하면서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연구 할 수 있게 박사과정 5년동안 인내해주시고 훈련 시켜 주신 진용수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연구실에 적응할 수 있게 옆에서 많이 도와준 Ridlon 교수님 연구실에 Wolf 박사님, Heidi L. Doden, Linsey K. Ly학생께도 감사드립니다. 단순히 “Flat” 2차 담즙산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규명하는 연구가 아닌 더 큰 방향을 제시 할 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도록 실험적으로 도와준 논문의 다른 공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미국으로 유학 오기 전까지 연구를 지도해주시고 현재까지도 여러 가지 조언을 구하고 있는 포항공대 박종문 교수님, 성균관대 권대혁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늘 지지해주시고 용기주시는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께 감사드리며, 오랜 시간 동안 저를 이해해주고 늘 제 편이 되어주는 저의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