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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난연제 헬리코박터균 등 8가지 물질, 미 발암물질 블랙리스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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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난연제 헬리코박터균 등 8가지 물질, 미 발암물질 블랙리스트 올랐다

2021.12.31 08:11
미 보건복지부 제15차 발암물질 보고서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사진) 등 8개 물질을 발암물질로 추가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사진) 등 8개 물질을 발암물질로 추가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전자제품이 불에 타지 않도록 제품 표면에 바르는 물질과 물 소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이 미국에서 발암 물질로 분류됐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이달 21일 제15차 발암물질 보고서를 내고 삼산화안티몬과 할로아세트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등 8가지 물질을 발암물질 목록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들 물질의 유해성은 과거 여러 연구를 통해 일부 알려진 바 있으나, 지역 또는 사업장마다 이들 물질에 대한 관리는 상이하다. 이번에 공식적으로 발암물질로 등록됨에 따라 어떻게 유통되고 있으며, 얼마나 노출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생산되도록 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5차 보고서를 통해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발암물질은 총 256가지로 늘어났다. 미국의 발암물질보고서는 1980년 처음 만들어져 지속 갱신되고 있고 다른 국가의 보건 정책의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새로 등록된 삼산화안티몬(Sb2O3)은 흔히 플라스틱의 난연제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안티몬에 산소와 열을 가해 산화시켜 만든 물질로, 안티몬으로 만드는 화합물 중 가장 많이 생산된다. 주로 플라스틱(PVC)에 할로겐계 난연제의 난연성을 더욱 증진하는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폐암 등을 발생시키는 발암물질로 지목돼 왔다. 특히 삼산화안티몬을 다루는 작업자들에게서 폐 질환 발병 소지가 큰 것으로 알려지며 각국은 이를 제한했다. 한국도 고용노동부에서 발암성 1B 등급으로 판단하고 있다. 발암성 1B 등급은 실험동물에서 발암성 증거가 충분히 있거나, 실험동물들과 사람 모두에서 제한된 발암성 증거가 있는 물질에 부여된다. 이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유해물질 중에서도 특별관리물질로 관리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국내에도 위암을 유발 물질로 TV 광고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며 위염과 소화성 궤양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사람은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만성 감염은 위암과 위 림프종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오염된 물질이 입을 통해 유입돼 감염이 발생한다. 특히 오염된 우물물을 섭취할 때 감염 위험이 높으며, 사람 간에도 전염된다. 이 때문에 빈곤 국가 또는 지역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위궤양이나 위 감염 징후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면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94년 이미 일찌감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발암 인자로 규정했다. 지난 2005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상선정위원회는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의 주범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발견하고 치료법을 연구한 호주의 병리학자 로빈 워런 씨와 내과의사 배리 마셜 박사를 노벨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할로아세트산 6종도 추가됐다. 브로모클로로아세트산(BCA), 브로모다이클로로아세트산(BDCA), 클로로다이브로모아세트산(CDBA), 다이브로모아세트산(DBA), 다이클로로아세트산(DCA), 트리브로모아세트산(TBA)는 수처리 과정에서 염소소독 시 물속 유기물질이 산화되면서 생성되는 소독 부산물이다. 염소투여량이 많은 수록, 물의 알칼리성이 높을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생성된다.

 

이들 물질은 폐렴, 기관지염, 폐부종 등 폐에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미국 등 다수의 나라에서 상수 처리 시 염소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할로아세트산의 농도를 1L당 0.1mg 이하로 유지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릭 워이칙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장은 “암은 거의 모든 사람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발암물질의 식별은 암 예방의 핵심 단계”라고 이번 보고서 발간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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