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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연구자 정년 65세로 환원해 사기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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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연구자 정년 65세로 환원해 사기 높일 것"

2023.02.26 15:00
김복철 NST 이사장 간담회서 "공운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정부출연연구기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자 정년을 IMF 위기 이전인 65세로 환원하겠습니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출연연의 근무환경 개선과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N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25개 과학기술 정부 출연연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 처우 논란을 계기로 출연연 연구자의 낮은 임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저임금 탓에 중대한 국가적 과제와 지속가능한 사회적 과제 등의 연구를 수행해야 할 출연연이 인재 영입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과 기업과의 인재 유치 전쟁에서 ‘필패(必敗)’의 상황이다. 


NST 분석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간 출연연을 떠난 연구자들 숫자만 1050명이다. 임금 수준 역시 대기업의 70~80%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은 “1990년대만 해도 90% 정도 수준이었다”며 “여기에 정년까지 65세로 길어 퇴사가 빠른 민간 기업들에 반해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IMF 이후 정년이 61세로 단축, 2015년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임금이 삭감한 지금 근로자의 시각에서 더 이상 출연연에 큰 '메리트'가 없다는 진단이다. 김 이사장은 “최근 대기업들과 임금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며 “출연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65세까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겠다. 국회와 정부 부처와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재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공운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한다. 공운법은 출연연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중앙 정부의 공공기관과 관련된 규정을 모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인건비 역시 마찬가지다. 김 이사장은 “출연연이 예산이나 인력에 자율성을 갖을 수 있도록 세부 시행령을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새롭게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NST는 석학연구원 신설도 추진한다. 최우수 연구실적을 보유한 연구자를 석학연구원으로 선발, 정년 없는 연구비 지원, 임금피크제 미적용 등의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석학 연구원은 연구직 1~3% 이내로 선발을 고려하고 있으며 65세 이후에는 3년 단위의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자격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는 김 이사장이 2021년 7월 취임한 후 두번째로 가지는 간담회다. 김 이사장은 “이사장 임기가 반이 꺾였고, 신년을 맞아 1월 중 간담회를 가지려 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ST가 함께 준비 중인 출연연 발전방향 안 때문에 늦춰졌다”며 “이 안은 현재 80~90% 완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안에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문제 해결도 들어있다. PBS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관고유사업 등으로 정부로부터 받는 출연금 외에 국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비와 연구원 인건비를 충당하는 제도다. 하지만 톱다운(하향식) 연구 과제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 창의적인 연구를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돼 왔다.


김 이사장은 2021년 8월 첫 간담회 때 “임기 중 PBS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는 등 취임 처음부터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이사장은 “PBS 때문에 연구자들이 인건비를 벌어오는데 집중하다 보니 연구에 정작 집중을 못하고 있다”며 “출연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출연연은 국가 임무형 연구 등 주요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거점 연구소로 탈바꿈 해야 한다”며 “앞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실 100개를 만들어 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5개국(G5) 과학기술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출연연이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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