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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변이 콕 찍는 치료제 등장…'표적' 찾는 기술도 주목

등록 2023.03.09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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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유전자 맞춤형 새 치료제 등장

해당 변이 찾는 폭넓은 진단 중요해

[서울=뉴시스]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주요 데이터 (사진=암젠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주요 데이터 (사진=암젠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암 발생률 2위의 폐암 치료에서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등장해, 환자 유전자 변이를 폭넓게 진단하는 중요성이 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8월 케이라스(KRAS) G12C 변이를 표적하는 첫 폐암 치료제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가 국내 출시되면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등 폭넓은 유전자 검사가 중요해졌다.

폐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5년 상대생존율)은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93~1995년 국내 폐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 12.5%에 불과했지만, 2016~2020년 36.8%로 높아졌다.

치료제 발전의 역할이 컸다. 암의 발생과 진행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종양 유전자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표적치료제들은 해당 유전자가 발현한 폐암에서 1세대 항암제(세포독성항암제) 보다 개선된 치료 효과를 제공한다. 20여 년 전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ALK(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변이 유전자 표적 치료제들이 대거 등장한 이후 이제는 기존에 표적치료제가 없었던 종양 유전자형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발암 유전자 맞춤형 새 치료제 등장

KRAS란 종양 유전자가 대표적이다. KRAS는 다양한 암종에서 흔하게 변이가 발생하는 발암 유전자다. 췌장암에서 약 90%, 대장암 40%, 비소세포폐암에서 20%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유병률이 다르며, 한 국내 연구 중 환자의 8.7%에서 KRAS 변이가 발견됐다. 그 하위유형인 KRAS G12C 환자는 그보다 더 적은 숫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82년 KRAS가 처음 발견된 이후 40여 년간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던 건 KRAS 단백질의 생물학적 특성 상 표적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분야로 여겨져서다.

KRAS 폐암 역시 이 변이를 표적해 사멸시키는 표적치료제가 없어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았다.

미국 암젠의 루마크라스는 KRAS 유전자가 발견된 지 40여년 만에 최초로 개발된 KRAS 표적 치료제다. KRAS G12C에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국내에는 작년 8월 출시됐다.

이 약은 임상 연구(CodeBreaK 100)와 이를 2년 동안 추적 관찰한 장기 임상 데이터를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나타났다. 이전에 세포독성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 치료 경험이 있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제 보다 향상된 반응률과 양호한 안전성을 보였다.

해당 변이 찾는 진단 중요해져

첫 KRAS 표적 치료제 등장으로 이 유전자 변이를 알아보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전자 진단 검사로는 특정 유전자를 증폭시켜 변이를 진단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검사가 대표적이다. KRAS 변이 치료제의 경우에도 NGS 검사뿐 아니라 PCR 검사법까지 도입되면서 진단 방법의 폭이 넓어진 상황이다.

NGS 검사는 한 번의 검사를 통해 수 백 개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검사비의 50%만 본인이 부담하면 희귀변이인 KRAS G12C를 포함한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KRAS G12C 유전자 변이 검사를 위한 다수의 PCR 진단키트가 출시 및 보험 급여를 적용 받아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임상 현장에서 보다 빠르게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홍숙희 교수는 "최근 폐암 치료분야에서 KRAS처럼 기존에 표적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았던 종양 유전자형에 속속들이 새로운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어 폭넓은 유전자 변이 진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표적치료제가 제공하는 치료적 이점이 분명한 만큼, 최대한 본인에게 유리한 치료 전략을 맞춤형으로 세우기 위해 진단 시 본인의 유전자 변이를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NCCN)도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KRAS 변이를 포함해 폭넓은 유전자 진단을 권고하고 있다.

홍 교수는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기존 항암화학요법, 면역항암제 치료 등에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는 검사법이 다양해져, 진단 단계부터 KRAS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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