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 검사 민감도 20%대라는 해외 연구결과들
비강 이용한 신속항원검사보다 민감도 더 낮아
“자가키트로 바이러스 농축 한계…활용도 낮다”

침을 이용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자가검사키트가 국내에도 출시됐지만 '낮은 민감도'가 문제로 지적된다.

타액(침) 검체를 이용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국내에도 출시되고 있지만 민감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비강(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신속항원검사도 PCR 검사에 비해 민감도가 낮아 위음성이나 위양성이 나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비강 대신 타액 검체를 이용하면 민감도가 더 떨어져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에서 진행된 여러 연구 결과에서 확인된다.

브라질 연구진이 애보트(Abbott) 신속항원진단키트인 ‘Panbio’를 이용해 비강과 타액에서 검체를 채취한 후 민감도를 PCR 검사와 비교 평가한 결과, 비강 검사의 민감도는 89%였지만 타액은 2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결과는 의학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지난 3월 발표했다.

연구진은 브라질 내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지난 1월 14일부터 2월 7일까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7일이 지나지 않은 192명을 대상으로 비강과 구강, 비인두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했으며 타액 검체도 받아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비강 검체를 사용했을 때는 민감도가 89.0%였지만 타액 검체에서는 22.1%에 불과했다. 구강 검체에서는 민감도가 12.6%로 타액보다 더 낮게 나왔다. 코로나19 유병률은 66%나 됐다.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연구진은 코로나19 유증상자 또는 무증상 접촉자 총 659명을 대상으로 비강과 타액에서 검체를 채취해 민감도를 비교 평가한 결과를 지난 2020년 12월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fection’에 발표했다. 이 때 사용된 신속항원진단키트도 애보트의 ‘Panbio’다.

연구 결과, 비강 검체 이용 시 민감도는 44.7%였지만 타액 검체에서는 23.1%였다. 코로나19 유병률은 19%였다.

네덜란드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 중 연구에 동의한 2,819명을 대상으로 비강과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지난 2021년 12월 의학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공개한 바 있다.

연구 결과, 비강 검체 민감도는 68.9%였으며 타액 검체는 46.7%였다. 2,819명의 코로나19 유병률은 6.4~6.5%였다. 비강 검체는 SD바이오센서 키트로, 타액 검체는 중국 Hangzhou AllTest 키트로 검사했다.

다른 두 건의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타액과 비강 검체 검사에 서로 다른 키트를 사용해 검체별 민감도를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타액 검체를 이용한 자가검사키트가 출시됐지만 전문가들은 낮은 민감도를 이유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타액 검체는 신속항원검사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홍기호 교수는 최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홍 교수는 “타액은 그 양이 많을수록 민감도가 높아지는 검체다. 오히려 바이러스를 추출하는 PCR 검사에 적합한 검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대응TF 간사다.

홍 교수는 “구조적으로 적합한 검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간이검사키트로는 농축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활용도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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