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단백질 칩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과 진단 두 마리 토끼를 잡겠습니다.”

강인철 이노파마스크린 대표는 “일반적으로 돌연변이화한 DNA가 단백질 변형을 일으켜 질병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단백질 연구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인철 이노파마스크린 대표가 인천 송도 본사에서 신약 개발 및 질병진단 플랫폼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강인철 이노파마스크린 대표가 인천 송도 본사에서 신약 개발 및 질병진단 플랫폼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단백질 간 상호작용 분석해 신약 개발

이노파마스크린은 호서대 생명과학과 교수인 강 대표가 2009년 창업했다. 교단에 서기 전인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목암생명과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박사후과정을 지냈다. 그는 이때 미국의 활발한 교수 창업을 목격했다. 이후 경희대와 충북대 조교수를 거친 강 대표는 2006년 호서대로 자리를 옮긴 뒤 교내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했다.

이노파마스크린은 통합적 신약 개발 플랫폼(IDDP)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한 뒤 약물 적응증 탐색 플랫폼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단백질 간 상호작용(PPI)에 기반한 신약 개발과 질병 진단에 특화돼 있다. 예를 들어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 PD-L1이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의 단백질 PD-1과 결합하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도 PPI의 한 현상이다. 이때 한쪽 단백질에 저분자화합물을 붙여주면 PD-L1이 PD-1과의 결합에 실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한다.

이노파마스크린은 먼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 원리를 파악한다. 이후 이노파마스크린이 독자 개발한 단백질 칩인 IPS칩을 통해 항원항체 반응을 확인한다. 강 대표는 “이 바이오칩 기술이 회사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IPS칩은 Y자 모양의 항체가 올바른 모양으로 세워진 뒤 오랫동안 살아있도록 유도한다. 그는 “항체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항원항체 반응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며 “IPS칩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 과정과 진단에서 적은 양의 항원으로도 결과값을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유일 단백질 분석 기술로 신약 개발"
진단 분야에서도 두각

이노파마스크린의 단백질 칩 기술은 진단 분야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역형성림프종인산화효소(ALK)를 지닌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표적치료를 위한 동반진단 바이오센서 개발 프로젝트가 2017년 유로스타2에 선정됐다. 유로스타2는 유럽연합(EU)이 운영하는 국제공동 기술개발 프로그램이다. 강 대표는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가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며 “생검이 어려운 폐암 환자의 혈액에서 암 단백질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년 동안 20억원 규모로 진행돼 종료를 앞둔 이 프로젝트에서 나온 성과를 조만간 글로벌 바이오기업에 기술수출할 계획이다.

이노파마스크린은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염증성 면역질환 치료제,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진도가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IPS-06008이다. 2019년 폐암치료 한방제제인 삼칠충초정을 대전대에서 기술이전받았다. 천식을 적응증으로 하는 IPS-07005는 오는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노파마스크린은 2018년 15억원, 지난해 초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도 IPS-06008 임상 2상과 IPS-07005 임상 1상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또는 2022년 상반기에 상장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제넨텍, 암젠, 길리어드 같은 회사를 롤모델 삼아 단백질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