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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코로나19 걸린 뒤 이상증상 3개월 지속되면 후유증 의심해야…병원 방문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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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코로나19 걸린 뒤 이상증상 3개월 지속되면 후유증 의심해야…병원 방문 권장"

2022.05.11 18:12
아직 치료법 못찾아…비타민 복용·특정 주사치료 강요 의심해야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11일 유튜브로 열린 ′롱 코비드 증상과 관리′ 대담에서 롱 코비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11일 유튜브로 열린 '롱코비드 증상과 관리' 대담에서 롱코비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늘며 감염 후 수개월 이상 후유증을 겪는 ‘롱코비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의 수도 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누구나 겪을 수 있으나 증상 구별이 어려워 자신이나 자녀가 롱코비드에 해당하는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코로나19에 걸린 뒤 생긴 이상증상이 3개월간 내내 이어지면 병원의 코로나 후유증 전문 클리닉을 찾을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다만 아직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데도 병원 측에서 주사 치료나 수액 등 특정 치료를 권장하는 경우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벼운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고, 누구나 롱코비드를 겪을 수 있다고 보고 마음을 편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11일 국민생활과학자문단 주최로 유튜브에서 열린 ‘롱코비드 증상과 관리’ 대담에서 “코로나19 관련 여러 증상들이 감염 이후 3개월 이내 생기면 증상별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엔데믹(풍토화) 준비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후유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롱코비드는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계 질환 뿐 아니라 신경, 심혈관, 위장관, 근골격계 질환과 불안, 우울 등 정신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증상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코로나19를 앓는 이들 중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90% 이상 겪는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롱코비드도 우려 요소다. 성인보다 심각한 코로나19 증상을 덜 겪는 어린이는 후유증에 걸릴 확률이 낮지만 누구나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영국에서 지난해 8월 발표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중 14%가 후유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은 성인과 비슷한 증상을 겪지만 어지러움이나 발진, 멍함, 기분 변화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집중력을 잃거나 단기 기억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끼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 중 5분의 1은 신체 활동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연구도 있다.

 

발병 확률은 낮지만 간혹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을 보고하는 어린이도 발생하고 있다. 은병욱 을지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주로 8~11세 아이들이 걸리고 빠르면 감염 2주만에 나타나지만 보통 4~8주 안에 발생한다”며 “배가 아프다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면 빠르게 병문을 방문해 진단받고 의사에게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병욱 을지대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은병욱 을지대 소아청소년과 소아 롱코비드와 성인 롱코비드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최근 병원에서는 롱코비드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자 ‘포스트 코로나19 클리닉’과 같은 코로나19 후유증 전담 치료센터를 개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증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전담 치료센터를 방문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은 교수는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발표된 기준이 있지만 환자는 증상 구별이 어렵다”며 “불편하고 오래 간다면 병의원을 방문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롱코비드는 2~3개월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영상촬영을 해보면 폐 섬유화 등이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회복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여러 기능이 떨어지면 병원을 찾는 게 낫다. 이 교수는 “혈압 같은 경우도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호흡곤란과 함께 혈압이 떨어지면 일시적 심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우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치료를 빌미로 고용량 비타민이나 수액, 건강기능식품 같은 치료방법을 권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치료법도 명확하지 않은데 특정 치료요법을 강요하는 경우는 조심할 것을 조언한다. 이 교수는 “아직 진단 자체가 명확하지 않고 증후군의 스펙트럼도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명확한 게 없어 대증 치료가 주로 진행된다”며 “특정 성분이 롱 코비드를 낫게 한다거나 하는 보고는 없는 만큼 특정 주사나 수액을 너무 강조하는 클리닉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벼운 운동이 코로나19로 약해진 건강을 회복하고 후유증 극복에도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가벼운 운동을 통해 운동량을 늘리는 게 폐 기능 회복에 도움된다”며 “코로나19에서 나은 후 바로 과도한 업무를 한다거나 하면 방해가 되겠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 점진적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소아는 성인처럼 폐렴이 심하게 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근육통이나 무력감이 올 수 있다”며 “규칙적으로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고 생활 속에서 틈틈이 스트레칭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도 롱코비드가 질환임을 인식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후유증 때문에 쉬고 싶어도 코로나19로 쉬고 또 쉰다는 시각에 아픔을 호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취약계층도 롱코비드 검사를 충분히 받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학교를 다니다 롱코비드로 자꾸 결석하면서 눈치를 볼 수 있다”며 “심리적, 정신적 지지가 필요하고 롱코비드도 힘들다는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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