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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자주 찾았더니…우울증·천식·고혈압 약 복용 줄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9 05:00

수정 2023.01.19 05:00

핀란드 연구진, 처방약-녹지공간 방문 상관관계 조사
도시내 공원, 정원 등을 자주 찾는 사람일수록 우울증, 불면증, 고혈합 등 관련 약물을 사용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기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 사진=김범석 기자
도시내 공원, 정원 등을 자주 찾는 사람일수록 우울증, 불면증, 고혈합 등 관련 약물을 사용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기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원이나 정원과 같은 도시 녹지 공간에 자주가면 우울증, 불안, 불면증, 고혈압, 천식 관련 약물 사용을 낮출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3~4번 공원 간 사람, 약 사용률 33% 낮아

19일 핀란드 쿠오피오 보건복지연구소가 국제학술지 '산업 및 환경 의학(OEM)'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녹지 방문 빈도와 처방약의 상관 관계가 높았다. 헬싱키 등 3개 대도시 주민 1만6000명을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주 3~4번 방문한 사람은 정신건강약을 사용할 확률이 33% 낮았다. 또 혈압약과 천식약을 사용할 확률이 각각 36%와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5회 이상 방문자의 약물 복용 수치는 각각 22%, 41%, 24% 낮았다.

반면, 주거용 녹지와 수변공간의 양, 또는 집에서 이것들을 볼 수 있는 전망은 정신 건강과 불면증, 고혈압 또는 천식을 위한 처방약의 사용과 관련이 없었다. 또 녹지공간 방문 효과는 연간 3만 유로(약 4000만원) 이하의 가계 소득이 가장 낮은 사람들은 더 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가계 소득과 교육 수준은 연관성이 적었다. 보건복지연구소 아누 투루넨 박사는 "자연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지금껏 그 증거는 일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핀란드 쿠오피오 보건복지연구소 조사결과, 일주일에 한 번도 공원을 찾지 않은 사람에 비해 주 3~4번 방문한 사람은 정신건강약을 사용할 확률이 33% 낮았다. /게티이미지 제공
핀란드 쿠오피오 보건복지연구소 조사결과, 일주일에 한 번도 공원을 찾지 않은 사람에 비해 주 3~4번 방문한 사람은 정신건강약을 사용할 확률이 33% 낮았다. /게티이미지 제공
주거용 녹지, 전망 등은 큰 연관성 없어

연구진은 수도권 환경 건강 조사를 2015~2016년 핀란드 헬싱키, 에스푸, 반타 주민 1만6000명을 대상으로 벌였다. 이 3곳은 핀란드에서 가장 큰 도시 지역이다.

연구진은 거주지에 있는 녹지와 수변공간의 방문빈도, 집에서 바라볼 수 있는 녹지와 강변 전망이 특정 처방약 사용과의 연관성에 집중했다. 처방약을 받은 사람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불안과 불면증, 우울증, 고혈압, 천식을 위한 약을 택했다.

이 조사에서 최소 25세의 도시 거주자들이 집에서 반경 1㎞ 이내에 있는 녹지와 수변 공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또한 향정신성 약물, 고혈압 및 천식 약물로 총칭해 알려진 불안, 불면증 및 우울증에 대한 처방된 약물을 일주일 전부터 1년 전까지의 복용 여부도 조사했다.

이와 함께 5~9월 얼마나 자주 녹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지 주5회 이상부터 한 번도 찾지 않는 것까지 질문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창문에서 녹지와 수변공간을 볼 수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바라봤는지도 조사했다. 여기에서 녹지는 숲, 정원, 공원, 성곽 공원, 묘지, 동물원, 자연초원, 습지까지 포함된다. 수변지역은 바다, 호수, 그리고 강 등이다.
건강 행동, 실외 대기 오염 및 소음, 가계 소득 및 교육 수준을 포함해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고려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결과는 관찰연구로 원인과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의 심각성 여부는 판단 할 수 없지만, 건강이 좋아지면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아누 투루넨 박사는 "자연을 많이 접할수록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축적하는 것은 도시 환경에서 고품질의 녹지공간 공급을 늘리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녹지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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