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 23~25일 개최
연세의대 김창수 교수 "지역 평균 기반 결과, 개인에게 적용 가능할지 문제"

▲연세의대 김창수 교수는 23~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Pollution & Climate Change & ASCVD: Need to Upgrade Risk Status?'에 대해 강의했다. 
▲연세의대 김창수 교수는 23~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Pollution & Climate Change & ASCVD: Need to Upgrade Risk Status?'에 대해 강의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인과성 입증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지만, 의학적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노출 평가법의 한계에 따라 연구 결과를 개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의 인과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미세먼지 노출 변화를 평가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의대 김창수 교수(예방의학교실)는 23~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Pollution & Climate Change & ASCVD: Need to Upgrade Risk Status?'에 대해 강의했다. 

평균 대기오염 농도 활용, 적절한가?

지난해 NEJM에 실린 리뷰논문에서는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대기오염, 기후변화, 유독성 금속, 제조 화학물질 등을 제시했다(N Engl J Med 2021;385:1881~1892).

▲연세의대 김창수 교수.
▲연세의대 김창수 교수.

이 중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와 폐, 혈관, 뇌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가 학계에서 활발히 진행됐다.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은 실험실, 임상, 역학 등 연구에서 선형관계가 확인됐다.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관계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심혈관질환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그래프를 보면 낮은 미세먼지 농도에서는 심혈관질환 발생과 선형관계를, 높은 농도에서는 정체 상태(plateau)를 보인다.

하지만 높은 미세먼지 농도에서는 미세먼지 노출과 관련된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가 있다고 분석된다.

예로, 1993년 대기오염과 사망의 연관성을 처음 보고한 역학연구에서 대기오염 농도는 조사가 진행된 미국 내 일부 지역의 평균 농도를 사용했다. 개인이 갖고 있는 질병이나 마커는 개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여기서 개인 정보와 지역 평균을 기반으로 확인한 결과를 개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점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개인이 도시에 살더라도 도시의 평균 대기오염 농도에 모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며 "실내에 있거나 활동하면서 개인이 노출되는 대기오염은 달라진다. 도시 평균 대기오염 농도를 연구에서 사용하는 게 맞는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도 환경부 모니터링을 통한 거주지와 가까운 미세먼지 농도를 사용한다"며 "그러나 이것이 실제 개인이 노출된 미세먼지인지에 대한 측정오차 문제가 있다. 미세먼지 노출을 정확하게 평가해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기준(cut-off)을 제시할 수 있지만 지금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노출 평가는 기상관측소에서부터 노출에 대한 추정이 이뤄지므로, 개인별 위험요인을 고려해 연관성에서 인과성을 입증하는 단계 진행이 쉽지 않다.  이에 최근 학계에서는 미세먼지 노출을 개별적으로 측정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본 연구실에서는 개인이 작은 센서 장비를 차고 다니면서 미세먼지 노출 변화를 예측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또 다양한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측정할 수 있으므로, ECG 모니터링이나 혈압 측정 등을 센서와 연계시켜 사람들이 움직이는 패턴을 1년에 네 번 평가해 변화 양상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초창기 수준"이라며 "많은 심혈관질환 전문가가 관련 연구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기오염·기후변화 '상승작용' 보여…개인 단위 연구 필요

미세먼지와 함께 새로운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기후변화도 연관성 및 인과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미세먼지보단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 

기온변화는 짧은 시간의 온도 변화를, 기후변화는 최소 10~20년 이상의 점진적 온도 변화를 뜻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나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기온이 올라가면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진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연관성이 강하다. 

김 교수는 "흔히 미세먼지를 대기오염으로 부르지만, 대기오염에는 일차성 오염물질이 있고 공기 중에서 온도에 따른 반응으로 생기는 이차성 오염물질이 있다"며 "이차성 오염물질은 기후변화와 관련됐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가 상승작용(synergistic effect)을 보인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하지만 역학연구만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 발생에 민감한 집단을 정의하기란 한계가 있어, 개인 단위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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