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69억원 처방…교체투여 급여 제한은 과제
비리어드 처방액 2020년 전년 대비 23% 감소

길리어드가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2017년 특허 만료) 후속약물로 선보인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헤미푸마르산염)'의 처방실적이 지난해에도 성장을 이어갔다. 2018년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성장세다.

하지만 2020년 기준 베믈리디 처방액은 비리어드의 3분의 1에 불과해, 베믈리디가 비리어드를 대체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비리어디에서 베믈리디로의 교차투여가 제한된 처방 환경 등의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리어드 '급락'·베믈리디 '상승'·바라크루드 '소폭 감소'

2018~2020년 비리어드, 바라크루드, 베믈리디, TDF 성분 제네릭 원외처방액 (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청년의사 분석)
2018~2020년 비리어드, 바라크루드, 베믈리디, TDF 성분 제네릭 원외처방액 (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청년의사 분석)

유비스트 자료 분석 결과, 베믈리디의 원외처방액은 지난 2018년 약 74억원에서 2019년 약 183억원, 2020년 약 269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지난 2019년 처방액이 2018년 대비 147% 늘어난 데 이어 2020년에도 2019년 대비 47% 늘었다.

베믈리디의 증가세는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비리어드, 바라크루드의 감소세와 대조적인 결과다.

2020년 원외처방액 기준 B형간염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인 비리어드의 원외처방액은 지난 2018년 약 1703억원, 2019년 약 1125억원, 2020년 약 865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9년 처방액은 2018년 대비 34%, 2020년은 2019년 대비 23% 각각 감소했다.

이는 비리어드의 물질특허가 지난 2017년 11월, 조성물특허가 2018년 11월 만료됨에 따라 비리어드의 약가가 인하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점유율 2위인 바라크루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바라크루드의 원외처방액은 지난 2018년 약 803억원에서 2019년 약 754억원, 2020년 약 699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019년 처방액은 2018년 대비 6%, 2020년은 2019년 대비 7% 각각 감소했다.

비리어드 특허만료 후 출시된 TDF 성분 제네릭의 원외처방액은 3년간 증가했지만 비리어드 처방액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유비스트에서 확인한 TDF 성분 제네릭은 ▲리버포드 ▲비리바 ▲컴팩테노 ▲테노비르 ▲테노포빌 등 5개로, 5개 약물의 원외처방액 합은 2018년 약 1,269만원에서 2019년 약 2억119만원, 2020년 약 5억5,612만원으로 2018년에서 2019년 1,485%, 2019년에서 2020년 176%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TDF 성분 제네릭의 처방액 합계는 비리어드 처방액의 1% 가량에 불과했다.

베믈리디 처방량 3년간 지속 증가…비리어드 선방

2018~2020년 비리어드, 바라크루드, 베믈리디, TDF 성분 제네릭 원외처방량 (단위: 만정, 자료: 유비스트, 청년의사 분석)
2018~2020년 비리어드, 바라크루드, 베믈리디, TDF 성분 제네릭 원외처방량 (단위: 만정, 자료: 유비스트, 청년의사 분석)

베믈리디의 처방량도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18년 197만정, 2019년 약 486만정, 2020년 약 715만정 순이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전년 대비 147%,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리어드의 처방량은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2018년 약 3,687만정, 2019년 약 3,560만정, 2020년 약 3,453만정 순이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전년 대비 3%씩 감소하며, 두 자릿수씩 대폭 감소한 원외처방액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였다.

바라크루드의 처방량은 지난 2018년 약 2,578만정, 2019년 약 2,421만정, 2020년 약 2,251만정으로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6%, 7% 감소했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6%, 7% 감소했던 바라크루드의 처방액 증감률과 동일하다.

TDF 성분 제네릭 처방량도 지난 2018년 약 5,480정에서 2019년 약 8만7,562정, 2020년 약 23만8,642정으로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498%, 173% 증가했다. TDF 성분 제네릭의 처방액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20년 베믈리디 처방액 비리어드에 못 미쳐…교체투여 제한 원인

베믈리디의 처방 실적이 상승세지만, 특허 만료로 처방액이 대폭 감소한 비리어드의 실적을 대체하진 못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베믈리디 처방액은 비리어드 처방액의 31% 수준이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베믈리디 사용은 서서히 늘어나는 반면 비리어드는 기존에 사용하던 많은 사람들이 유지하고 있다. B형간염 초치료 환자가 예전보다 적은데 베믈리디는 초치료에만 사용할 수 있고,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 교체투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뇨약이나 고혈압약처럼 바꾸는 게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리어드 투여 중 골다공증 치료제 일반원칙 급여기준(T-score≤-2.5 또는 골다공증성 골절이 영상학적으로 확인된 경우)에 해당하는 환자군 또는 사구체 여과율(eGFR) 60ml/min/1.73m2 미만인 환자군에 한해 베믈리디로의 교체투여를 인정하고 있다.

안 교수는 “비리어드는 신기능이나 골밀도에 영향을 주는 약이라서 환자들이 약을 교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현재 기준 때문에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더라도 그 약 밖에 없어서 사용을 했지만 지금은 더 좋은 약이 나왔는데도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의 교체투여가 가능해진다면 베믈리디 처방실적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교수는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의 교체투여 시 신기능 효과, 안전성 등을 입증하는 자료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를 활용하거나 베믈리디 가격이 낮아진다면 교체투여가 가능해질 수 있다. 정부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를 생각해서 베믈리디 급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체투여가 허용되면 베믈리디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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