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후생유전학 연구는 기본적으로 DNA 서열을 변경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의 가역적 변화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더 나아가, 조직 내에서 성체 줄기 세포의 운명과 분화를 지배하는 후생유전학적 변형을 조사함으로써 암의 발달과 진행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접근 방법은 주요 분자기전과 잠재적인 치료 표적을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각 조직에서 성체 줄기 세포의 운명, 항상성 및 분화를 관장하는 필수 전사 인자를 식별한다면, 잠재적으로 암과 같은 조직 특정적 질병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연구의 초점은 조직 특이적인 전사 인자를 식별한 후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고, 후생유전학적 관점에서 해당 조직 유래 암 내에서 그 기능을 탐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FOXD2 (Forkhead box protein D2)가 인핸서 (enhancer) 활성 및 염색질 구조를 재조정하는 전사인자이며, 장의 내벽을 생성하는 성체 줄기세포의 분화와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암 억제 유전자들의 발현 조절을 통해 대장암을 억제하는 기전을 최초로 밝혔다는 점에 있어 의의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FOXD2 전사인자를 해당 기능에 맞게 ‘chromatin-tuning factor’로 명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를 진행한 방법은 대장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특이적 염색질 조절제를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함으로써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분자 기능을 탐구하고 정상 조직에서 시작되는 다양한 질병의 병인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POSTECH 생명과학과에서 석박사통합과정중에 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노태영 교수님의 시스템유전체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유전체학 실험실에서는 전체 게놈에서 분자생물학, 생화학, 생물정보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바탕으로 히스톤 변형, DNA 메틸화 등과 같은 후성유전 정보와 관련된 유전자 전사 조절 기전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체줄기세포와 암에서 일어나는 후생유전적 현상에 관심이 많고, 염색질의 구조와 변형을 통해 변화하는 유전자 발현 조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연구실은 분자생물학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동시에 수행하는 연구실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를 제안하고 많은 수정을 통해 결과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의 호기심과 질문이 확장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담은 한편의 논문을 완성하여 다른 연구자들에게 소개가 되었다는 점이 굉장히 보람됩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는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지도교수님을 포함한 POSTECH의 훌륭한 교수님들과 동료들이 어려운 순간마다 연구에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었습니다. 함께 연구를 직간접적으로 도와주었던 동료 연구자들이 아니었다면, 본 연구는 세상에 소개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제 스스로에게도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자로서 성장하길 희망한다면 우리가 학창시절 듣던 어른들의 잔소리와는 반대로, 공부해서 남에게 주자라는 소양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알던 공부는 반복 학습과 암기지만, 연구는 호기심 및 질문을 통한 발견과 증명입니다. 따라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가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로서의 길에 등대와 같은 지도 교수님과 함께 걸어갈 든든한 동료 연구자들이 함께할 것이기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처절하게 좌절당하길 두려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진행했던 동료 및 선후배님들 늘 진정으로 응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에 이해가 없었던 FOXD2 전사조절인자의 기초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당 전사인자의 세부기능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후속 연구로서 어떠한 세부기전을 통해 FOXD2가 염색질 내에서 정밀하게 유전자 발현 조절을 선택적으로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질환들과 조직의 성체줄기세포에 있어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들에 대해서도 후성유전적 조절에 관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부족한 제가 논문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움주시고,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노태영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최고의 연구 환경을 유지하고자 하는 교수님의 노고에 존경을 표합니다. 또 직접적인 지도 대상의 학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있어 항상 냉철한 충고와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황철상 교수님, 김태일 교수님, 신근유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본 연구를 함께 진행한 동료 강병희, 유미정, 박효림, 박소현, 이현지, 설화누나, 김찬종 박사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함께 학위 과정을 보내며 동고동락했던 동기들과 포스텍 패밀리 (문상현, 박한욱, 금병락, 김찬종, 박상순, 박혜은, 양초롱, 유기훈, 이강은, 고현주)가 그립고 인터뷰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평생 기도와 격려를 통해 물심양면 지지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멀리서도 응원해주는 누나와 매형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또 부족한 사위에게 믿음으로 큰 용기 주시는 장인어른과 장모님께도 가슴 깊이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곁을 내주고,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아내 주희! 큰 감사와 사랑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