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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의말씀] 모더나 창업한 랭거 제자 "mRNA 기술 상용화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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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의말씀] 모더나 창업한 랭거 제자 "mRNA 기술 상용화 투자해야"

2022.09.19 12:00
이혁진 이화여대 교수

[편집자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과 성과 등을 서비스하는 국가R&D 지식정보 포털입니다. '과찬의말씀'은 국가R&D에 참여하는 과학기술인들의 칭찬릴레이로 NTIS 내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R&D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주장과 연구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을 전하는 인터뷰로 확장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NTIS와 함께 과찬의말씀 인터뷰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인터뷰를 편집, 게재하고 연구 현장에서 느끼는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함께 전합니다.

 

“폭풍이 지나가고 우리 인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의 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그 중 가장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코로나19 발생 1여년 만에 나타난 백신이었다. 그런데 백신의 등장을 도운 일등공신이 있었다. 바로 메신저리보핵산(mRNA)이다.

 

대중들에게도 익숙해진 mRNA 백신은 계속 진화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대항마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도 mRNA를 활용한 K-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며,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그 치열한 현장에 있는 이화여대 약학대학 이혁진 교수를 만났다.

 

질병에 대한 도전에서 시작한 학문, 약학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임시선별검사소를 재개한 날 일명 '나노방'에서 이혁진 교수를 만났다. “저는 나노방 또는 나노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의약품을 연구하고 약제학과 물리약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했지만, 사실 이혁진 교수는 국내 몇 안되는 mRNA와 지질나노입자(LNP) 전문가 중 하나이다. 글로벌 제약회사 모더나 창업자 로버트 랭거의 지도 아래 siRNA 치료제 개발과 핵산 구조체, 지질나노입자(LNP)를 함께 연구했고 지금은 핵산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RNA 핵산 치료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저는 특히 유전자 의약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의 제약 산업은 세포나 단백질 그리고 유전자와 같은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분야가 이끌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유전자 의약품의 경우 체내에 전달되었을 때 굉장히 빨리 손실돼서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위기에서 발견한 기회

 

 

코로나19 시대, 우리가 지금 같은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몇 가지 중 하나는 바로 백신일 것이다. 바로 이 백신에 이혁진 교수의 연구 성과를 설명할 키워드가 숨어있다. ‘지질나노입자(LNP·lipid nanoparticle)’.

 

“아마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mRNA라고 불리는 새로운 의약품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만 mRNA의 경우 체내에서 안정성이 굉장히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을 제형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 기술이 바로 지질나노입자입니다.”

 

바이오 신약 개발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 지질나노입자 원천기술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이혁진 교수는 국내 자체 개발에 특허 등록이 완료된 첫 지질나노입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mRNA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mRNA 백신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만들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 백신을 만들었지만, 백신을 만드는 데 이용된 지질나노입자 기술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기초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이혁진 교수는 기초연구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이나 산업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저는 박사과정을 할 때부터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이 익숙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기업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상용화 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이 단순히 일을 같이 하는 파트너보다는 좋은 아이디어를 주는 공동 연구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의 연구가 환자에게 희망이 되길

 

 

이혁진 교수 연구실에서 들어섰을 때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제자들의 편지가 붙어있는 벽과 NBNT(NanoBiomaterial NanoTechnology LAB) 10주년 기념 케잌이었다. 평소 자주 입는다는 남색 옷의 이혁진 교수를 본따 만든 케익 장식과 꾹꾹 눌러쓴 제자들의 편지에서 그를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애정의 밑바탕에는 아마도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성품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이혁진 교수의 성품은 연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연구자로서 가장 기쁘고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을 기초연구 결과가 신약개발로 이어져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될 때라고 꼽았다.

 

“의약품 연구를 할 때 실제로 이 물질이 개발되면 어떤 분들에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기초연구를 넘어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실제 재현 가능하고 넓은 범위에서 활용될 수 있는 그런 기술들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실에서도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민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mRNA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많은 방법 중 극히 일부이다. 앞으로 또 마주할 수 있는 미지의 감염병 백신 뿐 아니라, 항암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만성질환 치료제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mRNA 관련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기초연구가 실용화되어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할 겁니다. 저 역시 저희 연구실에서 개발된 다양한 치료제들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희망입니다. 이를 위해 저를 비롯해 연구자들은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식약처, 질병관리청, 그 밖의 정부기관에서 연구를 통해 개발한 물질들이 제대로 평가받고 허가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동료에게

 

 

“또 다른 목표는 저와 같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후배 과학자,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가 만들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혁진 교수는 이공계 연구자로서의 길이 쉽지 않고 고되고 힘들지만, 이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나의 후배들'은 자신보다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연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혁진 교수는 NTIS가 우리나라 과학 기술을 대중에게 알려주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이런 노력들을 연구자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NTIS 서비스를 통해 많은 다양한 정보를 확인합니다. 그 중 저와 같은 연구자에게 가장 유용한 서비스는 연구 분야별 검색을 통해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연구하는 교수님들을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을 소개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NTIS의 앞으로의 활약을 더 기대합니다.”

 

 내 인생의 한 수 ┃ 첫째는 사람, 둘째는 핵산 의약품

 

핵산 의약품을 연구 주제로 선택했던 것이 제 인생을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 지도교수님, 동료 연구자들을 만난 것입니다. 친구이자 동료 연구자인 황석연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는 학부 때부터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가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다음으로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었던 故 박태관 교수님(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께서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의미 있는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지 알려주신 분입니다.

 

이혁진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 인터뷰 영상. 

 

○이혁진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콜럼비아대, 한국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모더나 창업주인 MIT 대학의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 지도 하에 siRNA 치료제(Patisiran) 개발과 핵산 구조체와 지질나노입자(LNP) 연구를 진행했다. 2012년 이화여대 임용 후, 핵산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RNA 핵산 치료제(Dicer substrate RNA and IVT mRNA) 개발 및 체내 유전자 의약품 전달을 위한 3세대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발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주요 국가R&D과제 참여 실적

mRNA 백신개발을 위한 지질나노입자 후보물질 개발 및 평가(2021~2022)

기질 리보핵산 구조 연구를 통한 혁신적 유전자치료제 개발(2020~2022)

차세대 mRNA를 이용한 베타세포 강화 기술 개발(2019~2022)

 


 

NTIS 보러가기▶ (https://www.ntis.go.kr/ThMain.do

NTIS(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ational Science & Technology Information Service)는 국가R&D 사업, 과제, 성과 등 국가연구개발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서비스하는 국가R&D 지식정보 포털입니다. 과학기술인 칭찬릴레이로 시작한 <과찬의말씀>이 NTIS 서비스와 좀 더 밀접해지며 국가R&D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한 과학기술인의 현장 인터뷰로 발전했습니다. <과찬의말씀>을 통해 연구 현장의 목소리와 생생한 R&D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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